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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잡스 따라하기는 이 책 스티브잡스 무한혁신의 비밀로 해라

by 썬도그 2011.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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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에 대한 책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잡스의 생애를 다룬 책도 참 많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스티브 잡스'는 살아 있는 영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이라는 기업이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구원투수로 올라와서 급하게 불을 끄고 애플을 재정비하고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3 총사를 만들어서 세계를 지배하다시피 한 위대한 사람입니다.

지금 애플주식의 시가총액은 MS사 구글, HP를 뛰어 넘었습니다. 한때는 MS사에게서 투자받았다고 좋아했던 애플이었는데 이제는 MS를 뿌리치고 천상천하유아독존식으로 진군 중입니다.

왜 삼성 이건희 회장에 대한 존경의 책이나 따라 하기 책은 없고 '스티브 잡스'책만 많을까요?
아니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레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주커버그나 MS의 빌게이츠 따라잡기 책도 사실 거의 없죠.

왜 이럴까요? 모두 위대한 기업 사장들인데요.
이건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이 다른 창업자이나 대기업 사장들과 달리 창조적인 사람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스티브 잡스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두 개가 있습니다. 창의적, 그리고 카리스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티브 잡스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직원을 짜르고 독선과 독단으로 똘똘 뭉친 심형래 같은 스타일을 아주 싫어하고 그런 사장 밑에서 일해 봤는데 아주 짜증이 납니다. 그렇다고 샌님같고 교수같이 문제 해결능력이 없는 참모스타일의 사장도 크게 좋아 하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사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네요 심형래와 스티브 잡스는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카리스마는 비슷하죠. 좋게 얘기해서 카리스마지 독선과 독단이 가득한 두 사람이죠. 최근의 잡스는 모르겠지만 잡스에 대한 책을 보면 잡스의 괴팍하다 싶은 성격이 잘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심형래에 없는 것을 잡스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비전과 융합력입니다.

스티브잡스 무한혁신의 비밀

이 책 '스티브잡스 무한혁신의 비밀'은 베스트셀러였던 '스티브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의 저자 카민 갤로가 쓴 후속작과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다른 잡스에 대한 책과 마찬가지로 잡스와 직접 인터뷰해서 나온 내용은 없고 다른 사람이 쓴 잡스에 관한 이야기나 책과 다큐등을 토대로 쓴 잡스 따라 하기 책입니다.

어떻게 보면 실천서라고 볼 수 있죠
잡스가 왜 혁신적인 제품을 세상에 선보일까? 에 대한 대답이 들어 있습니다


1. 좋아하는 일을 하라
2. 비전을 가지고 세상을 바꿔라
3. 창의성을 일깨워라
4. 제품이 아닌 꿈을 팔아라
5. 더 이상 NO라고 말할 수 없을 때까지 제거하고 제거하라
6.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라
7. 스토리텔링읭 대가가 되어라


라는 큰 주제와 함께 그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7가지 항목 중에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먼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 그대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라는 내용이죠. 이게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시도도 안 해보고 포기할 만한 것도 아니죠. 한 분야를 10년 이상 쭉 파다 보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전문가가 되면 돈이 솔솔 들어오게 됩니다.

비전을 가지고 세상을 바꿔라는 편도 재미있더군요. 애플이 다른 기업보다 월등한 폭발력과 창의력을 가진 이유는 잡스와 애플 사원들 모두가 같은 비젼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위기 한국기업에서는 갖기 힘들죠. 비젼은 각자 다르고 동기화도 안되고 뒤에서는 딴 주머니나 찰려고 하고 이직이나 꿈꾸면서 새로운 직장에서 내 비젼을 펼쳐볼려고 하지만 거기나 여기나 도친개친 회사들만 가득할 뿐입니다. 사장의 비전과 사원의 비전이 동기화가 되지 않으니 수많은 발을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걷기가 힘듭니다.

잡스는 애플의 직원들과 비젼을 공유하며 직원들의 비젼과 잡스의 비젼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적고 있습니다.

창의성을 일깨워라에서는 잡스의 창의력 비결을 담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잡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신이 아닙니다. 잡스의 그래픽 UI인 윈도도 제록스에서 스카우트한 사람이 만든 것이고 노트북도 아이팟도 기존에 있던 제품입니다.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도 기존에 있던 제품들이었죠

애플의 3대 매출 제조 화수분인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는 모두 기존에 있던 시장이었습니다. 다만 애플은 보다 미려하고 단순하며 빠르고 직관적이고 성능 좋은 제품을 선보였죠

