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더볼츠 마블의 뛰어난 드라마와 유머가 다시 돌아왔다 추천 영화
믿고 보는 마블에서 믿고 거르는 마블로 변했습니다. 페이즈 4 전체가 망작들의 연속이었죠. 그렇게 마블은 망해가는 영화 명가가 되어가고 있고 이는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 브레이브 뉴월드>를 보면서 마블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걸 절실하게 깨닫게 하네요.
마블의 문제는 탄탄한 드라마와 유머가 사라졌기 때문
마블 영화는 세계 최강의 CG력을 담뿍 담은 액션 장면이 매력이지만 그보다 더 뛰어난 건 빌드업과 스토리 진행이 아주 매끄럽다는 겁니다. 뛰어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캐릭터 빌드업을 아주 정갈하고 맛깔스럽게 만들어내는 재주가 일품입니다. 액션과 CG는 그다음 핵심 매력이고요.
그런데 마블의 페이즈 4는 온통 평행 우주론에 기댄 멀티버스 서사만 줄창 만드니 질력이 나버립니다. 게다가 디즈니플러스에 마블 시리즈를 올리면서 드라마를 다 봐야 제대로 이해가 가능한 이상한 구조를 만들었고 CG도 OTT 시리즈에 인력이 투입되어서인지 보기 힘들 정도로 낮은 저품질 CG가 난무했습니다. 여기에 연출력도 딸리는 감독들에게 연출을 맡긴 것도 실패의 원인입니다.
그런데 <썬더볼츠>는 다릅니다. 먼저 빌드업이 아주 매끈하고 서사도 좋습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소재를 주 재료로 사용했는데 그 재료는 바로 우울증입니다. 현대인들의 만성병인 우울증을 소재로 사용한 점이 너무 좋더라고요. 보면서 나의 우울한 기억이 떠올라서 깊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 있는 수많은 소재와 감정만 잘 이용해도 쉽게 높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데 뭔 질리지도 않는지 평행우주를 떠드는지 모르겠어요.
<썬더볼츠>는 평행우주가 없습니다. 거대하고 화려한 액션 장면이 많은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진득한 육박 액션는 꽤 있고 무엇보다 드라마가 좋고 유머도 적절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야무집니다. 팀 플레이가 뭔지 어떻게 팀이 구성되는지에 대한 빌드업도 좋습니다. 사실 이 영화 속 캐릭터들을 한 영화에 모아서 한 팀으로 만드는 과정을 1편의 영화에 녹여내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영화 전반부에 야무지고 깔끔하게 빌드업을 시킵니다. 다만 영화 <썬더볼츠>를 보기 전에 2021년에 <블랙 위도우>를 봐야 주요 캐릭터들의 서사를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썬더볼츠의 주요 캐릭터에 대한 설명
뭐 마블 영화의 단점이자 장점은 이전 영화를 보고 봐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죠. 그런데 유튜브에 <블랙 위도우> 요약본도 있고 주요 캐릭터 설명 영상도 많습니다. 그래서 꼭 챙겨 보시길 권합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없는 분은 제가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 엘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 분) : 블랙 위도우는 대명사로 러시아 레드룸에서 키워낸 여성 암살자를 말합니다. 나타샤 로마노프가 엘레나의 언니입니다. 그렇다고 친언니는 아니고 레드룸이라는 살인병기를 키우기 위해서 고아 소녀들을 위장 가족으로 키워낸 블랙 위도우 중 한 명입니다. 2대 블랙 위도우가 되었지만 친언니 같은 나타샤가 죽은 후 우울증에 걸려서 은둔 암살자가 됩니다. 절망감에 CIA 국장의 뒷치닥거리를 하면서 삽니다.
🎅 엘렉세이(데이빗 하버 분) : 레드 가디언이라는 닉네임이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산타처럼 후덕하고 가슴에 별이 달려 있는 사람이 엘렉세이로 엘레나를 속인 위장가족에서 아빠 역할을 했습니다. 분란이 있었지만 지금도 아빠와 딸처럼 지냅니다. 러시아 캡틴 아메리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괴력의 소유자로 남들보다 힘이 쎕니다. 슈퍼 혈청을 맞았습니다.
👦 존 워커(와이어트 러셀 분) : 짭 캡틴 아메리카입니다. 실제로 잠시 캡틴의 방패를 든적이 있지만 자기감정을 제어하지 못해서 무모한 사람을 죽여서 불명예 전역을 합니다. 피지컬 능력이 뛰어납니다. 슈퍼 혈청을 맞아서 일반인보다 피지컬 능력이 좋습니다. 닉네임이 U.S 에이전트입니다.
👧 에이바 : 앤트맨 2편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나온 캐릭터로 과학자 아버지가 쉴드에서 쫓겨나자 혼자 연구를 하다가 아버지는 죽고 딸인 에이바가 분자 불안정화 증세가 있어서 사물을 통과하는 능력을 가집니다. 그래서 닉네임이 고스트입니다.
이외에도 태스크 마스터라는 강력한 무술 능력을 가진 캐릭터도 있지만 영화 초반에 죽습니다. 위 사진에 보면 중반까지 함께 한 것 같은데 비슷한 캐릭터가 너무 많다 보니 일부러 초반에 없앤 듯하네요.
