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40,50대들은 술자리에서 술안주처럼 질겅질겅 씹는 게 있습니다. 하나는 정치인과 대통령이요 또 하나는 교육정책입니다. 교육정책이 잘못되었다느니 이래서는 안된다는 등 온갖 주워들은 풍월은 있어서 이렇게 해야 한다고 일장연설을 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 자신이 한 말을 자기 자식에게 대입하려고 하면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한다. 세상이 그런데 어쩌겠냐. 일단은 대학 나오고 나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이중적인 태도를 변합니다. 이런 모습 속에서 한국 교육은 변화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아니 그 아들 딸들이 대학 가고 결혼하고 애 낳고 그 아이가 자라서 초등학교를 가도 여전히 마찬가지로 엄청나난 사교육비에 허덕거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교육절감의 답은 없는 것일까요?
답은 있습니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미국이나 북유럽 모델들이 있습니다. 한국 교육의 롤모델인 미국이 사교육비 많이 쓴다고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명문 사립고등학교는 대학 등록금과 비슷한 돈을 내긴 하지만 한국처럼 가난하던 부자던 사교육비에 고통받는 나라도 없죠. 뭐 상위 1%는 사교육비에 대한 고통을 모르겠지만요
그렇게 수천 들여서 대학 보내면 대학등록금은 1년에 돈천씩 들어갑니다. 그렇게 빚을 내고 졸업을 하면 취직이 안됩니다.
너도 나도 대학생인 학력 인플레이션이 일으킨 부작용에 허덕이다
한국의 대학진학률이 80%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모두가 대학에 가고 대학을 졸업해서 대졸 자리만 취업하려고 하니 취직이 되겠어요? 군대로 비유하자면 병들은 20명인데 장교가 80명인 나라가 한국입니다. 소위가 80명에 이병부터 병장까지가 20명인 군대. 그런 군대가 정상일까요?
그렇다고 장교출신들이 병과 같이 일하겠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장교 자리 날 때까지 백수로 기다립니다. 이러니 20대 태반이 놀고 있는 것이죠. 간혹 장교 계급장 떼고 병으로 일하겠다고 하는 용자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런 용자도 칭찬받기 힘듭니다. 그러려면 뭐 하러 대학에 수천만 원 꼬라박고 다녔냐는 질책에 할 말이 없습니다.
지금 이 꼬락서니가 한국입니다. 20대들은 자기가 왜 대학을 나와야 하는지도 모르고 적성이 뭔지도 모르는 학생도 참 많습니다. 이런 한창 배우고 꿈을 키워야 할 나이에 왜 파는지도 모르면서 영어책만 도서실에서 줄곧 팝니다. 동아리 활동은 스펙 쌓기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단독플레이를 하며 주변의 친구들은 모두 잠재적 경쟁자입니다. 누가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줄 생각은 안 하고 핸드폰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릴 생각만 합니다.
한심스럽고 걱정스럽습니다. 이런 한국이 과연 건강한 한국이 될지 의심스럽습니다. 학력 인프라에 대통령은 고졸자리 가서 일라하고 쓴소리를 하지만 그게 먹힐 리 없습니다. 대학 졸업까지 투자한 1억에 가까운 돈(4년이라는 기회비용 포함)을 투자했는데 고졸자들이 하는 일을 할리 없고 해도 자존심상 허락이 안됩니다. 그냥 놀고 말죠.
전직 대치동 학원강사가 한국교육에 쓴소리를 하다
저자 이윤우는 서울대 국문과 출신의 전직 대치동 학원강사였습니다. 저자의 학력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학이라는 곳은 학문을 연장하기 위해서 가는 곳이 아닌 취직하러 가는 곳입니다. 간혹 정말 간혹 그 분야가 관심이 있어서 대학원을 가고 박사가 되는 사람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좋은 직장 구하러 대학에 갑니다.
