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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T월드

구글이 LG전자를 인수한다면 그건 신의 한 수

by 썬도그 2015.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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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파열된 자동차처럼 한 번의 멈춤이나 반등도 없이 2015년 4월 24일 이후 줄기차게 떨어지는 LG전자 주식을 보면 아찔할 정도입니다. LG전자의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명료합니다. 



미래가 어두운 LG전자

LG전자의 미래가 어둡기 때문입니다. LG전자는 2014년 1조 8천억원이라는 놀라운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015년 2분기에도 3200억원대로 준수한 편입니다. LG전자는 적자 기업이 아닌 흑자기업입니다. 

그럼에도 최근 LG전자 주가는 꾸준히 떨어졌습니다. 12년 전 주가를 돌파하고 5만원 대 밑으로 떨어지기 직전이었습니다.
이렇게 흑자를 내는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단순 명료합니다. 미래 먹거리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3년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였지만 2015년 샤오미와 화웨이에 밀려서 세계 5위로 추락했고 앞으로 더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캐시카우였던 TV시장에서도 큰 수익을 내지 못하다 보니 2개의 엔진이 모두 꺼저버렸습니다. 삼성전자처럼 반도체라는 마르지 않는 샘이 있는 것도 아닌 LG전자는 솔절 없이 주가가 추락했습니다. 


엔진이 꺼진 비행기처럼 추락하던 LG전자 주가가 오늘 순간 15%나 올랐습니다. 
그 이유는 구글이 LG전자를 인수한다는 구글 피인수설이 증권가에 돌았기 때문입니다. 구글이 LG전자를 인수하려고 일부러 주가를 떨어트리고 있었다는 소문에 주가가 순간 치고 올랐습니다. 

이에 LG전자는 사실 무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저 또한, 구글이 LG전자를 인수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LG전자는 LG그룹의 자존심 같은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가격 싸고 품질도 좋은 중국 샤오미의 진격



독일과 프랑스가 세계 금융 위기에서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제조업이 굳건하게 지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제조업 보다 서비스업이나 관광으로 먹고 사는 나라들은 큰 타격을 받았죠. 대표적인 나라가 그리스와 미국입니다. 메이드 인 U.S.A는 예전 이야기지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 제조되는 제품은 거의 없었습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은 제조업 강국입니다. 그래서 지난 세계금융위기의 파고에도 큰 흔들림은 없었습니다. 매월 수십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미래가 밝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항상 우리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국이 제조 기술력을 점점 키우더니 우리 턱밑까지 쫒아왔습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말했 듯 중국 가전업체들의 제조 기술력은 한국의 95%까지 따라온 상태입니다. 
한국 가전제품이 아직도 세계 최고이긴 하지만 몇 년 후에도 최고일지 몰라도 최선이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장기적인 세계 경제 불황으로 인해 최고의 스펙을 갖춘 최고 제품이 아닌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최선의 제품을 선호하기 시작하면서 최고의 가전제품인 LG전자와 삼성전자 제품 대신에 중국제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 시장에서는 촘촘한 A/S망이라는 보험을 통해서 충성도를 높이고 있지만 중국 가전업체들이 한국과 비슷한 A/S 망을 갖추기 시작하면 내수 시장에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예전에는 중국 제품 하면 싸지만 품질도 싼, 저가격 저품질 제품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불만이 있어도 싼 맛에 쓴다는 변명을 끼고 구매를 했죠. 그러나 샤오미와 화웨이 등이 등장하면서 달라졌습니다. 특히 샤오미는 가격도 싸면서 품질도 좋은 제품을 계속 연달아 세상에 선보이면서 한국에서도 샤오미 팬보이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제 중국 제품이 한국 가전 시장을 서서히 점령할 것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샤오미가 스마트폰 제조 업체라고? 샤오미는 운영체제를 가진 인터넷 기업

샤오미가 홍미와 홍미2를 선보이자 다들 샤오미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미밴드나, 스마트 체중계, 대륙의 실수 시리즈인 가성비 쩌는 보조 배터리와 정수기과 TV까지 선보이자 이 회사는 뭐하는데 이런 것들을 만들까?라는 호기심이 의문으로 바뀌었습니다. 

샤오미의 CEO인 레이쥔이 직접 밝힌 샤오미의 정체성은 인터넷 기업입니다.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모든 가전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렇게 큰 목표를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샤오미는 미유아이(http://www.miui.com/)라는 운영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커스텀 롬이지만 자체 운영체제가 있고 매주 판올림을 하는 등 운영체제를 계속 가다듬고 있습니다. 

