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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1년 중 미술계에서 가장 큰 행사는 현대미술관과 SBS가 함께 하는 올해의 작가상입니다. 이 미술계는 정말 미술인 회화, 조각 같은 전통적인 미술만 중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미술은 사진을 포함한 모든 예술 작품 활동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진작가에게 올해의 작가상을 처음 준 것은 제 기억으로는 2014년 다큐 사진작가인 '노순택' 작가에게 준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당시 사진작가의 첫 올해의 작가상 받은 것은 무척 큰 화제였습니다. 미술계에서는 알게 모르게 아직도 사진을 미술의 하위문화로 여기는 모습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시선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수시로 사진작가들이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르지만 사진작가 미술작가 따로 구분하지도 않습니다. 우..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사진전이 있습니다. 이 사진전은 사진 자체 보다는 그 사진을 둘러 싼 상황이 좀 무례하고 황당했습니다. 2014년 참새방앗간인 인사동을 지나다가 한 사진전을 봤습니다 . 박상희 사진작가의 고시원 사진전이었습니다. 고시원을 정면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고시원에 사는 사람은 정면이 아닌 뒤에서 담았습니다. 사진전 서문에도 나왔지만 도시빈민들의 거주지인 고시원에 사는 자체가 드러내고 싶지 않습니다. 사진은 기록의 도구이지만 즐겁고 행복할 때나 사진을 찍지 이런 상황을 사진으로 스스로 기록할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 고시원이라는 공간은 서울이 만든 공간이기도 합니다.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니 겨우 몸만 누울수 있는 좁은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름 자체는 고시 공부를 하는 ..

사진의 기본 속성은 기록입니다. 기록에 미학적인 요소가 많으면 예술 사진이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모든 사진은 기록물이라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은 사라져 가는 것들을 기록하면 좋습니다. 그게 무생물이든 생물이든 말이죠. 특히 유기체 같이 형태가 계속 변하고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는 피사체는 사진으로 기록해야 합니다. 사진작가 김형선은 2012년~2014년에 제주도로 내려갑니다. 상업 사진가인 김형선은 제주도에 내려가서 제주도의 해녀 할머니들을 사진으로 촬영합니다. 해녀는 수중 10미터를 산소통 없이 3분 이상 숨을 참으면서 각종 해산물을 채취합니다. 해녀 일이 워낙 중노동이고 위험해서 해녀가 되려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현재 제주도 해녀들은 대부분이 나이가 60세 이상일 정도로 노령화되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공안 정치 시절 많은 언론인들이 공안 정치를 펼치는 두 정권을 비판하는 '사회의 공기'역할 대신에 청와대를 외곽에서 방어하는 호위무사가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언론 신뢰지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에로 추락했습니다. 이 언론에 대한 강한 불신은 언론인 스스로 초래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이 불신은 현재는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 수 많은 정치 유튜버들이 활개치는 이유가 뭘까요? 다 언론 불신의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자신의 신념과 비슷한 주장을 하는 유튜버들의 아무말대잔치를 즐겨 찾는 필터 버블의 시대가 나은 확증편향에 취한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문제지만 언론이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하니 이런 정치 유튜버들이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요? 사회를 비판하고 세상을 비판하고 정권을 비..

연말이라서 세계적인 사진공모전이 수상자를 계속 발표하고 있습니다. 연말이 되면 소개할 사진공모전 수상작들이 많아서 사진 관련 글이 풍성해집니다. 오늘은 부다페스트 국제사진공모전을 소개할 생각이었습니다. 수상작의 퀄리티가 아주 높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소개할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역시나!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몇 번 이 블로그를 통해서 말했지만 이런 국제적인 사진공모전에서 유독 한국과 일본 사진작가들의 이름이 없습니다. 물론 따지면 없는 나라가 더 많죠. 그런데 사진을 취미로 하는 인구가 꽤 많은 한국과 일본입니다. 특히 일본은 카메라 제조 강국 아닙니까? 그런데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로 국제사진공모전에서 수상하는 한국, 일본 사진작가가 없습니다.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두 나라는 카메라 문화가 발달한 하드웨어에..
음식은 평화이지 힐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싸우다가도 함께 밥을 먹으면서 풀어지기도 하고 사이가 어긋난 사람이나 어색한 사람에게 '밥 한 번 먹자'면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합니다. 이제는 음식 자체가 힐링의 도구를 넘어서 먹방이라고 하는 먹는 행위 자체를 보면서 위안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그런데 이 음식을 보고 긴장감이 든다면 어떨까요? 한국 사진작가 정창기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서거 500주년을 기념으로 그룹 전시회의 일환으로 흥미로운 사진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음식이 주는 포근함과 음식으로 쌓은 탑이 언제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긴장감이 비벼진 단짠의 맛이 눈에서 잘 비벼지네요. 태평양화학과 제일기업에서 상업 사진가로 활동하던 정창기 사진작가는 사진스튜디오를 차린 후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공식..
사진은 예술의 도구이지만 기본적으로 기록의 도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록하고 싶은 순간을 사진으로 담습니다. 물론 그 기록을 아름답게 담으면 예술적인 가치도 피어나겠죠. 기록 사진의 대가들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와 사진기자들입니다. 한국에는 많은 다큐멘터리 사진가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분처럼 한 지역을 지속적으로 열정적으로 기록하는 사진가는 없습니다. 그분의 사진전을 보러 지난 주에 잠시 들렸습니다. 사진전은 남대문 옆 억불카메라 건물 4층 벤로코리아 갤러리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전시는 6월 21일부터 7월 5일까지 열렸습니다. 미리 소개를 했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뒤늦게 소개하네요. 그러나 이 사진전은 사진집으로 다시 만나 볼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제가 뛰어난 기록사진가라고 말하는 분은 '마..
사진은 기록 매체이자 예술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쓰임새에 따라서 사진을 읽는 문법이 다릅니다. 우리는 참 많은 사진을 찍습니다. 예쁘고 아름답게 찍은 일상의 사진도 근본적으로 기록물입니다. 특히 시간의 더께가 쌓이면 기록성은 더 증가합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의 역사를 기록한 곳으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전시회가 수시로 열립니다. 서울에 대한 기억을 잔뜩 머금고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8월 27일까지 한영수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한영수 사진가(1933~1999)가 촬영한 서울을 기록한 40여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한영수 사진가는 한국의 원로 광고사진가입니다. 당시에는 카메라를 가진 분들도 많지 않았고 돈이 되지 않는 사진이나 가족을 기록한 사진이 아닌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는 사진가는 소수였습니다.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