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영화만 보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흘러간 영화는 옛날 영화라고 해서 잘 보려 하지 않죠. 그러나 좋은 영화는 시간의 벽을 뛰어 넘어서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이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사람들이 고전 소설을 싫어하지만 읽으라고 강권하는 지는 그 안에 변하지 않는 우리의 삶이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도 다르고 지역도 언어도 인종도 다르지만 인간이라는 이 기본적인 공통성과 인간이라면 느끼는 공통적인 감정은 그 많은 장벽을 훌쩍 뛰어 넘습니다.

좋은 영화는 인간을 잘 묘사하고 그 인간이 느끼는 보편적 감정을 세련되게 잘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최신 영화도 좋지만 가끔 좋은 흘러간 옛 영화를 권하고 권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흘러간 그러나 보지 못한 영화들을 되찾고 있습니다.

흘러간 옛 영화 보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흔한 비디오 가게 DVD가게는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온라인 합법 다운로드 서비스가 있지만 최신 영화만 가득하지 흘러간 영화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 명작이라고 하는 영화들은 매니아나 보는 영화로 인식 되어서 온라인에서 더 보기 힘듭니다. 

그러나 한국영상자료원이 이런 옛 영화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2주 전에 왕가위 감독이 연출한 90년대 영화 '열혈남아'와 '아비정전'을 봤습니다. 이 한국영상자료원이 없었다면 제 영화에 대한 갈증은 극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흘러간 그러나 명작들을 수시로 틀어주는 한국영상자료원 내 시네마테크인 KOFA 상영관이 저의 이런 영화적 갈증을 해소 시켜주고 있습니다. 

여기가 무엇보다 좋은 것은 공짜로 큰 스크린에서 중요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과 GV라고 해서 감독이나 배우들과의 후일담을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 40주년 기념 전시회

한국영상자료원은 영화진흥위원회와 헛깔려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두 기관은 다른 기관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를 제작하고 영화문화를 이끌고 지도하는 말 그대로 진흥을 위한 위원회입니다. 쉽게 말해서 현재의 영화에 대한 일을 주로 합니다. 

반면 한국영상자료원은 영화를 저장하고 소개하고 보관하고 기록하는 과거의 영화를 담는 곳입니다. 
따라서 한국영상자료원은 영화를 장기 보관하는 일을 주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서울 상암동DMC에 있는 한국영상자료원은 2층에 영상도서관, 지하에 영화관 3개, 영화 복원과 수집 저장을 하는 공간 그리고 영화박물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한국영상자료원 때문에 우리는 흘러간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현재 제작되는 모든 영화는 그 영화 필름 1부를 이 한국영상자료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건 의무라서 모두 제출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이 기록하고 보관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제출하면 프린팅 비용이나 필요한 금액을 영상자료원이 제공합니다. 

올해로 한국영상자료원 40년이 된 영상자료원은 지난 5월부터 8월 10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 40주년 전시회를 했습니다. 일찍 소개했어야 하는데 게을러서 이제서야 소개하네요. 그럼에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전시회를 기록하기 위함입니다 




위에서도 설명했 듯 영상자료원의 주업무는 필름을 보관하는 업무입니다. 1년에 한 두 번 일반인들에게 필름 보관창고를 개방하는데 저도 한 번 그 속살을 들여다 봤습니다. 아직도 그때가 생각나네요. 영화 매니아라면 꼭 한 번 필름 보관소와 영상자료원이 하는 일들을 둘러 보세요. 정말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아카이브 아카이브라고 해서 아카시아도 아니고 뭐람?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이제는 제가 누구보다 아카이브를 자주 씁니다만 아직도 아카이브가 뭔지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카이브는 소장품이나 자료 등을 디지털화 해서 체계적으로 분류 저장 보관하는 업무를 말합니다. 그렇게 분류하고 보관하고 있다가 자료가 필요한 사람이 쉽고 빠르고 편하게 찾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아카이브라고 합니다.

