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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내가 뽑은 내 인생의 야구 영화들

by 썬도그 2011.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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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판왕이 우리편이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오늘 그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8회에 올라가서 약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9회 올라오자마자 두 명의 선두타자를 모두 스트라익 아웃으로 잡는 끝판왕 오승환의 모습을 보고 있을려니 너무 뿌듯합니다. 

야구 좋아합니다.
구기종목은 대부분 좋아하지만 특히 야구를 너무 좋아합니다. 야구를 보는 것도 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이런 이유로 야구 영화도 참 좋습니다. 다른 스포츠와 다르게 야구는 기다리는 시간이 참 많습니다.

축구나 농구 배구 같이 플레이 하는 시간이 대부분인 구기종목과 달리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가 공을 치고 달리는 시간은 사실 길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다음 투구를 위한 준비동작이고  그 준비의 시간의 긴장감이 바로 야구의 묘미입니다.

마치 로또복권의 공이 굴러 나오는 그 순간의 짜릿함을 위해서 1주일을 기다린 사람처럼  투수가 와인드업을 해서 공이 손 끝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가슴은 쿵쾅거리고  딱 소리와 함께 밤하늘을 가르는 하얀 공의 궤적으로 보면서 두손을 번쩍 들고 소리소리를 지릅니다. 이 재미로 야구장을 가는 것 아닐까요

프로야구 관중 6백만 시대입니다. 야구광들이 많은 한국. 그 야구광중 한명이자 영화광인 제가 지금 까지 본 야구중에 최고의구 영화들을 선정해 보겠습니다.


  코믹과 감동이 있는  메이저리그
 

89년 개봉한 메이저리그는 좀 이상한 조합이었습니다. 주인공인 톰 베린져와 찰리 쉰은 86년 미국에서 개봉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플래툰에서 서로 앙숙이던 관계가  같은 팀의 야구선수로 나옵니다. 이 두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로 봤습니다. 
특히 찰리 쉰은 상당히 잘 생겼고 당시만 해도 톰 크루즈와 비슷한 인기를 가진  마틴 쉰의 아들인데요.
이 영화 메이저리그에서는 투수로 나옵니다.

영화 줄거리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여자 구단주는  클래블랜드를 떠나서 마이애미 팀으로 가기로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를 합법적으로 떠나야 하는데 그 합법적인 방법은 클리블랜드 팀 성적을 꼴지로 떨어트려서 일정 수익 이하의 수익을 올리면 합법적으로 마이애미팀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단주가 자기팀이 망하길 바라면서 영화는 시작합니다. 여자 구단주는 전국의 오합지졸을 다 모아 놓습니다.
절대로 이길 수 없는 팀이죠. 왕년엔 잘나갔지만 부상등으로 3류로 떨어진  포수(톰 베린져)와 형무소를 집처럼 들락 거리는 릭키 본(찰리 쉰)  도루의 달인이지만 겉멋만 든 헤이즈(웨슬리 스나입스)가 나옵니다.

예상대로 팀은 매일 형편없이 지죠. 그러나 이 오합지졸 팀이 포수와 투수가 구심점이 되어 똘똘 뭉치게 되고 연전 연승을 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상당히 코믹스러운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코메디 영화지만 스토리도 탄탄하고 약간의 감동도 줍니다. 
이 영화에서 찰리 쉰은 실제로 야구 선수 뺨칠 정도의 야구 실력과 공 스피드를 선보였고 대역을 쓰지 않고 실제로 던졌다고 하죠.  지금 봐도 재미 있는 코메디 야구영화입니다.









80년대 인기 만화를 영화화 한 이장호의 외인구단


만화방을 한번도 가지 않았던 저는 중1때 만화방을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 따라 갔던 만화방. 그러나 어떤 만화가 재미있는지 어떤 만화가 인기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어깨동무나 소년중앙, 새소년 같은 국민한생들이 보는 어린이 잡지에 나오는 로봇찌빠나 강가딘이나 알던 아해였죠

그런데 그런 만화는 안보이고 불청객 씨리즈등만 보이는 것 입니다. 제가 주저주저하자 친구는 지옥의 링을 던져주면서 그걸 보라고 하네요. 그렇게 만화방에 빠지게 되었고  이현세라는 만화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지옥의 링, 까치와 고독한 영웅들, 제왕등 야구와 권투를 소재로 한 이현세 만화를 다 봤지만 공포의 외인구단은 읽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항상 만화방에 있지 않고 대출중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1달을 지난 후 드디어 공포의 외인구단을 읽었고  그 충격에 한동안 얼이 빠졌습니다.

