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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21세기 학교에 아직도 탈의실이 없는 학교의 현실

by 썬도그 2011.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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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때는 체육이 있는 날이면 그냥 체육복을 입고 갔습니다. 품질도 조악해서 땀을 전혀 흡수 하지 않고 조금만 당기면 찢어질듯한 체육복을 입고 등교를 했죠.  중학교때는 따로 체육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등교할때 입은 옷 그대로 체육을 했습니다. 

고등학교에 가자 춘추복이 있는 체육복을 입었습니다. 교련이야 옷 갈아 입기 귀찮고 가방이 꽉차서 교련복을 입고 그 위에 교복 마이를 입는 추태스러운 패션으로 등하교를 했습니다.  그러나 체육복은 싸가지고 가야 했기에 체육복을 교실에서 갈아 입었습니다.  

남녀공학이 아니라서 교실에서 훌러덩 팬티바람으로 체육복을 갈아입는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아시잖아요. 사춘기 시절이고 해서  몸을 노출하는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감수성 예민한 친구들도 있고 한데 학교는 거기에 대한 대책을 전혀 세우지 않았습니다.

아시겠지만 학교라는 곳은 학생들을 규격에 맞는 즉 사회생활을 잘 하고 세상에 대들지 않고 고분고분하게 살길 바라며 시스템에 대항하거나 반항하지 않는 진정제를 놓는 곳입니다. 물론  계몽을 통해서 사회라는 시스템에 잘 적응하게 하는 곳이기도 하죠.  

이렇게 공산품 찍어내듯 학생들을 대하고  서울대 몇명 입학하는것만이 중요시하는 고위급들이 앉아있는 대한민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사람됨을 배우길 바라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을 통과하기 보다 힘이 듭니다.

물론 몇몇 열정적인 교사들이 훌륭한 교사상을 만들고 있지만 학교 전체로 보면 학교라는 곳은 학생들의 인성교육보다는
서울 명문대를 몇명입학시키느냐에 더 열정적입니다. 이런 이유로  학교는 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하는게 일상다반사입니다.

솔직히 초등학생 일기장을 왜 담임선생님이 보고 검사를 합니까?
남이 보는 일기가 일기일리가 없는데요. 이 구닥다리 방식을 여전히 학교에서 요구합니다.  뭐 글쓰는 연습 시킨다나?
그런 작위적이고 선생님 보여주기식 일기가 무슨 일기입니까?  

이건 마치 사상검열과 같은 모습입니다. 아무리 그 취지가 좋다고 해도 학생들의 동의를 구하고 보던지 해야지 숙제같이 쓰는 일기가 결코 아이들 심성교육이나  글쓰기 공부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전 중학교 1학년때 까지 일기를 쓰라는 학교를 다녔는데  아직도 밀린 일기 1달치를 하루에 다 쓰던 그 더러운 기억이 생각나네요. 일기 안쓰면  빠따로 엄청나게 조져버립니다.
 

학생들 복장검사 두발검사. 이거 20세기에서나 하던 관습을 아직도 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위 사진이 무슨 사진 같으신가요?  중고등학생들 특히 남녀공학은 잘 아실거예요.  바로 탈의실입니다.
이게 왜 탈의실이냐고요?  믿기지 않겠지만 이게 학생들이 애용하는 탈의실입니다.  

10년전에 학교의 네트워크공사를 하러 갔는데  교실마다 있는 빔프로젝트 뒤쪽에 아이들이 막 숨는 것입니다.
제가 라인 체크해야 하니까 나오라고 했더니 조금만 있다 하시면 안되냐고 사정사정을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보니 옷 갈아 입어야 한다고 하네요.

황당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는데 아이들이 체육복을 거기서 갈아 입고 있네요.  빔프로젝터TV는 교실 모서리쪽에 설치 되어 있는데 거기에 한 사람이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있고 거기서 빠르게 체육복으로 갈아 입는 것 입니다. 

남자 중학교인데도 그렇게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이 있기에 그냥 기다려줬습니다. 그렇게 한 5명 정도가 갈아 입으니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남녀공학은 어떨까요? 남녀공학은  여자들이 교실에서 갈아입고 남학생들은  밖으로 내쫒겨서 화장실에서 갈아입습니다.  여학생들은  치마를 입은 상태로 바지를 갈아입을 수 있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초등학교때 담인선생님의 변신 과정을 지켜보면서 놀라워 했었음 ㅠ.ㅠ)  그것도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친구니까 男女 같이 옷갈아 입으라고? 노컷뉴스 기사보기

이 뉴스를 보니 참 짜증스럽네요. 여전히 학교에 탈의실이 없다는 현실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요즘 학교시설 무척 좋아졌습니다.  또한 학교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일어나고 있죠.  그러나 왜 탈의실에 대한 투자나 생각은 못할까요? 예산타령? 이건 의지문제입니다.  학교장이나 행정실에서 의지만 있다면  짜투리 교실을 탈의실로 개조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 남는 교실 한,두개쯤은 항상 있습니다. 그런 곳을 이용하면 됩니다. 

전국 남녀공학 1309개교중에 48.1%가  탈의실이 없습니다. 이런 현실, 아이들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왜 어른들은 세심하게 바라보지 못할까요?  그 이유는 아이들 즉 초중고등학생들을  인격체로 보지 않고  때리고 패서 사람 만들어야 한다는  낮춰보는 시선이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을이 아닙니다. 그들은 그 자체로 갑이자 하나의 인격체입니다.  

인격체로 바라보지 못하니  항상 이런 후진적인 생각이 아직도 만연한것 아닐까요?
요즘 아이들 아이들 손가락질 하기 이전에 그런 아이들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우리 어른들이 제대로 환경을 만들어 주었는지 부터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네요.  아이들이 막되먹고 질이 나빠지는 것은 우리 어른들의 질들이 나빠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부터 했으면 합니다.

소풍이나 납품, 급식업체등 학교 거래업체로 부터 뒷돈 바라지 말고 이런 것에 신경쓰는 교장선생님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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