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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문화정보

내가 뽑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 TOP5

by 썬도그 2014.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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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것은 모두 슬픈 뒷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고 만인이 좋아했던 세계가 멸망하면 우리는 그 쓸쓸한 풍경을 안타까워하면서 동시에 그 세계를 되새김질 합니다. 

며칠 전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상이었던 지브리 스튜디오가 해체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지브리는 이전의 작품 판권관리만 하고 제작 부분에서 철수 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사실, 큰 충격은 받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이전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바람이 분다'를 끝으로 은퇴 선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다시 단편 애니로 복귀 한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이미 무너저가는 지브리이자 하야오이기에  다시 복귀 한다고 해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브리의 제작 중단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지브리가 워낙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향력이 컸고 하야오가 만든 작품과 다른 감독이 만든 작품의 인기나 수준의 차이가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21세기에도 2D 애니를 고집해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다는 점과 그래서 대박을 내지 못하면 적자를 보는 구조 속에서 지브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듯 합니다. 

뭐 이런 이야기가 풍문이자 거짓이자 마케팅 전략이라는 소리도 있습니다. 햐야오는  1986년 '천공의 성 라뷰타'부터 은퇴를 선언 한 게 무려 5번이나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재 상태로 지브리가 더 이상 지탱하기는 힘들 듯 합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 하던지 예전의 그 총명하고 생기 넘치는 상상력 가득한 지브리의 애니가 나오지 않으면 현재부터는 심폐 소생술로 계속 연명할 뿐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만든 애니는 행복이었고 즐거움이었습니다. 
하야오 감독이 만든 애니 중 내가 꼽는 TOP5를 선정해 봤습니다.


미래소년 코난(1978년 TV애니)

마징가Z와 그레이트 마징가 그리고 그랜다이저가 한국의 강박사가 만든 로봇인 줄 알았던 70년대 말 80년대 초, 일본 애니는 한국 아이들의 영웅이자 아이돌이었습니다. 나이 들어서 그게 일본 만화인줄 알았지만 당시는 그런 개념이 없었습니다. 

TBS라는 동양 방송은 유난히 일본 애니를 참 많이 방송 했습니다. 그런데 전두환이라는 폭군이 방송통폐합을 하면서 TBS는 사라지고 KBS1, KBS2, KBS3를 만듭니다. 정말 암흑 그 자체였습니다. 어린 저에게는 군사정권이고 나발이고 마징가Z 같은 로봇 만화를 볼 수 없는 것이 짜증이었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주의를 보여주는 듯한 스머프나 보라는 모습에 화딱지가 낫습니다. 

이런 암울한 시대에 묘한 만화가 1982년 KBS 1 TV에서 방영을 합니다. 1982년 10월 8일 부터 83년 6월 7일 까지 방영한 '미래소년 코난'은 암울했던 제 어린 시절의 꿀 같은 시간을 제공합니다. 아직도 기억나네요. 아버지가 뉴스를 봐야 한다고 할 때 저와 제 두 동생은 강력하게 '미래소년 코난'을 외쳤고 이걸 못 보면 1주일이 괴롭다면서 아버지를 설득했습니다. 그 만큼 이 '미래소년 코난'은 센세이션 했습니다. 기존의 로봇 애니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미래소년 답게 시대의 배경은 미래입니다. 주제가가 끝나면 무시무시한 영상이 나옵니다. 세계 3차 대전으로 지구가 멸망 직전까지 가는 모습이 나오고 그 멸망의 시대에서 피어난 코난이 나옵니다. 고아인 코난과 포비, 그리고 나나의 우정이 핵심인 이 애니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다룹니다. 

괴력의 소유자인 코난과 그의 친구 포비의 우정, 그리고 나나를 납치해서 다시 전쟁을 일으켜서 세상을 지배하려는 세력을 이 세명의 소년 소녀가 막아 선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미래소년 코난을 일단 재미있습니다. 깨알 같은 웃음과 놀라운 스토리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가 매력적인 TV애니였습니다. 특히, 거대한 비행선이나 스토리의 거대함이 아주 매력적이었죠. 