성인만화의 신호탄이기도 한 공포의 외인구단, 만화를 어린이들만 보는 것이 아닌 어른도 볼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깬 만화이기도 하고 엄청난 히트를 친 만화입니다. 그런데 당시 인기 감독인 이장호가 이 만화를 영화로 만듭니다.
원래 영화 제목도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지었지만  당시 전두환 정권이  왜 영화 이름에 공포라는 단어가 들어가냐며 사전 심의를 했고 결국은 이상한 이름인 '이장호의 외인구단'으로 나오게 됩니다.

도둑이 지발 저린다고 하나요?  지들이 공포정치 해놓고선 공포라는 단어 쓰지 못하게 하는 세상 자체가 웃기는 시대였습니다.



당시 청춘스타인 최재성과  선녀 같았던 이보희가  혜성과 엄지로 나왔고 지금도 듣기 좋은 주제가인 '난 너에게'는 가요톱10에서 1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뭐 나중에 '난 너에게'가 표절이라고 하는 소리도 있었지만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집념과 사랑의 화신인 오혜성의 캐릭터의 대사가 들어간 노래가 참 좋았죠. 
국민배우 안성기도 보이는데 재미있는것은 원작가인 이현세의 죽마고우인 배우 조상구가  이 영화에서 나옵니다. 조상구는 우리에게 시라소니로 더 많이 알려졌고 지금도 조연으로 가끔 영화에 출연하는데  까치의 실제모델이 조상구인데 이 영화에서 출연합니다. 

원작 자체가 참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원작 보다는 영화가 좀 미흡한것도 사실입니다. 몇년 전에  윤태영이 주연한 드라마로 다시 만들어졌지만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다가 중간에 퇴출퇴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언제 한번 이 영화 다시 리메이크 해서 다시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지금은 CG도 발달했고 영화 만들기 좋은 환경인데요.   야구가 큰 인기도 있으니까 다시 만들어도 좋을 듯 한데요.
최재성은 언제봐다 딱 까치예요. 이 노래 가사 꺼낼려고 카세트테이프 수십번을 돌린것 같네요


전쟁으로 빠진 남자 선수들을 위해 그녀들이 나섰다.  그들만의 리그

 페니 마셜 감독 영화를 참 좋아했습니다. 이 감독의 영화는 마음 따뜻하게 만들면서 재미지고 웃음도 참 많은 드라마들을 참 잘 만듭니다. 92년작  그들만의 리그도 마음 따뜻한 야구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믿지는 않겠지만 메이저리그가 한때 사라질뻔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전쟁때문이죠. 지금은 모병제인 미국이지만 2차대전때는 징병제였고 나이가 찬 야구선수들은  군대에 갔습니다. 이렇게 젊은 남자들이 전쟁터로 나가니 메이저리그를 운영할 수 없게 될 정도였습니다. 이때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은 여자들을 모아서 야구단을 만들자고 하죠. 이렇게 여자들이 야구를 하는 여자야구리그가 탄생하게 됩니다

톰 행크스가 감독으로 나오고 지나 데이비스와 미돈나가 나오는 이 영화는 처음에는 미천했으나 그 끝은 창대했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많은 역경을 해치면서 여자 프로야구가 인기가 있어지지만 전쟁이 끝난 후 그녀들은 모두 흩어지게 됩니다.  마음 따뜻한 야구영화이니 야구 좋아하는 분들은 꼭 한번 보세요
 



우리가 놓친 아름다운 야구 영화 배터리
 
국내 개봉은 하지 않은 그러나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야구 영화 배터리입니다. 다행히 DVD와 다운로드 해서 볼 수는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영화 패스티벌때 빔프로젝트로 봤습니다.  저질 화질의 영화를 보고서 눈물을 훔치고 나올 정도로 영화는 참으로 감동적인 영화입니다.

이 배터리라는 영화는 영화 제목처럼 한 야구팀을 담은 영화는 아닙니다. 
투수와 포수라는 배터리에 대한 이야기죠. 아픈 동생을 위해서 야구를 하는 중학생 형 타쿠미는 무시무시한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입니다. 그런 타쿠미의 공을 받아줄 사람이 없는 타쿠미는 외로움의 깊이만큼 빠른 강속구를 던집니다.


