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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소통의 첫단계는 소통하기 싫은 사람에게 소통하자고 조르지 않는 것이다

by 썬도그 2012.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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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듣기 싫은 단어가 두 개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소셜이고 또 하나는 소통입니다. 
소셜, 소셜 아주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신문이나 인터넷만 키면 소셜 어쩌고 저쩌고 소셜이 어떻다느니 저렇다느니 하는 소리가 난무합니다.  저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하지만 아주 질려버립니다.
솔직히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올해 처음 나왔습니까? 이미 10년전에 나왔습니다.

아일러브스쿨이라는 서비스가 학연을 바탕으로 전국에 동창생 모임 열풍을 만들었죠.
그리고 도토리 까먹는 '싸이월드'도 소셜입니다. 그건 싸이월드고 페이스북, 트위터는 소셜입니까? 싸이랑 페이스북이 뭐 크게 다릅니까? 초창기 싸이도 지금 같이 1인 감옥같지 않았습니다. 개방적이었고 너무 개방적이라서 조금만 관심있으면 남의 사생활을 다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페이스북보다 관계맺기가 더 쉽고 정확했습니다. 실명제다 보니 생년월일과 이름만 알면 알고 싶은 사람 소식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요즘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억지로 하는 분도 계시고 안 하면 시대에 뒤쳐지는 것 같아서 하는 분도 계시고요. 특히나 기업들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보면 억지로 숙제하듯 하는 곳도 꽤 많습니다.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데 막상 페이스북에 기업으로 활동하면서 효과가 있는지도 잘 모르면서 그냥 하고 있는 느낌도 듭니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페이스북 주가가 팍 떨어졌다고 하죠. 서비스는 좋은데 그 서비스로 수익을 낼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주주들이 주식 팔고 떠나죠. 광고가 주 수익원인데 광고 클릭 하는 분들 거의 없습니다. 2천년대 초반 닷컴 거품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올해 '소셜커머스'업체들이 울상이듯 내년에는 어느정도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거품도 빠지면서 좀 더 단단해지겠죠. 항상 보면 처음에는 부풀어 올랐다가 수축했다가 다시 부풀어오르더라고요. 수축 이완작용인데 올해부터 서서히 수축 될듯 합니다. 

그리고 듣기 짜증나는게 소통입니다.
아 소통. 소통합시다. 소통해요 우리!!!  아주 노이로제입니다. 

어학사전

국어
소통[疏通,小桶,昭通]

사물이 막힘이 없이 잘 통함, 서로 잘 통하다  뜻(14개) 더보기

언제부터 이 소통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퍼졌을까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제가 이 소통이라는 단어에 짜증을 내기 시작 한 것은 2008년 광우병 사태 때부터입니다. 당시 나경원 전의원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소통하자고 써 놓았더군요. 

가장 소통이 안되고 국민들의 의견이 가장 잘 반영이 안되는 집단이 새누리당인데 그 새누리당 의원이 소통하자는 말을 듣고 있자니 답답스럽기만 했습니다. 소통의 기본은 상대방 말을 먼저 듣는 것입니다. 다 듣고 나서 자신의 말을 하는 것이죠.

그런데 우리 사회가 소통이 잘 되고 우리 정부가 소통이 잘 됩니까?
무조건 너는 틀렸다 내 말이 옳다면서 자신의 사고를 남에게 혹은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주입할려고 하죠
소통의 기본은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또한 소통을 원하는 사람이 먼저 경청을 해야지 소통이 이루어지지 소통을 원하지만 상대방 말을 듣고 싶지도 혹은 들어도 내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듣는 진정성 없는 경청이라면 소통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전 이 소통 공화국을 넘어서 여기저기서 소통합시다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좀 넌더리가 납니다.
아니 왜? 우리가 모든 사람과 소통을 해야 합니까? 소셜네트워크의 발달로 많은 사람과 쉽게 온라인상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전 보다 많은 사람을 쉽게 사귀고 교류를 할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사람은 덤바 넘버라고 해서 최대 150개의 사물만 인식할 수 있습니다. 즉 최대 150명까지만 인지하고 서로 말을 건네고 주고 받을 수 있는데 이 150명에는 사물도 포함이기 떄문에 실제로 우리는 100여명 정도만 주변에 두고 정기적으로 교류를 합니다. 따라서 페이스북 친구가 2천명이 넘고 트위터 팔로워숫자가 10만이 넘는게 큰 의미가 있는게 아닙니다. 물론 숫자가 크면 영향력이 큰 것은 많고 내 글을 누군가가 읽겠지만 실제 서로 인지를 하고 교류를 하는 숫자는 최대 150명 밖에 안됩니다. 그 이상을 넘어가면  기존의 사람들을 지워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군대나 조직을 보면 150명이 넘어가지 않게 조절을 합니다. 
그런데 블로그나 페이스북 트위터를 하다보면 150명은 훌쩍 넘어갑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지나가죠. 


