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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싸이코패스, SF와 스릴러를 잘 섞은 매력적인 일본 애니

by 썬도그 2014.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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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스토리텔링의 강국입니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스토리텔링의 강국인 일본은 많은 소설과 드라마를 한국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즐겨보는 인기 드라마의 많은 부분이 일본 드라마나 일본 소설, 일본 인기 만화 등을 각색한 드라마입니다. 

일본 원작 드라마가 점점 늘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그건 아마 한국에서 만나기 힘든 고퀄리티 스토리 때문이 아닐까요?
한국은 재가공을 잘하는 나라답게 원천 기술은 일본이나 미국에 있지만 그걸 상품화 하고 재가공하는 것은 무척 뛰어나게 잘합니다. 그래서 가끔 일본 만화 원작, 일본 드라마 원작을 뛰어 넘는 드라마를 만듭니다.

일본이 이렇게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이유는 시장이 크기 때문입니다. 1억명이 넘는 인구와 다양한 이야기를 소비하는 소비자층이 탄탄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같이 팔리는 제품만 팔리는 이야기만 팔리는 시장이 아닌 다양한 이야기를 소비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난해하거나 전문가가 주인공으로 나온 드라마나 소설도 작가가 다음 작품을 쓸 만큼 잘 팔립니다. 

일본 애니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애니를 즐겨보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일본 애니는 헐리우드가 영화화 할 정도로 톡특한 소재를 뛰어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제가 주로 즐겨 보는 일본 애니는 공각기동대 같은 SF 물입니다. 극장용 공각기동대도 좋지만 전 I.G에서 제작한 TV용 공각기동대가 더 좋더군요. 

그런데 이 공각기동대와 비슷한 재미와 분위기를 담은 일본 애니를 알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싸이코패스가 재미있다는 소리에 1,2화를 다운 받아서 보고 재미 없으면 안 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22부작 중에 10부까지 봤습니다. 이 애니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예비 범죄자까지 미리 처단할 수 있는 싸이코-패스의 세계관>


싸이코-패스(PSYCHO-PASS)라는 제목 자체는 촌스럽습니다. 반사회성 인격장애를 애니의 제목으로 하기에는 천박스러워 보입니다. 정신장애가 있는 주인공을 모델로 했다고 정신장애라는 영화나 드라마가 없듯이 하나의 정신장애 증상을 제목으로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이 제목은 이 애니를 보면 볼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 싸이코패스 자체가 이 애니의 정체성이자 세계관입니다.

근 미래  인간의 심리상태와 성향을 계측하고 수치화할 수 있게 됩니다. 모든 심리 경향이 기록 관리되고 길거리에 CCTV같은 심리 경향 스캐너가 설치 되어서 심리상태를 실시간으로 국가가 관리 감시 감독을 합니다. 개인의 영혼 판정 기준을 관장하는 시빌라 시스템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영혼 판정 기준을 상회하는 사람들은 잠재범(예비 범죄자)와 싸이코패스로 판정되는 즉시 즉결 처형 당할 수 있는 살벌한 세상이 배경입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비슷한 세계관입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는 3명의 예언자들이 몇분 후 발생하는 범죄를 예지해서 경찰에 알리면 경찰들이 예비 범죄자를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잡아냅니다. 이렇게 예비 범죄자를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처단하기 때문에 범죄가 사라진 세상이 됩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은 문제가 많습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묵살하기 때문입니다. 칼로 사람을 찌르려고 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꿀 수도 있는데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이건 자유의지를 묵살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범죄율이 0로 수렴하기 때문에 사회구성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그런 시스템을 운영하게되죠. 싸이코패스도 비슷합니다. 정신상태가 혼탁해진 사람은 잠재범(예비범죄자)로 간주해서 특별 관리를 합니다. 애니에서는 왜 이런 시빌라시스템이 도입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10화까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주 흥미로운 시스템인 것은 틀림었습니다. 


싸이코패스는 공각기동대처럼 공안과 팀원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공각기동대와 비슷하지만 범죄자의 심리와 추리력을 더 요하는 모습은 다릅니다. 대신 액션은 공각기동대보다 떨어집니다. 

주인공은 츠네모리 아카네(위 이미지 오른쪽)와 코가미 신야(위 이미지 왼쪽)입니다. 
이 공안팀은 아주 독특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먼저 잠재범인 집행관과 그 집행관을 감시하는 감시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집행관은 싸이코패스 수치가 높은 사람들입니다. 경찰서에 가면 형사와 범죄자가 이야기 나누고 있으면 누가 범인인지 형사인지 구분하기 힘들다고 하잖아요. 악마를 잡으려면 악마가 되어야 하듯 잠재범이나 범죄자를 잡기 위해서는 범죄를 잘 아는 잠재범들이 범인들을 검거합니다. 

