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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소비를 지배하는 감정을 이야기한 도서 이모션

by 썬도그 201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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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진열대에 20리터 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진열대에 18리터짜리 세제가 있고 2리터는 덤으로 줍니다. 과연 사람들은 어떤 세제를 살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18리터 + 2리터짜리 세제를 들고 계산대로 갑니다.

20리터나 18리터 + 2리터 세제 가격은 똑같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18+2 리터 세제를 살까요?
우리는 항상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고 착각들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그렇게 합리적인 동물이 아닙니다. 순간순간 감정에 따라서 소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홈쇼핑이나 인터넷에서 구매하자마자 산 것을 후회한 적 없으신가요? 사기 전에는 매일 사용할 것 같은 제품을 포장을 뜯은 후 몇 번 사용하지 않고 구석에 쳐박아 놓은 적 없나요? 저 또한 많습니다. 순간적 충동구매가 문제죠. 이런 충동들은 합리적인 사고방식과 상반된 모습인데요. 이런 충동들은 우리 감정이 관장하고 있습니다. 감정이 소비를 지배한다? 좀 색다른 생각이지만 이 감정과 인간의 심리를 경제학에 넣으려는 시도가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전엔 그냥 하나의 비주류 경제학이었던 '행동경제학'이 점점 힘을 얻고 있는 요즘입니다.

현재의 주류경제학은 인간은 항상 합리적인 소비와 행동을 한다는 가정하에서 이루어진 거대한 성입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 인간은 합리적인 행동을 생각보다 많이 하지 않습니다.

너 왜 그랬어? 라고 물으면 어색한 답을 할 때가 많죠
너 왜 그거 샀어? 왜 그런 행동을 했어?라고 물을 때 많은 대답 중 하나가 그냥!이라는 답입니다. 그냥?? 그냥이라는 말이 성립이 될까요? 그냥의 말속에는 자신의 행동을 말로 설명할 수 없음을 나타내고 그런, 그냥이라는 말의 해답은 우리의 뇌에 있습니다. 뇌는 알고 있습니다. 그냥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내린 명령입니다. 우리가 그냥이라고 하는 말하는 이유는 그 행동 당시의 내 감정 상태를 언어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항상 입이라는 대변인이 뇌의 행동을 나중에 어설프게 설명하려고 하죠.

이렇게 우리는 합리적인 행동도 합리적인 소비를 생각보다 많이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우리의 경제활동이나 소비가 상당히 감정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책 '이모션(Emotion)'은 기존에 우리가 간과하고 무시했던 인간의 감정이 우리의 소비에 어떻게 활용되고 실제로 어떻게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지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부는 Limbic이라는 감정 시스템을 설명하다

책을 펼치면 bling H2O 제품을 소개합니다. 이 제품은 그냥 생수입니다. 그런데 참 비싸게 생겼죠. 실제로도 비쌉니다. 가격이 무려 90유로로 한 병에 무려 13만 원이나 합니다. 그렇다고 이 생수에 금가루를 넣은 것도 아닙니다. 그냥 물입니다. 물인데 13만 원? 봉이 김선달인가요? 이 제품은 '패리스 힐튼'같은 허리우드 스타들이 많이 들고 다녀서 꽤 인기가 있는 제품입니다.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생수에 13만 원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우리는 많이 하죠. 오히려 가격이 오를수록 제품이 더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도 심심찮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게 합리적인 행동일까요? 절대 합리적이지 않지만 우리 일상의 비합리성은 비일비재하고 그 비합리성의 진범은 바로 감정입니다. bling H2O를 사먹는 이유는 과시욕이라는 감정 때문입니다.

이 정체모를 감정을 경제에 접목한 책 '이모션'은 1부, 2부로 나뉜 책입니다. 1부는 감정이 어떻게 소비를 지배하는지에 대한 뇌 속의 감정 메커니즘과 그 감정이 어떤 식으로 우리의 기질과 소비에 영향을 주는지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신경마케팅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로 전작인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의 후속작으로 이 책을 내게 됩니다. 저는 전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어떤 내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인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이 이 책에서 수 없이 말하는 Limbic이라는 시스템을 설명한 책 같습니다.

저자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은 Limbic이라는 독특한 감정시스템을 확립합니다. 인간을 움직이는 힘은 자극, 균형, 지배의 세계의 영역으로 나뉜다고 설명합니다. 자극은 호기심과 탐색과 모험을 좋아하는 영역이고 균형은 안정적이고 보살핌을 원하는 영역이며 지배는 권위와 경쟁의 영역입니다. 이 3개의 꼭지를 솔직히 처음에는 잘 적응이 안 되더군요.

