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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커피 예술. 금천구의 숨은 멋과 맛을 갖춘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을 만나다

by 썬도그 201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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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에 들어선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 커피 예술



금천구라는 동네는 서울 변두리지역입니다. 시쳇말로 존재감이 큰 곳은 아니죠. 
뭐 금천구만 그러겠습니까? 서울 변두리 지역 대부분이 겪는 공통분모들이죠. 서울은 거대합니다. 거대한 서울은 1천만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삽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주연이 있고 조연이 있고 엑스트라가 있듯 서울은 강남과  종로 이 두 개의 축으로만 움직이는 기관차 같습니다.

온갖 문화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종로와 강남이 대부분입니다.
연극, 뮤지컬, 사진전, 그림전시회등 큰 행사는 죄다 종로와 강남 이 두곳에서만 이루어지죠.

이런 이유로 저와 같이 서울 변두리에 살면 그런 문화를 향유하기 위해서 차비를 들여서 시간을 들여서 가야 합니다.
하다못해 핸드드립커피 한잔 마실려면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 흔하디 흔하다는 스타벅스도 가산디지털단지라는 섬과 같은 곳에 여러개가 있지만 정작 금천구민들은 그 가산디지털단지에 거의 가지 않습니다. 교통편도 좋지 않고 그 가산디지털단지 주변에 주택가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 있긴 있지만 쪽방촌이 대부분이죠.

그 흔하디 흔한 스타벅스도 없는 곳, 그나마 바퀴베네라고 할 정도로 곳곳에 생긴 카페베네가 금천우체국 옆에 하나 생겼습니다.스타벅스를 자주 들립니다. 이벤트 당첨되어서 받은 기프티콘으로 가끔 들립니다.

스타벅스를 들리는 이유는 노트북으로 글을 정리하고 책을 읽을때 주로 갑니다. 절대로 커피 맛 때문에 가지 않습니다.
제가 커피 맛을 잘 아는 것도 매니아도 아니지만  스타벅스의 커피는 영~~ 아닌것 같습니다. 
알바생인듯한 젊은 직원들이 자판기에서 커피 뽑는 속도와 비슷하게 커피를 뽑아 냅니다. 

친구랑 스타벅스 커피를 먹으면서 그런 소리를 했습니다

"스타벅스가 아니라 스타자판기 아니냐?.  이거 너무 빨리 나온다"
"외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급한 한국사람 특성상 그런것 아닐까?"

모르겠습니다. 커피를 잘 모르지만 적어도 주문하자 마자 나오는 음식치고 맛 있는 음식 없습니다. 기사식당치고 맛집이 없듯 주문하자마자  나오는 음식들은 대체적으로 맛이 없습니다. 늦게 나오는 음식, 느리다는 것은 그 만큼 음식에 담는 시간이 길다는 것이고 시간이 길다는 것은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종로에서 약속이나 전시회를 보고 집으로 돌아올때면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내려서 마을버스 6번을 타고 집으로 갑니다. 6번 마을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본 커피 예술을 처음 봤을때  다방이 새로 생겼구나 했습니다

 금천구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지역 분위기상 다방이 어울리지 커피전문점이 절대로 어울리지 않습니다. 주변에 아파트가 있고 금형공장들도 있고 고물상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방인가 했습니다.  근처에 있는 '가산디지털도서관'에 책을 반납할려고 가끔 이 '커피 예술'앞에서  내리는데 지나갈때마다 속을  기웃기웃거렸습니다.