그러다 내 글과 의견을 달리 하는 사람을 만날때가 많습니다. 특히나 제 블로그는 제 글에 동조하는 분들 보다 반대되는 댓글이 꽤 많이 달립니다. 제가 주로 사회 통념을 약간 비트는 글을 많이 쓰고 비판적인 글을 써서 그런 것도 있겠죠.  그런 반대의견을 읽다보면 이 사람은 말이 통하겠구나 혹은 말을 섞어봐야 언쟁만 되겠구나 하는 느낌이 옵니다. 

따라서 제 판단에 따라서 답글을 달아주기도 하고 달지 않기도 합니다. 
그러나 의견제시를 넘어거 저에게 불쌍하다느니 하는 인신공격은 의견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의견을 나누다보면 의견교환이 안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럴때는 결국 자기 의견만 제시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자기 의견만 제시하면서 자신은 자신의 의견을 절대 굽히지 않을 것처럼 말하면서 저 보고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는다고 삿대질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소통합시다! 라고 외칩니다.

자신은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자기 의견을 굽힐 생각도 없으면서 나보고 소통이  안된다는니 하는 말들을 합니다. 
충분히 자신의 의견의 빈틈을 인정하고 여유를 가지고 글을 쓰면 저도 그에 맞는 태도를 보입니다. 저도 누그러들어서 서로 스펀지처럼 푹신한 말들이 오고갑니다. 하지만 다짜고짜 넌 틀렸고 내 말이 맞아! 라고 강건하게 말하고 덤으로 인신공격까지 하면서 소통하자는 말들을 꺼내는 사람들은 소통의 기본 조차 모릅니다.

또한 댓글을 안 달면 소통을 안하겠다는 심보냐고 따지는 분도 있죠. 

아니 세상 모든 사람과 소통해야할 의무가 있습니까?
소통을 할려면 나와 네가 다르구나라고 서로 인정을 해주고 시작을 해야지 난 맞고 넌 틀려서 내가 너의 틀린생각을 고쳐주겠어~~라는 태도로 말하면서 소통하자는 말은 소통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는 사람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많은 기관들이 많은 업체들이 소통하자고 합니다. 소통하자면서 정작 소통의 자세가 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길가는 사람에게 아무나 붙잡고 우리 악수해요! 우리 포옹해요! 라고 하면 사람들이 아~~네 악수하죠. 근데 누구시죠?라고 합니까?

전혀 알 필요도 없고 소통하고 싶지도 않는 사람들에게도 강제로 소통하자면 악수를 하자며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은 스페머와 비슷합니다. 스페머들이 가장 좋아하는게 리액션이고 리액션이 소통이라고 착각하죠. 
가끔 보면 소통할 이유가 없는 사람에게까지 가서 소통하자며 강제로 껴안고 악수하는 사람들을 보면 온갖 수단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소통을 외치는 모리배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 수단이 바로 소통이라는 키워드죠.

정말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은 소통이라는 말 꺼내지도 않습니다. 소통이 안 되니까 소통하자고 말하고 다니죠. 

세상 모든 사람과 소통해야만 직성이 풀릴것 같은 기세입니다. 왜 모든 사람과 소통해야합니까? 아는 사람끼리만 소통해도 잘 안되는 게 요즘 세상인데 굳이 모르는 사람 붙잡고 소통하자고 하는 모습은 소통노이로제에 걸린 사람들 같습니다.  전 오히려 소셜네트워크가 소통을 더 막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다보면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끼리만 점점 뭉치는 경향이 있죠. 왜냐하면 싫은 사람을 클릭 한 두번으로 후두둑 다 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싫은 사람 보기 싫어도 계속 마주쳐야 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입니다. 그러나 온라인은 그냥 쉽게 만났다 쉽게 헤어집니다. 클릭 한 번이면 관계맺기도 관계끊기도 쉽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 때문에 소셜네트워크가 오히려 소통이 아닌 끼리끼리 문화를 만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과도한 소통강박에서 좀 벗어났으면 하고 소통하기 싫다는 데 서로 의견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말 섞기 싫다는 사람까지 손 잡고 흔들면서 소통합시다라고 하지 마십시요. 서로 상반된 의견을 꽉 움켜쥐면서 길게 말해봐야 논쟁이 아닌 언쟁 밖에 더 됩니까?  그럴때는 서로 모른척 하고 지나가는게 서로에게 덜 스트레스를 줍니다.

소통하기 싫은 사람 소통할 필요가 없는 사람까지 억지로 소통하지 않는 것도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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