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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대안연 사진학교의 사진전 '바람의 눈으로 보다'

by 썬도그 2013.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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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계라고 다를까요? 예술계도 한국 사회의 축소판입니다. 학연. 지연이 가득한 것은 예술계도 마찬가지예요. 같은 학과 출신 혹은 동문이면 서로 끌어주고 당겨주는 모습은 예술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갤러리와 작가와의 끈끈한 관계 또한 추악한 모습으로 담길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해마다 전국의 미대 혹은 사진학과에서 쏟아져 나오는 대학생들이 몇인데요. 이들을 갤러리가 다 수용할 수도 후원할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작으니 줄서기가 시작되고 거기서 누굴 먼저 잡아 당기냐에서 정치가 생성되죠.  중요한 것은 갤러리의 학예사나 관장분들이 양심과 주관과 소신 있게 신진 작가를 발굴하면 되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일부겠지만 분명 정치적인 행동을 하는 혹은 학연 지연에 얽매여서 전시를 하고 소개를 하는 갤러리가 있습니다. 

안 그럴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런 갤러리들이 분명 있습니다. 다만, 같은 생태계에 사는 사람들이다보니 뒤에서는 수근거려도 앞에서는 악수하고 잘 봐달라고 할 뿐이죠. 물론 이런 모습은 한국만의 모습은 아니고 기존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학연, 지연, 정치가 가미 된 갤러리와 작가들의 관계에 반기를 들거나 대안으로 생겨난 것이 대안공간입니다. 
1999년 부터 생겨난 이 대안공간은 전국에 꽤 많아지고 있습니다. 갤러리에서 밀려난 사진작가 혹은 미술가들의 작품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대안공간. 그런데요. 이런 대안공간 말고도 대안 단체들도 있습니다.



대안연 사진학교 바람의 눈의 사진전 '바람의 눈으로 보다'

대안연 사진학교 바람의 눈은 사진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아마츄어 분들을 모시고 사진강의 출사를 하는 사진집단입니다. 
어떻게 보면 사진 동아리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 좀 더 그 묶음이 탄탄하다고 할까요?

이 대안연 사진학교 바람의 눈 졸업생들의 첫 정기사진전이 7월 24일 부터 8월 1일 까지 충무아트홀에서 열렸습니다. 


충무아트홀 갤러리는 한 3년 전에 한 번 와봤습니다. 당시에는 바람의 사진작가라고 불리는 고 '김영갑' 사진작가의 사진전을 했었습니다. 김영갑 사진작가는 한국의 고흐 같은 분인데 그 어떤 사진전 보다 제 머리속에 아직도 그 찬란한 빛과 바람이 기억에 남은 것을 보면 정말 멋지고 훌륭한 사진자가입니다. 

제주도의 보석 같은 두모악 갤러리의 보석을 심어 놓으신 분이죠. 그 사진전의 느낌 때문인지 이번 사진전도 입구부터 기분이 좋네요. 

충무아트갤러리는 충무아트홀 1층에 자리잡고 있는데 지하철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나 신당역 혹은 6호선 신당역 바로 앞에 있습니다. 

바람의 눈이라는 대한 사진학교의 수강생들이 졸업 작품전 같네요. 이 바람의 눈은 5명의 사진가가 뭉쳐서 만든 대안 사진학교입니다. 이 바람의 눈 사진학교 아카데미를 통해서 총 17명의 사진가들의 사진이 이번 전시회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작년 겨울에 '2012 바람의 눈 겨울전'이 열렸었고 그 6개월 후에 다시 정기전을 하는 모습은 대단한 열정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분들이 사진만 찍는 프로들도 아니고 각자의 삶이 있고 직장이 있는 분들이 짬을 내서 촬영한 사진들인데요. 그럼에도 사진들의 수준이 꽤 좋았습니다. 


전 이 사진이 너무 좋더라고요. 필터를 사용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러시안블루 같은 저 짙은 블루가 대지를 점령한 가운데 하얀 도색의 긴 직선과 곡선이 함께한 길이 저를 사진으로 끌어 당기는 듯 합니다. 



이런 사진도 꽤 좋네요. 일상성이 좋은 사진인데 우리의 현실 일 부분을 뚝 뜯어낸듯한 사진입니다. 프렉탈이라고 하죠. 일상의 부분이 일상 전체와 닮은 모습. 부분이 전체와 닮은 모습이 느껴지는 사진입니다. 


이 작은 사진방에는 많은 사진과 글들이 보이는데요. 



자세히 보니 먹사들이네요. 먹는 사진들. 아마도 출사 후 빼놓을 수 없는 뒷풀이 풍경입니다.
세상에는 참 많은 사진 동아리들이 있죠. 그 사진 동아리의 재미 절반은 아마도 이 먹는 자리에서 나올 듯 합니다. 



디지털 닷징을 한 듯한 사진이네요. 

이 바람의 눈에는 5명의 멘토가 있습니다. 문화일보 사진 부국장인 김연수, 한겨레 사진 부국장 탁기영과 전직 사진기자였던 서영걸 조용철 선생님들이 멘토가 되어 사진 열정가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서영걸 선생님의 남극 사진입니다. 

 

가장 맘에 들었던 사진은 이 그늘에 놓인 의자사진과 


색이 충만한 이 사진입니다. 둘 다 현란한 색의 진폭이 좋았던 사진입니다. 아래 컬러 사진은 한 집에서 담은 듯한 혹은 ㅎ나 동네에서 찾은 다양한 색을 부분화 하고 혹은 한 사진에 담아 놓았는데 색이 아주 현란했습니다. 하지만 피사체 자체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노후 주택입니다. 보기에는 너무 아름답지만 현실은 미학과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재미있게도요. 노후 주택들이 더 풍부한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번듯하고 화려한 주말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주택들 보세요. 색이 많지 않아요. 그런데 노후 주택이 많은 동네에 가면 다양한 색이 많습니다. 하다 못해 빨래 집게도 색색별로 있습니다. 

제 생각이지만 자기의 삶을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없고 선태권이 많지 않기에 색이라도 다양하게 갖추어서 색의 선택이라도 자유롭게 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전시작가분들의 페이스북 아이디를 소개한 모습이 보이네요. 
제 이웃 분들도 몇분 계십니다. 


바람의 눈, 벌써 2번의 정기전을 했습니다. 1기, 2기, 3기가 쌓이고 아마에서 프로가 된 사진가들이 많아지다 보면 새로운 사진집단이 한국 사진계에 신선한 바람이 되어 주고 되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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