애플 창조의 힘은 융합입니다. 융합의 힘은 경험에서 나옵니다. 잡스가 선불교에 심취했고 인도여행을 갔으며 샌님처럼 자란 빌 게이츠가 하지 못한 수많은 경험을 젊은 시절 했고 그 경험들이 창의력을 증폭시켰습니다. 다른 분야의 아이디어를 아이폰 등에 접목시키면서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Think different라는 잡스의 모토는 이런 융합과 다르게 생각하기에서 나온 힘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 중에 하나는 애플은 포커스그룹을 만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포커스그룹이란 사용자 그룹이라고 할 수 있죠. 한마디로 제품 사용자들 중 박학다식한 팬들이라고 볼 수 있고 요즘말로 번역하면 파워블로거들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파워블로거들이 제품 간담회에 초청받고 저 또한 많이 받는 편인데요. 가서 제품에 대한 조언들을 기업 관계자들이 청취를 합니다.

하지만 애플은 그런 포커스그룹을 운영 안 합니다.
그렇다고 외부의 지적과 사용자들의 불만과 지적을 무시하는 게 아닌 사용자들의 패턴을 바고 관찰하면서 이들이 뭘 원하는지를 캐치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듭니다. 어떠한 외부의 간섭도 없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면 알아서 사용자들이 칭송합니다.

고객의 요구를 따라가기보다는 고객이 따라오게 만드는 위대한 힘이 있다고 말하는데 참 공감이 가더군요.
사실 파워유저나 블로거들의 지식수준은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렇게 유저간담회가 중요하고 외부의 소리가 영양가가 높다면 그런 유저들의 의견만 청취해서 제품을 만들어도 대박이 나겠죠. 문제는 유저들도 자기들이 원하는 게 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기존 제품에 대한 지적은 많이 할 수 있지만 어떤 것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말하기 힘들죠

어찌 보면 이런 모습이 애플의 도도한 모습과 일맥상통해 보이기도 합니다. 도도한 여자라고 해도 매력이 없으면 개밥의 도토리지만 매력이 있기에 앙칼져도 쌀쌀맞아도 쫄래쫄래 쫓아다니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애플 욕하면서도 애플 제품 쓰잖아요.

사실 애플이 한국유저에 대해서 잘 대한 것 별로 없습니다. 게임 카테고리도 안 열리고 결재도 달러로만 돼도 많이들 쓰는 이유가 그런 어려움을 알고서도 매력이 있기에 쓰는 것이겠죠

이 외에도 애플 제품의 디자인의 핵심인 제거하고 제거하고 제거할 수 없을 때 완벽이 나온다는 내용도 귀담아들을만하더군요. 디터 람스의 미니멀한 디자인 미학이 애플 디자이너이자 수석부사장인 조나단 아이브에 연결되어서 직관적이고 매뉴얼이 필요 없으며 2살짜리 아이도 만지고 놀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게 되는 것도 꼼꼼하게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 장도 참 인상 깊습니다. 잡스는 프레젠테이션의 대가라고 하잖아요. 많은 제품 간담회나 설명회를 가보면 프리젠테이션 정말 못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지루하지 않게 해야 하는데 지루하게 진행도 많이 하고요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 유명한 이유는 재미도 있고 놀라움도 있고 아이폰처럼 직관적이고 단순한 설명을 합니다.
이걸로 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간단명료하게 말합니다.

또한 스토리가 있죠. 스토리텔링을 잘하는 사람이 미래엔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공학도들은 이게 약합니다. 제품설명할 때 스펙만 주루루 나열하면 딱 졸기 좋습니다. 하지만 같은 설명도 우리가 알고 있는 옛날 이야기나 동화 아니면 최근의 유머등 여러가지 기존에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에 빗대어 설명하면 설명도 재미있고 졸음도 안오고 편안한 분위기에 집중도가 높아집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출시를 할때 비밀스럽게 하는 것도 하나의 스토리죠. 마치 스릴러 영화나 반전영화 등은 내용을 철저히 숨기고 개봉날 모든 것을 보여줍니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 개봉이벤트는 '매트릭스 2'였습니다. 전 세계 동시간에 개봉하는 그 이벤트는 아직도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애플은 광고비 하나도 들이지 않고 철저하게 비밀에 숨겼다가 빵 하고 터트리면 기자들과 블로거들이 알아서 광고를 해줍니다. 이 얼마나 영특한 마케팅인가요? 요즘은 아이폰 출시 전에 누출을 매번 하는데 이것도 고도의 마케팅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 책은 잡스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 아닙니다. 왜 잡스가 위대한 혁명가인지에 대한 칭송과 함께 잡스처럼 따라 하기 등의 실천강령도 들어 있는 실천서입니다. 왜 잡스가 위대한 제품들을 만들어서 세계최고의 기업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속내를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잡스 워너비들에게는 복음서 같은 책입니다. 하지만 너무 칭송만 가득해서 찬송가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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