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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군도 : 민란의 시대는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다가 죽도 밥도 안 된 영화

by 썬도그 2014.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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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 민란의 시대가 개봉 이틀 만에 100만 명이 넘었다는 소식에 잠시 고무 되기도 했지만 평들이 대체적으로 좋지 않아서 볼까 말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시의성과 주제와 제목이 좋아서 눈 질끈 감고 봤습니다



군도 : 민란의 시대는 조선 철종 시대의 전국의 백성들이 수년 째 이어지는 흉년에도 백성을 구휼하지 않고 오히려 백성이 힘들고 고통 받을 때 그 상처에 소금을 뿌려서 자신들의 노비로 만드는 참혹스러운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선이라는 나라는 이 땅에 있어서는 안 될 나라이고 한국 역사상 가장 지우고 싶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특히, 500년 동안 꼰대 문화가 또아리를 트고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에도 계급 문화가 있지만 다른 나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높은 계급의 사람들이 높은 계급 만큼 높은 도덕성을 유지했다면 조선이라는 나라는 양반들이 아무 일도 안 하면서 놀고 먹고 하는 나라였습니다.

이런 나라에서 탐관오리가 전국에서 소 돼지보다 못한 백성들의 고혈을 빨자 굶어 죽으나 싸워서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 전국에서 민란이 일어납니다. 군도 : 민라의 시대는 조선 철종시대의 진주 민란에서 영감을 받아 촬영한 영화입니다.




하이스트와 웨스턴 장르를 표방한(?) 군도? 뭔가 어색한 동거


군도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느와르 장르로 만들었다면 이 '군도 : 민란의 시대'는 웨스턴 장르로 만들고 싶었나 봅니다. 지리산 화적단을 소개할 때 70년대 웨스턴 무비에서 사용했던 촌스런 스타일의 포스터 사진 같은 모습으로 담고 있습니다. 또한, 조선에는 황무지 같은 넓은 들판이 없는데도 성밖을 거대한 황무지로 묘사하면서 그 황무지를 말을 타고 달리는 화적단의 모습을 마치 서부영화를 연상케 합니다.
이는 시각적으로만 서부 영화를 담은 것은 아닙니다. 음악 또한 기타 선율이 가득 울리는 서부영화의 음악이 수시로 나옵니다. 감독은 서부 영화 중에서도 착한 놈은 없고 나쁜놈과 더 나쁜놈이 나오는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마카로니 웨스턴'을 그대로 조선시대로 옮겨 온 듯 합니다.

이는 시각적인 모습과 음악 그리고 스토리의 얼개도 서부 영화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돌무치가 도가 지나친 도치가 되는 과정이나 복수가 주된 줄거리인 모습은 서부영화나 쿵푸영화의 모습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이런 시도는 크게 나무랄게 없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하이스트 장르'를 우격다짐으로 넣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지리산 화적단의 화려한 무술 실력을 보여주면서 시작을 합니다. 여기에 화적단의 실력자들을 이름까지 선명하게 소개하면서 캐릭터 설명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활을 잘 쏘는 마향(윤지혜 분), 철공을 휘두르는 괴력의 소유자 천보(마동석 분), 브레인 이태기(조진웅 분)과 두목 등등 높은 도덕성과 무술로 연마한 화적단 무리들의 캐릭터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하이스트 무비의 특징입니다. 각 캐릭터들의 특장점을 적극 살려서 큰 껀(?)을 하는 스토리로 나가야 하는데 군도는 하이스트 영화라고 시작에서 말하면서 끝에는 하이스트 영화가 아닌 그냥 모두 소모품이었다는 식으로 은근슬쩍 넘어갑니다. 차라리 서부영화를 차용하면 거기서 멈췄으면 좋겠는데 2개의 장르를 무리하게 섞습니다. 여기에 드라마 일지매에서 시도 했다가 많은 비난을 받은 나레이션을 적극 도입합니다.