기존의 TV애니는 매회 멍청한 악당 로봇을 강박사가 만든 로봇 1대가 다 까부스는 단순 파괴적인 내용이었다면 '미래소년 코난'은 끝까지 큰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매주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보여주는 그 이야기 때문에 아주 짜증이 났던 기억이 나네요. 20년이 지난 후 조카들에게 '미래소년 코난'을 보여줬는데 넋을 놓고 보더군요.

뽀로로요? 초등학교 들어가면 미래소년 코난 보여주세요. 정말 눈도 안 깜박이면서 봅니다. 지금봐도 걸작 애니입니다. 
이 코난에서도 나오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관은 이 코난에서도 잘 담겨 있습니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지구가 파괴되고 자연과 친한 코난의 맑고 순수함을 잘 담고 있는데 하야오의 자연을 숭상하는 세계관이 아주 잘 담겨 있습니다. 발가락으로 비행선에 매달리고 총알을 피하고 작살 하나로 비행기를 박살 내는 코난의 활약. 이런 혈기 왕성함과 거대한 이야기가 코난의 매력입니다. 


천공의 성 라퓨타(1986)

매년 12월 31일 밤 12시가 되면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주문이 있습니다. 바로 바루스입니다. 요즘은 모르겠는데 트위터가 인기 있던 몇년 전에는 트위터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아닌 바르스라는 말을 트위터에 적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바르스는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멸망, 파괴라는 뜻의 주문입니다. 애니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주인공인 파즈와  시타가 천공의 성 그러나 인간의 추악한 욕망의 성인 라퓨타를 파괴 하기 위해 바루스를 외칩니다. 이 애니는 걸리버 여행기에서 나온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영감을 받은 애니인데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날 것, 또는 나는 비행체에 대한 묘사가 가장 뛰어난 애니입니다. 하야오 집안이 비행기에 관련된 집안이고 하야오가 어려서부터 날 것에 대한 욕망이 아주 컸는데 이 '천공의 성 라뷰타'에서 그 다양한 날 것이 나옵니다. 잠자리 날개 같은 비행체와 함께 하늘에 떠 있는 거대한 성 라퓨타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유토피아를 찾아가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욕망과 함께 그 욕망의 추악함을 잘 담고 있는 애니입니다. 
이 애니에서도 하야오 특유의 자연주의와 과한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추악함으로 추락하는 인간의 본성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야오 작품 특유의 역동성이 가장 뛰어난 애니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10년 전에 본 애니라서 정확한 줄거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조만간 다시 찾아보고 정리해 보고 싶네요






이웃집 토토르(1988)

미야자키 하야오의 리즈 시절은 80년대 후반 90년대 초였습니다. 감히, 하야오의 최고의 영화를 꼽자면 저는 이 '이웃집 토토로'를 꼽고 싶습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뽀로로 같은 거대한 인기를 일본 그리고 뒤늦게 한국에서 열풍을 일으킨 애니입니다. 

얼마나 인기가 있으면 일본 아이들이 소풍갈 때 항상 부르는 노래가 토토르 주제가였습니다.


내용은 아주 단순합니다.ㅇ 아픈 엄마가 입원 중인 병원 근처인 시골로 이사합니다. 이 두 자매에게는 엄마의 입원은 아픔이지만 이 시골에서 숲속 정령을 만나면서 그 아픔을 치유해 갑니다. 토토로라는 세상 가장 귀여운 요물을 만나서 하늘을 날고 고양이 버스를 타면서 아주 신나는 여름을 보내죠. 
줄거리 보다는 토토르라는 캐릭터 그리고 고양이 버스와 함께 여름 날 그 생기 넘치는 별이 쏟아지는 이미지가 많은 아이들의 인기를 끌게 됩니다. 하야오 영화 중에 가장 따스하고 아름답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애니가 아닐까 합니다.


미리 말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에서 '히사아이 조'의 음악은 최고의 궁합이었습니다. 히시아시 조의 음악이 없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이전의 미아쟈키 하야오 영화는 국내 정식 수입이 되지 않고 해적판으로 봤습니다. 천공의 성 라퓨타도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겨우 얻어 봤죠. 원령공주가 국내에 정식 수입 되어서 국내에서 극장 개봉을 했지만 생각보다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해적판으로 이미 많은 사람이 봤기 때문이죠.