그런데 다방은 아닌것 같고 창문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삼청동의 커피숍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왜??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니 왜??  이런 곳에 삼청동 분위기가 나는 커피전문점일까? 수요가 있나?
이런 의문만 가지고 1년을 지켜봤습니다. 크리스마스때도 버스를 기다리면서 반짝이는 트리를 하염없이 본적도 있네요

1년이 지난 어제 드디어 이 곳의 문을 열고 들어가 봤습니다.
우리는 우리사는 주변에 뭐가 있는지 잘 모릅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관심만 가져서 주위를 돌아보면 보물들이 참 많습니다.  그 보물캐기 작업을 이제 시작할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제 1악장으로 선택한곳이  '커피예술'입니다


 
독특한 테이블 셋팅을 한  커피예술
 
안에 들어가니 바리스타 복장을 한 사장님이 분주하게 드립커피와 에스프레소를 만들고 계셨습니다. 
제가 앉은 자리는 6인석이고 안쪽으로는 2인석 테이블이 3개가 있었습니다. 그 뒤에 다시 6인석 테이블이 있었습니다. 

 
책도 배치해서 지루함을 달래고 있네요. 테이블과 인테리어 대부분은 원목 나무를 이용해서 만들어서 은은한 나무빛이 은은하게 사람 마음을 포근하게 합니다


 제가  추운겨울 발을 동동거리면서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마을버스를 기다리면서 들여다 본 '커피 예술'에서 가장 눈을 혹하게 했던것이 맨 구석에 있는 다락방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마치 다락방에 올라가서 친구와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공부방 같은 느낌도 듭니다. 실제로 이 공간에는 공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원콘센트도 있어서 노트북을 가지고 공부하는 대학생들에게 아주 좋은 공간입니다. 물론 담소를 나누기에도 아주 훌륭한 공간이고요

마치 어린시절 다락방에서 친구랑 이야기하던 그 모습이 떠오르네요.




가장 인상깊었던 테이블은 사장님과 얼굴을 마주보면서 커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사장님이 워낙 다정다감하시고 밝게 웃어주시면서 여러이야기를 잘 나누시는데  손님들과 계속 말씀을 나누시더군요.
이 공간을 보면서 이 사장님의 성격을 대충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칸막이로 막지 않고 손님들과 아이컨택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시는것을 좋아하시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죠. 보통의 커피전문점은 주인과 말 나눌 일이 없습니다.

그런 공간도 없고요.  또한 쑥스럽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마치 칵테일바와  같이 테이블을 만들어서 언제든지 앉아서 사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제가 나중에 인터뷰 비슷하게 여러가지 질문을 한 1시간 정도 쏟아내니까 제가 사장님을 너무 독점하는 것 같아서 죄송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남들과 말을 잘 나누는 스타일은 아닌데 워낙 사장님이 친절하시고 마음이 좋으셔서 술술 말이 나오게 하시더군요.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커피 맹이라서 뭐가 맛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에디오피아 커피가 맛있다고 하는 것을 얼핏들어서 에디오피아(예가체프)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4,500원입니다. 

커피예술에서는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 커피, 과일음료와 치즈케익, 베이글 등을 팝니다. 가격은 저렴한 편입니다.
스타벅스와 비슷한 가격이고 핸드드립 커피치면 싼 편입니다. 또한 이런 핸드드립커피를 제가 사는 지역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자체 즉 기회비용까지 따지면 싼편이죠


테이크 아웃도 되는데 테이크 아웃 커피는 아메리카노가 2,500원 입니다. 한 3시간 있었는데 테이크아웃 손님도 꽤 많았습니다. 

 
커피가 나오길 기다리는데 한 10분이 지나도 안나옵니다. 꽤 시간이 걸리나 보다 생각을 하고 가방에 있던 책이 생각났습니다. 가산디지털도서관에서 책 반납하라고 문자가 왔는데 그게 생각나서 사장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근처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나서도 커피가 안나옵니다. 약 20분 정도 걸리는 것 같은데요