이 잠재범인 집행관들이 검거 활동을 하는데 이 집행관들의 정신적인 폭주를 감시하고 관리하기 위해 정신상태가 깨끗하고 쉽게 흥분하지 않는 감시관들이 집행관을 감시합니다. 코가미 신야는 집행관이고 츠네모리 아카네는 신참 여 감시관입니다. 집행관들은 스스로를 사냥개라고 부르면서 감시관의 판단에 따라 행동을 합니다. 이런 설정은 아주 독특하고 흥미롭습니다. 


이들은 범죄자를 추적하면 도미네이터라는 총으로 범죄자를 쏘기만 하면 됩니다. 도미네이터를 들고 사람에게 겨누면 그 사람의 정신의 탁함을 측정하고 탁함이 과하면 마취를 시키고 범죄자 수준이면 즉결 처형모드로 변하면서 사람을 죽입니다. 

이 무시무시한 무기 자체가 심판관인데 이 총은 시빌라 시스템과 링크되어서 실시간으로 판결을 내립니다. 온라인 링크 시스템이기에 네트워크가 끊기면 무용지물이라는 단점도 있습니다. 현재의 정황과 경험을 통한 추측으로 범죄자를 색출하는 프로파일링이 필요 없는 세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싸이코패스가 보여주는 근 미래의 그럴싸한 설정들>

2012년 10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방영한 싸이코패스1기를 지나 현재 싸이코패스2기가 방영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2기보다는 1기가 좋다고 하네요. 액션은 공각기동대보다 떨어집니다. 대신 싸이코패스 같은 범죄자를 다루다보니 잔혹스러운 장면이 많습니다. 좀 더 성인 취향이라고 할까요?  따라서 나이 어린 분들이 보는 것은 비추천합니다

싸이코패스에는 흥미로운 미래설정이 있습니다. 가장 주목되는 설정은 온 세상이 홀로그램으로 덮혀 있습니다. 이 홀로그램으로 버튼만 누르면 옷을 바꿀 수 있고 집안의 인테리어를 바꿀 수 있습니다. 거리의 간판, 거대한 분수까지도 모두 홀로그램으로 치장을 해놓습니다. 현실과 가상이 혼재하는 모습인데 이는 공각기동대의 가상공간이자 현실공간인 네트워크와 비슷합니다. 

이 홀로그램을 해킹해서 범인이 도망가는 장면 등은 꽤 흥미롭고 재미있네요


그렇다고 네트워크를 다루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가상 장치를 쓰고 가상 공간에서 활동을 하는 모습은 공각기동대 느낌까지 나게 합니다. 이외에도 홀로그램을 이용한 시계형 단말기도 나오는 등 언젠가 실현이 될만한 기술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키보드를 쓰는 모습은 실소가 나옵니다. 홀로그램이 보편화 된 세상에 스마트폰과 태블릿이라뇨.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을까요?



<액션은 많지 않지만 지적 유희는 꽤 좋다>

공부하면서 보는 애니였던 공각기동대는 대사로 나오는 전문용어들을 찾아보면서 봐야 했습니다
싸이코패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루소의 인간불평등의 기원이라든지 세익스피어의 잘 알려져 있지 않는 비극 등의 서양의 양서들을 소개하는 모습이나 온라인 생태계를 꽤 뚫어 보는 높은 통찰력을 담은 대사들은 이 애니가 상당히 지적 유희를 즐기는 듯한 모습입니다. 

인간의 심리나 사회 현상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모습이 계속 호기심과 함께 끌림을 유발합니다. 다만, 좀 더 나아가서 다양한 심리현상, 행동심리학을 적극적으로 녹여서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체적으로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애니의 장점인 화려한 액션과 박진감 넘치는 모습이 좀 더 많았으면 하지만 주로 탐정물처럼 흐르다보니 화려한 액션은 없습니다. 대신, 잔혹무도한 싸이코패스의 심리 상태를 잘 담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각각의 사건을 풀어가면서 그들을 조정하는 거대한 배후 세력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점점 실체를 들어내는 거대한 악마. 그와 맛서는 공안팀의 이야기가 흥미롭네요. 꽤 재미있게 잘 보고 있는데 11화부터 또 봐야겠습니다.


<이글은 엔탈이 제공한 포인트로 드라마를 감상한 후 쓴 리뷰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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