자극, 균형, 지배가 우리 행동의 가장 큰 꼭지점인가? 일단 이해는 다 못해도 책을 읽다 보면 왜 이 Limbic이 우리의 행동에 톱니바퀴처럼 척척 들어맞는지 알 수 있습니다. 책 후반에는 정말 너무 뛰어난 탁견에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궁금해했던 이야기들이 저자의 혜안으로 풀어내고 수정하고 고쳐나가는 모습은 한 편의 흥미로운 드라마 같았습니다.

좀 더 자세히 담자면 지배 영역은 지배는 자부심 승리감과 노여움, 분노, 무능의 감정을 유발합니다.
자극 영역은 짜릿함, 놀라움과 지루함을 유발하죠 균형 영역은 아늑함, 안전함, 불안, 스트레스, 불확실함의 감정을 유발합니다.

Limbic지도는 우리 뇌속의 지도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자극, 지배, 균형이라는 3개의 감정을 지배하는 꼭짓점에서
사람들의 기질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자신의 기질이 균형과 자극을 주로 추구하는 사람은 환상, 향유의 기질을 가진 사람입니다. 특히 여자분들이 환상을 좋아하는데 많은 여자분들이 자극과 균형의 중간 어디쯤에 있을 것 같네요


지배와 균형을 소중히 여긴다면 규율/통제의 기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쪽은 사관생도나 규율을 무척 중요시하는 관료사회의 직장인들이나 공무원 분들이 이쪽에 많을 것 같고요.


자극과 지배를 소중히 여긴다면 모험심이 강하고 도전정신이 강한 분들이 이쪽에 많을 것입니다. 모험가나 진취적인 기질을 가진 분들이 여기 속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배는 너무 싫어하고 균형과 자극 쪽을 좋아하는데요. 제가 좀 여성취향인게 그런 이유겠죠.
이 뇌속의 감정지도인 Limbic은 우리의 사상의학처럼 인간마다 타고난 기질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 성격 쉽게 못 바뀐다고 하잖아요. 맞아요! 저도 제 성격은 내성적에서 약간 외향적으로 변했지만 조용한 천성은 바뀌지는 않더라고요. 또한 시끄러운 것 딱 질색이고요. 이렇게 사람들 만의 독특한 기질을 설문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한 것이 이 Limbic지도이고 저자는 이 중 아시아인만 빼고 유럽과 미국에 대한 기질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다고 하네요.

과연 한국인의 평균적인 기질은 저 Limbic 지도에서 어디 쯤 있을까요? 다이내믹하고 다혈질적인 모습과 균형적인 모습을 크게 보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한국인들은 지배와 자극 쪽이 강한 모험과 스릴 어디쯤에 있을 듯하네요

제가 이 부분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이 책은 이 Limbic이라는 감정의 지도가 아주 중요합니다. 이 책 내용이 이 Limbic지도가 수 없이 나오고 이 Limbic를 통해서 어떻게 실제 경제활동과 회사 마케팅과 연계시키는지를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포드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은 균형과 지배 영역이 강한 전통주의자나 조화론자들이 많이 타고 다니고
포르셰 운전자는 자극과 지배영역이 강한 모험가, 실행가들이 많습니다.

2부 우리가 외면했던 감정을 마케팅과 경제활동에 적용하는 방법을 담다

그런 거 못 느껴보셨나요? 요즘 껌 중에 약병 같이 생긴 곳에 껌을 담아서 파는 자일리톨 껌이 있죠. 전 그 자이리톨 먹을 때 마다 무슨 약 먹는 느낌이 들어요. 자이리톨 씹으면 충치가 사라지거나 혹은 충치가 예방될 것 같은 느낌이 들죠.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용기 하나 차이로 우리는 약 먹는 느낌이 납니다.

2부에서는 이런 것들 즉 우리가 사소하게 여겼던 것들이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고 그 감정이 뇌 속의 수많은 구매버튼을 눌러서 구매하게 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소비자의 감정을 어떻게 조절해서 매출을 올리는지에 대한 예제와 실제 활용방법 등 귀에 솔깃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우리는 어떤 제품을 구매할 때 단순하게 가격이 싸서. 디자인이 예뻐서 등의 단순한 이유로 제품을 구매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제품을 구매하기까지 구매버튼이 수십 개가 있는데 이중 몇 개 이상이 눌러져야 비로써 구매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하나라도 안 눌러지거나 구매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버튼이 꺼지게 되면 바로 구매 취소가 되기도 하죠

제 예를 들면 한 번은 제품 구매단계까지 다 갔습니다. 카드 결제만 남았는데 직원이 절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을 했습니다. 그 판매직원은 지나가는 말이었겠지만 순간 제 감정을 확 상하게 했고 제 머릿속의 구매버튼이 한 두 개가 꺼졌고 그냥 물건을 두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왔습니다.

