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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유권자와 선거제도에 대한 비판서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by 썬도그 201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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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민주주의 국가지만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민의를 바탕으로 돌아가야 하는 나라가 민의는 외면한 채 기득권층 또는 권력자의 이익만 챙겨주는 모습이 너무 많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더 웃기는 것은 평소에는 거들떠도 안 보는 민의나 국민의 의견이나 서민의 이야기를 선거철만 되면 바닥과 일체가 될 정도로 납작 엎드려서 표를 달라고 합니다.

실제로 새누리당은 이번 6.4 지방 선거 전에 표를 구걸 했습니다. 살다 살다 표 달라고 구걸하는 정당은 처음 봅니다. 
어차피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표 구걸 안해도 알아서 표 줍니다. 어떤 실책과 실언을 해도 빨갱이! 외치면 옴마야~~~무서워 하면서 새누리당에 지남철보다 더 강력하게 찰삭 달라 붙어서 표를 줍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외형을 가진 독재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준 독재국가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민의라는 기름으로 달려야 할 민주주의가 민의는 외면한채 간신들과 자기 편의 아첨만 듣고 국가를 운영하면 그게 바로 독재지 뭡니까? 아버지가 하던 방식대로 내 말이 무조건 옳다 라고 생각하는 국가 지도자는 대통령이라기 보다는 독재자일 뿐입니다. 

참으로 답답합니다. 답답한 이유는 그런 사람을 선거를 통해서 우리가 뽑아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답답합니다. 국민 절반이 내 생각과 다른 사람들이라는 자체가 스트레스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맥이 다 빠집니다. 정부에 쓴소리 해봐야 뭐하나? 지들 하고 싶은대로 하는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인들이 대통령이 국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는 선거철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전 1년에 선거가 한 4번 정도 있으면 합니다. 그래야 평소에도 국민의 의견을 듣고 존중하죠. 그러나 그러려면 선거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선진국 같은 경우는 여론조사를 아주 자주합니다. 주요 이슈에 대해서 여론 조사를 통해 민의를 귀담아듣죠. 그러나 한국은 다릅니다. 한국은 여론조사 하지만 여론조사 신뢰성이 무척 떨어집니다. 집전화로 전화해서 여론 조사하면 낮에 놀고 있는 노인분들만 전화를 받은데 노인들의 여론이 마치 국민 전체의 여론이라고 호도합니다

여기에 국정방송국이 된 KBS와 MBC 그리고 SBS라는 공중파는 연일 친정부 발언만 하고 정부 정책을 그대로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만 합니다. 이런 나라에서 누구의 말을 믿고 살아야 할까요? 눈감고 귀닫고 살아야 할까요?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저자는 워싱턴 D.C 근처에 있는 솔즈베리 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남태현입니다. 이 정치학 교수가 한국의 정치 형태와 유권자 그리고 선거제도의 불합리함을 지적한 책을 냈습니다. 

이 책은 정치 비판서이면서 동시에 선거제도 비판 그리고 유권자들도 비판하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정치 서적은 외국 번역서가 많은데 이 책은 한국분이 쓰셔서 그런지 참 친근한 어투로 자신의 주장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책 전체가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에 가깝게 쓰여진 것도 있습니다. 마치 옆에서 내 말이 틀리니? 라고 부축히면서 말하는 것과 같아서 차 한잔 하면서 듣는 정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책은 처음 부분에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말부터 꺼냅니다. 딱딱한 정치 이야기 보다는 일상에서 숱하게 일어나는 선택들이 다 정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치는 정치인만이 하는 것이 아닌 자원의 분배와 선택을 하는 일상의 우리도 정치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조용히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정치는 우리보다 고단수라서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변하는 능숙능란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 예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정치나 탈레반이 수 많은 서방국가의 반대에도 거대한 석불을 파괴한 모습과 한국의 박정희 때의 정치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선거로 상징되는 민주주의의 함정

 민주주의의 근간은 선거입니다. 김정은과 박근혜가 비슷한 독재자라고 해도 김정은은 선거 없이(있어도 거수기 역할만) 지도자가 됩니다. 반면 박근혜는 선거로 당선이 되었죠. 이게 민주주의와 독재국가의 차이라고 하지만 따지고 들면 이 선거라는 제도도 맹점이 많습니다. 

책에서는 이 맹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 맹점이란 글 초입에도 다루웠듯 선거 후 당선이 되면 다음 선거까지 견제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야당이요? 야당이 요즘 힘을 낼 수 있나요? 특히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이명박 정부는 여대야소의 힘을 적극 활용해서 주요 법안을 날치기로 통과 시켰고 일사천리로 통과한 법은 강바닥에 22조라는 돈을 퍼부워서 경상도 분들에게 녹조 라떼를 먹이고 있잖아요.

