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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관객도 감동도 재미도 놓친 영화 졸작 체포왕

by 썬도그 201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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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동원수 87만명 이 정도 관객동원이면 망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나 두 주연급 배우가 빅스타일 경우는 더욱 그렇죠.
이제는 한물 갔다는 평을 받고 있는 배우 박중훈과 영화배우로써 인지도를 올리고 있는 이선균이 투톱으로 나왔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아쉬운 성적입니다. 





체포왕의 줄거리는 크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흥행을 목적으로 둔 영화 답게 단순명료하고 감동코드가 하나 들어가 있습니다.
형사물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배우 박중훈은 마포 경찰서의 팀장이고  서대문 경찰서의 팀장은 이선균입니다.
두 경찰서는 이웃하고 있는 경찰서로 실적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실적경쟁 즉 닥치고 체포해서 자신이 소속한 경찰서와 자신의 위상을 높히기 위해서 서로 협조는 커녕 남이 잡은 범죄자도 가로채는 파렴치한 행동을 약올리듯 합니다. 



그러나 어디 도둑놈들과 범죄자들이 지역 따지면서 범행을 하나요?
발바리(이런 표현은 없어져야 하지만) 사건이라는 연쇄 성폭행 사건이 터지자 서울시경찰청이 발칵 뒤집혔고 주요 범행이 일어나는 마포와 서대문경찰서가 연합작전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두 경찰서의 알력다툼은 말만 합동수사지 서로 견제하고 태클을 걸 뿐입니다.  거기다 이런 성폭행사건은  성과점수가 큰것도 아니여서 시큰둥한 표정이죠.

박중훈은 투캅스의 비리경찰의 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리를 저지르지는 않지만  출세욕이 강해서 진급에 유리한 사건만 맡을려고 하고 성폭행 사건은 해결도 힘들고 점수도 많이 주지 않아 피할려고만 하죠

하지만 연쇄 성폭행범 사건에 두 경찰서는 억지로 합방을 하게 되는데 첫날밤 부터 손도 안잡고 단독플레이만 합니다.
이러니 날쌘 성폭행범을 잡을리가 없죠



영화는 이렇게 두 경찰서의 티격태격을 담고 있는데 이런 실적위주의 전시행정은 현 경찰시스템을 따끔하게 비판하는 블랙코메디 같은 기저를 깔고 있습니다.  이런 씁쓸한 풍경을 기반으로 한 블랙코메디는 초반에 잘 먹힙니다.

실적과 성과점수를 위해서 민생은 뒷전인 경찰들의 현실풍자적인 모습은 아주 좋고 상큼했고 공감도 컸습니다.
또한 진골과 성골의 대립 즉 경찰대출신과 현장경험으로 잔뼈가 굵은 두 경찰서의 팁장의 대립도 볼만합니다. 한국 사회의 병폐를 그대로 담는듯 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중간에 이상하게 한번 크게 자빠집니다.




연쇄성폭행범을 잡지 못한  두 경찰서는 합동수사대를 다시 허물고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대신 최일선에 있는 두 팀장이 좌천을 당합니다.

박중훈은 순찰대에 배속되고 이선균도 전직대통령 경호쪽에 가게 됩니다. 
이렇게 최일선에서 물러난 두 경찰은 변화를 합니다.  

특히 박중훈의 변화는 이해가 안갑니다.  
박중훈은 완죤 속물 경찰이었습니다. 그런데  순찰근무를 하면서 아이들을 만나고 민생을 직접 돌아보면서 변화를 하는데 그 변화의 과정도 짧고 개연성도 무척 떨어집니다. 특히 커피믹스를 훔치는 여고생을 감동코드와 박중훈의 변화를 이끄는 코드로 삽입하지만 이 코드가 아주 어설픕니다.

보통 한국영화들의 감동코드는 개 같은 주인공이 용되면서 감동을 주는 영화들이 많은데  이 영화도 그런 고리타분한 그러나 아주 썩 잘 먹히는 감동코드를 주입하지만  그 자연스러운 변화 또는 큰 사건을 통한 변화가 없이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됩니다.

재미와 감동이 튀는데 어떤것을 체포할지 몰라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 둘다 놓치게 됩니다.


영화는  경찰 내부 시스템의 문제를 고발하면서 다루기 힘든 성폭행에 대한 시선과 경찰의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이 성폭행에 대한 소재를 다룬 이유는 아무래도 요즘 성폭행 사건이 이슈화 되고 국민적인 관심이 많아서  일선 경찰의 시선으로 본 성폭행 사건을 담는데  소재에 비해서 다루는 방식은 좀 가볍습니다.

분명 피해자들이 숨을려고 하고 피할려고 하는 모습은 리얼하고 진중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급작스런 변화들은 
박중훈의 변화만큼 어색하고 오글오글 거리게 됩니다.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재미를 줄이고 감동에 집중하지만 그 감동이라는 것이  중간과정에서 속물경찰이 천사경찰로 변한다는 당위성이 너무 미약해서 감동은 감동이 아닌 의도하지 않는 쓴웃음을 남기게 됩니다.

특히 티격태격하던 두 경찰이 다시 합심하는 과정도 매끄럽지 못합니다.
차라리 블랙코메디로 계속 가거나 아니면 이야기의 힘으로 관객을 웃기거나 감동시켰으면 좋으련만  좋은 출발을 하다가 중간에 몇번 자빠지더니 방향감각을 잃고 이상한 곳으로 달려간 영화 같습니다 

체포왕. 감동과 재미. 관객 모두 놓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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