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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충무로 거리를 갤러리로 삼은 충무로 사진축제

by 썬도그 2012.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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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5일 부터 11월 4일까지 충무로 일대에서 '충무로사진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몇주 전에 가봤는데 이제서야 글을 쓰네요. 찍어놓고 그걸 정리하고 글을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글을 바로바로 쓰지 못하네요. 컴퓨터를 갈던지 해야지 사진 편집하는데도 몇시간 걸리네요. 

충무로사진축제는 극동빌딩이 메인 전시회장이고 나머지 사진들은 여러 곳에서 전시를 합니다. 극동빌딩을 향해서 걷고 있는데 한 호프집 입구에 사진이 붙어 있었습니다. 본능적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안에서 전시를 하나?? 기웃거였지만 영업시간 이전이라서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늘을 보니 하늘에 걸개그림 아니 걸개 사진이 걸려 있었습니다. 큰 현수막인데요. 사진이 박혀 있네요.


아!  이런식으로 전시회를 하는구나와 동시에 그냥 충무로 사진축제 안내 현수막인가 갸우뚱 했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이게 하나의 전시회네요.

거리 전체를 갤러리로 만든다? 그래서 사진축제인가? 조금 아니 많이 낯선 전시방식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흥미로웠습니다. 
이 거리는 제가 처음 걷는 곳이기도 합니다. 충무로는 대한극장, 명보극장, 스카라극장이 있어서 제가 20년 전 부터 숱하게 다녔지만 워낙 골목이 많은 곳이라서 안 가본 골목도 꽤 많네요

이 충무로는 영화의 메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많은 인쇄공장과 카메라 전문점과 프린팅 업체가 가득합니다. 요즘은 남대문이 카메라 상가가 빼곡하지만 충무로도 꽤 많이 있습니다. 지금은 어디서 하는지 모르겠지만 예전 60,70년대는 이 충무로에서 영화 제작을 많이 했죠. 


사진작가 Jill Greenberg의 사진이 하늘에 걸려 있습니다. 

어리러운 상가들의 색들과 묘하게 어우러져 보입니다. 


충무로에는 생각보다 카메라 상가들이 꽤 많았는데요. 아는 상가가 없어서 선뜻 여기서 구매하기가 힘듭니다.
몇번 카메라 상가에서 악세사리를 사봤는데 살때 마다 가격이 비싸더군요. 스마트폰으로 톡톡 터치를 하면 최저가가 나오는데 그 가격에 택배비 까지 포함해도 상당히 비쌌습니다.  이걸 일반화 하기는 힘들고 온라인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는 곳도 있지만 몇번의 경험이 전부인양 쉽게 생각하는게 인간인지라 인이 박혀서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카메라나 카메라 악세사리를 사지 못 합니다. 


골목을 돌고 난 후 메인전시장인 극동빌딩에 도착 했습니다. 

전시는 본전시, 특별전, 도시갤러리 프로젝트가 함께 했습니다.
하늘에 걸린 그 걸개 사진들이 도시갤러리 프로젝트네요


본 전시장에는 해외에서 초청된 사진작가들이 사진이 전시되었습니다. 


그러나 갤러리가 아닌 극동빌딩 로비를 갤러리로 만들었습니다. 조용한 갤러리를 예상했는데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좀 난감하고 낯섭니다. 갤러리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1층 로비에 전시를 하는 것일까요?


장소가 중요해?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곳에서 작품을 감상하기가 좋은 것은 아니죠
예를 들어서 제가 저 사진을 관람하고 있는데 빌딩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제 앞을 획획 지나가면 기분이 좋을리 없죠. 



렇다고 크게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였지만 여러모로 갤러리가 아닌 그냥 빌딩 로비를 개조해서 전시하는 모습은 좀 아쉽더군요


본 전시장은 1층 로비와 2층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경험이네요. 사진작품들은 이미 봤던 국내 작가도 있고 처음 보는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좋은 작품들 잘 감상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 충무로사진축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회는 특별전인 '김한용의 한국 광고사진의 역사 전'입니다
특별전은 따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내용이 길어져서요.  아무튼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본 전시회 보다는 특별전이었습니다


충무로에도 거대한 빌딩이 올라서네요. 워낙 유동인구와 교통이 편리해서 고층빌딩이 요긴하긴 하죠. 


특별전을 본 후 또 다른 특별전을 보러 갤러리 이룸으로 향했습니다. 갤러리 이룸은 본 전시장인 극동빌딩 건너편에 있습니다. 한 마네킹이 앉아쏴를 하는 건물 바로 옆입니다.


반도카메라가 여기군요. 한국에서 라이카 카메라 하면 바로 반도카메라가 떠오르는데요. 건물을 하나 소유하고 있네요. 갤러리 이룸은 2층에 있습니다.  전시회는  다른 전시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풍경사진 동호회던데요

이 충무로사진축제는 이상하게 전시회가 동일하지 않습니다.
본 전시회는 10월 5일 부터 11월 4일 까지지만  특별전은 각각 전시기간이 달랐습니다.