그렇게 서울, 연고대를 입학하면 기업들이 알아서 모셔가던 시대가 분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서울 명문대를 나왔다고 해서 실무를 잘한다고 보장하는 서울대졸업장이 아닙니다.
하지만 회사에 취직해서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고 해도 명문대 출신이 머리가 좋아서인지 빨리 적응하고 무섭게 따라잡습니다. 이런 실질적인 평가와 함께 타성에 젖은 명문대 선호를 추구하는 대기업들이 학력 인플레이션을 부추겼고 학부모들이 거들어 주었습니다.
대학졸업장이 있어야 부모들은 우리 자식이 대학 나왔다고 고개를 떳떳하게 들고 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부모들의 욕망과 선심성 공약으로 10,20년을 내다보지 못한 한국정부가 대학진학률 80%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저자는 책 서두에 한국 교육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위에서 말한 학력인플레이션을 비판하며 그 후유증으로 반값등록금시위와 실업률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제1장 학력버블붕괴의 쓰나미가 대한민국을 덮치고 있다
에서는 OECD회원국중 최고 수준의 대학진학률을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공의 학력인플레이션으로 쭉정이 대학생들이 양상 되어 정작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들은 찾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작 기업들은 인재가 없다고 하소연을 하고 대학생들은 취직이 안된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이런 웃기지도 않는 간극의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고 그걸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반값등록금이 문제의 해결책도 아니고 근본적으로는 그런 문제를 넘어서려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재양성시스템이 붕괴된 한국, 이런 붕괴를 한국인들은 강도 높은 노동시간으로 겨우겨우 메꾸고 있습니다. 그런 결과 노동효율이 낮은 나라로 꼽히고 있죠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많지 않고 오로지 영어만 잘하는 스펙형 인적자원들이 넘치지 않는 모습, 결국 대학이라는 곳은
하나의 지능테스트장이 되고 기업들이 그래도 선택하기 편하게 변별력을 위해서 학점과 영어점수를 요구하며 그 요구에 부합되는 공부기계들로 전락한다고 쓴소리를 합니다. 대학졸업장은 운전명허증처럼 쉽게 딸 수 있는 한국 과연 이런 한국의 미래가 밝을 수가 없습니다.
제2장 기업은 현장형 인재를 원한다
'훈련된 무능(trained incapacity)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 경제학자 베블린이 처음 만들어낸 이 말은
이제 까지 잘 발휘되던 능력이 새로 변하는 상황에서 전혀 힘을 못쓰고 오히려 무능력과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현상은 관료사회에서 자주 일어나지만 대학생들도 경험을 하게 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해서 첫 한 달을 다니면서 대학시절에 배운 학문은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전공을 살려 취직을 했다고 해도 사회에서 요구하는 스킬은 학교와는 달라서 무척 당황하게 됩니다. 하다 못해 영수증 청구하는 법이나 결재서류 쓰는 법도 잘 모르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지 못해서 무능력해지는 일을 경험하죠. 그러다 실수라도 하면 당황하게 되고 당황 속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회사에 큰 피해를 줄 때가 많습니다.
이런 순발력과 융통성은 다양한 경험 속에서 우러나와야 하는데 한국의 대학생들은 오로지 영어만 파니 순발력과 융통성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또한 동아리 활동도 영어공부에 방해된다고 하지 않는데 정작 동아리활동을 통해서 협동심과 성실과 협업과 인간관계를 전혀 배우지 못한 채 입사를 하니 회사에 적응을 하지 못하다가 인내력마저 없으면 한 두 달 다니다가 퇴사를 합니다.
자신의 무능력은 보지 못하고 회사의 복리후생이나 따지고 친구들의 연봉과 비교질만 하면서 점점 파괴되는 게 20대들입니다. 회사는 회사대로 회사에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바로 실전에 투입할 장수를 원하지만 이론만 무장하고 실전경험이 전혀 없는 예비역 같은 훈련병들이 입사하니 골치가 아픕니다.
