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옛날 영화를 보다

영화 연풍연가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선남선녀 그리고 유치뽕짝 스토리

썬도그 2024. 4.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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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영화지만 안 본 영화들이 꽤 있습니다. 영화를 즐겨 본 것은 지난 10년 사이였지 그 이전에는 시간도 돈도 넉넉하지 않아서 고르고 골라서 봤죠. 그때 못 본 영화들이 꽤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연풍연가>입니다. 이 독특한 이름의 영화는 안 봤지만 주영훈이 작곡한 주제가인 '우리 사랑 이대로'는 참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 들어도 아름다운 노래입니다. 

 

요즘은 국내외 영화들이 오리지널 스코어 음악을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이때만 해도 영화를 위해 만든 오리지널 주제가가 꽤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영화 연풍연가 포스터

이 영화를 찍고 11년 후에 결혼한 장동건 고소영 부부의 인연을 맺어준 영화가 <연풍연가>입니다. 당시 두 배우의 연애가 터졌을 때 다들 어울린다 선남선녀 배우가 잘 만났다 식으로 칭찬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두 배우 모두 배우 활동을 거의 중단한 상태입니다. 

 

장동건 같은 경우 <태극기 휘날리며>로 연기도 잘하는 배우로 인정 받다가 2011년 <마이웨이>까지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이후 출연하는 영화가 거의 다 망하면서 기억에 잊히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배우 주진모의 스마트폰 클라우드가 해킹당하면서 장동건의 사생활이 드러났고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큰 실망을 하게 됩니다. 정말 큰 충격이고 지금도 장동건이라는 배우에 대한 인식은 아주 안 좋고 아마도 평생갈 듯합니다. 정말 사람은 겉만 봐서는 모릅니다. 

 

참 예쁜 영화 <연풍 연가>

장동건 고소영

1999년 개봉한 <연풍연가>는 서울 관객 7만 명만 든 흥행 실패작입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숨겨진 걸작이냐? 아닙니다. 망할만했습니다.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잘생긴 배우가 연기는 더럽게 못하는 느낌입니다. 먼저 시각적인 것들은 뛰어납니다. 

 

비가 와도 고이지 않고 420종의 희귀 동식물이 사는 산굼부리, 기생화산체인 송악산, 종달리 체험어장, 캔을 굴리면 저절로 올라가는 도깨비도로, 하얀 모래가 눈에 확 들어오는 신양 해수욕장, 두 주인공이 하룻밤을 머문 마라도, 아부 오름 등등 제주도의 1998년 풍경이 잘 담겨 있습니다. 지금도 그때도 제주도는 참 아름다운 섬입니다. 다만 그때가 덜 개발되어서 더 좋았겠죠. 

 

연풍연가

 여기에 두 배우 당시 한국에서 가장 잘 생긴 배우들이었습니다. 두 배우 보는 재미도 좋습니다. 여기에 주제가도 좋고요. 그냥 1시간 40분짜리 뮤직 비디오 느낌입니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바로 스토리입니다. 

오글거리고 너무 뻔한 스토리를 품은 <연풍연가>

연풍연가 포스터

스토리가 너무나도 유치뽕짝이라서 힘겹게 겨우 겨우 봤습니다. 이런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수 있나? 하지만 당시는 이런 스토리가 꽤 있긴 했습니다. 지금이라면 욕 오지게 먹었을 겁니다. 이 영화는 놀랍게도 원작이 있네요. 김형옥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조명주 작가가 각본을 씁니다. 각색이 맞겠죠. 

 

조명주 작가는 영화 <접속>, <오버 더 레인보우> 같은 한국을 대표하는 멜로 드라마 시나리오를 쓴 분인데 왜 이렇게 각색을 했을까요? 원작 자체가 좋지 못한가 봅니다.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제주도에서 엄마와 함께 사는 영서는 제주도에서 관광 가이드 일을 합니다. 관광버스에 올라서는 제주도 방언으로 소개하고 지금은 이상하게 느껴질 자신이 짝을 찾고 있다는 윤활유 같은 멘트를 합니다. 