우리는 앞으로만 전진하다가 아카이브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몇년 전 부터 한국의 옛모습, 서울의 옛모습을 담은 사진과 이야기와 책 등 여러가지 역사가 있는 자료들을 수집하고 보관하고 있던데요. 많이 늦은 편이죠. 인간은 죽지만 책은 남고 기록은 남습니다. 저도 언젠가 죽겠지만 제 기록매체인 이 블로그는 남을 것 같네요. 그래서 열심히 쓰는 것도 있습니다. 

제 기억보다 오래 머물 블로그이기 때문입니다. 각설하고
예전에는 필름을 양철통에 넣어서 보관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오염에 약하고 수명도 길지 않아서 최근에는 플라스틱 통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 주황색 필름 캔이 최신식 플라스틱 케이스입니다. 



영상자료원 5층인가? 6층인가가 필름 보존고인데 항온 항습 시설이 되어 있습니다. 모든 필름들은 2중 백업을 하지만 보관도 2중으로 합니다. 왜냐하면 화재가 나서 지금까지 보관한 필름이 홀라당 다 타버리면 흘러간 영화를 다 날려 먹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두 곳에 똑같은 자료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어떤 나라는 두 곳의 다른 장소에 보관하지 않아서 화재가 나서 그 나라의 흘러간 영화들이 다 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필름이 수천 수만년 썪지 않고 저장할 수 있는 매체는 아닙니다. 
필름도 점점 변형이 되겠죠. 그래서 전세계 영상자료원들은 필름을 좀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필름 수명이 다 되면 다른 필름으로 그대로 복사해서 새필름으로 갈아타게 하면 좋지만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디지털화 해서 HDD에 저장하는 방식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지만 이 디지털 매체는 신생 매체이고 장기 보관이 검증된 매체도 아닙니다. 또한, 충격 한방에 영화 전체가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편리하지만 장기 기록매체로는 아직 미덥지 못한 매체입니다.

그러나 필름 영화가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고 필름 현상소도 다 사라져서 요즘 영화들은 영상자료원에 필름이 아닌 디지털로 저장해서 파일로 줍니다. 그래서 이런 서버에 저장을 합니다. 


HDD에만 복사하면 큰일나죠. HDD가 뻑 나면 영화가 날아가기 때문에 분산 백업을 위해서라도 LTO라는 테이프에도 2부 복사해 저장합니다. 


영상자료원은 흘러간 한국 영화를 복원하는 작업도 합니다. 영화 보관의 개념이 없던 시절에는 상영이 끝난 영화 필름을 불태우거나 대충 보관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5,60년대 한국 영화 중에 해외에서 필름을 보관하고 있다는 소식에 영상자료원이 필름을 모셔와서 스크래치가 난 부분을 복원해서 깨끗한 영화로 만들기도 합니다. 



영화 관련 서적도 꽤 냈는데 한국영화 100선은 저도 구매해서 가지고 있습니다. 




시네마테크 KOFA가 좋은 이유는 흘러간 영화를 놓고 연출한 감독과 배우들의 후일담을 들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박찬욱, 장준환 감독과 신하균, 류승범 등을 본 기억이 나네요. 그러고보니 여자 배우를 본 적이 없네요. 



아나로그 매체서 디지털 매체로 변화해 가는 연대기를 보여준 코너도 흥미로웠습니다. 



이게 슈퍼 8mm인가 보네요. 영화감독들이 습작 시절 혹은 영화의 열정을 품을 때 이런 8mm 필름으로 많이 찍었습니다. 



영화 촬영 매체가 실로 다양하네요. 저는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네요. 카세트테이프 형태들이 참 많네요. 


다른 건 몰라도 VHS는 압니다. 80년대 비디오하면 VHS죠. 


우리집에 있었던 비디오 플레이어랑 똑같은 금성전자 비디오 플레이어네요. 이 VHS는 일명 비디오라고 해서 전국에 수많은 비디오 가게가 융성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영화를 영화관이나 TV에서 일방적으로 상영하는 공급자 우선방식에서 비디오 출현으로 수 많은 영화 중에 골라 보는 소비자 중심으로 재편이 됩니다. 



VHS는 후에 비디오CD라고 하는 VCD와 VHS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레이저 디스크인 LD로 변화를 합니다. 



LD는 보급형이 아니여서 매니아들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것도 CD가 나오면서 사멸하게 됩니다. 