두 주연인 도치(하정우 분)과 탐관오리와 결탁한 악독한 지주의 아들인 조윤(강동원 분)을 너무 친절하게 나레이션으로 설명합니다. 여기에 영화 제목에도 있는 세상의 부정부패와 억울한 백성들의 울부짖음까지 담다보니 영화가 하나에 집중하는 힘이 아주 약합니다. 이러다 보니 슬픈 장면에서 슬프지도 기쁜 장면에서 기쁘지도 않습니다. 그냥 전체적으로 따분합니다. 감정이입이 되는 장면은 딱 한 장면이 있을 뿐입니다.





강동원이 더 멋져 보이는 이상한 영화 군도

강동원은 진짜 길거리에서 만나면 벌금 150만원을 내고 면상을 때리고 싶을 정도로 악질 중에 최악질로 나옵니다. 문제는 이 악질 악당이 일당백의 무술실력과 꽃미남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하정우는 말 그대로 평민의 얼굴을 하고 있습닞다. 못생긴 배우는 아니지만 인상이 험악하게 나옵니다. 멋진 칼 사위와 꽃미모의 강동원은 악질중의 악질이지만 묘하게 이 악당에 마음이 더 갑니다. 남자인 내가 봐도 나쁜 남자 강동원에 반할 정도이니 여자분들은 어떨까요?

감히 말하지만 이 군도는 강동원의 영화지 하정우의 영화가 아닙니다. 오로지 강동원만 보입니다. 당혹스럽더군요. 주인공이자 덜 나쁜 집단인 화적단보다 최고 나쁜 강동원이 더 멋지게 보입니다. 영화는 여기서 자빠져 버립니다.



이는 감독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이지만 이 결과를 초래한 강동원만을 탓할 수도 없습니다. 감독이 악질이라도 이유가 있는 악질이라고 설명을 중간중간 하고 있긴 한데 뭔 소리인지 모르겠더군요. 자신의 동생 자식을 안고 싸우는 모습은 조자룡을 패러디 한 것인지 왜 그렇게 싸우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여기에 액션 장면도 작위적이고 탐미적인 장면이 많습니다. 스타일리쉬하다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박진감 넘치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벚꽃만 무자게 날리는 액션 장면도 크게 다가오지는 않네요. 또한 두 주인공의 대결도 도치가 더 비겁해 보이는 등 마음을 누구에게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헛깔립니다. 이게 다 강동원이 너무 잘랐고 이 잘남을 감독이 컨트롤 하지 못함이 큽니다








영화 변호인 같은 시의성과 백성의 울분만 좋았던 영화 군도



군도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든 영화입니다. CG도 너무 조악하고(기러기 까마귀 너무 짜증남) 여러 가지를 담으려다가 죽도 밥도 안 된 영화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은 변호인처럼 시의성이 무척 좋은 영화입니다. 조선 철종시대나 현재나 백성의 고혈을 빨아 먹는 탐관오리와 슈퍼 갑들이 백성을 괴롭히고 사기를 칩니다. 울분은 있지만 그걸 해소하거나 해결할 방법을 모릅니다.

뭉치면 백성이고 흩어지면 도적이라는 외침이 마음에 크게 울리네요. 하지만 정경유착까지 담으면서 너무 판을 키운 것은 아쉽네요.
범죄와의 전쟁 출연자들이 까메오로 출연해서 자신의 영화를 패러디한 장면이나 몇몇 장면은 웃기긴 하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다가 강동원의 매력발산을 보지 못한 연출의 실패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아니면 제가 모르는 외부의 압력인지는 모르겠지만 강동원이 너무 튄 것이 아쉽네요. 긴 머리 찰랑거리면서 검술을 하는 장면은 일본 애니를 보는 줄 알았습니다. 군도 : 민란의 시대는 그냥 시간때우기는 그냥 그냥 볼만은 한데 추천하긴 힘든영화입니다.




TistoryM에서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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