 
드디어 예쁜 찻잔과 함께 커피가 나왔습니다. 커피잔 볼이 엄청크네요. 그리고 작은 커피잔이 같이 나왔는데 저게 뭔가 했습니다.  작은 잔의 커피도 같은 종류의 커피인데 다른 느낌이 담긴 커피입니다. 시음용 잔에 나왔는데 사장님은 항상 커피를 드립하기 전에 맛을 먼져 보십니다.  큰잔과 작은잔은 같은 커피입니다. 큰잔은 아메리카노처럼 물을 타서 묽게 나오는 것이고 
작은 잔은 진한향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같은 커피를 다른 느낌으로 준비한 세심한 사장님의 배려죠 



책을 읽을려고 했다가 커피맛에 놀랐습니다. 제가 커피에 대한 매니아도 아니고 맛의 차이도 잘 모르지만 스타벅스에서 먹던 그런 커피와는 맛이 전혀 다릅니다. 커피 특유의 쓴맛이 많지 않았고 향이 무척 좋았습니다. 

이거 참.. 커피에 대한 형용사를 많이 몰라서 설명하기 힘들지만 분명 느낌이 달랐습니다. 


옆 테이블에서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던데요. 주전자 같은게 같이 나오네요. 



커피를 마시면서 인터넷 사용환경을 체크해 봤습니다. 올레 와이파이도 있고 '커피예술'에서 설치한 무선 인터넷 공유기도 잡히네요



 
커피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커피 예술 사장님 

 
드디어 사장님이 조금 한가해져서 인터뷰아닌 인터뷰를 좀 해봤습니다
사장님은 핸드드립 경력이 12년이 된다고 하시네요. 여러 커피전문점에서 근무하면서 배우고 쌓은 경험은 커피에 대한 노하우와 철학을 만들었습니다.   

 

 
왜 금천구에 이런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을 만드셨나요? 금천구민이신가요?
궁금했습니다. 이런 핸드드립 커피를 만날 수 있는 지역이 아니기에 금천구에 대단한 애정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고 당연히 금천구민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금천구에 사시지는 않고 먼곳에서 오신다고 합니다.

금천구를 선택한 이유는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 주변 쪽방촌과 아직 공장지대의 느낌이 다 지워지지 않는 모습등을 잘 아시고 오히려 이런 곳에 이런 핸드드립 커피 문화를 소개해주기 위해서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커피 전도사 느낌이 납니다

또한 마을버스 정류장이 바로 앞이라서 잡은것도 있다고 하네요. 맞아요. 저도 마을버스 정류장이 아니였다면 그냥 스쳐지나갔을 것입니다.  커피도 하나의 문화죠. 특히 이런 고급커피 문화를 접할려면 천상 종로나 번화가에 가야 합니다. 금천구에서는 만나기 힘들죠. 그런데 이런 곳에서 삼청동에서나 느낄 수 있는 핸드드립커피를 만나다니  놀라운 행운입니다.


조금은 날카로운 질문을 했습니다.  
"손님들이 계속 들어오고 꽤 장사가 잘 되시는 것 같은데 수입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속에는 만약 이런 고급커피문화가 장사가 안되어서 없어진다면 이 지역의 큰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사장님은 보이는 것 보다는 많이 벌지 못하지만 딱 만족할만한 수준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런 커피전문점은 단골손님이 중요한데 단골들은 주변지역에 사는 분들 보다는 먼곳에서 찾아온다고 합니다. 
보통 근처에 사는 분들이 단골이 많으면 1주일에 한번정도 오는데 워낙 입소문으로만 알려져서 먼곳에서도 오시는데 그 찾는 주기가 보통 2,3달에 한번씩 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번 맛을 본 분들이 친구를 끌고 오고 입소문이 좋아서 알음알음으로 많이 찾아오신다고 하네요



커피가 느리게 나오던데 짜증내는 손님 없나요?

있죠. 어제도 늦게 나온다고 재촉하는 손님 있었습니다.  10분 이상 기다려야 하니 짜증낼만도 하지만 기다리는 만큼 맛과 향은 더 좋아집니다. 따라서 성격 급한 손님들은 단골이 되기 힘들고  이런 느림을 이해하는 분들은 느긋하게 기다리십니다. 
그래도 재촉하면 빨리 만들어 지는데 대신 맛은 떨어지죠 이 대답을 들으니 일본 요리드라마 '오센'이 생각납니다.

