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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장수상회. 노인 문제를 따스한 시선으로 그린 가족영화

by 썬도그 2015.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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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을 가즌 주 관객층은 10~30대 입니다. 40대부터는 영화 볼 시간도 없고 40대 이상이 볼 만한 영화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특히 60대 이상의 노년층을 위한 영화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노년층의 영화에 대한 소비력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심심찮게 노년층을 위한 영화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노년층이 영화를 볼 줄 몰라서 영화에 관심이 없어서 안 보는 것이 아닌 볼 영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지 했나 봅니다. '워낭소리'와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와 같은 쓸쓸할 것만 같은 그러나 누구나 가야할 길을 가면서도 행복한 표정을 짓는 노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다큐멘터리가 큰 성공을 거두고 '국제시장'이라는 노년층을 자극하는 큰 성공을 거두면서 노인들을 위한 영화들이 이전 보다 더 많이 만들어질 듯 합니다. 

그 실버 영화의 물꼬를 트는 영화가 장수상회가 될 듯 하네요. 그렇다고 이게 트랜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이 장수상회가 흥행 성공하면 앞으로 노인이 주인공인 영화가 좀 더 많이 나올 듯 합니다


노인 문제를 간접적으로 묘사한 <장수상회>

항상 얼굴에 불만이 가득한 흔한 우리 주변의 노인 표정을 가진 한 성질 할 것 같은 김성칠 할아버지는 독거노인입니다. 
혼자 살면서 근처 마트에서 알바를 하면서 근근히 먹고 삽니다. 그런데 수유동이 재개발이 확정되면서 집집마다 재개발 허락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김성질 할아버지만 집을 팔지 않습니다. 시쳇말로 알박기를 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왜 알박기를 하는 지, 이 할아버지가 어떤 과거가 있는지 영화는 조금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냥 똥고집만 남은 할아버지로만 묘사합니다. 그럼에도 이 할아버지의 똥고집을 달래야 재개발을 할 수 있기에 마트 주인인 장수는 장수상회에서 고객에게 행패를 부려도 큰 소리 한 번 내지 않습니다. 



김장수 사장은 동네 사람들과 함께 이 김성질 할아버지가 재개발 싸인을 할 수 있게 여러가지 햇볕 정책을 구사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햇볕 정책을 펴기도 전에 김성칠 할아버지가 방긋 웃습니다. 




김성칠 할아버지를 웃게 한 것은 옆집으로 이사온 임금님이라는 할머니입니다. 우연한 사건 때문에 얼굴을 익혔던 두 노인은 금님 할머니의 붙임성 있게 접근 하면서 경상도 사나이 같은 성칠 할아버지는 조금씩 마음을 풀어주게 됩니다. 

영화는 이런 흐름의 그레이 로맨스를 그립니다. 
이 그레이 로맨스의 흐름은 솔직히 아주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먼저 이 영화의 전반부 흐름은 CJ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한 치장과 블링블링함이 과해서 천해 보이는 포장술이 꽤 많이 보입니다. 



장수의 딸로 나오는 아영을 구해주기 위해 달려온 다방 레지인 박양이 아영을 구해주는 장면은 영화 써니의 변주이자 어울리는 장면이 아닙니다. 이외에도 어색한 장면은 꽤 있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이 밉상인 할아버지를 한 없이 기다려주는 모습 등등은 이해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특별히 코믹스러운 장면도 많지 않습니다. 

솔직히 영화 전반부는 뻔한 스토리 전개와 이렇다할 장면이 많지 않아서 밍숭합니다. 선남선녀가 나오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사건 위주로 진행을 해야 하는데 큰 사건 사고가 없고 두 노인이 놀이동산을 가고 데이트를 하는 것만 반복합니다. 



전반 부의 장수상회는 노인들의 로맨스라는 주제에 촛점을 맞춥니다. 죽을 날만 기다리는 노인들이 아닌 그들도 감정이 있고 사랑을 할 수 있는 나이라고 관객들에게 전달해줍니다. 그레이 로맨스를 주제로 그들도 단지 늙은 우리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주연에서 물러나 조연이 되어버린 우리네 어머니 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사랑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이런 모습은 노인 관객층을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젊은 관객들에게 크게 공감이 가는 모습은 아닙니다. 

다만, 노인들도 사랑할 수 있다는 시선을 유도하는 점은 좋네요. 




1시간 30분이 지난 후 비밀이 열리고 눈물이 흐르다

설명 되어야 할 것들이 설명되지 않고 흔한 과거 회상 씬도 없어서 전체적으로 불만 어린 시선으로 봤습니다. 과도한 꾸밈은 안 꾸밈만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불만은 1시간 30분이 지나면 비밀의 문이 급작스럽게 열리면서 시원스럽게 해결이 됩니다. 그리고 감동의 눈물이 나옵니다. 별 의미 없는 장면들이 의미를 찾으면서 반짝 반짝 빛이 납니다.


영화관은 눈물 바다가 됩니다. 저 또한 예상치 못한 반전에 눈물이 흐르네요. 대반전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 영화는 최대한 영화 정보를 보지 않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영화 중간에 눈썰미가 있는 분들은 후반 반전을 예상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전 다행스럽게도 예상하지 못했네요. 후반에 터지는 가족애와 노인들의 사랑이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봄에 핀 꽃이 계절을 착각해서 가을에 다시 피는 '막핀꽃'처럼 사랑의 계절이 아닌 노인이라는 계절에 피는 노란 꽃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핍니다. 가족들과 함께 볼만한 영화입니다. 강제규 감독이 가족 영화에 도전하는 첫번째 영화인데 그런대로 잘 만들었네요. 그러나 만족스럽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좀 더 강제규 감독의 색이 더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정도면 그런대로 잘 만들었습니다. 강제규 감독의 이름을 지우고도 볼만 한 가족영화입니다. 노인 문제를 다룬 점이나 후반의 큰 반전과 가족들의 지극한 사랑이 가득한 따스한 봄날 같은 영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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