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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미술작품

금천예술공장 2014년 다빈치 크리에이티브 : 미디어 아트의 비언어적 해석

by 썬도그 2014.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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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뿌리는 기술입니다. 기술이 선행되고 그 기술을 이용해서 예술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피아노라는 기술체가 나오지 않았다면 음악을 연주 할 수 없습니다. 뭐 바이올린, 하프, 기타가 기술이냐고 따질 분들도 있지만 그게 처음 등장 했을 때는 기술체였습니다. 지금이야 그냥 악기라고 불리지만 초기에는 기술이었습니다.

기술이 나오면 그걸 가장 먼저 활용하는 곳은 예술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신기술이 나오면 그 기술이 일상까지 전달 되려면 가격이나 일상에 도움이 되는 긴 과정이 있기 때문에 바로 우리 일상에 접목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술은 기술이 나오면 그 기술을 이용해서 자신의 영감과 표현을 합니다.

특히, 미디어 아트 같이 최신 기술이나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예술 분야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금천예술공장은 매년 가을 무렵에 기술과 예술의 접목을 담은 전시회를 합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다빈치 아이디어라는 전시명을 가졌는데 올해는 다빈치 크리에이티브로 이름을 바꿨네요. 

다빈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 다빈치입니다. 다빈치는 1인용 헬리콥터나 다양한 기술 관련 스케치를 그리고 만들었던 기술자이자 예술가입니다. 기술과 예술을 모두 한 예술가이죠. 다빈치가 살아 있던 중세시대에는 예술가가 건축도 하고 건축가가 조각도 하는 다방면의 일을 했는데 그 다빈치의 예술가와 기술가의 양면성을 담은 전시회가 다빈치 크리에이티브입니다. 

이 다빈치 크리에이티브가 생긴 이유가 금천 예술공장 주변이 기술자들이 즐비한 철공소와 가산디지털단지가 있어서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전시회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발상은 좋았는데 실제로 가산디지털단지의 기술과 금천예술공장의 예술이 잘 섞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몇몇 작품은 예술을 넘어 디스플레이 용도나 실용성이 있어 보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도는 높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전시회가 있다는 것은 유의미하고 계속 이어졌으면 합니다. 


서울문화재단의 예술가들의 아뜰리에이자 레지던시인 금천예술공장은 인쇄공장을 리모델링한 공간입니다. 매년 여러 전시회를 통해서 일반인에게 공개를 하는데 큰 인기는 없습니다. 이런 공간이 있는 지를 아는 분들이 많지 않죠.  저 같이 예술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나 찾아오지 관심 없으면 마을버스가 지나가는 자리에 있어도 저 곳이 뭘 하는 곳인지 관심도 없습니다. 


살기 힘들고 고단할수록 박카스를 마실 것이 아니라 소설을 읽고 예술을 읽어야 하는데 우리는 몸의 피로만 풀어주기만 합니다. 영혼의 피로는 게임이나 몸을 혹사 시키는 술과 담배로 풀죠. 물론, 저도 그런 필부필부 중 한 명입니다. 다만, 가끔 이런 예술 전시회를 통해서 예술가들의 생각을 관조하면서 좋은 시선을 보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1층에는 예술가들의 쉼터가 있습니다. 작은 서재에는 다양한 책이 꽂혀 있네요.


대부분이 예술 관련 서적입니다. 당연하겠죠. 그러나 전 예술가들이 예술 관련 서적 말고 예술과 관련 없는 분야의 책도 많이 읽어 봤으면 해요. 예를 들어 경제나 경영 또는 소설도 통속 소설류 그리고 기술 서적, 정치 서적 등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예술적 영감에 더 도움되지 않을까요?

예술 관련 서적만 읽으면 동음이어 같은 예술이 나오잖아요. 다른 분야의 책을 읽다보면 인생의 정수를 알게 되고 그런 정수를 채득한 후 예술을 하면 이음동어 같은 공감대 높은 예술이 나오지 않을까요?

다빈치 크리에티티브는 어플을 다운 받아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김병규 작가의 에이티 필드 마비된 감각이라는 작품입니다. AT필드? 이거 에반게리온에서 나오는 방어벽인데요. 작가님이 에반게리온 팬인가 보네요. 저 가운데 상자에 앉으면 AT필드가 전개가 됩니다. 


안에 앉으면 레이저 보호막이 전개 되는데 외부로부터의 공격 즉 디지털 공격으로부터 날 보호해 줄듯 합니다. 
악성 댓글, 근거 없는 비난 등등 온라인에서 받는 공격이 매일 같이 일어나죠. 덕분에 제가 더 시니컬 해졌는고 이제는 악플을 보면 피식 웃는 단계지만 가끔은 AT필드를 전개하고 그 안에 한 두 달만 살았으면 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인터넷 끊고 블로깅 안 하는 게 최고죠. 
그러고 싶지만 그건 좀 비겁한 것 같기도 하고 블로그가 주는 혜택과 장점이 많아서 끊을 수 없습니다



김치앤 칩스의 라이트 베리어라는 작품입니다. 가장 규모가 크면서도 신기하게 한참을 봤습니다. 창고동에서 전시를 하는데 앞에 거울이 가득 박혀 있고 그 거울이 빛을 쏩니다. 연기가 으르렁 거리면서 지나가는데 몽환적이고 끌리는 매력이 있는 작품입니다.