오센의 여주인은 패스트푸드가 범람하는 현실을 외면한채 느림의 미학. 좀 수고스럽더라도 좀 느리더라도 맛이라는 절대적 목표를 위해서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갈등은 하지만)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사장님이 커피 철학이 오센의 여주인공과 비슷하네요. 

제가 커피 가격이 싸다고 한 이유는 그것입니다. 분명 4천원, 5천원 하는 저 가격 싼게 아닙니다. 가격만 보면 비싸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장님이 탁 트인 공간에서 핸드드립을 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보고 있다면 그 시간을 목격한다면 분명 가격이 비싸다고 느낄 수 없고 그 맛과 향을 경험하면 가격에 대한 불만은 커피안으로 녹아 내릴 것 입니다. 설탕 하나 안쓰고도 달다라는 느낌. 혀는 달다고 하지 않겠지만 머리에서는 달다라고 느끼는 그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자체만으로도 전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커피에 대한 노하우나 팁을 살짝 들을 수도 있고요 


 


커피 예술이 추구하는 커피는 행복한 커피



 이 커피예술의 고객층은 20대에서 70대까지입니다. 할아버지들은 다방인줄 알고 오셨다고 할 정도로 낯선 풍경이지만 이제는 익숙해 하신다고 하네요. 주 고객층은 예상대로 20대에서 40대 정도입니다. 사장님은 40대 후반이신데  20대 손님들은 이모라고 부르며 저 같이 늑수구리 아저씨는 누님 같은 느낌입니다.  

평일 낮에는 매니저가 근무하고 보통 밤에 주로 계시고 주말에는 하루 내내 혼자 근무하십니다.
사장님은 자신이 추구하는 커피는 행복한 커피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행복한 커피?? 그 행복한 커피란 만드는 사람이 행복해야 행복한 맛이 나온다면서 자신이 맛을 먼저보고 맘에 안들면 다시 만든다고 하네요. 그 정도로 프로정신이 대단하신데 한번은  5잔을  맛도 안보고 똑같이 드립했다가 나중에 맛이 영 아니여서 5잔을 모두 회수하고 다시 제공했다고 합니다.

커피도 음식도 문외한이고 잘 모르지만 요리의 기본은 마음 아닐까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행복하면 그 음식도 행복하고 먹는 사람도 행복합니다. 음식에 만든 사람의 감정이 녹아들어가게 되는데 그런 진리를 사장님은 알고 계시네요. 그래서 제가 여기서 가장 추천하는 메뉴가 뭐냐는 세속적인 질문에 우면현답으로 행복한 커피라고 하셨습니다.   

 


커피잔이 너무 예뻐서 카메라로 계속 사진을 찍었는데 커피잔은 각각의 커피에 맞게 나오기도 하지만 원하는 커피잔을 찍어주면 그 커피잔에 담아주십니다. 에스프레소잔들이 너무 아트하네요.

사장님은 미술을 전공하셨다고 하는데요. 예술이라면 다 좋아하신답니다. 그래서 커피예술로 작명을 한것 같기도 하고요.
실내 인테리어는 따님과 함께 디자인하고 배치를 했다고 하네요. 커피 예술이라는 간판도 따님 글씨라고 합니다.

너무 바빠 보여서 종업원을 쓰시지라고 제안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19살된 매니저도 있고 따님도 수능 끝나면 같이 일할 것이라고 하시네요. 제가 느낀 커피 예술의 최고의 매력은 사장님이 아닐까 할 정도로 사장님이 너무 인상이 좋으시고 말씀도 잘하시고 친근하십니다.


