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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신선한 충격! 신진작가 양호상의 Stereogram

by 썬도그 2013.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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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에서 국내 사진작가의 명징하지 않은 사진에 실망의 소리를 많이 적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한국 사진작가를 폄하하고 외국 사진작가만 추종하는 사대주의자는 아닙니다. 제 취향이 요즘 사람답게 길고 오래 생각하는 사진보다 바로 느낌이 오는 사진을 좋아합니다. 그렇잖아요! 사진의 매력은 바로 그게 무엇이다라고 딱 말해주는 것이 매력인데 너무 난해한 사진들만 많은 것 같아서요. 

하지만, 애정은 여전히 한국 사진가들에게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요. 아주 좋은 신진작가를 발견 했어요. 그래서 이 작가를 기쁜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인사동을 잠시 지나가면서 시간이나서 갤럭리 룩스에 올라가 봤습니다. 최근에는 입구에 있는 대표 사진만보고 또 자기안으로의 탐구를 하는 사진작가인가 생각이 들면 그냥 지나쳤습니다. 한국 사진작가 분들은 너무 자기 내면에의 천착을 고수하는 분들이 많은 듯해요. 그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저 같은 사진을 취미로 하는 일반인들은 뭔지 모를 너무 내면적인 사진 혹은 사진이론에만 충실한 사진만 찍는 사진은 외면하게 됩니다.

사진 이론을 먼저 배우고 사진을 그 이론에 맞추려는 모습에 대한 비판이 있었고 그 비판에 동감을 합니다. 사진 이론은 나중에 배워도 되요. 자기가 주장하고 싶은 이야기가 선행과제 아닐까해요. 자기가 세상에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발설하고 그 이야기가 어떤 사진이론과 링크되면 그때 해석이 들어가고 다양한 말들이 생겨나는데 너무 사진 이론만 먼저 읽고 그 이론에 맞출려는 모습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갤러리 룩스는 매년 신진작가 발굴 작업을 하는데 올해고 하고 있습니다. DSLR로 촬영하려다가 바로 사진전을 소개하기 편한 아이패드로 사진을 촬영 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집에 와서 PC에서 작업하네요. 


갤러리 룩스의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맞으면서 이 사진을 봤습니다.
사진전 보러 왔는데 웬 그림이람? 무지 이건? 그냥 아무 느낌 없이 사진을 둘러 봤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 아니 이 사진을 뚫어지게 보니 뭔가가 보입니다.


사진의 부분을 촬영 했는데 그래도 안 보이시죠? 이 사진은 중간에 옷이 있습니다. 


이 사진으로도 안 보이시죠? 이 사진 중간에 옷이 있어요. 매직아이는 아니지만 매직 아이 같아요



이 사진 보면 좀 이해가지죠. 그림인줄 알지만 그 안에 옷이 이렇게 있습니다. 무슨 색명 검사 하는 사진 같습니다



아하! 감탄사가 나옵니다. 정말 깜찍한 아이디어입니다. 옷과 배경이 동일합니다. 마치 카멜레온의 의태술 같습니다



여기서 양호승 작가분의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학창시절 나를 표현하기 위해 옷을 입었다. 그럼에도 나와 친구들은 같은 잠바, 남방, 면바지, 힙합스타일, 모두 비슷한 패션이였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유명연예인 스타일, 명품 등 3~4명의 한 명 꼴로 비슷한 패션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인지 나는 편집적으로 사람들의 ‘패션’을 시선에 담는 버릇이 생겼다. 이런 나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패션’, ‘산업’, ‘사회’가 어떤 관계를 갖는지 바라보게 되었다. 산업발달 이 후 대량생산된 ‘패션’은 사용가치보다 미적가치에 비중을 두고, 유행을 통해 발전했다. 이를 통해 ‘패션’은 기본적 의미를 벗어나 사회적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패션을 통해 고급과 저급, 미와 추, 부와 가난등과 같은 용어들이 전달되는 사회적 용어가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언제부턴가 우리는 사회적 정체성과 개인의 정체성 구분이 모호해져 살아가고 있다. ‘Stereogram I’은 그 시작점인 산업발달 이후 모던사회까지의 프린팅, 패턴등 다양한 형태로 유행한 ‘패션’을 특징적 역사와 기억을 드러내기 위해 그 당시의 Object를 사진적으로 기록하고 미술적 기법인 Op-Art를 차용하여 표현 함으로써, 패션과 사회를 의심해보고 패션을 통해 사회적 평등화 경향과 개인적 차별화 경향의 타협을 고민해보고자 하였다.