반대로 제품도 별로고 싸지도 안고 안 사도 될 물건도 친절한 안내와 웃음 띤 미소와 나를 진짜 대접해 주는구나 하는 느낌에 꺼져있던 구매버튼 몇 개가 동시에 켜지면서 구매하기도 하고요. 집으로 향하면서 내가 이걸 왜 샀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습니다. 2장에서는 이런 우리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감정들이 어떻게 구매로 연결되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3장. 상품과 브랜드의 내적 가치를 높이는 방법
4장. 작은 트릭으로 제품을 더욱 근사하게 포장하는 방법
5장. 소비자의 감정을 현명하게 다루는 법
6장. 소비자를 단단히 묶어두는 방법과 열광시키는 방법
7장. 목표그룹의 심장을 적중시키는 방법
8장. 엔지니어와 기업을 상대로 감정 전략을 펼치는 방법
9장. 직원이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대표하는 방법

이 담겨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몇 개 소개하겠습니다. 4장 작은 트릭으로 제품을 더욱 근사하게 포장하는 방법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그리고 공감 가는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는 어떤 제품을 구매할 때 그 제품만 바라보고 구매하지 않습니다. 매장에 들렀을 때 향기로운 냄새가 나면 구매버튼이 한 개 켜지고 촉각과 시각을 자극하면 구매버튼이 또 몇 개 켜집니다. 제품은 보지도 않았는데요. 그리고 작은 보상을 주면 구매버튼은 확 켜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엄마 손잡고 온 아이에게 작은 소시지를 매장 주인이 선물을 하면 엄마의 지갑은 활짝 열립니다. 이와 비슷한 경험들 있지 않나요?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작은 보상을 미리 해주면 구매자는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 더 큰 이익을 매점 주인에게 안겨주고 오죠.

또한 무료로 혹은 서비스라면서 제공하는 것들이 사실은 제품 가격에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아도 몰라도 우리는 무료 서비스와 무료라는 것에 혹해서 그 제품이나 서비스에 충성을 하게 됩니다. 그 서비스가 그 제품이 가장 싸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정이 그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라고 합니다.

또한 같은 제품이라도 얼마나 쉽고 이미지로 형상화하기 쉬운 단어를 쓰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화장품 같은 경우 작용물질 B가 피부 깊숙이 침투해서 구조를 바꿔놓는다는 말 보단 작용물질 B가 피부 깊숙한 곳에서 피부에 활력을 불어넣고 피부를 장미꽃잎처럼 부드럽고 매끄럽게 만들어 준다는 말이 더 와닿죠. 이게 다 우리의 감정을 조정합니다.

또한 같은 제품도 고급 브랜드 매장이 즐비한 곳에서 파는 것과 저가 제품들 사이에서 파는 것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고급 브랜드 매장에서 화장품을 100달러에 팔아도 당연히 100달러겠지 하지만 저가형 화장품 모델 사이에서 100달러로 팔면 너무 비싼 거 아냐?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세세한 판매전략 팁을 이 책은 담고 있고 그게 다 우리의 기분 탓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5장. 소비자의 감정을 현명하게 다루는 법도 재미있습니다.

위에서 말했지만 우리 소비자들은 각자 기질이 다 다릅니다. 성격이 다 다르듯 쇼핑 성격도 다 다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디자인이고 자시고 다 필요 없고 무조건 합리적인 쇼핑 즉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을 찾습니다. 대기업 제품도 좋지만 중소기업 제품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5장에서는 이런 쇼핑 기질에 따라서 유통업체들이 어떻게 대응을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싼 제품 하나만 진열해서 파는 '통제된 쇼핑' 유통업을 하는 업체와 권위적인 지배영역을 이용해서 다양한 제품을 진열해 놓고 파는 유통업체 그리고 상점에서 즐거운 기분과 영감을 얻고 꼭 이런 곳에서 살아봤으면 혹은 이 제품을 쓰면 내가 공주가 될 거야 식으로 소비자에게 환상을 심어주는 영감쇼핑 업체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품을 마음껏 체험하게 해 놓는 레포츠 업체가 있는데 이곳에는 카약을 탈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돌이켜보면 국내에는 이런 유통업체들이 있을까요? 홈플러스나 롯데마트나 이마트나 다 비슷한 감정영역에 있고 그러다 보니 차별성도 없고 비슷비슷합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있는데 결국 롯데마크가 사라진 후 거기에 '빅마켓'이라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을 세우더군요. 그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은 이 책의 Limbic으로 적용해 보면 전형적인 통제형 유통업입니다. 많은 제품보다는 몇 가지의 아주 싼 제품만 제공하죠. 반면 기존의 홈플러스와 이마트는 다양한 제품을 진열해서 파는 파워쇼핑 업체입니다. 파워쇼핑 업체들은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있는 원스톱 쇼핑인데요. 한 번 방문해서 우리가 구매할 물건을 다 사 올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이 파워쇼핑 업체인 마트의 제품 가격은 결코 싸지 않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죠. 제품의 5%는 최저가이지만 95%는 최저가가 아닙니다.