원두커피 담은 봉지를 보여주시면서  커피예술 로고도 손님이 그려주셨다고 합니다. 그리스의 지혜의 여신이라고 하는데 월마나 사람이 좋으시면 손님이 찾아왔다가 무상으로 이런것 그려주고 가셨겠어요
 


 
테이블 위에 있는 커피잔들이 마치 야수파 화가들의 그림처럼 강렬하네요



 
한쪽에는 커피 볶는 기계가 있는데 황금빛이 너무 근사합니다.

 
주방이 개방되어 있느니 자꾸 눈길이 가는데 에스프레소 머신도 있네요
바리스타 교육에 대한 내용을 입구에서 봤습니다.

 
바리스타 교육을 직접 하시는데 60만원의 교육비를 받고  바리스타 교육을 도제식으로 가르치는데  단순하게 커피 매뉴얼을 읇는게 아닌 12년 경험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맛에 대한 기억을 전수한다고 하네요

매뉴얼식으로 교육을 하면 우유회사나 여러가지 환경이 바뀌면 다른 맛이 나오고 실패한 맛이 나오기에  어떠한 조건과 환경에서도 균질한 맛을 낼 수 있는 그 경험을 교육한다고 합니다.

이것 말고도  커피문화강좌도 할 예정인데  5천원의 참가비를 내고 한 5~6명씩 모여서 1시간동안 커피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과 노하우와 팁을 강의를 할 예정인데 지금 너무 바빠서 하지 못하고 2012년부터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식구들 데리고 한번 가서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커피 매일 1잔 이상씩 마시지만 사실 커피에 대한 지식이 너무 없습니다

 
입구와 벽에 걸린 사진들을 보고서 여기 온 손님들을 찍은 폴라로이드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라 폴라로이드 같은 사진밑에 이름이 써 있습니다.  

 
이것들은 쿠폰입니다.  사진 밑에 이름을 적고 여기에 걸어놓으면 되는데요. 커피 한잔 마시면 쿠폰도장 1개가 찍히고 10개를 찍으면 커피가 공짜로 한잔 제공됩니다

 
뒤를 넘겨보니 알겠더군요.  단 현금을 내시는 분에 한해서입니다.  아 맞다.. 저 쿠폰 안만들고 나왔네요. 다음에 가서 두개 찍어달라고 해야겠어요


스타벅스도 두렵지 않다는 커피예술
 

 
"근처에 스타벅스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들어서면 안두려우세요?  시티렉스에  파리바게트 크게 들어왔던데요?"
사장님은 오히려 환영한다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어조로 말씀 하셨는데  물어본 제가 무안해 할 정도로 그 자신감이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이런 자신감이 있기에  이 커피 예술이 인기가 많구나 하는 생각마져 들었습니다.

커피 맛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서는 이렇게 당당하게 말하기 힘들죠.


제가 커피매니아도 아니고 함부로 맛에 대해서 말하기 힘들어서 다른 분의 리뷰를 소개합니다. 
구글 지도검색에 올라온 리뷰인데 사장님이 이 분의 리뷰가 가장 맘에 드신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저 처럼 대부분의 손님들은 맛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거나 까닭롭지 않은데 위 리뷰를 쓴 분은 커피가게를 운영했나 아무튼 커피에 대해서 아는 분이라서 맛에 대한  평가를 적으셨다고 하네요.  

 

 밤에 더욱 빛이나는 커피 예술

 장시간 인터뷰를 하다보니 어느덧 해가 지고 있고 가게는 호박빛이 은은해졌습니다. 추운 겨울 그 따스해 보이던 그 불빛이 들어오자 다시 카메라로 구석구석을 찍었습니다.

