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사실 계곡 가는 가장 좋은 길 백석동길에서 만난 설경
이전 글에 이어서 적어보겠습니다.
2024.11.28 - [여행기/서울여행] - 설국으로 변한 종로 진경산수화길과 청운문학도서관
청운문학도서관을 지나서 창의문을 지났습니다.
창의문은 북악산에 있는 소문으로 부암동에서 경복궁으로 넘어가는 북쪽을 지키는 문입니다. 지금 한창 공사 중인데 뭐 하시나 봤는데 성벽 벽돌에 묻은 세월의 더깨를 벗겨내고 있더라고요. 강한 수압으로 먼지를 제거하는 듯한데 굳이 지워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냥 세월 흔적 묻어나는 게 더 운치 있는데요. 정확하게 어떤 작업인지 모르겠지만 혹시 세월 흔적 지우는 작업이면 안 했으면 합니다.
북악산 한양도성 백악구간은 폐쇄되었습니다. 우회로를 안내하고 있네요.
창의문 바로 너머에는 이런 예쁜 카페가 있습니다.
백사실 계곡으로 가장 현명한 방법 백석동길 따라가기
백사실계곡은 서울에서 보기 드문 계곡입니다. 물론 저기 관악산이나 서울 변두리마다 있는 산 근처에서는 계곡이 더 크고 흔하지만 서울 중심 종로구에서 자연 상태의 계곡을 만나기 쉽지 않죠. 삼청동에도 계곡은 있습니다. 자연 계곡이 아니라서 백사실 계곡이 더 알아줍니다. 그러니까 도롱뇽도 살겠죠. 사실 백사실 계곡이 유명해진 건 도롱뇽 때문이죠.
개구리 왕눈이라는 유명 애니에서 도룡뇽은 엄청 흉포할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고 너무 작아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지도앱 때문입니다. 백사실 계곡 가려고 하는데 지도앱에서는 버스 다니는 도로 따라서 내려갔다가 올라가라고 하네요. 그 길 정말 못 생겼거든요. 이에 내가 가는 방법 또는 예쁜 길 버전을 소개하기 위해서 이 사진을 찍고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창의문을 지난 후에 백사실 계곡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석동길 따라가는 길이 가장 좋습니다. 위 사진에서 동양방아간 건물을 기준으로 오른쪽길입니다.
이 백석동길은 인도이자 차도인데 차가 자주 다니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차가 지나가도 일부러 비켜줄 정도는 아니고 길가로 걸으면 됩니다. 여기가 좋은 점은 이 길가에 카페와 갤러리가 참 많았습니다. 사진 갤러리 겸 공간도 있었고 사진전 보러 다녔는데 지금은 없어지고 용도가 바뀐 것 같더라고요.
예쁜 카페도 더 많이 있었는데 10년 전보다 줄긴 했지만 또 새로운 카페 등이 생기더라고요.
약간 경사진 구간이 있지만 대부분은 평지 수준입니다. 참고로 이 백석동길 바로 위로 지나가는 차량 전용 도로가 북악산로로 북악스카이웨이로 이어집니다.
여기는 R.ed 아라디 카페로 고양이와 빨간색이 주제인 카페입니다.
올해는 단풍과 눈을 함께 보는 해가 되었네요. 정말 보기 드문 풍경이네요.
한옥 건물도 꽤 있는데 여기는 아트포라이프라는 한옥 카페입니다. 여기 안에 들어가면 사진 및 그림이 엄청 많고 사진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하실 거예요. 사진이 벽지인 이색 공간입니다.
여기도 카페인가 했는데 여긴 일반 주택이네요. 집들이 예뻐요.
여기는 아델라베이커리로 굴다리를 넘어가면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만날 수 있습니다. 고지대라서 부암동 풍경을 볼 수 있어요. 이 부암동이 안견의 몽유도원도과 비슷하다고 하죠. 안평대군이 꿈에서 무릉도원을 설명하자 안견이 몽유도원도를 그렸고 그 몽유도원도와 비슷한 곳이 부암동이라고 하더라고요. 꿈에서 본 무릉도원으로 느꼈다고 할 정도로 예쁜 동네이고 실제로도 예쁩니다. 산이 많아서 자연에서 사는 느낌도 들고요. 다만 생활 여건은 아주 좋지는 못해요. 주택가라서 주차 문제도 있고 마을버스도 안 다녀서 차가 있어야 하거나 걸어 다녀야 합니다. 비탈이 많고 경사가 많습니다. 그러나 부촌이라서 차들은 다 있을 거예요.
폭설이 정도를 넘어섰다고 할 정도로 많이 내렸네요. 한 30cm는 쌓인 듯 해요.