그래서 다시 재교육에 엄청난 시간과 돈을 투입하는데 이건 개인이나 기업을 넘어 국가적인 낭비입니다.
어차피 교육의 목적지가 직장이고 돈이라면 돈을 주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들을 키워야 하는데 한국의 고리타분한 교육계는 19세기 교사들이 20세기 교과서를 가지고 21세기 인재를 키우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10년 전 강의와 똑같은 염불 외는듯한 강의를 하고 교과서는 느린 판올림으로 세상과의 현장음을 담아내지 못합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상, 교과서는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다양한 체험을 하고 다양한 교육과 협동심을 갖춰야 팀플레이를 할 수 있는데 팀플레이라고 스타크래프트나 WOW에서 분업이나 하는 정도가 전부인 대졸자들에게 어느 회사가 손을 내밀까요?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스킬을 가르쳐야 할 대학은 고리타분한 교수들과 자신의 개혁을 뒤로한 채 현상태 유지만 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것을 가르치려면 교수가 학생보다 더 열심히 먼저 배우고 익혀야 하는데 그게 귀찮고 짜증 나는 것이죠. 그러니 맨날 20세기형 인재들만 쏟아내는 것입니다
제3장 취업률 98.8% 서울여상에서 답을 찾다
[오늘의 세상] 서울여상 "나는 商高다"… 그 이름 지키며 98% 취업 신화
라는 기사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서울여상의 취업률이 98%이고, 고졸이긴 하지만 대졸과 맞먹는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과 기업들이 자기네 회사에 졸업생을 보내달라고 하소연할 정도로 서울여상은 기업체들에게 무척 인기가 많은 학교입니다
저자는 이 서울여상 사례를 조목조목 파해치면서 왜 '서울여상'이 쭉정이 같이 돈만 퍼붓고 쓸모 있는 대졸자들만 쏟아내는 훈련된 무능력자들만 키워내는 현 교육시스템이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서울여상이라는 학교는 제가 몇 번 다녀봤던 학교라서 잘 압니다.
다른 학교와 다르게 입구에서부터 수위아저씨가 막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학교는 어떤 차량이 들락거리건 관심도 없지만 마치 기숙사 학교처럼 입구에서부터 막더니 신분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 교무실에서 상담을 하고 있는데 교무실 문 앞에서 여학생들이 쉴 새 없이 인사를 합니다. 그것도 배꼽인사입니다.
그 문화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니 이런 모습은 저기 민족사관고에서 보고 첨인데 이 학교도 예의를 잘 가르치는구나 느꼈죠. 학교 자체의 교풍이라고 할까요. 그런 짧은 순간의 행동 속에서 서울여상의 교풍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서울여상은 여상입니다. 지금은 거의 멸종된 상업고등학교입니다. 90년대 상고 공고가 언젠가부터 특성화고가 되었더군요. 한때는 뭐 인터넷고, 전산고등 IT거품이 한창이던 때에 컴퓨터 그래픽과 애니메이션등 필요 이상의 오버질로 IT인력을 과잉공급했었습니다.
그런데 상고는 있어야 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회사를 보면 구멍가게 회사라도 사장과 경리직원은 있잖아요.
말이 경리직원이지 경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특히 기업이라면 기본적으로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데 그런 흐름을 파악하고 조절하고 체크하는 게 경리입니다. 그런데 상고가 사라지니 그런 일자리에 넘쳐나는 대졸자들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여상도 특성화고 바람에 휩쓸려서 전산고 쪽으로 기울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 시절에 서울여상을 들락거렸는데 이후에 다시 서울여상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저자는 이런 서울여상의 뚝심을 높게 삼고 있습니다. 남들이 IT다 뭐 다해서 인터넷고 전산고를 지향할 때 상업고로 회귀해서 차별성을 둔 것입니다. 하지만 그냥 돌아온 게 아닌 금융정보, 국제통상, 인터넷 비즈니스라는 3개 학과를 개설해서 새롭게 탈바꿈을 합니다.