VHS 왕국이었던 지난 80년대 그러나 기술적으로는 베타 방식이 더 월등 했습니다. 그러나 VHS 연합국이 베타 방식을 밀어내버립니다. 


베타맥스 플레이어가 이렇게 생겼군요. 첨 봤습니다. 







이 영화박물관은 수시로 좋은 전시회를 자주 합니다. 항상 꿈틀 거리는 것이 생명체 같습니다. 보통, 이런 관공서에서 박물관 운영하면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똑같은 것만 계속 보여주는데 영상자료원은 정말 수시로 기발한 기획전을 합니다. 



흥미로운 코너에 발길을 멈췄습니다. 
1974년부터 2013년까지 연도별 흥행 1위 국내 영화입니다. 
1974년 별들의 고향부터 2013년 7번방의 선물까지 있네요

사랑의 스잔나가 한국영화였군요. 한국 홍콩 합작 영화로 알고 있는데 한국영화로 분류 되었네요. 전체적으로 보면 80년대는 애마부인류의 헐벗는 영화가 인기가 많았네요. 그중에 철수와 미미의 청춘 스케치는 아주 좋았죠.  장군의 아들, 서편제, 투캅스. 닥터봉을 지나서 2천년 대 오면서 조폭코메디 영화가 하나의 장르가 되어서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그러다 살인의 추억,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그 조폭코메디 장르에서 벗어사 대약진을 합니다. 한국영화 제2의 르네상스가 시작되는데 이 르네상스가 2천년대 초반에서 크게 터집니다. 그러나 현재는 모험보다는 안전빵 영화들만 만들기 시작하면서 보편적으로 좋아할만 한 소재와 배우와 스토리를 갖춘 기획 영화만 엄청나게 만듭니다. 


지금은 한국영화가 더 인기가 높지만 90년대 중 후반까지는 외국영화가 더 인기가 많았습니다. 한국영화와 헐리우드 영화의 제작비의 차이와 함께 영화 완성도가 큰 차이가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래서 한국 영화 안 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1974년부터 2013년까지 연도별 흥행 1위 국외영화들입니다. 
타워링, 다이하드, 사랑과 영혼, E.T, 클리프행어, 원초적 본능, 라이온킹, 인디펜던스 데이, 쥐라기 공원, 타이타닉, 미이라, 글래디에이터, 슈렉, 마이너리티리포트, 반지의 제왕, 트로이, 미스 앤 미세스 스미스, 트랜스포머, 쿵푸팬더, 아바타, 어벤져스, 아이언맨3

그런데 뭔가 좀 허전하지 않나요? 스타워즈 시리즈가 1위를 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아주 좋아하는 영화인데 서양에서나 인기 있지 한국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네요. 슈퍼맨 시리즈도 보이지 않습니다.  뭐 로보캅이나 터미네이터2도 1위 못했는데요 뭐. 워낙 당시는 쟁쟁한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필름 영화 편집 장비입니다. 양쪽 기둥에 필름을 끼고 돌리면 영화가 모니터에 뜨는데 필요 없는 부분을 여기서 걸러내서 잘라서 버립니다. 



잘라진 부분은 다음 부분과 잇는데 스카치테이프 같은 것으로 잇습니다. 


내가 낸 세금 중에 가장 훌륭하게 쓰여지는 곳이 영상자료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화수분 같은 곳이죠. 그래서 항상 가면 즐거운 기억으로 집으로 옵니다. 



필름 조각으로 방명록을 만든 아이디어도 좋네요. 영화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성지 같은 곳이 영상자료원입니다.  집 근처가 아닌 것이 유일한 아쉬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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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13neye.com BlogIcon 동현 2014.08.26 0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곳에서 일하고싶네요 ...ㅠㅠ

  2. wlskrk 2014.08.31 21: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영화 흥행1위에 왕의 남자가 없네요

    • Favicon of http://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14.08.31 2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왕의 남자가 없네요. 아마 2005년 12월 29일 개봉이라서 2006년도에 넣었나 보네요. 2006년에는 괴물이 여름에 개봉해서 1천만을 넘었고 왕의 남자는 20만 정도가 모자라서 2위를 했습니다. 그래서 2위라서 안 넣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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