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인기가 있어 진 이유는 카메라 때문입니다. 카메라가 보급되고 싸지면서 사진 홍수시대를 열었죠. 정확하게 말하자면 카메라가 싸진 것이 아닌 디지털 카메라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진을 찍는데 들어가는 돈이 거의 무료에 가까워지면서 국민 취미가 되고 있습니다.
카메라 하나 사면 사진 찍는데 들어가는 돈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상업사진은 좀 다르죠. 사진 한 장 찍기 위해서 모델을 부르고 스튜디오를 빌리고 연출을 하고 사진작가 고용비용등 많은 돈이 들어가긴 합니다. 그런데 상업사진도 아닌 순수 사진에서 무려 제작비가 5~6억원이 들어간 대작이 있습니다.
제작비 6억원이 들어간 사진작가 김인숙의 사진 Saturday Night Hotel Facade
이 사진은 2007년에 독일에서 제작된 사진으로 사진 크기가 가로 4,6미터 세로 3미터의 대형 그림입니다.
이게 실제 라디손 블루 미디어 하버 호텔인데요. 어차피 오려 붙여 넣을건데 그냥 밤에 찍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작품 퀄리티를 위해서 하루를 비워서 모든 방의 불을 끄고 김인숙 작가가 촬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어떤 방은 켜져 있고 꺼져 있고 하면 포토샵 처리할 때 문제가 있겠죠
총 66개의 룸은 여러가지 사건사고를 담고 있는데요. 3D 시뮬레이션까지 동원하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각 방에서 그려지는 이미지들은 잔혹과 당혹스러운 이미지이지만 우리 인간의 내면 혹은 커텐을 쳐 놓고 저지르는 일들 혹은 숨기고 싶은 우리의 실제 이미지들입니다. 각 방의 이미지들은 작가가 작위적으로 연출한 것은 아니고 유럽의 호텔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를 비전문 배우들과 작가의 친구들의 도움으로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제작비가 6억 원 가까이 들었던 이유는 작품의 규모도 규모지만 66개의 사진을 하나의 사진으로 옮기는 기술적 까다로움과 스튜디오 촬영비용과 소품등이 엄청난 돈을 투입하게 되었습니다.
방 하나 하나를 뜯어내서 전시를 해도 될 정도인데 하나의 사진으로 담는 것 자체도 큰 열정이 필요하겠죠.
이 Saturday Night Hotel Facade 작품은 영화 이창과 참으로 비슷합니다. 건너편 맨션을 카메라로 들여다 보는 사진작가의 모습과 현재 한국의 관음시대와 비슷해 보입니다. 앞 뒤로 돌아보면 온통 아파트고 여름에는 건너편 아파트에서 속옷 차림의 아저씨와 아줌마 혹은 젊은 남녀의 모습을 보면서 당혹스럽기도 하면서 호기심으로 들여다보게 되는 인간심리
이런 관음을 담기도 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커텐을 치고 하는 수 많은 사적인 행동(그러나 남들 앞에서 하기 힘든)을 담은 사진이기도 합니다. Saturday Night Hotel Facade는 2009년 7월 런던에서 열린 크리스티의 '색다른 한국 사진'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가격인 6,700만원에 낙찰되었습니다. 가장 비싸지만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라서 제작비를 뽑지는 못했지만 사진이 좋은 점은 또 프린팅해서 팔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제작비를 뽑아 낼 수는 없어도 언젠가는 제작비를 다 회수하겠죠.
뭐 작가의 사비로 찍은 것 보다는 여러 곳에서 투자를 받았을 것입니다. 김인숙 사진작가는 이제는 인지도도 높고 많이 유명해져서 언젠가는 더 큰 대규모 사진 작품을 촬영했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