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숭배하는 성형 공화국 한국을 비판한 사진작가 여지
한국인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 까지 스트레스만 받다가 죽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란 무릇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사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한국은 유독 스트레스가 심한 나라 같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까요?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자신의 삶이 아닌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 또는 남을 위한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행복을 위한다고 부모님들은 말하지만 부모의 행복을 위해서 아이들은 엄마 아빠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죽자사자 공부를 합니다.
자기가 왜 공부하는 지도 모른 체 12년 동안 공부한 후에 자신의 적성과는 무관한 돈 잘 번다는 학과에 입학하고 자신의 적성과 무관한 돈 잘 버는 회사에 다닙니다. 자신과 무관하고 적성에도 맞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한국인들입니다. 물론, 일부는 적성을 잘 찾아서 적성에 맞는 직장을 다니기는 합니다만 주류는 아닙니다.
한국인에게 있어 공부는 돈 벌기 위한 공부이자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입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취직을 해서 돈을 벌기 시작한 후에 남자는 집 한채라도 마련하기 위해서 돈을 긁어 모으는 돈 버는 기계가 되고 못생겨도 성격이 나빠도 돈 많이 버는 남자는 뭐든 다 용서가 됩니다. 한국 남자에게는 재력이 모든 것의 판단 우선 순위에 있고 여자들은 그런 재력을 보고 남자를 판단합니다.
반면, 여자들에게는 몸이 재산이자 능력입니다. 몸을 숭배하는 한국 사회는 특히 여자들에게 가혹할 만큼의 표준화 된 미인의 몸을 요구합니다. 아무리 성격이 나쁘고 돈이 없어도 여자는 예쁘면 된다는 통념이 지배한 나라가 한국입니다.
이렇게 여자들에게 예쁜 몸을 강요하는 이유는 한국 사회가 여전히 남성 우월 사회 또는 지배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런 남성 지배 사회 또는 남성의 세계관에 대항하는 여자들 보다는 오히려 그런 남성들이 요구하는 여성상 즉 몸이 예쁜 여자들을 좋아하는 남자들의 시선에 적극 동참하는 여자들입니다.
물론, 서양에서도 예쁜 여자들이 인기가 많긴 합니다만 그게 주류 가치는 아닙니다. 또한, 여자들도 예뻐지고 싶어하지만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예뻐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즉 정도를 안 다는 것이죠.
그러나 한국은 다릅니다. 자기 몸들을 고쳐서 예뻐지려고 합니다.
그래서 어머니 날 낳으시고 원장님 날 고치시고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재미 사진작가 여지는 이런 한국의 몸을 숭배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사진출처 : http://jiyeo.com/the-beauty
위 사진은 재미 사진작가 여지의 성형회복실 시리즈의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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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성형 수술 후 회복실에 있는 한국 여성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2010년 국제성형협회는 인구당 성형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발표 했습니다. 참 격세지감이네요. 80년대만 해도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해서 신체는 부모님에게 물려 받은 것이니 몸을 훼손하는 것은 불효라는 유교 문화가 있어서 서양의 성형에 손가락질 했는데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다이나믹 코리아 답게 역동적이게도 딱 한 세대 만에 한국은 세계 최고의 성형강국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는데는 20~30년 정도가 걸리는데요. 이런 시선이 다시 예전처럼 바뀌려면 20년 이상 걸릴 듯하네요. 지금은 성형이 무슨 필수 코스가 된 느낌입니다.
이렇게 한국이 성형을 많이 하는 이유는 자존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자신의 몸을 가꾸는 이유는 자신감을 찾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자존감이 없는 자신감은 쉽게 부패합니다. 한 두 곳 고쳤다고 만족할까요? 아닙니다. 또 하고 싶은 곳을 찾을 것입니다. 자존감이 없기 때문에 평생 자신에 만족하지 못하면서 살기 때문에 또 성형을 합니다.
이런 모습은 사진작가 여지에게도 있었습니다. 여지는 스스로 모델이 됩니다
2009년부터 성형회복실이라는 주제로 사진을 찍어온 여지는 자신 스스로를 모델로 만듭니다.
수능 시험을 마친 후에 성형외과를 10여 곳 넘게 찾아다녔다고 하는 여지는 자신의 그런 모습을 재발견 합니다. 남들의 시선 때문에 자신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았고 오히려 이 시선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 합니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 후에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에서 사진으로 석사 과정을 밟고 성형회복실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2011년 여지는 뉴욕 브루클린 주말 벼룩 시장에서 "내 몸을 그려주세요. 어디를 수슬하면 좋을까?"라는 푯말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몇몇 사람은 여지의 몸에 고칠 부분을 지적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고칠 필요가 없다 또는 당신은 지금 그대로가 가장 좋아요라는 말을 했습니다. 한국의 명동에서 했다면 어땠을까요? 온 몸이 낙서가 되었을까요? 현실적인 풍경은 누군가가 신고해서 경찰이 데리고 갔겠죠.
그럼에도 사진작가 여지가 이 똑같은 퍼포먼스를 한국에서도 해봤으면 합니다.
아주 흥미롭겠는데요.
한국은 물질숭배와 몸숭배가 잘 결합된 사회입니다. 이 두 개의 결합이 사회를 맑게 만드는 것이 아닌 스트레스 유발 사회를 만드는데 1등 공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행복만족도가 OECD국가 중에 하위권에 있는 것 아닐까 하네요. 표준화 된 삶을 넘어 표준화 된 몸을 요구하는 몰인정한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