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팔리다의 어원과 역설과 그리고 정직한 후보
이번 주에 개봉한 영화 <늑대사냥>은 너무 잔혹하고 재미없어서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네요. 매주 1편 정도 개봉 영화를 보고 블로그에 리뷰하는데 지난주와 이번 주는 개봉하는 영화가 없거나 있어도 쓰레기 영화라고 소문난 영화가 개봉을 해서 안 봤습니다. 유명 영화 유튜버들이 유료 광고 리뷰 홍보를 엄청 해주던데 그래서 더 안 봤습니다. 참고로 전 영화 고를 때 유튜브 예고편 보고 '이동진 평론가의 파이아키아'나 '무비건조' 영화 채널 정도만 참고합니다. 다른 리뷰들은 의미 없어요.
그래도 금요일밤 영화 1편 보고 자자고 고르다 고른 영화가 <정직한 후보>입니다. 이 영화 봤어요. 코로나가 터지기 바로 직전에 개봉해서 꽤 인기를 끈 영화가 <정직한 후보>입니다. 어제 다시 봤는데 이 만한 코미디 영화가 요즘 없어서 그런지 처음 볼 때마다 더 재미있게 봤네요. 더 재미있게 본 이유는
이번 주에 한 정직한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욕과 비속어를 섞어가면서 자신의 속마음을 핫 마이크로 뱉었기 때문입니다. 그 진심 어린 말을 보고 있자니 이 영화 <정식한 후보>가 생각나더군요. <정직한 후보>의 주인공인 주상숙은 천벌을 받았는지 정치인들의 기본 덕목인 거짓말을 못하게 됩니다. 하는 말마다 정직하게 말하다 보니 팩트 폭격기라는 별명까지 얻게 됩니다. 정치인이 거짓말을 못한다는 설정 하나로 영화는 많은 웃음꽃을 피웁니다.
요즘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보고 있으면 저러니 개콘이 망하고 TV 예능이 재미없지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매일 매일 헛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전 국민 청각 테스트를 하는 대통령실의 해명과 김은혜 홍보수석이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했다는 말에 실소를 했습니다. 국민들이 바보인 줄 아는 행동입니다. 바이든이든 날리면이든 그 앞 뒤에 있는 XX라는 욕과 쪽팔리다는 차마 가릴 수 없는지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누구나 말 실수를 할 수 있죠. 그래서 사과하면 됩니다. 해외 정상들도 비속어나 욕설을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아무런 사과도 없습니다. 이게 문제죠. 사과하면 될 일을 다른 거짓말로 덮으려다가 더 사태가 커지고 있습니다.
쪽팔리다의 어원
아후! 쪽팔려. 이 말 참 많이 쓰죠. 이 단어는 공중파에서도 여과 없이 나올 정도로 요즘은 그냥 거리낌 없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뉴스 같은 점잖아야 하는 곳에서는 안 씁니다. 창피하다는 말이 있으니까요. 많이 쓰지만 비속어라서 공중파 뉴스 같은 곳에서는 안 씁니다.
쪽팔리다 라는 말은 제 기억으로는 80년대에 나온 말입니다. 70년대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아마 제가 어린 시절에 사용했고 아이들이 사용하려면 어른들이 많이 사용해야 하는 조건이 있기에 70년대 중후반부터 많이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80년대에 나온 황석영의 '어둠의 자식들'이라는 소설에 처음 등장합니다.
이 쪽팔리다가 비속어인 이유는 조폭들이나 불량배들이 사용했기에 비속어입니다. 그런데 이 쪽팔리다의 쪽이 뭘까요? 여러 가지 어원이 나오긴 하는데 80년대에 쪽팔리다라는 단어를 사용해 본들은 잘 아시죠? 얼굴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쪽팔리다는 말이 비속어라서 친구들 앞에서 사용하고는 싶은데 그 말을 쓰면 쪽팔리기에 얼굴 팔린다라고 한 친구도 생각나네요.
즉 얼굴 팔린다라는 뜻입니다. 내 얼굴이 다른 사람 앞에서 팔린다는 것은 창피하다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팔릴 때 보통 얼굴 팔린다고 하죠. 다만 쪽이라는 단어서 어디서 나왔냐는 것에 대해서 다양한 설이 있습니다. 낯짝에서 짝을 강하게 해서 쪽이 되었다는 소리도 있고요. 얼굴이 반쪽이 되었네처럼 얼굴을 지칭하는 말에서 나왔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럼 얼굴이라고 하지 왜 쪽이냐고 할 수 있는데 쪽은 얼굴 전체가 아닌 얼굴의 부문을 말합니다.
쪽팔리다의 역설
쪽팔리다라는 말을 쓰면 사람들이 오히려 쳐다봅니다. 참 점잖고 고운 말만 쓰게 보였는데 갑자기 쪽팔려!라는 말을 하면 뜨악하게 되죠. 쪽팔릴 일이 생겨서 쪽팔려도 그걸 쪽팔리다고 하면 그 사람은 좋은 언어습관이 없는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지금은 쪽팔리다를 보다 쉽게 사용하고 방송에서도 사용하는 등 좀 더 보편적인 언어가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쪽팔리다라는 말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대중 친화적인 대사를 할 때나 많이 사용하지 예능에서도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 관찰 예능에서 사용하더라도 자막에는 창피하다고 적습니다.
따라서 쪽팔리다라는 말을 사용한 사람은 더 쪽팔리게 됩니다. 그래서 사용을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창피하다는 좋은 말이 있는데 왜 굳이 그런 비속어를 써야겠어요. 또한 명예가 중요시되는 분들은 더더욱 쓰지 말아야 하고 평소에도 사적인 대화라고 해도 안 쓰는 게 좋죠.
그러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 아무리 사적인 대화, 지나가는 말로 해도 사용했네요. 평소 언어 습관을 잘 알 수 있는 부문입니다. 사실 이 단어는 사용하는 사람만 잘 사용하지 안 쓰는 사람은 거의 안 씁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이 저런 상스러운 말을 사용했다는 게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쪽이라는 말 말고 맨 앞에 한 xx라는 단어는 더 충격적이죠.
젊은 당대표가 강제 제명 당하고 대선 과정에서 자신에게 사적인 자리에서 이 xx, 저 xx라고 했다는 말이 이제는 이해가 되네요. 설마 그랬겠어했는데 평소 언어 습관이 그런 분 같네요. 그러고도 검찰총장까지 갔다는 건 검찰 조직이 얼마나 조폭스러운지 잘 알 수 있는 부문입니다. 범죄자들만 다루다 보니 검찰들이 다 괴물이 된 느낌도 드네요. 솔직히 한국 검찰이 바른 검찰, 정치질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분이 검찰 안에서 승승장구하기 어려워겠죠.
여러모로 국운이 다 된 느낌까지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