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요? 가장 먼저 뛰어난 피지컬을 가진 흑인들의 놀라운 점프력과 함께 미국 흑인들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음악과 스포츠가 종족 특성이 아닐까 할 정도로 예체능이 뛰어난 흑인들의 나라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이 가난한 나라. 18세기에 유럽의 식민지였던 나라 등의 이미지가 있을 것입니다.
여전히 굶어 죽는 사람이 많은 아프리카, 내전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도 참 많은 대륙이 아프리카입니다. 이런 절망과 한숨 속에서도 예술이 피어날까요? 몇년 전에 경복궁 옆 '아프리카 미술관'에서 본 아프리카 미술은 뭔가 묘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조각들은 토템과 같은 민속적이지만 그림은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한 그림이 많더군요
아무래도 가까운 대륙이 유럽이고 유럽 식민지였던 역사 때문에 대체적으로 유럽 화풍과 비슷하지만 아프리카 특유의 역동성과 활력이 잘 보였습니다.
2015년 2월 15일까지 서울시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나우 전시회
아프리카 나우 전시회는 보기드문 전시회입니다. 왜냐하면 아프리카라는 문화 불모지 같은 곳의 전시를 하는 것이 여간 쉬운 게 아니죠. 특히, 공공자원인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하는 것은 더더욱 힘듭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현대미술관이나 시립미술관이나 흥행이 되야 서류에 남겨서 자랑하고 으스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특유의 성과주의 때문에 이런 비인기 전시회는 잘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TV프로그램은 시청률, 영화는 흥행성적, 제품은 판매량 등의 단 1개의 기준으로 세상을 보는 우리 사회에서는 관객에게 인기 없는 전시를 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일을 공공미술관이 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가치, 새로운 시선, 새로움을 전달해 주는 것도 공공 미술관의 미덕 아닐까요?
그런면에서 서울시립미술관 관장님의 결단을 응원합니다.
아프리카 미술하면 베네통이 생각납니다. 원색찬연한 그림들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 원색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아프리카 나우전시회는 아프리카 작가 20여명의 작품 100여점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탈식민주의, 디아스포라, 다문화주의가 아프리카 미술의 기본 뼈대인 듯 하네요.
전시는 그림과 사진, 카툰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2,3층을 모두 할해해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원시부족들의 방패에 있는 패턴 같네요. 라시드 코라이시 작품입니다.
카툰작가 안톤 카네마이어 작품입니다. 어떻게 보면 요즘 최고 인기 미술은 카툰이 아닐까 할 정도로 카툰은 현재의 공기를 그대로 녹여내고 비파하는 힘이 있습니다. 장도리 같은 경우는 최고의 한국 카툰이잖아요. 안톤의 작품에는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서구 사회에 대한 비판과 편견이 잘 담겨 있습니다.
다음 방에 들어가니 여긴 공예품들이 보이네요.
공예품들이 박격포탄, 총알, 폭탄등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가슴 아픈 공예품이네요.
여전히 아프리카는 내전과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 많죠.
도자기가 놀랍습니다. 한국 도자기는 수줍은 미소 같다면 아프리카 도자기는 박장대소네요. 저 역동적이고 화려함 보세요. 색도 조형성도 엄청나네요
이 쟁반은 무섭기까지 합니다. 코끼리 코가 연결 되어 있는데 놀라운 화려함입니다. 이작품은 아드모어의 세라믹아트입니다.
총알과 총, 폭탄으로 만든 의자네요. 아프리카의 비극입니다. 곤살로 마분다의 작품입니다.
미디어 작품을 지나
3층 전시장에는 미디어 영상물과 그림, 사진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가장 성공한 흑인 중 한 명인 마이클 잭슨, 희귀병에 걸려서 백인이 되려고 한다는 의심을 받기도했고 실제로 점점 백인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잭슨의 음악은 흑인 음악이 아닌 락 음악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흑인이 백인 음악한다는 소리도 들었죠. 그러나 특유의 탄력성 때문에 흑인 음악과 백인 음악의 중간 형태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북아메리카와 아프리카가 연결 되어 있네요. 가슴 아픈 현실을 풍자한 그림입니다. 미국의 흑인들은 붙어 있는 대륙도 아닌데 배에 흑인을 싣고 미국으로 강제 이주 시켜서 노예로 부려 먹었습니다.
케빈 비즐리의 Jumped Man입니다. 미국에서 흑인이 성공하는 방법은 운동선수가 되거나 음악가가 되거나입니다. 특히 흑인 특유의 탄력 때문에 스포츠 전 분야에서 흑인들의 활약이 뛰어나죠.
특히 운동 장구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는 구기 종목이나 육상 종목에서 큰 활약을 합니다. 그걸 비유한 듯 하네요
3층 한쪽은 한 작가에게 할애하고 있습니다. 잉카 쇼니바레(Yinka Shonibare)는 아프리카의 역동성을 색으로 표현한 작품이 많았습니다. 조각, 설치예술, 사진, 영상 등 다방면의 작풍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의상들이 입구에 즐비하게 서 있습니다. 영국이나 미국으로 강제 이주해서 백인들의 노예가 되었던 흑인들의 한이 맺혀 있네요. 영국에서 태어난 나이지리아인인 잉카 쇼니바레는 한 관 전체를 할애할 만한 뛰어난 작품을 많네요.
충돌해서 부서진듯한 클래식카에 목이 없는 사람이 쓰러져 있습니다.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더치 왁스(Dutch Wax)라는 직물을 이용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이 직물은 아프리카가 유럽 제국으로 부터 독립을 할 때 국기가 없던 아프리카 인들이 이 더치 왁스를 흔들 정도로 아프리카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작품 이름은 흙입니다. 등신대 마네킹이 달려가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고 머리는 지구본이네요.
불, 물, 공기, 흙의 4원소에서 이름을 딴 작품인데 . 4개의 작품 중에 흙만 한국에서 전시를 하고 있네요. 그래서 황토색이 저리 많군요.
전시회 외벽에는 미국에 사는 흑인들의 분포도를 보여주는 도식화된 그래프가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는 흑인들이 많이 사는 것은 다연한데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사는 초강경 보수층이 사는 텍사스에 흑인이 많다는 것은 놀랍네요.
미국의 인종 분포도인데 흑인은 가로줄입니다. 흑인의 인구는 계속 늘지만 히스패닉의 증가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아무래도 아프리카에서 이주하는 인구보다는 히스패닉들이 붙어 있는 대륙이고 가까운 위치 때문에 이주하는 인구가 많겠죠
여기에 아시아 이주민의 증가도 흥미롭습니다.
반면, 백인은 계속 줄어들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백인도 원주민도 아니죠. 200년도 안 되는 역사를 가진 나라가 누가 원주민이고 아니고 따지기도 좀 애매하긴 합니다. 이렇게 변화가 심하면 반발이 심할텐데 60년대로 마무리 된 흑백 인종 갈등은 현재까지는 잘 다스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휴화산이지 죽은 화산은 아닙니다. 언제 터질지 모릅니다. L.A폭동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고 최근에도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고 인종에 대한 갈등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미국이라는 인종의 용광로가 잘 녹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힘은 이 다양성에 있습니다.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가운데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생각을 잘 융합하고 그 다양성에서 오는 힘이 강대국 미국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같이 한 가지 생각만 강요하는 나라에서는 다양성이 주는 장점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미국이 위대하다고 생각됩니다. 아프리카 미술전. 정말 보기 드문 전시회인데 꼭 보세요. 새로운 시선과 경험과 체험이 될 것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월 15일까지 전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