서울여상은 기존의 특성화고에서 하지 않는 금융과 비즈니스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교로 변신했고 이런 변신은 혼자만 하는 게 아닌 기업체들이 요구하는 인재상이 뭔지를 꼼꼼히 체크하고 바로바로 현장교육에 투입시킵니다. 예를 들어서 '서울여상' 졸업생이 사회에서 쓰는 신용장을 보내주면 그걸 가지고 여상 학생들은 바로 수업에서 활용합니다
또한 교사들은 생소한 커리큘럼을 배정받아도 학생들보다 더 정열적이고 노력을 해서 수준 높은 강의를 학생들에게 해줍니다. 거기에 매년 봄이 되면 배구대회를 개최하는데 우승상금이 전혀 없는 반별 배구대회를 통해서 협동심을 배웁니다.
학업부진학생은 공부 잘하는 학생이 못하는 학생을 자발적으로 가르치면서 공진화를 하며 1년 선배와 1년 후배들을 마니토처럼 맺어주어 서로의 근심들을 공유하고 풉니다. 또한 학교는 인의예지라는 사람이 살면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을 1학년때부터 줄기차게 가르치는데 그런 모습이 저에게도 다가왔습니다
10년 전 일이지만 아직도 잊히지 않네요. 배꼽인사하는 학생들. 뭐 그런 예의를 강제로 한다면 그것도 문제겠지만 선생님들 또한 그런 인사에 답례를 하고 학생을 하나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주니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저자는 세상 나쁜 것 70%는 학교에서 배웠고 그 70%중 50%는 선생에게서 배웠다는 말을 적었는데 깔깔대고 웃었네요
맞아요. 세상 나쁜 것 대부분은 학교에서 경험을 했습니다. 촌지부터 학습지비리며 이효 말도 마세요. 그래놓고 애국조회 때는 착하게 살라느니 바르게 살라느니 정직하게 살라느니 하죠.
뭐 저자의 서울여상 용비어천가일 수도 있겠지만 서울여상은 그런 모습이 없다고 합니다. 선생님들부터 바르고 살고 그 바르게 사는 모습이 저절로 학생들에게 교화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맞는 말이죠. 말보다 행동이 사람을 크게 교화시키고 동화시킵니다.
특성화고는 원래 대학보다는 취직을 하기 위해서 가는 고등학교입니다. 옛 상고, 공고가 대학이 아닌 취직을 하려고 가는 곳이고 실제로 취직이 잘 되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특성화고 취직률이 20%입니다. 그럼 나머지는 노냐? 그건 아니고 인문계고등학교처럼 70%가 진학을 합니다. 이건 뭐 제2의 인문계고등학교가 되었네요.
이렇게 특성화고 학생들이 대학을 기를 쓰고 갈려는 이유가 어이없게도 취직 때문입니다. 고졸이라면 취직도 안되고 취직되어도 연봉차이가 확 나다 보니 기를 쓰고 가는 것이죠.
서울여상도 대학진학을 가는 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약 20%이고 나머지 학생들은 거의 모두 취직을 합니다.
취직률 98%, 이렇게 되는 이유는 먼저 고졸이라고 해도 기업에서 대졸자 취급에 준하는 대우를 해주며 오히려 4살 이상 많은 대졸자보다 실무적인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데리고 오려고 기업들이 줄을 섭니다.
그래도 취직이 안되면 각 금융권에 포진한 선배들이 끌어당깁니다. 또한 졸업생들이 모교에 대한 애정이 많아서 장학금도 많이 쾌척한다고 하는데요. 이런 모교사랑은 정말 본받아야 합니다.
저요? 모교에 대한 애정 별로 없습니다. 뭐 대부분의 분들이 그럴걸요. 모교에 대한 애정은 있어도 장학금을 매달 얼마씩 걷어서 준다고 하지 않죠. 특히나 공립고등학교면 더 그럴 테고요.
서울여상을 통해 본 우리가 나아가야 할 교육방향을 모색하다
저자는 서울여상의 성공요인을 몇 가지 거론합니다.