이 작가님은 옷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습니다. 옷, 의식주라고 하죠. 이중에서 가장 나를 쉽게 드러나는 것이 의라는 옷입니다. 내가 허름한 변두리에 사는지 아니면 푸르지오나 레미안 같은 수억이 넘은 아파트에 살고 잘나가는 압구리에 사는지 변두리에 사는지 물어보지 않고서는 잘 몰라요. 그러나 옷은 그 사람의 신분, 나이, 소득 정도를 드러냅니다.

요즘은 빛내서도 고급 명품으로 치장하긴 합니다만 가장 쉽게 그 사람의 신분과 위치를 드러내는 것이 옷입니다. 등골 브레이커가 왜 생겼겠어요. 수십만원이나 하는 쓰잘덱 없는 고퀄리티 옷을 중고등학생들이 입고 다닙니다. 이 학생들이 왜 주제나 분수에도 맞지 않는 옷을 입겠어요. 자신의 가난을 숨기기 위한 의태술이라니까요. 

가난한 것이 죄가 아닌데 우리는 죄이자 쪽팔림으로 생각하잖아요. 아니 가난한 것이 구조적인 문제인 시대인데 무슨 가난이 죄라고요. 게을러서 가난하고 의지 부족으로 가난한 인간들은 손가락질 해도 됩니다만 지금이 그런시대인가요? 아무튼 이런 것을 모르는 아이들은 옷만으로 저 친구가 부자인지 가난한 아이인지 앞에서는 말은 안하지만 다 안에서 느낀다니까요

이런 것도 있죠 이 작가분도 지적했지만 모두 비슷한 옷을 입고 다녀요. 등골 브레이커는 아니지만 모두 노스페이스만 입어요. 여자분들은 루이비통 샤넬 가방만 들고다니고요. 이건 무슨 동기화인가요? 

보통 명품을 들고 다니는 대학생이 튀어야하는데 오히려 명품을 안 들고 다니는 학생이 튀는 세상입니다. 
명품으로 동기화? 이건 정말 몰개성인데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명품으로 의태를 하면 누가 손가락질 하지 않는다고요. 명품이 의태라니까요.  이 사진들을 보면서 전 루이비통으로 자신을 숨기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전 이런 사진이 좋아요. 그냥 평범한 사진 같지만 이 사진 속에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참 좋습니다
옷으로 자신의 현재 상태를 숨기고 유행이라고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모습. 어느 연예인이 뭘 하고 나오면 바로 따라해야 하는 강박들. 그런 연예인 패션 아이템을 자신이 가진다고 그 연예인이 되는 것은 아닌데 너무들 자신을 버리고 쉽게 남이 되려고 합니다








추천하는 전시회입니다. 갤러리 룩스는 이 양호상 작가말고 이은종 원범식 작가의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은종 작가 사진은 이미 지나갔고 원범식 작가의 사진이 양호상 작가 다음에 이어집니다.

양호상 작가는 아마도 여자 분 같아요 남자 작가라고 합니다
사진작가 양력 잘 소개하지 않지만 소개하자면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졸업했고 한국종합예술대학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전문사 석사과정에 있는 젊은 작가입니다. 주로 대구지역에서 활동을 하는데요. 정말 멋진 사진전 감사하게 잘 봤습니다


재미있어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저 말고도 다른 관람객들도 숨은 그림 찾기라면서 즐거워 했습니다. 흥미를 끌어야 기억에 오래남고 널리 퍼집니다. 제가 이 사진전에 흥미도 재미도 느끼지 못했다면 소개 안 했습니다. 그러나 재미도 흥미도 좋고 메시지도 너무 공감갑니다. 

우리는 오늘도 카멜레온처럼 의태를 하고 삽니다. 당신이 입고 있는 그 옷이 내가 소속되고 싶은 그 계급입니다. 옷이 계급입니다. 특히 한국에서는요. 그러나 모두 옷으로만 몰리다보니 옷만보고 계급을 나누기 힘들어졌습니다. 저도 느끼지만 옷이 가장 빠른 신분상승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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