여기에 윈터 솔져인 버키(세바스찬 스탠 분)가 국회 초선의원으로 등장하고 이 영화의 핵심 캐릭터인 밥이 등장합니다. 이 모든 캐릭터들의 공통점은 루저이거나 2인자거나 우울증에 걸릴 듯한 쓰라린 실패의 경험이 있습니다. 이게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사회부적응자, 루저들이 뭉치다
<썬더볼츠>는 각본이 무척 좋은데 각본가가 누군가 봤더니 넷플릭스에서 대박이 난 <성난 사람들>을 연출하고 각본을 쓴 이성진 감독이 각본을 맡았네요. 어쩐지 이야기가 아주 매끄럽고 깊이가 있다 했네요.
이야기는 복잡하지 않습니다. 드 폰테인이라는 여성 CIA 국장이 청문회를 통해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는 위기에 닥칩니다. 버키 초선 의원이 이 여성 CIA 국장을 압박합니다. 이에 드 폰테인 국장은 자신의 손에 놀아나고 있는 2인자 또는 루저들에게 자신의 전직이었던 슈퍼혈청을 개발하던 옥스라는 회사의 모든 것을 없애라고 합니다. 특히 센트리 프로젝트에 관련된 모든 증거를 없애라면서 암살자들을 옥스 지하 저장소로 모이게 합니다.
여기서 위에서 소개한 캐릭터 중 레드 가디언과 버키만 빼고 다 모입니다. 모이고서 알았죠. 우리는 용도 폐기 당할 처지라는 것을요. 그렇게 화형을 당하기 직전 지하 저장고에서 탈출합니다. 이 탈출과정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이 참 좋더라고요.
엘레나, 존 워커, 에이바, 민간인 밥, 존 워커 모두 날지를 못합니다. 누구 하나 날 능력이 없다보니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초라함이 넘쳐흐릅니다. 전 이런 패배자가 끝내 분연히 일어나는 서사가 좋은데 이 영화가 그걸 너무 잘 보여줍니다.
그런데 잠옷 같은 걸 입고 있던 밥이 실제로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슈퍼혈청을 맞은 초능력자임을 알게되자 CIA 국장이 이 밥을 센트리로 만들어서 지구를 위협하는 존재를 막을 계획을 세우고 동시에 자신의 위상을 높일 생각을 합니다. 어벤저스가 사라진 시대에 새로운 슈퍼히어로의 등장이죠. 그러나 그게 쉽게 되지 않습니다. 모든 힘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죠.
이렇게 이야기 자체는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이 이야기 속에서 피어나는 유머와 팀웍이 돋보입니다. 서로를 싫어하고 만년 이인자 또는 주목받은 적 한 번도 없는 인물들이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슈퍼히어로로 나아가는 과정이 깔끔해서 좋네요. 또한 새로운 빌런이 가진 능력도 아주 신기합니다. 특히 사람들을 그림자로 만드는 과정은 처음 봅니다.
뭐 그게 원폭 피해자들이 핵폭발로 몸 자체가 사라질 때 생긴 그림자 같은 흔적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서 일본에서는 많은 논란이 있긴 합니다만 그걸 지우고 보면 새로운 시각적 효과로 보입니다.
화려함은 많지 않지만 공감대 높은 <썬더볼츠> 그리고 의미 충만한 쿠키도 2개
다 때려 부스고 CG 엄청 사용하는 그런 재미는 없습니다. 건물해체쇼가 있지만 규모가 엄청 크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화려한 액션을 추구한다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액션을 해도 드라마가 강하다 보니 모든 액션이 더 강하게 들어옵니다. 특히 이 영화는 마블 영화라고 하기엔 너무 색다른 시선과 소재의 이야기를 잘 만들어냈네요.
항상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살았던 슈퍼히어로가 아닌 항상 그림자 같이 살았던 캐릭터들이 뭉쳐서 빌런을 막아가는 과정이 참 좋네요. 강력한 힘과 힘의 대결이 아닌 보다 인간다운 히어로들이 뭉쳐서 슈퍼히어로가 되는 과정이 좋습니다. 여기에 2개의 쿠키 모두 내용이 좋네요. 요즘 마블 영화 쿠키들은 쓰레기 쿠키가 많았는데 이번 쿠키는 다음 마블 영화를 예고하는 쿠키 등 꼭 봐야 할 쿠키가 2개입니다.
혹시 궁금할까봐 적는건데 썬더볼츠는 엘레나의 유치원생 시절 축구 클럽 이름이자 이 팀의 이름입니다.
별점 : ★ ★ ★★
40자 평 : 마이너리그 어벤저스의 훌륭한 슈퍼히어로 랜딩
-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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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제이크 슈레이어
- 출연
- 플로렌스 퓨, 세바스찬 스탠, 와이어트 러셀, 올가 쿠릴렌코, 제럴딘 비스워너선, 크리스 바우어, 웬델 피어스, 데이비드 하버, 해나 존 케이먼, 줄리아 루이스 드레퓌스, 레이첼 와이즈, 루이스 풀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