1. 현실과 미래 그리고 자신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인식한 차별화
2. 변화에 적응하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
3. 미래를 내다본 철저한 준비
4. 혁신 주체의 헌신적인 자기희생과 조직의 통합
서울여상 학생들은 자격증을 참 많이 땁니다. 금융 관련 민간자격증 등을 따는데 그렇다고 자격증만 따는 학교가 아닌 자격증과 함께 실무경험을 학교에서 철저하게 합니다. 그러니 기업에 들어가서 코 찔찔 훈련병시절 보내는 대졸자와 달리 바로 총을 들고 전투현장으로 돌격 앞으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여상을 롤모델로 삼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먼저 기존의 특성화고등학교들의 큰 변화가 있어야겠죠. 먼저 교사가 변해야 합니다. 교사가 학생들보다 더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또한 교장 및 학교 학풍도 중요하죠. 거기에 서울여상 학생들이 인문계를 못 간 학생들이 가는 학교가 아니라 중학교에서 중상위권 학생들이 가는 학교입니다.
서울여상하면 어른들이 먼저 알아주는 게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가는 학교라고 알고 있고 실제로 공부 중상위권 학생들이 가는 학교입니다. 하지만 같은 중상위권 학생들이 간다는 마이스터보다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 것은 이런 바탕 즉 학풍과 학교를 이끄는 교장 및 교사들의 노력과 협동과 인의예지를 갖춘 바르고 건강한 학생과 졸업생들이 도와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저자는 서울여상을 롤모델로 삼자고 하지만 그 한계도 담고 있습니다.
이 책 '4년 먼저'는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 즉 독일이나 북유럽등 선진국처럼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와 기업이 요구하는 능력을 무시한 채 기억력과 지능만 키우는 수능과 대학의 부실한 교육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하면서 대안으로 제사한 게 서울여상입니다.
전 이 책 가득히 서울여상의 성공담을 담은 줄 알았는데 서울여상 성공담은 3장과 끝부분 인터뷰만 있고 주된 내용은 저자의 한국 교육시스템의 후진스러움의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책은 참 담백하고 깔끔합니다. 저자의 주장에 십분 공감합니다. 이전의 비슷한 다른 책들처럼 지적만 가득 담지 않고 서울여상이라는 현실적인 롤모델까지 제공합니다. 다만 기존의 특성화고를 다시 살릴 수 있고 대학들을 개혁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제시는 약간 미흡합니다. 뭐 대안을 제시한다고 해서 교과부 고위층이나 대학총장들이나 사립학교 이사장들이 변할 리가 없죠.
변하면 자기 밥그릇 뺏길게 뻔한데 지금 이대로 천년만년 살고 싶을 것입니다. 거기다 조급증에 걸린 학부모들은 이런 저주받은 교육풍경에 쌍소리를 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식은 '일단 대학은 가고 보자'라는 근시안적인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흠이라면 제목이 아닐까 합니다.
4년 면저라는 큰 제목 부제로 서울여상, 그 놀라운 성공의 비밀이라고 적혀 있는데 저자가 말하는 능력 있는 고졸자를 대우해 주는 사회가 되자라는 주제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또한 솔깃한 제목도 아니고요.
고졸이라는 단어를 내세우면서 대졸보다 더 좋다는 식으로 썼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이미 나온 책이기에 이런 지적이 무의미하지만 좋은 책이라서 남들이 제목만 보고 안 들쳐볼까 봐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은 교육관계자들이 꼭 읽어 봤으면 합니다. 특히 권력자들이 읽어봐야 하는데 저같이 힘없는 사람들이 읽고 분노만 하는 것 같아 아쉽네요. 교육개혁. 정말 갈고도 험한 길입니다. 이런 쓴소리가 담긴 책들이 더 많이 나오고 우리들 인식이 변하면 언젠가는 아이들이 공부스트레스에 해방될 날이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