커피 예술은 밤이 더 아름답습니다.  조명이 원목 인테리어와 함께 융합되면서 따뜻한 느낌을 가득 채웁니다


 


손님들은 끊임없이 들어왔습니다.
저도 저녁 약속도 있고 너무 오래 붙잡고 인터뷰를 하기도 뭐해서 가방을 챙겨서 일어났습니다





 다음에 올때는 저 다락방 같은곳에서 채집한 사진정리하면서 블로그 글을 쓰면서 혹은 책을 읽으면서 지내봐야겠습니다.
가끔 글이 안써질때 여기와서 향상심도 생기고 영감도 생기고 할것 같네요

 
나가면서 원두를 하나 샀습니다. 사촌여동생 줄려고 하나 샀는데 가격을 물어보니  사장님이 먼저 누구에게 어떤 분에게 줄거냐고 묻습니다. 여자고 20대라고 했더니 과테말라 원두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가격은 6천원이고 에디오피아, 콜롬비아, 브라질등이 있는데 가격은 6,7천원입니다.

 


치즈케익과 베이글등도 파는데 이 치즈케익과 베이글은 직접 만드시는 것은 아니고 사장님이 직접 골라서 사오시는 것인데 절대로 냉장 치즈케익은 사오지 않으신다고 합니다. 다년간 경험해보니 오늘 안팔린것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시 다음날 팔고 하는 모습을 많이 봐서 직접 냉동하지 않는 제품을 사오신다고 하는데요

마침 치즈케익이 맛있어서 친구들 데리고 왔다는 20대 여자손님들이 계시더군요


 


한권의 책보다 한 사람을 아는게  더 근사한 일임을 알게 해준 커피예술

책을 읽을려고 갔습니다. 인터뷰는 짧게 하고 책을 읽을려고 갔는데 책을 덮고 사장님이랑 수다만 떨다 왔네요
사람이 꽃보다도 아름답지만 책보다도 아름답습니다. 책 한권을 읽는 가치보다 한 사람을 알고 배우고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주는 느낌은 책도 영화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SNS로만 만나는 시대에 푹 쩔어 살았는데 오랜만에 좋은 만남을 한 느낌이었고 약속장소로 가는 길에 기분이 너무 좋더군요

커피예술 사장님은 소망이 있습니다.
그 소망은 이 커피예술 근처에는 고물상이 있습니다. 유모차나 리어커를 끌고 다니면서 폐지를 줍고 다니시는 노인분들 참 많습니다. 저 또한 자전거를 타고 그 고물상 앞을 지나갈때 보면 어르신들이 몸보다 더 무거운 폐지를 싣은 리어커를 끌고서 허리를 90도로 꺽으신채 리어커를 끌고 가는 모습을 몇번 봤습니다.  고물상에서는 그 폐지들을 kg당 가격을 쳐서 노인분들에게 줍니다.

사장님은 그 분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대접해 드리고 싶다고 하십니다. 지금은 영업시간이 정오 1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하는데  아침일찍 커피를 제공해 드릴려면 천상 오전에 가게를 열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못하고 있다가 조만간  아침 7시 30분에서 8시에 가게를 열어서 샌드위치등을 팔면서  폐지 줍는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씩 드리고 싶다고 하십니다.

사장님은 금천구에도 쉽게 접하기 힘든 드립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히셨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근사하더군요.  이런 건강한 생각을 가진 분이 우리 주변에 영원히 계셨으면 하네요. 이런 긴 장문의 이야기를 한적이 없는데 이야기 나누면서 상당히 재미있었고 많은 배움도 받았습니다.

또 다른 금천구의 숨겨진 맛집이나 명소를 발굴해봐야겠습니다. 우리주변에 거대자본의 프랜차이즈에 맛서서 자신만의 맛을 지키는 맛집과 가게들 많습니다. 그런 가게들을 발굴해 내는 일을 커피예술을 시작으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사장님에게 다음 스토어뷰가 있으니 거기에 신청해서 실내촬영을 해보시라고 권해드렸는데 제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전화로 알려드리기로 했습니다.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이 글은 중소기업청 블로그에도 소개 되었습니다. 
http://blog.naver.com/bizinfo1357/4014383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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