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제 블로그에 웃픈 댓글이 달렸습니다. 제 스마트폰 리뷰를 보다가 제가 키우는 금붕어 사진이 있었는데 그걸 보고 기겁을 하고 스마트폰을 던졌다고 하네요. 물고기 공포증이 있다고 하시는데요. 얼마나 심한지 물고기 사진도 못 보시나 봅니다. 새 공포증 후배는 봤습니다. 출사를 갔는데 탑골 공원의 새가 무섭다면서 자꾸 주저하더군요.
남의 아픔을 보고 웃으면 안 되겠죠. 내가 겪어보지 못하면 그 공포감 모르잖아요. 저도 무서워하고 공포스러워 하는 것 참 많았는데요. 공포를 떨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뎌지는 것입니다. 무서운 대상을 똑바로 쳐다보고 그냥 직시하는 것이죠. 또한, 그 공포의 대상을 무서워만 하지 말고 왜? 라는 물음으로 오래보게 되면 그냥 이것도 하나의 이미지일뿐이다라고 간과해버립니다.
프랑스 파리 토박이 사진작가 Anne-Catherine Becker-Echivard 는 아주 재미있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생선 머리를 잘라서 의인화 시켜서 인간 세상을 풍자합니다. 이 사진들은 아주 재미있는데요. 보시면 붕어 모양 초콜렛을 만드는 공장에서 붕어 초콜렛이 부셔지자 놀라는 표정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원래 물고기의 표정이 놀라는 표정이죠. 눈꺼플이 없다보니 항상 누구를 주시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는 지인은 물고기 눈을 아주 싫어합니다. 그러고보니 물고기의 눈이 기분 나쁜 눈 같기도 하네요. 그런데 전 아주 순수해 보이는 눈 혹은 겁 많은 눈으로 보입니다. 금붕어 키우는 재미는 그들의 눈동자를 보는 재미가 전부라고 할 정도로 눈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나와 눈 마주치는 느낌, 그 느낌 아시는 분 많을거예요
Anne-Catherine Becker-Echivard 작가는 생선 대가리를 잘라서 인간 세상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대규모 생산과 대규모 소비를 하는 소비사회와 노동자 정치인과 다양한 인간 군상을 풍자하고 있기 때문에 마냥 유쾌한 것은 아닙니다.
생선 대가리 하면 닭대가리 버금가는 멍청하고 우둔한 존재로 생각하는데 가끔 인간이라는 동물도 참 멍청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작가는 이 생선 사진을 찍은 후에 다 먹는다고 하는데요. 생선 머리를 왜 굳이 먹을까요?
아무튼 참 재미있는 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