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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포레스트검프 글로벌 버전 같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by 썬도그 2015.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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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뉴스만 가득한 나날이네요. 메르스 때문에 저 또한 꼭 필요하지 않는 외출은 당분간은 자세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격리자도 확진환자도 늘지만 격리 해제자도 감염자 중에 몇 분은 퇴원 준비하고 할 정도로 호전 되고 있다고 하니 기다리면 좀 더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올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주나 다음 주 초까지는 사태를 예의주시 해야곘죠. 이런 메르스 사태에는 집에서 밀린 영화나 드라마나 책을 읽으면서 보내는 것도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런 우울한 날에 읽을 만한 유쾌한 소설이 있습니다. 바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입니다. 



이 책은 제가 소개하지 않아도 많은 분을이 읽고 추천하는 책입니다. 2014년에 빅히트를 친 책이기도 하죠. 저는 최근에 읽어 봤지만 이 유쾌한 표지는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책은 이 표지가 맛깔스러워서 잘 팔린 측면도 있습니다. 누가 책 디자인을 했는지 정말 딱 읽고 싶게 만들었어요

저는 그것 때문에 안 읽었습니다. 표지만 화려해서 실제보다 재미가 부풀려진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생각은 트린 생각이었네요. 이 책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이케아의 나라인 스웨덴의 전직 기자 출신인 '요나스 요나손'이 지은 책입니다. 
이 책은 유럽과 스웨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2013년에 스웨덴에서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2005년 100세를 맞은 알란이라는 할아버지는 시장이 기다리는 100세 축하 파티를 거부하고 창문을 넘어서 탈출합니다. 요양원의 답답한 일상이 지겨웠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느린 걸음으로 무작정 요양원에서 탈출한 알란 할아버지는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한 조직 폭력배의 여행 가방을 둘고 시외버스를 타고 도망을 갑니다. 

시장은 이 할아버지가 사라진 것에 깜짝 놀랍니다. 언론들도 100세의 노인이 사라진 것에 깜짝 놀라죠. 그러나 알란은 이런 다른 사람들의 걱정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훔친 여행 가방을 들고 외딴 곳에서 내려서 낯선 사람의 집에서 하루를 보냅니다. 그런데 이 조직폭력배가 자기 가방을 찾으러 이 노인을 쫒아 옵니다. 그런 조직 폭력배를 몰래 다가가 때려 눕힌 알란은 가방에 뭐가 있기에 쫒아 왔나 했더니 그 가방엔 놀랍게도 많은 돈이 있습니다.



그렇게 돈 가방을 들고 알란과 집주인 그리고 얽히고 섥혀서 알란과 함께 여러 사람이 버스를 타고 도망을 가게 되고 조직폭력배 두목과 행동 대원 그리고 경찰이 이 알란 일행을 쫒게 됩니다. 

이 2005년도 이야기와 함께 소설은 알란의 일생을 주마등처럼 펼쳐줍니다.
2005년도 사건 사고도 재미있지만 핵심 재미는 알란의 일생입니다. 무능력자 아버지가 러시아에서 객사를 하게 되고 어머니도 죽은 후 알란은 혼자 살게 됩니다. 니트로글리세린사에서 사환으로  폭약 기술을 배우고 폭약을 설치하고 폭발 실험을 하다가 밉상인 이웃을 죽게 한 후 정신병원에 감금 되어서 화학적 거세를 당합니다. 그럼에도 알란은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이후 알란은 세계를 돌아 다니면서 역사적인 인물들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폭약 관련 회사에서 만난 스페인 친구의 소개로 스페인에서 단지 와인이 먹고 싶다는 이유로 폭약을 설치해서 다리를 폭파 시키면서 공화국 군을 돕습니다. 그러다 우연찮게 프랑코라는 스페인의 장기 독재자의 생명을 구하면서 프랑코의 친구가 됩니다.

이후 미국에 장기간 체류하다가 미국의 핵무기 개발에 큰 도움을 주고 트루먼 대통령과 친구가 됩니다. 기묘하죠?
기묘함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자유중국을 돕기 위해서 폭탄 전문가로  중국에 갔다가 마오쩌둥의 아내를 구하고 티벳 산맥을 넘고 아랍에 갔다가 처칠 수상을 살리는 등의 실로 엄청난 일을 합니다.

미국 핵무기 제조를 도운 알란은 소련의 핵무기 개발에도 관여하게 됩니다. 알란이라는 인물은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중립을 추구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다 보니 스탈린도 돕고 마오쩌둥도 돕고 트루먼도 돕고 처칠도 돕습니다. 가장 앞권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아인슈타인의 배다른 동생인 또 다른 아인슈타인을 납치했다가 천재가 아닌 천치인 아인슈타인 동생과 스탈린의 수염이 지저분하다는 막말을 해서 시베리아 수용소에 갇힌 알란은 블라디보스톡을 탈출해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납니다. 

이렇게 격동의 현대사 한 가운데 알란이라는 할아버지가 모든 것에 관여한다는 설정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와 닮았습니다. 그러나 포레스트 검프가 미국의 현대사를 다루고 그 현장에 있었을 뿐 현대사의 물꼬의 방향을 바꾼 것은 아니였지만 알란 할아버지는 세계의 역사를 바꾸는 인물로 묘사합니다. 그것도 모든 것을 농담식으로 여기는 낙관론자인 알란 할아버지의 긍정 에너지가 모든 일들을 잘 풀어갑니다. 

미국과 소련의 핵 무기 감축의 원인이 된 미국의 스타워즈 계획(우주 공간에서 소련 핵탄두를 레이저로 쏴서 격추 시키겠다는 계획)이 알란의 농담에서 나온 것이라는 스토리텔링은 박장대소하게 합니다. 


알라의 과거와 함께 3명을 본의 아니게 죽게 한 알란 일행의 캐릭터들도 웃깁니다. 유산인 장학금을 받기 위해서 수 많은 분야를 배우고 학위만 따지 않은 사람이나 코끼리를 키우는 예쁜 언니 등등과 조직 폭력배의 두목과의 관계와 검찰과 경찰이 당혹해 한 사건 등등 소설 전체에 흐르는 유쾌함은 끝까지 이어집니다.

정말 읽다가 낄낄거리면서 아껴 읽게 되는 소설이네요. 억지 웃음이었다면 제가 소개하지도 않았습니다. 역사적인 사실을 유쾌하게 풀어낸 스토리가 무척 인상 깊네요. 영화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로 만들기에는 이야기의 스케일이 좀 큽니다. 그래서 소설을 전 추천합니다. 반대로 전 영화가 보고 싶어지네요.

우울한 날 추천하는 소설입니다. 
전 영화도 보고 요나스 요나손이 쓴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라는 소설도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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