그러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2003년 7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고 2002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았습니다. 국제 영화상을 받은 것 만으로도 이 영화의 깊이와 명성 인기는 이미 검증 되었습니다. 

다만,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 중에서 가장 인기 있고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라데는 좀 이견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영화가 좋았던 것은 기존의 하야오의 자연주의와 인간의 착한 심성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지만 좀 더 깊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치히로라는 소녀가 터널을 지나서 정령들의 세상에 끌려 들어가게 됩니다. 이 정령들의 세상에서 치히로라는 이름을 버리고 센으로 살아가죠. 그런 치히로에게 이름을 잊지 말라고 말하는 하쿠가 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인 이름을 통해서 한 소녀의 성장기를 아주 잘 담았습니다. 여기에 인간의 욕망을 비판하는 모습도 흥미로웠던 애니입니다.  

수 많은 캐릭터들의 등장도 아주 흥미로운 애니였습니다. 이전의 하야오의 애니에서 보지 못한 깊은 은유을 담은 철학적인 내용이 아주 흥미롭고 세련된 애니였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히사아시 조의 명품 음악이 아주 큰 역할을 합니다.





원령공주(1997)

많은 사람들이 '미야쟈키 하야오'의 작품을 고르라면 이 '원령 공주(모노노케 히메)를 꼽습니다. 아이들은 토토로를 꼽지만 성인들은 이 '원령공주'를 꼽습니다. 이 애니는 1997년 제작된 애니지만 국내에서는 2003년 개봉한 애니입니다. 따라서 이미 볼 사람은 해적판으로 다 봐서 정작 정식 개봉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원령공주를 하야오의 최고 작품으로 꼽는 이유는 명징합니다. 원령공주는 코난,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의 연장선상에 있는 자연을 숭상하는 애니입니다.  하야오 애니에서는 그 특유의 자연에 대한 숭상이 아주 자주 담기고 그런 모습이 참으로 순수하고 순하고 착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원령공주는 인간의 욕망에 대항하는 자연의 목소리를 담은 원령공주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돈이라는 엔진으로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과 자연을 지키는 또는 지구도 하나의 생명체라는 가이아 이론의 화신인 원령공주의 대결을 아주 흥미롭게 다루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영상, 뛰어난 줄거리와 자연을 숭상하는 하야오의 심성을 그대로 담은 애니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의 특징을 보면, 비행기 또는 날것이 많이 나옵니다. 이는 나카지마 비행기의 하청업체인 미야쟈키 항공흥학 집안 출신이라서 어려서 부터 비행기에 대한 열망과 열정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코난부터 최근작인 바람이 분다에서는 일본 제국군의 제로기를 소재로 했습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자연주의입니다. 자연에 대한 존경이 애니에서 묻어 나옵니다. 인간의 과욕으로 자연을 파괴하는 모습에 꾸지람을 하는 애니가 많죠. 공교롭게도 인간이 만든 최첨단 기술 중 하나가 항공기인데 흥미롭게도 21세기 항공기가 아니 스팀 펑크(증기 기관 시절)의 대체 과학을 애용하죠. 

순수함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는 순수함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보고 나면 맑은 느낌이 많았죠. 그런데 그런 세상이 사라진다뇨. 참으로 슬프고 슬픕니다. 그러나 걱정은 안 합니다. 지브리 애니는 현재를 사는 아이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기 때문입니다. 언제 봐도 좋다고 느끼는 애니. 그게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의 매력이고 시대를 타지 않는 애니입니다.
이외에도 붉은 돼지, 마녀 키키도 추천합니다.또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는 아니지만 지브리 애니 중에서 추천하는 애니는 '반딧불의 묘'와 '귀를 기울이면'은 꼭 추천합니다. 특히 '귀를 기울이면'은 지브리 특유의 상상력을 싹 빼고 다큐 식으로 담았는데 이게 정말 감동적입니다. 중3 여학생의 불확실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현재를 담은 수작입니다. 존 덴버의 원곡보다 전 '귀를 기울이며'의 노래를 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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