왼쪽은 주택가 오른쪽은 돌담이 계속됩니다.
은행도 첫눈을 가득 맞았네요.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높은 산이 있는데 저게 북악산입니다. 창의문 입구에 성곽 붕괴로 한양 도성길 막았더라고요. 어딘가 봤더니 저 파란 천으로 가려진 곳이 붕괴되었네요. 산 중턱 부근이네요.
더 걸었습니다.
이건 가을 위에 겨울을 칠해 놓았네요. 가을과 겨울의 콜라보네요. 단풍도 다 안 든 단풍도 많을 정도로 올 가을은 너무 짧게 지나갔네요. 9월 중순까지 열대야에 시달렸으니까요.
이 백석동길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가 산모퉁이입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이선균의 집으로 나오죠. 최근에 쿠팡플레이에 있어서 봤는데 추억이 새록새록을 넘어서 내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가 2000~ 2012년 이 사이였는데 그때의 기분이 가득 느껴지더라고요. 노무현 정권이 경제 폭망 정권이라고 해서 경제 포기 대통령으로 욕을 했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돌아보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경제와 민주주의가 가장 고속 성장을 했던 시기였습니다.
그 경제의 과실은 바로 열리지 않고 뚝배기처럼 서서히 끓어 오르죠. 한국이 근대 사회에서 현대 사회를 넘어서 선진국 뒤꽁무니가 보이던 시기가 이 시기였어요. 그때 튀어나온 드라마가가 바로 '커피프린스 1호점'입니다. 이때부터 본격 트렌디하고 세련된 드라마들이 엄청나게 나왔고 다양한 소재의 영화와 드라마도 참 많이 나왔습니다.
원두커피 열풍과 맞물려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였어요. 이 '산모퉁이' 카페는 지금도 운영하고 있어요. 여기도 경치 엄청 좋죠.
산과 골목 그리고 새소리만 들리는 동네. 비록 걸어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걸어 다니는 재미가 좋은 동네가 부암동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예술가들이 참 많이 살아요. 사찰도 꽤 있고요.
산모퉁이를 지나서 쭉 더 올라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백화밀이라는 카페가 나와요. 커피숍만 많이 있어서 커피만 마시라는 건가 하실 수 있지만 요즘 커피숍에서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케이크이나 빵 팔아요. 와플도 팔고요. 물론 음식점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누가 여기까지 와서 식사하겠어요. 식사를 마치고 걷기 좋은 길이죠.
나무에 가려서 그렇지 저 나무 뒤에 동네가 그렇게 예쁘더라고요.
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집들이 참 소담스럽네요.
백석동길과 백석동 2길이 분리되는 길입니다. 그런데 이 표시판 잘못 되었습니다. 지난봄에 발견했어요. 제가 지도앱을 따라가다가 이게 이상하게 반대로 되어 있더라고요. 백석동길이 아래로 가는 길이고 백석동 2길이 오른쪽 위로 가는 길이에요. 네이버 지도앱, 카카오 맵 모두 반대로 되어 있고 결정적으로 도로명 주소로 보면 저 표시판이 틀려요. 이에 알아서 바꾸겠지 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도 저러고 있네요.
이에 방금 종로구청에 전화해서 문의했더니 틀렸다면서 바꾸겠다고 하네요. 혹시나 하고 물어보니 아무도 이게 틀렸다고 전화한 분이 없다고 하네요. 하기야 초행길이나 외지인이나 지도앱 보고 틀려다는 걸 알지 주민은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 백석동 2길 쪽에는 민가도 상점이 하나 있는데 운영을 안 하네요. 아무튼 오지랖을 펼쳐서 조만간 교체될 듯합니다. 사람이니 표시판 달다가 실수할 수 있죠.
그렇게 백석동길을 쭉 내려가다 보면 박공지붕의 한옥 건물이 나옵니다. 이 건물 참 예뻐요.
이렇게 내리막 계단도 참 운치있어요.
쭉 내려가면
고급진 주택가가 나옵니다. 사찰도 꽤 있고 부촌 느낌의 동네가 나옵니다. 여기 부암동은 큰 저택들이 꽤 많아요. 그러고 보면 이 북한산, 북악산 인근에는 부촌들이 꽤 있네요.
백사실 계곡 입구는 대한불교 조계종 수미정사를 지도앱에서 검색하면 가장 찾기 편합니다.
이 사찰 바로 앞에 길바닥에 백사실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폭설에 묻힌 백사실 계곡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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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 [여행기/서울여행] - 고요한 하얀 웃음 같았던 백사실 계곡의 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