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영화는 영화관 안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것과 함께 영화관 밖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모두 살펴야 합니다. 특히 민감한 사안을 다루거나 시사성있는 사회 비판적인 영화는 더더욱 영화 자체로만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영화를 보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행동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반공 영화를 보러가는 행위는 내가 반공주의자임을 드러내는 것이고 쿼어 영화를 보는 것은 내가 성 소수자를 지지한다는 행동이기도 합니다. 예술 영화를 자주 많이 보는 사람은 예술 영화를 지지하고 좋아한다는 행위이죠. 영화 '변호인'은 그 영화 자체로만 이루어진 영화가 아니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행위 자체가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행동이기도 했으니까요. 

이렇게 내가 어떤 영화를 선택하는 행위는 내 성향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뭐 영화 뿐이겠습니까?
내가 자주 먹고 즐겨 먹는 음식이나 책, 드라마, 취미를 넘어 내가 자주 만나는 친구나 사람이 나의 성향을 드러내는 행동이죠. 

그럼 방송사가 어떤 기사를 내고 안 내고도 그 방송사의 성향이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영화 변호인은 1천 1백만이 든 영화입니다. 


방송 3사의 영화 소개프로그램이 단 한 번도 소개 하지 않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

 방송 3사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은 막강한 힘을 가진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영화 홍보에 가장 큰 권력을 가진 프로그램입니다. 토요일 오전 10시 10분에 방영되는 KBS 영화 소개 프로그램 '영화가 좋다'는 영화 변호인을 단 한번도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영화를 영화 소개 프로그램이 소개할 수 없는 것 잘 압니다. 그래도 장안의 화제인 영화이자 1천만 명이 넘게 본 영화를 단 한 차례도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MBC와 SBS는 자사의 영화 소개프로그램에서 1번 이상 소개를 했습니다. 이걸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위에서 지시를 내려서 영화 소개 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했다고 생각해도 큰 무리가 없을까요?
그런데 오늘 개봉한 영화 '또 하나의 가족'은 아예 방송 3사의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단 한 차례도 예고편을 틀어주지도 소개 하지도 않았습니다. 






다 뒤져 봤지만 단, 한 번도 소개를 하지 않았네요. 네 그럴 수 있습니다. 
제작비도 크지 않은 작은 영화라서 소개 안 해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 그렇게 생각되어지지가 않네요. 왜냐하면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전자를 비판하는 영화이고 최고의 광고주인 삼성을 비판하는 영화를 공중파 방송사에서 소개하는 것은 거대한 광고주인 삼성님의 노여움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알아서 혹은 위에서 지시를 한 것은 아닐까요?

제 피해망상일 수도 있습니다. 네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3개 방송사가 똑같이 합을 맞춘듯 소개를 안 해 줍니까? 예술 영화도 아닌 상업 영화이고 오늘 제가 목격해보니 예술 영화의 문법을 따른 영화가 아닌 그냥 드라마입니다. 상업용 드라마 영화요. 그런데도 모두 소개를 안 해주는 모습. 좀 화가 나네요



또 하나의 약속을 예술 영화로 분류한 롯데 시네마. 또 하나의 삼성 가족?



롯데 시네마는 '또 하나의 약속'을 서울에서 딱 1곳에서만 개봉하고 있습니다. 종로 피카디리 극장에서만 상영을 하고 있습니다. 롯데 시네마의 해명에 따르면 영화 프로그래머가 이 영화를 예술 영화로 평가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제가 직접 봤습니다. 예술 영화적인 문법을 따르고 있는지 적은 제작비로 제작한 영화라서 그런지 직접 봤습니다. 뭐 사람마다 판단은 다르겠지만 이 영화 예술영화적인 문법을 따르고 있지 않습니다. 예술 영화들은 보통, 많은 은유과 여백을 두는데 '또 하나의 약속'은 그런 문법의 영화가 아닌 그냥 드라마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이고 일반 상영관에서 걸어도 괜찮은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모르는 배우들만 나옵니까?
박철민, 윤유선, 김규리, 이경영, 정진영 등의 배우들이 나옵니다. 뭐 배우가 누가 나오고 어떤 문법이고 아니고가 예술 영화 전용관에 넣고 안 넣고의 절대 판단 기준은 아니지만 흥행성 다분하고 특히 변호인 본 분들이라면 더 흥미를 끌만한 영화입니다. 

저는요! 이 '또 하나의 약속'을 보고 변호인의 3배의 감동을 받았고 부러진 화살의 5배의 통쾌함도 느꼈으며 26년의 피 끓는 울화를 10배나 더 느꼈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프고 불편하고 그래서요. 영화 보고 난 후 종로 거리를 2시간 그냥 걸었고 그래서 겨우 마음이 진정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오버질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야기 자체가 충격적인데 그걸 차분하고 정제된 연출로 담았습니다만 그 이야기의 무게가 너무 커서 흘러 넘쳤습니다. 

두번 보라면 보지 못할 정도로 큰 울분에 내가 이런 나라에서 살고 있고 이런 회사가 한국을 대표하고 한국 경제를 쥐락 펴락하는 그 사실에 그냥 다 서글펐습니다. 