제대로 된 견제 장치가 있었다면 그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견제장치인 야당을 무시하고 그렇다고 국민 민의까지 무시하면 그게 바로 독재입니다. 그 결과로 우리는 22조라는 어마무시한 돈을 강바닥에 버렸습니다. 유일한 견제 장치는 선거인데 보세요. 이것도 제대로 작동 되지 않습니다. 다시 박근혜를 찍었죠. 이 책은 이 선거 사이의 텀이 너무 길다는 것 그래서 그 긴 시간 동안 국민들의 민의를 쉽게 무시하는 행동을 대통령과 의원들이 하는 것을 지적하고 이게 선거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맹점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민주주의의 맹점이 아닌 한국식 민주주의의 맹점이죠.  저자는 선거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담고 있습니다. 한국 대선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민의는 야당편이지만 후보를 1명으로 압축하지 못해서 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승리를 한 경우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난 87년 대선 때 노태우 전 대통령은 김영삼과 김대중이라는 야당 대표들이 후보 통합을 하지 못한 결과 야당을 지지하는 표가 갈려서 어부지리로 당선 된 모습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민의는 야당이지만 결과는 여당 후보가 당선 된 것이 한국 대선 제도의 문제점이라면서 프랑스처럼 1차 선거로 1.2등인 후보가 다시 결선에 오르게 하는 제도를 권하고 있습니다. 
그럼 야당 1명 여당 1명이라는 공정한 룰이 형성이 되고 민의를 잘 반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국회의원 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례 대표제가 지역 국회의원 선거보다 더 민의를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한국와 해외의 여러 선거 사례를 들면서 어떤 것이 가장 민의를 잘 반영하는 선거인지를 구어체로 잘 적고 있습니다. 딱딱한 어투가 아니라서 선거나 정치에 관한 책이지만 아주 쉽게 읽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개인 보다는 조직이  정치력이 높다



이 책은 제가 이미 경험한 지난 한국의 선거 이야기와 정치 이야기가 나와서 좀 지루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1950~90년대 까지의 정치와 선거 이야기를 잘 모르는 2,30대 분들에게는 흥미로울 것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개인들의 선거 보다는 선거는 조직력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네요. 특히 기독교라는 종교의 조직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보수 기독교 목사들이 연일 빨갱이 타령이라고 하고 박원순 시장 찍은 서울 시민들은 빨갱이라고 하는 목사가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기독교 목사들의 보수화가 그냥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그 보수 극우 목사들의 발언이 실제로 교인들을 움직이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거는 개인의 투표 보다는 이런 대규모의 군집력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참 공감이 가는 것이 선거는 조직력으로 하는 거이지 개개인에 투표하세요라는 독려로 해결 되는 것이 아니더군요. 전 세월호 사고후에 사람드링 선거 많이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보세요. 지난 지방선거 보다는 높았지만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평상시에 정치 외면 하는 국민이 대다수인데 그런 분들이 선거 하겠어요. 한다고 칩시다. 선거만 하고 또 방관하니 여당이나 야당이나 개판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죠

평상시에 정치에 관심 있고 정당원이 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하는데 이게 잘 안 됩니다. 이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오바마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직력입니다. 정치에 정짜도 모르는 시민들이 자원봉사자가 되어서 길거리에서 오바마를 홍보하고 어떤 사람이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는지를 대번에 알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 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죠. 

선거는 조직력으로 해야 하고 이런면에서 새누리당 조직력이 좋습니다. 아니 기독교라는 거대한 조직이 후원을 하고(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도 대형교회만 유독 심하니 한탄스럽네요) 조중동이라는 언론과 삼성이라는 거대한 회사가 정치 세력을 키웁니다.
저자는 특히 삼성에 대한 이야기를 꽤 많이 합니다.  삼성의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은 검사 장학생 그리고 국회의원과 언론을 쥐락펴락 하는 모습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왜 삼성이 국세청 출신, 법관 출신을 임원으로 스카우트를 하는지 왜 삼성출신들이 장관을 하고 주요 요직에 앉는 것에 대한 비판도 가득 합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은 이건희가 키운 정치세력이 좌지우지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는 노무현 정권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무현 정권은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그대로 채택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삼성을 아주 잘 키워놓습니다. 그러니 FTA 같은 것을 성사 시키죠. 노무현 정권도 실책이 꽤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실책은 삼성이라는 회사를 너무 끌어 들였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불가사리가 되어서 정부보다 더 큰 조직이 되어버렸네요



왜 우리는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가?

저자는 한국인들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정치 참여하면 얻을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환경 운동을 하자고 손을 내미는 시민 단체가 있다고 칩시다. 그러나 그 환경 운도을 함께 한다고 해서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 누가 참여를 할까요? 또한 환경운동을 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환경 운동에 자원 봉사를 해서 대기가 깨끗해지고 물이 깨끗해지면 그건 환경 운동을 참여하지 않은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기에 굳이 참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자는 이런 모습을 지적하며 자원 봉사를 한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시민단체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선거제도의 맹점, 정치 참여를 꺼리는 국민들, 이런 악조건에서 정부라는 거대한 권력에 태클을 걸 수 있는 것은 정당이 아닌 시민단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책에는 없지만 이 시민단체도 큰 힘이 되긴 하지만 박근혜나 이명박 정부때 보면 어버이연합 같은 보수 단체에 정부 보조금을 후하게 보조하고 정부 비판 시민단체는 돈을 안 주거나 줄여서 주는 모습을 보면 한국 민주주의는 갈길이 너무 멀어 보입니다. 어쩔 때는 그냥 조선처럼 왕권국가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차라리 그때는 신하들이 읍소하고 항의도 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눈에 찍히면 죽는 정치를 하니 답답하기만 하네요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정치 서적이자 입문서입니다. 그래서 고등학생도 읽을 만한 책입니다. 딱딱한 이론을 내세우면서 분석적인 내용을 가득 담은 책은 아닙니다. 또한, 저자가 진보주의자라서 그런지 진보적 색채의 글이 대부분입니다. 분명 정치적인 모습인데 제 정치색과 맞으니 오히려 읽기 더 부드럽네요

그 나라의 국민 수준이 그 나라의 정치 수준이라고 했는데 우리 국민들의 수준은 어디쯤 있을까요? 



왜 정치는 우리를 배신하는가

저자
남태현 지음
출판사
창비 | 2014-02-05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안녕하지 못한 당신을 위해 세상을 움직이는 ‘숨은 정치’와 세상...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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