예를들어 '김한용의 한국 광고사진의 역사전'은 10월 6일에서 10월 15일 까지입니다. 
대한민국 풍경사진 거장전은 10월 18일~24일까지이고요.  갤러리 브레송에서 하는 특별전은 10월 19일 부터 11월 4일까지로 이렇게 각각 다르다보니 저는 갤러리 브레송과 갤러리 이룸의 특별전은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갤러리 브레송 갔다가 팜플렛에 있다고 알려주던데요
누가 그런 것 까지 세세하게 보고 전시회를 보러 오겠습니까? 보통 충무로 사진축제라고 하면 모두 동시에 하는 줄 알죠. 아무튼 이 부분은 좀 아쉽네요. 또한 팜플렛도 없고 그냥  프린트용지를 주던데요. 이 부분도 아쉽습니다. 또한 안내 표지판도 없고요. 갤러리 이룸을 바로 앞에 두고 한참 해멨습니다. 그렇다고 지도 어플에 자세히 나와있지도 않고요. 이런 세심함은 내년에 좀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갤러리 이룸을 나와서 옆 건물에 보니 아픈 간판이 보이네요. 충무로 국제영화제!  한때는 서울에도 멋진 국제영화제가 생기겠구나 했고 
1회 때는 장동건, 소녀시대등 많은 배우들과 가수들이 레드카펫 행사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충무로 국제영화제는 망했습니다.

망할 수 밖에요. 영화제 흥행의 귀재인 김홍준 교수를 내치더니 거기에 이상한 사람들을 배치합니다. 거기에 중구청장의 입김이나 여러가지 안 좋은 이미지를 보이더니 결국은 망해버렸습니다. 전시회 할때도 말들이 많았죠. 얼마나 공짜표를 뿌렸는지 중딩들이 떠들고 시끄럽게 해서 영화관림 방해하지를 않나  영화가 끝나고 제 카메라 가방을 열어보자고 요구하질 않나. 제가 캠코더가 있었는데 그걸로 영화 촬영을 하지 않았냐고 무례하고 불쾌하게 묻더군요. 

아니! 개봉된지 수십년이 된 영화인 '성난 황소'를 누가 미쳤다고 캠코더로 찍습니까? 인터넷에서 쉽게 다운 받을 수 있는 영화인데 무슨 그걸 미치지 않고 캠코더로 찍습니까. 최신 개봉작이면 몰라도요. 아무튼 추억의 영화 재상영이라는 독특한 콘셉의 이 영화제는 운영미숙과 정치세력들이 들시글 거리면서 망했는데요.  부디 자기 정체성 부터 구축하고 이상한 낙하산들 투입하지 말고 제대로 좀 다시 해봤으면 합니다. 

참고로 이 충무로 국제영화제는 흥행은 무척 좋았습니다. 평일날 몇개의 영화를 봤는데 빈 자리가 없었을 정도입니다. 
왕조현의 옛 모습도 보았고 '파리텍사스'를 큰 스크린으로 봤습니다. 이명세 감독님도 만났고요. 참.. 아쉽고 아쉽네요. 


충무로 사진축제는 실망한 곳도 있고 쓴소리가 나는 곳도 있지만 거리를 갤러리로 만든 아이디어는 참 좋습니다. 충무로 골목 곳곳에서 숨은 사진이 있는데 그 사진 찾기가 너무 재미있네요


한 커피숍 유리창에 사진작가의 그림이 달려 있었습니다. 살며시 웃었습니다. 재미있네요. 꼭 사진을 갤러리나 실내에서만 전시할 필요는 없죠. 이 낯선 이미지 그러나 생기가 가득한 이 이미지 앞에서 한참을 봤습니다. 커피숍 외벽이 하나의 액자가 되는군요






취화선, 쉬리가 음식점 간판의 한쪽을 차지하는 모습. 이게 바로 충무로의 재미가 아닐까요?


무비하우스라는 커피숍이네요. 영화관계자가 운영하는 곳 같기도 하네요. 여기서 작은 영화 상영도 하는 듯 한데요.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공연장으로 리모델링한 옛 명보극장 건물을 보면서 허물어져가는 충무로의 쓸쓸한 뒷골목을 보고 온 느낌입니다.
광해와 도둑들이 1천만 관객을 동원한 2012년 이지만 정작 한국영화가 활력이 있다고 보여지지는 않네요.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말했듯 2002년과 달리 2012년 현재 한국영화들은 모험을 포기하고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요소 요소만 잘 기획해서 포장해서 만들어지는 영화가 대부분입니다.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와 창의성은 사라지고 철저하게 관객의 취향 위주로 만들어지는 기획영화들이 대부분입니다.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화의 재미를 보여주기 보다는 관객들이 어떤 소재나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잘 연구해서 그 요소를 우겨넣은 영화들
그래서 현재 한국영화는 올드보이나 지구를 지켜라 그리고 살인의 추억 같은 영화가 나오기 힘든 구조가 되었습니다. 이게 다 작품성이고 나발이고 돈 되는 영화 돈 될만한 영화를 기획하고 만들어 달라고 하는 거대한 배급사 몇개가 망가트린 모습입니다.

충무로는 이제 변방이 되었습니다. 옛 추억으로 살기에는 충무로는 너무 늙었습니다. 젊은이들이 뛰어놀아야 하지만 복덕방 할아버지가 옛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공간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충무로가 옛 사진의 명성을 이어갈려면  충무로에서 뛰어놀게 젊은 영화학도나 매니아드을 끌어 모을 작은 영화공간이나 소극장 포럼등을 이어가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없네요

사진축제 보러 왔다가 별 생각을 다 한다고 하시겠지만 사진을 연속으로 찍으면 그게 영화이고 영화와 사진의 본적은 똑같기 때문입니다.

충무로! 이 이름을 다시 일으켜 세울려면 지금의 모습으로는 안됩니다. 영화매니아와 사진매니아 들이 끌릴만한 뭔가가 지금은 없습니다. 
그 씁쓸함을 뒤로한채 다른 곳으로 향했습니다.

충무로 사진축제 정보는 http://www.chungmuropf.com/ 에서 볼 수 있으면 거리에서 만나는 숨은 사진 찾기 놀이를 해 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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