가격의 닻을 설명하는 부분도 재미있습니다.
와인 상점에서 6유로짜리 와인과 13유로 짜리 와인을 진열하면 85%가 6유로 짜리 와인을 사갑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곳에 34유로짜리 와인을 옆에 배치하면 갑자기 13유로짜리 와인을 구매하는 고객이 28%로 늡니다. 5유로는 70%로 떨어지고요. 이렇게 같은 제품이라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집니다. 이게 바로 뇌의 중간을 지향하려는 성향이죠. 앞으로 어떤 제품이 잘 안 팔리면 그 옆에 그 제품보다 2배 이상 비싼 제품을 배치해 보세요.

이외에도 고객이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 잘 먹고 카운터에서 인상을 쓰게 한다면 그 식당은 다시 찾지 않는 모습과 그 해결책도 잘 담겨 있습니다. 내용들이 참 볼만한 게 많네요.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우리의 실생활과 상당히 밀접한 이야기가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존의 경제서들이 간과했던 인간의 구매심리와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보니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재밌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6장. 소비자를 단단히 묶어두는 방법과 열광시키는 방법에서는 한 자동차 서비스 업체를 예를 들어주면서 어떻게 Limbic을 활용해서 변화시키고 매출을 확 올렸는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기존에는 엔지니어 입장에서만 운영했던 자동차 서비스 업체가 고객 입장에서 바뀌는 과정을 상세히 담고 있습니다.
솔직히 여자분들은 자동차 정비업소에 가서 기름때가 묻은 정비업소 직원과 말을 나누고 대화하는 것이 감정적으로 썩 기분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그 정비업체 직원의 복장을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낯선 이미지라는 것이죠. 또한 대화도 퉁명스럽고 기술적인 용어만 말하면 고객은 궁금한 게 있어도 그 분위기에 주눅 들어서 고개만 숙이고 있다가 기다리라면 그냥 긴장하고 답답해하면서 기다립니다.

그러나 고객의 감정입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먼저 깔끔한 복장을 한 사람이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서 대화를 나누고
고장 난 부분을 설명해 주고 엔지니어에게 지시를 합니다. 고객은 수리과정을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에 오라고 한 뒤에 며칠 후에 고객이 도착하면 상냥하게 인사를 하고 알아봐 주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요? 정비사가 차를 가지고 나오는데 15분이 걸린다면서 15분 동안 읽을 책이나 잡지 신문 커피 한 잔 대접하면 고객은 얼마나 기쁘고 신뢰가 갈까요?

차에서 내리기 전 정비사는 이전의 운전대 높이를 체크해 두었던 것을 이요해서 여성 운전자에 맞는 운전대 높이와 시트 조정을 하고 내리면 고객은 감동 그 자체겠죠. 그리고 정비내역을 같이 체크하면서 가끔 돈이 별로 안 들어가는 워셔액이나 간단한 정비 사항은 과감하게 무료로 체크해 주면 감동은 따따불이 됩니다.

이 책은 이런 식으로 고객의 감정을 어떻게 끌어와서 충성심이라는 거대한 감정의 닻을 내리게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6장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해피 서비스, 편한 서비스, 보살핌 서비스, 신뢰 서비스, 파워 서비스를 통해서 어떻게 한 자동차 서비스 업체를 변화시켰는지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7장 목표그룹의 심장을 적중시키는 방법에서는 은행을 통해서 판매와 영업, 그리고 고객 관계 관리 부분에 신경심리학적인 차이점을 강도 높게 파고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담고 있습니다.

펀드 가입하러 은행이나 증권회사에 가보면 먼저 제 성향을 설문하는 종이를 줍니다. 그 설문지에 꼼꼼하게 체크를 하면 제 투자성향이 안정형인지 저돌적인 리스트를 감수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모험가인지를 체크합니다. 그리고 그 체크 후에 성향에 맞는 펀드나 채권 혹은 정기예금을 권합니다.