 

그날도 영서(고소영 분)는 제주도 관광팀을 배웅하는데 공항에서 인솔하던 관광객의 지갑을 훔쳐서 달아나는 10대 소년을 목격하고 소리를 칩니다. 이에 제주도에 머리를 식히러 내려온 태희(장동건 분)가 이 소매치기를 잡습니다. 그러나 어린 소년임을 알고 지갑만 받고 놓아줍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인연을 맺습니다. 

 

태희는 혼자 제주도를 여행하다가 영서의 눈에 자주 들어옵니다. 한번은 빗길을 혼자 걸어가는 태희를 영서가 관광버스에 태워서 아는 호텔의 좋은 룸으로 안내까지 합니다. 영서는 토박이라서 지역 주민들과 잘 압니다. 이런 지역민 찬스로 태희를 극진히 대접을 하는데 아무래도 영서가 태희에 빠졌나 봅니다. 사실 영서는 좋은 조건의 남자를 만나서 제주도를 떠나는 것이 꿈입니다. 

 

어머니나 제주도민들은 뭍에 사는 남자와 결혼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이유는 육지 사람은 여행객들이 대부분이고 여행을 하면 마음이 달뜨게 되게 되어 있고 그 상태로 사랑에 빠지면 진실된 사랑이 아니라는 이유죠. 맞는 말이죠. 그런데 이거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잖아요. 영서는 너무 수동적이고요. 지금은 이런 캐릭터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시대가 변했고 영화에서도 그런 순종적인 캐릭터 인기 없으니까요. 

 

연풍연가 포스터

그렇게 두 사람은 인연을 맺게 되고 태희가 제주도 가이드 역할을 해달라면서 제안을 합니다. 1일 개인 가이드가 된 영서는 제주도의 여러 곳을 소개하면서 서로의 과거 이야기를 살짝 합니다. 영서는 자신이 첫 키스를 한 나무도 소개하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집니다. 그러다 두 사람은 마음까지는 확인 못하고 헤어지지만 영서와 태희 모두 두 사람을 못 잊습니다. 그렇게 서로 제주도와 서울로 갔다가 길이 엇갈립니다. 

 

이후는 너무 유치한 스토리라서 적지는 않겠습니다. 스토리가 너무너무 단순하고 인위적이라고 할까요. 자연스럽지 않네요. 우연의 연속에 안 봐도 비디오인 장면들이 나옵니다. 이 당시에는 뛰어난 한국 멜로 드라마가 참 많았죠.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영화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지금 봐도 뛰어난 멜로드라마입니다. 그러나 연풍연가는 그때나 지금이나 큰 인기는 없습니다. 다만 이 영화가 촬영된 곳에서 여기가 <연풍연가> 촬영지라고 소개받고 영화를 뒤늦게 본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제주도를 배경으로한 영화들은 꽤 있습니다. 그중 가장 추천하는 영화는 단연코 전도연 고두심 주연의 <인어공주>입니다. 안 보신 분들은 꼭 보세요. 두번 보세요. <인어공주> 말이 나오니 이 영화가 더 유치해지네요. 다만 제주도 풍광을 많이 담은 영화는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영화는 <연풍연가>입니다. 제목처럼 사랑스러운 바람(풍경)과 노래가 좋은 영화입니다. 스토리는 너무 유치하네요. 

 

 
연풍연가
태희(장동건 분)는 결혼 실패와 직장 생활에서의 고민을 안고 제주도로 향한다. 영서(고소영 분)는 제주도 공항에서 소매치기를 붙잡다가 손을 다친 태희를 치료해준다. 태희는 관광가이드인 영서에게 가이드를 부탁하고, 둘은 관례적인 코스를 벗어나 그들만의 여행을 즐긴다. 조금씩 서로에게 가까워지던 두 사람은 공항에서 만나기로 한다. 그러나 태희의 갑작스런 출발로 둘은 만나지 못하고 엇갈리는데...
평점
8.4 (1999.02.13 개봉)
감독
박대영
출연
장동건, 고소영, 박진희, 김정학, 이영란, 이대로, 손영순, 현숙희, 주효만, 김경란, 조선묵, 김민, 김중기, 한재석, 신주리,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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