앞으로 샤오미는 자사의 운영체제가 들어갈 수 있는 제품이라면 뭐든 만들어낼 것입니다. 냉장고, 세탁기, 전자렌지, 에어콘도 만들 것입니다. 그냥 만들면 레드오션이겠죠. 그 가전 제품에 운영체제를 심어서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기능을 넣어서 만들 것입니다. 샤오미는 사물인터넷(IoT)가 미래 먹거리라고 생각하고 이미 뛰고 있는 기업입니다. 모든 것을 연결하기 위해서 조금씩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보조 배터리와 샤오미 LED등이 샤오미의  본색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샤오미의 행보는 애플과 거의 비슷합니다. 창업자인 레이쥔 본인이 스티브 잡스의 열혈 팬이었고 애플의 기업정신과 DNA를 그대로 베낀 기업이 샤오미입니다. 처음에는 중국 애플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뚜덕뚜덕 애플 스타일로 회사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레이쥔은 직접 제조를 하는 방식 보다는 운영체제를 민들어 놓고 제조는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세상을 점령해 가고 있습니다. 

샤오미가 강력한 이유는 싼 가격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아직 우리는 그 파괴력을 느낄 수 없지만 샤오미의 운영체제가 들어간 제품이 국내에 출시되기 시작하면 시장에 일대 큰 파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운영체제가 없어서 슬픈 짐승 같은 LG전자와 삼성전자

일본 가전업체들이 고전을 하고 망한 이유가 뭘까요? 반면 미국의 IT기업들은 왜 망하지 않을까요? 
간단합니다. 일본 가전업체들은 운영체제가 없는 회사들이고 미국의 구글과 MS사, 애플은 운영체제가 있습니다. 
운영체제는 하드웨어가 가질 수 없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MS사의 윈도우,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는 공장 하나 세우지 않고 큰 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애플과 구글 MS사 모두 하드웨어 제품이 있지만 제조는 대부분 외주를 줍니다. 제조업으로는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반면 제조업체들은 레드오션으로 치열한 경쟁을 합니다. 일본은 한국의 가전 제조업체들에게 먹혔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국의 가전업체들이 중국 가전업체에 먹힐 차례가 되었습니다. 물론, 운영체제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각자의 영역을 잘 구축하고 있습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예전 같이 잘 팔리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제 스마트폰 제조 기술도 상향평준화 되어서 중국 같은 후발 기업들이 한국 스마트폰 제조 기술을 다 따라 잡았습니다. 게다가 연구개발비도 엄청나게 투자하면서 몇몇 기술력은 한국 보다 앞섭니다. 

샤오미는 이런 레드오션인 가전 시장을 미유아이라는 운영체제로 돌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운영체제가 없습니다. 삼성전자의 타이젠이요? 타이젠에 대한 평가 잘 아시잖아요. 삼성을 먹여 살린 운영체제는 결코 아닙니다. LG전자는 HP의 웹OS를 2013년 인수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이렇다 할 운영체제가 없습니다. 




구글의 운영체제와 LG전자의 제조기술이 만난다면?





오늘 오전의 구글의 LG전자 인수설은 낭설로 밝혀졌지만 잠시나마 기분이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아주 큰 그림이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구글의 운영체제와 LG전자의 뛰어난 제조기술이 만나면 새로운 시너지 효과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미 두 회사는 구글의 레퍼런스 폰인 구글 넥서스폰을 통해서 협력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두 회사가 만나서 구글 세탁기, 구글 TV,  구글 냉장고, 구글 셋톱박스, 구글 전자렌지, 구글 홈을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양사가 잘 하는 것을 섞으면 시너지 효과가 콸콸 흐르지 않을까요? 그래서 협력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해야겠지만 협력보다는 구글이 인수를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LG전자는 오너쉽이 강한 20세기 제조업의 DNA가 강한 회사입니다. 하루 하루가 광속도로 변하는 시대에 미적미적 변화하다가 회장님이나 사장님 한 소리에 확확 변하는 수동적인 기업 문화로는 미래를 헤쳐 나가기 힘듭니다.

구글의 수평적인 관계망을 통해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거나 트랜드를 이끄는 젊은 회사가 이끌어야 합니다. 
샤오미가 가장 먼저 한 읽은 조직을 수평적 관계로 만들어 놓고 시작했기에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오너쉽에 의지하는 경영 방식도 장점이 있긴 하지만 IT쪽 회사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LG전자는 이대로 가다간 일본 가전 회사와 동일한 수순을 밟고 사라질 수 있습니다. 뭔가 큰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변화가 힘들면 차라리 구글이 인수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입니다. 자존심은 많이 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추격함을 넘어서 질주하는 중국 가전 기업체에게 더 이상 밀리면 조금의 희망도 없습니다. 

까놓고 말해서 LG전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뭐가 있나요? 에이수스나 MSI처럼 가성이 좋은 노트북을 만드는 회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디자인이 뛰어난 제품도 거의 없고 제품은 잘 만드는데 마케팅도 잘 하지 못합니다. LG전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거의 없습니다. 차라리 구글이 LG전자를 인수하는 것이 오히려 LG전자를 살리는 길 같아 보이네요.  

가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LG전자의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만약 두 회사가 하나가 된다면 빅뱅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도 동시에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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