이 '이모션'에서는 그런 고객의 성향을 판단하는 방법을 세심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설문지 조사 말고 외형만 보고도 그 사람이 어떤 성향인지 담고 있는데요. 조화론자, 향락주의자, 실행가를 구분해서 고객을 응대하고 어떻게 투자를 유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아주 흥미롭게 담고 있습니다.

저는 금융투자에서는 실행가적인 기질이 있습니다. 실행 가는 금융전문가 입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거두절미하고 요점만 콕콕 집어서 설명해야 합니다. 장황하게 이 상품은 어떻고 저건 어떻고 해봐야 실행가 기질의 고객에게 쓴소리만 듣습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가벼운 농담은 간단하게 하고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기에 바로 본론을 꺼냅니다. 또한 이런 실행가는 자신의 성공을 떠벌리기 좋아하기 때문에 성공을 떠벌리도록 기회를 줘야 합니다.

실행가들은 사소한 결점도 너그럽게 봐주고 넘어가지 않고 상담직원이 아닌 보통의 회사원의 행동 하나하나 다 쳐다보고 파악합니다. 이 실행 가들 에게는 무능하다고 낙인을 찍히면 안 되는데요. 이 설명을 읽으면서 자기 성공을 떠벌리기 좋아하는 것만 빼고 제 성향과 너무 비슷하더군요. 저는 은행이나 증권회사에 가면 바로 본론을 꺼내고 장황하게 설명하면 발을 끊어 버리고 본론만 말해달라고 말합니다. 시간은 금이거든요.

이 책은 한 은행원을 예를 들어서 이 Limbic을 도입하면서 은행원들의 변화과정도 아주 흥미롭게 담고 있습니다. 기질이 다른 고객과 은행원을 만나면 서로 스트레스만 받죠. 또한 은행원은 고객의 기질이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하고 헛도는 느낌의 상담만 하고 서로 피곤해합니다. 서로 성향이나 기질을 파악하고 대하면 큰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같이 대출받으라고 투자하라고 좋은 예금 상품이 나왔다고 텔레마케터들이 전화를 하는데요. 저 같은 실행가들에게 그런 예금 투자 권유 전화해 봐야 역효과를 냅니다. 따라서 고객의 신상명세와 함께 고객이 어떤 기질인지 어떤 성향인지 파악한 후에 조화론자나 전통주의자 같이 전화를 받고 전화를 통해서 금융정보를 얻은 후에 만족해하는 사람들에게만 집중적으로 전화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다만 그 성향 파악은 돈을 주고 하던 이벤트를 하던 (고객정보 수집하는 이벤트 많잖아요) 해서 성향 파악이 가장 중요한 정보가 아닐까 합니다.

감정과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을 역설한 이모션

책 뒷부분에는 B2B에 대한 내용도 나오고 감정을 이용한 마케팅을 하려면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가 감정의 지도인 Limbic에서 어떤 포지셔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자신의 회사가 진취적이고 실행적이고 모험가 기질이 있는 벤처기업 스타일인데 직원은 고객을 응대할 때 온화하고 균형을 중시하면 고객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겠죠. 책 후반부에는 가장 성공한 브랜드이자 기업으로 '가톨릭교회'를 적고 있는데 이 부분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교회를 예를 들면서 왜 교회가 성공할 수 수천 년을 이어가는 브랜드인지를 자신의 Limbic으로 설명하는데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집니다.

감성.. 우리가 수치화할 수 없고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영역이라서 외면하고 가까이 가기 힘들어했던 부분을 담은 이모션은 아주 흥미롭고 마케터들이 꼭 한 번 읽어 봤으면 하는 책입니다. 뭐 이미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많지만 이 책 이모션을 그것을 보다 수치화하고 정량화하고 체계적으로 담았습니다.

한 도서관에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한 번은 떽떽거리면서 귀찮은 듯 일하는 사서를 배치한 후 설문지를 돌렸습니다.
같은 도서관에서 이번에는 상냥하고 친절한 사서를 배치한 후 설문지를 돌렸습니다. 설문내용에는 사서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책 보유량이나 책의 질, 도서관 시설등 사서와 전혀 상관없는 내용도 있는데 놀랍게도 사서가 불친절한 상태에서의 설문지들은 도서관의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설문내용이 많았고 사서가 친절한 상태에서는 도서관의 모든 내용 즉 책의 양이나 질 도서관 시설과 환경에서 모두 좋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인간의 감정이란 이렇게 생각보다 많은 부분을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감정이 중요시되고 있고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하려는 '행동경제학'이 뜨고 있는 요즘. 이 책이 그 흥미로움을 유발하는 시금석이 될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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