이 영화는 투수 타쿠미와 포수 고우의 우정을 담은 영화이기도 하지만 아픈 동생을 위해 공을 던지는 형제애를 담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믿음과 신뢰 우정에 대한 순수함을 담은 순백의 야구영화입니다.  재미있는 요소도 많고 감동스러운 이야기지만 이상하게 국내에서는 극장 개봉을 하지 않았네요

대부분의 야구 영화가 야구의 심리묘사에 대한 깊이가 없는데 반해 이 영화는 투수와 타자 포수의 심리묘사가 상당히 밀도있게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겠지만 인터벌이라는 시간이 있고 그 시간을 이용한 심리를 살펴보는 재미가 참 많죠.  

안보신 분에게 강력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야구선수가 아닌 프로야구 구단주가 주인공인 영화 머니볼
 

이 영화는 야구영화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긴 합니다. 그렇다고 야구 영화가 아닌것도 아니고요. 참 애매하죠
그 이유는 이 영화는 야구를 하는 호쾌한 장면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야구선수가 아닌 프로야구 구단주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 남자의 성공기를 담은 영화이기도 하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구단주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는 한 구단주의 성공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구를 하는 시즌 보다는 야구를 하지 않는 스토브리그와 선수들을 사고 파는 스카우트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비지니스 영화라고도 볼 수 있죠.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이해가 안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 그 장면 때문에 영화 보는 내내 단장 빌리 빈의 비인간적인 모습, 철면피 같은 모습에 불쾌해 하다가 마지막 장면의 인간다운 모습에서 마음이 풀렸는데요.

이 영화는 정통 야구영화는 아니지만 야구 이면의 스타우트와 팀을 운영해가는 구단주의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고 진솔하게 담았습니다. 일반 관객들 보다 영화평론가들이 더 좋아하는 영화라는게 오히려 흥행에 흠이라면 흠일까요?  영화평론가가 극찬한 영화치고 흥행 대박 친 영화가 거의 없죠.  머니볼도 비슷합니다. 호쾌한 딱 소리가 스크린을 가로지르는 장면들이 많은 영화는 아닌 한 남자의 우직함을 담은 영화입니다.  

다른 야구영화와 다른 야구영화라서 참 좋았던 영화입니다.

딸로 나오는 배우의 노래가 참 인상 깊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최고의 야구 영화 내츄럴

영화 '배터리'를 보고 잠시 배터리를 최고의 야구영화라고 생각했지만 마음을 정리한 후 다시 생각해보면 역시 야구 영화의 최고봉은 '내츄럴'입니다. 1984년 작품이니 30년 가까이 된 영화이고 지금의 10,20대들은 이 영화 잘 모를 것 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저나 평론가들이나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야구 영화로 꼽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끝내기 한방이 있는 영화입니다.
거기에 꽃미남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온 영화라서 더 인기가 있는 영화기이고 했고요. 

뛰어난 투수였던  야구천재 로이 허브스(로버트 레드포드)는 시카고 컵스에 입단 테스트를  가는 도중에 총을 맞고 선수생명을 끊기게 됩니다. 전도유먕한 어린 야구 선수는 그렇게 폐인 되듯 야구계를 떠나는 듯 했으나 16년 후 리그 최하위팀인 뉴욕 나이트에 입단하게 됩니다. 늙은 노쇠같은 로이. 그런데 그런 로이가 기적같은 일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고향을 떠나던 날 번개맞은 나무를 깍아 만든 나무 배트를 휘두르면서 매일 팀을 승리로 이끕니다

그리고 고향에 두고온 애인을 만나게 되죠.  그리고 야구 아니 영화사상 가장 멋진 엔딩장면이 나옵니다. 좀 과장이 있고 유치한 9회말 투아웃 역전 홈런이라는 지금으로 보면 진부한 이야기지만 당시는 그런 정통파 야구영화가 대세였습니다.

아직도 내츄럴의  마지막 장면인 조명이 터지는 가운데 그라운드를 도는 로이를 잊을 수가 없네요



이외에도 '꿈의 구장'이나 'YMCA야구단', '아는 여자'등도 재미있는 야구영화입니다. 아는 여자는 야구영화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만 가장 기발한 장면이 나오죠 
야구 열풍이라서 그런지 야구영화도 많이 만들어집니다. 올해 투혼이 개봉했고  앞으로 퍼펙트 게임도 개봉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영화 퍼펙트 게임은  두 국보급투수의 대결을 담고 있습니다.  고인이 된 최동원과 해태 감독으로 부임한 선동열 감독의 80년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아쉽게도 두분이 나란히 이 영화를 보지 못해 아쉽네요

이 야구 영화 볼 생각입니다. 당시 15회 까지 완투한 두 거인들을 만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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