옆에서 보니 거울에서 빛이 나오는 것이 아닌 빔 프로젝트에서 빛을 쏘면 그 빛을 앞으로 반사하는 거네요. 빔 프로젝트를 조명으로 활용하다니 신선하네요. 이 김치앤칩스는 한국분과 외국분으로 이루어진 팀입니다. 


아주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김치앤칩스는 항상 보면 이런 재미있는 작품을 잘 해요



3층에 올라가면 전시공간이 있는데 전시공간 앞에 있는 작품입니다. 
하이브리드 미디어 랩이 만든 바이오키네시스2입니다. 


가까이서 보니 정교한 기계가 움직이는데 마치 곤충이 움직이는 모습 같습니다. 델타 로봇 기술을 이용해서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진 120개의 모듈로 이루어졌는데 아주 신기하더군요. 


그러나 하루 종일 작동하다보니 고장난 모듈도 꽤 보이네요. 이런 작품을 만들 때는 내구성도 어느 정도 갖춰야 할 듯 합니다. 가끔 보면 이런 인스톨레이션 작품들이 작동이 안 되어서 수리를 하고 있는데 상용 제품은 아니라고 해도 어느 정도 내구력을 갖추면 어떨까 합니다. 그게 힘들면 차라리 관람객이 앞에 있으면 그때만 움직여도 되죠. 사람도 없는데 움직여봐야 고장만 더 나잖아요.  인체 감지 센서로 이런 문제를 해결 했으면 합니다. 



3층에는 전시공간이 있는데 입구에는 작가들의 인터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김치앤칩스가 인터뷰를 하네요. 
미디어 아트의 비언어적 해석이라는 전시입니다. 


이 컬러 봉은 하이브가 만든 라이트 트리라는 작품입니다. 그냥 긴 라이트 봉 같지만 



만지면 색이 변합니다. 안에 온도 감지 또는 손의 전류를 인식하는 센서가 있나 보네요. 




가장 흥미로운 작품 중 하나가 이 작품입니다. 신승백 김용훈의 작품으로 아포시마틱 재킷입니다. 
아포시마틱은 동물들이 자신에게 독이 있으니까 나 건드리지 말라는 보호색 또는 경고의 색을 아포시마티즘이라고 하는데 그 아포시마티즘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든 작품입니다. 

옷에는 카메라 렌즈가 가득 붙어 있는데 자신에게 다가오거나 주변의 풍경을 옷에 있는 여러 개의 렌즈를 통해서 360도로 촬영합니다. 


자신을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의 색을 카메라로 재현 했습니다. 
가장 현명한 싸움은 싸움을 일으키지 않고 상대가 알아서 피해가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싸움이라고 하죠. 싸우지 않고도 이기고 짐을 안다면 싸움이 나겠습니까?  

360도 촬영하고 있으니 나 건드리면 너를 담은 영상을 공개하겠다는 강력한 보호색을 띄고 있네요. 걸어다니는 CCTV?




한윤정 한병준의 버츄얼 포터리라는 작품으로 동작 감지를 통해서 가상의 도자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따라하기 힘들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은 작품은 조니 르메르씨에의 후지입니다. 가운데 헤드폰이 있는데 헤드폰을 끼면 바람소리 폭풍소리 등 후지산에서 나옴직한 소리들이 들립니다. 이 작품은 일본의 후지산이라는 화산의 연작 중 일부입니다. 저 가운데 있는 산이 후지산입니다. 




대나무 숲이 양각되어 있는데 그 양각위에 프로그래밍이 된 빔 프로젝트가 고정 되어 있는 대나무를 흔듭니다. 번개가 치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달이 뜨는데 이걸 모두 빔 프로젝트 영상이 재현합니다. 

요즘 빔 프로젝트 영상과 콜라보하는 예술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볼때 마다 영화를 보는 느낌입니다. 



지몬의 150 Prepared dc-motors입니다. 150개의 직류 모터가 달려 있고 각 모터는 꼬챙이를 달고 있습니다. 모터가 돌아가면서 꼬챙이들이 흔들리는데 그 움직임이 빗물 같습니다.


독특한 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 작품도 신기했습니다. 


작년에 본 작품도 있긴 한데 전체적으로 볼 만한 작품이 몇 개 있네요. 
작품의 수준의 편차는 꽤 있었습니다. 어떤 작품은 꽤 흥미롭고 공감이 가지만 어떤 작품은 그냥 그랬습니다. 

그래도 이런 전시회를 무료로 볼 수 있고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좋네요. 
전시회는 9월 3일부터 10월 17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볼 수 있습니다. 주말과 일요일에도 볼 수 있는데 미디어 아트에 관심 있거나 근처에 사신다면 잠시 들려 보세요. 

1호선 독산역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어가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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