영화에도 나오죠.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딸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서 언론사에 전화하고 여기저기 도와 달라고 전화를 합니다. 그때 언론들이 삼성이요? 안 됩니다. 라고 전화를 끊었어요. 변호사들은 어떻고요. 자기 밥줄 끊긴다면서 다 손사래를 쳤어요. 최대 광고주인 삼성에 함부로 대들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롯데시네마는 삼성과 한 가족입니까?
아니면 그 롯데시네마 영화 프로그래머가 삼성과 한 가족입니까? 당신의 선택인지 아니면 위에서의 지시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걸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까? 또 하나의 약속은 예술 영화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영화에서도 먹고 살기 위해서 동료를 배신하고 팔아 먹는 사람이 나옵니다. 솔직히, 그 사람 손가락질 못해요. 우리도 그렇게 살고 있거든요. 삐약 삐약 우는 애 때문에 양심을 버리고 불의인 줄 알면서도 부정한 행동을 하고 지 새끼를 위해서 검은 돈을 만지고 거래하고 그러는 사람이 세상 태반인 거 압니다. 그래서. 함부로 손가락질을 못하는 그 현실이 더 서글펐습니다. 

어제 롯데 시네마는 전국 개봉관을 7에서 19개로 늘렸다고 합니다. 그나마 고무적이고 다행이네요. 부탁을 하자면 '프랑켄슈타인' 흥행 성적 안 좋을 것 같고 예매율도 좋지 않은데 프랑켄슈타인 파리 날리면 그 자리에 '또 하나의 약속 몇개 관만 더 넣어주세요. 돈 그렇게 좋아하시니 제가 부탁을 안 해도 알아서 하겠죠. 

전 영화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영화를 상영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추태들이 더 화가 나네요. 


영화가 더 언론 같은 기이한 세상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았어야 합니다. 언론이 했어야죠. 언론이 제대로 삼성 비판 기사를 쓰고 삼성의 도의적인 책임을 넘어서 사회적인 책임을 물었어야죠. 광고주라고 굽신 거리니 이런 영화가 나오는 것 아닙니까!

영화 속에서 삼성 직원이 말하듯 삼성 망하라고 하는 영화가 아닙니다. 삼성은 망하는 것은 저도 좋아 하지 않습니다
삼성은 망하면 안 되겠지만 지금의 삼성으로는 안 됩니다. 지금의 삼성은 수전노 같은 모습입니다. 놀부 같은 회사라고요. 
최소한 염치도 없는 회사입니다.  돈에 중독된 인간들이 가득한 회사입니다. 

그 수전노 같은 모습을 바꾸라는 것입니다. 영화에서 가장 열 받았던 것은 기계적으로 인사하고 보상비를 툭툭 올려주는 모습에서 화가 납니다. 세상에 돈으로 안 되는 것이 없다고 믿는 인간들이죠.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은 그걸 비판 했습니다. 결코 삼성전자라는 거대한 기업 전체를 비판한 것이 아닙니다. 누구 보다도 딸이 큰 회사 입사한 것을 좋아했던 아버지가 어떻게 거대한 회사와 싸워가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도 삼성이라는 이름에 굴복하는 수 많은 이름들이 세상에 넘쳐 납니다. 이런 현실이 너무 서글프네요. 전 영화 보고 나오면서 가장 걱정이 된 것은 저 배우들이었습니다. 저 배우들 CJ나 롯데시네마에서 제작하는 영화에 캐스팅 되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이게 뭡니까? 자기 검열의 일상화인가요?  시쳇말로 시범 케이스죠. 한 두놈만 패면 나머지는 알아서 기는 그런 세상, 그게 바로 군대인데요. 대한민국 전체가 군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관은 삼성입니다. 삼성 공화국에 반기를 드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니 전 영화도 영화지만 영화 외적인 이런 풍경이 더 영화 같아서 서글프네요. 그래도 영화가 끝나고 올라가는 수 많은 개미 후원자의 이름에서 힘을 얻게 됩니다. 그 이름에 제가 없었던 것이 부끄러웠던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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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kdh0771 BlogIcon 김대희 2014.02.06 2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그지 같은 세월입니다....
    이게 나라인지 양아치집단인지
    상식은 어디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고....어찌 저리 철면피 한지
    그러고도 더 큰소리 치는 나라.....
    거기에다 또 다른 경제권력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군요
    영화 보고 싶은데.......보고 싶지 않군요

    • Favicon of http://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14.02.06 21: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영화 내용이 너무 구구절절하고 상상으로 써도 현실 보다는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마음이 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런 세상도 받아들여야 하기에 꾹 참고 봤습니다.

  2. Favicon of http://luckydos.tistory.com BlogIcon luckydos 2014.02.07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 보고 싶은데... 지방에는 볼때가 없네요..아쉽습니다.

  3. 김효정 2014.02.07 23: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감합니다.

  4. 공재남 2014.02.09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제 봤어요
    글 공감합니다

  5. 소율맘 2014.02.09 15: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엔딩컷 나오는데 관객 어느 누구도 불켜질 때까지 일어나지 않았었네요.
    지나치게 감정에 의존하지않도록 , 생각 많이 할 수있게해 준 영화였어요.
    박수라도 치고 싶었지만 영화의 내용이
    펙트이기에...이 영화보고 저는 변해보려구요

  6. 레이놀드 2014.02.09 1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봤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변호인보다 더 감동스러운 면도 있죠. (변호인이야 법의 세세한 부분에 대해 다 아니까 권력의 유무만이 승패의 판가름이 되지만, 이건 그야 말로 아무 것도 모르는 소시민이 일어나서 싸우는 것이니...)

    맞아요. 이런 영화가 나오는 현실 자체가 비정상적인 겁니다. 비주류 언론 중에 하나인 오마이뉴스가 그나마 약간이나마 다루었을까...


    일하다가 아프게 되었는데, 뒤에서 돈 노리는 것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회나, Samsung 편드는 사회나... 그것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알아도 모른체 하거나 하는 상황...



    저도 반은 비정규직 노동자인 신세고 하지만, 이런 데에서 눈을 돌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제 다들 떨어져나가면 남는 건 노예생활일 뿐일 듯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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