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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구청장 한명 바뀌었을 뿐인데 확 달라진 금천구 행정들

by 썬도그 2011.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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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수직적 관계가 발달한 국가입니다. 유교문화의 잔재겠지요.
이 보스문화가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참 많습니다.  일본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주저 할때 한국의 보스문화가 발달한 대기업들은 빠른 판단력과 진취적 도전으로 일본기업이 주저하는 시기에 치고 나갔습니다.

이 보스문화가 보스의 자질과 판달력과 능력이 뛰어나면 참 좋긴 하지만
문제는 그 보스가 무능력자라면 그 집단 전체가 고통을 받습니다.

대통령도 그렇죠.  세상 모든 게 대통령 탓일까요?
한때 유행어였던 이게 다!  노무현 떄문이다라는 유행어는 우리 한국사회의 졸렬함을 보여주는 유행어였습니다.
모든게 대통령 때문이면  대통령만 잘 뽑아 놓으면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건가요?  

금천구는 서울에서 존재감이 없는 지역입니다. 집값도 엄청나게 싸서 금천구 지역에 살다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갈려면 서울은 안되고 저 경기도 밑으로 내려가야 할 정도입니다. 안양과 광명시보다 더 싼 아파트 가격,  이런  싼 아파트 가격의 이면에는 교육이 크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국 최하위권의 성적을 가진 지역이 금천구입니다.
명문 고등학교 하나 없는 지역이기도 한데 이렇게  학교 수준이 낮다 보니  아이가 10살 이상이 되면 부모들은 돈을 모아서 금천구를 탈출하기 바쁩니다.  학생들이 성적이 낮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맞벌이 부부가 많아서 아이들을 관리하는 부모님이 다른 지역보다 적습니다.
거기에 사교육비 지출이 다른 지역보다 적습니다. 또한  좋은 학원도 거의 없죠.  여기에 금천구청도  열악한 교육환경에 대한 인식도 낮고 투자도 안했습니다. 



뭐 금천구 학생들이 성적이 낮은지 높은지 이전에는 잘 몰랐습니다. 대충 감은 있었지만 실제로 전국 최하위권이라는 것을 잘 몰랐죠.   

 
하지만 한나라당 출신 대통령이 나오고 여당이 한나라당이 되면서  적나라하게 전국순위와 서울안 순위가 공개되었습니다.
서울시 25개구중 25위를 한 금천구,   서울 TOP30안에 금천, 구로, 영등포, 관악은 한곳도 없습니다.

공교롭게도 금천구 구로구, 영등포구는  서울시 남부교육청 소속학교들입니다.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남부교육청에 떨어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모두 서울시 교육청 소속) 선생님들은 막 운다고 하네요.  요즘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남부교육청 초, 중학교의 학생들의 질과 시설이 아주 열악하기 때문에 남부교육청 기피현상이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남부교육청 학교 가지 않을려고 하고  학생들은 맞벌이 부모 밑에서  저녁을 혼자 차려먹고 사교육은 꿈도 못꾸고  지역 구청들은 이런 교육현실을 외면한체 자기들 살 곳인 구청 건물만 아방궁같이 짓습니다.

전임 금천구청장은 총 1180억원을 들여서  어마어마한 구청건물을 짓습니다.
성남시청의 호화청사가 뜨기 전에는 금천구청 앞에서 기자들이  이렇게  호화청사를 만든 지자체를 질타하기 바빴죠.

8년간 금천구청장을 지낸 분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했습니다. 
탈락했지만  또 무소속으로 나오더군요. 3번까지 해볼려고 했지만  주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습니다.  뭐 2010년 지방선
거 때는 한나라당 이름으로 나오면 거의 대부분 떨어트렸던 서울이었기도 하지만  전임 구청장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무너졌기도 했습니다


사실  금천구청이 한 뻘짓이 어디 한둘인가요?


1호선 석수역 앞에는  건널목과 육교가 붙어 있는 기괴한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안양시 공무원과 손 잡고 만든 육교. 그러나  버스 전용차선 때문에 건널목도 만들어야 했습니다.

제가 알기론 건널목과 육교는 몇 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런 법칙을 무시했습니다.
거기에 225억을 들여서 사람들이 쳐다도 안보는 인공분수를 만듭니다.  그 돈이면  지역에 있는 낙후된 초,중,고등학교 시설 투자나 교육환경 개선좀 하지 정말 에효..

작년에 부임한 구청장님은  당선되자 마자 이런 금천구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금천구는 작년 말 부터 수시로 공부 특강을 열고 있습니다.
저도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공부도 요령인데  그냥 마냥 남들 놀때 안놀고 책만 붙들고 있으면 성적 오른다고 착각하고 살았습니다.  공부는 드립다 많이 하면서 성적은 안오르는 악순환을 깼어야 하는데 누구하나 공부 하는 학습법을 알려주지 않더군요.  

요즘 EBS의 공부의 신을 가끔 보면서  공부도 요령이고 방법을 잘 알아야 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금천구청은 수시로 이런 강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금천구청 부속 도서관인 금나래 도서관을 2층으로 올렸습니다. 예전엔 1층만  있고 천장은 약 10미터 까지 높았죠. 그 얼마나 공간의 낭비입니까?  이전에는 고등학생, 중학생, 초등학생들이 거의 없었는데 2층으로 도서관을 올린 후에는 저렇게  초등학생까지도 밤 늦게까지 공부하고 갑니다. 

뭐 호르몬 왕성한 중고등학생이 느는게 저 같은 일반인들에겐 좋은 것은 아니지만 공부할 곳이 없어서  이리저리 철새처럼 떠돌아 다니던 학생들이 금천구청 금나래 도서관에 안착한 것 같아 좋아 보이네요.  입소문이 금방 나서 요즘은   열람실이 독서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변화는 또 있습니다. 금청구청이라는 아방궁 같은 곳 1층에  커피숍을 만들어서 공정무역 커피를 팔고 있습니다.
커피 판매 수익금은 소외된 이웃의 한끼 식사로 제공된다고 합니다.  투박한 쇼파가 좀 그렇지만  이렇게  무미건조하던 1층 로비를 시민들과 구민들의 약속의 장소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는 것은 분명 좋아 보입니다



 
요즘 종로의 거대한 건물을 로비에 가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많이들 활용 하더군요.  
이렇게 별거 아닌 변화가 저에게는  크게 느껴집니다.

또 큰 변화는  바로 구청의 구보입니다. 구청이 매달 한번씩 구민들에게 만들어서 배포하는 구정 소식지가 확 달라 졌습니다.
이전에는 자화자찬 정말 영양가 없는 소식만 담았는데 요즘은 달라졌습니다.  정말 구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 모습에 이전 구정 소식지는 약 2분만에 다 읽고 폐지함으로 넣었는데 요즘은  10분 넘게 구석 구석 읽고 있습니다.   이전 구정소식지가 홍보지 성격이었다면 지금은  피와 살이 되는 정보지가 되었다고 할까요?


4월 11일에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특강이 있습니다.
4월 13일에는 제 멘토인  박경철 시골의사가 금나래 아트홀에서 강의를 합니다. 

이전에는 이런 것 상상도 못했습니다. 뭐 제가 색안경 끼고 봐서 그런 것 일수도 있는 것 인정합니다.
하지만 최대한 객관화 시켜 봐도  이런 변화 즉 구민을 위한 강의와 교육에 대한 투자와 열정만은 크게 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사는 곳 앞에는 4월이 되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핍니다. 
제가 4월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아름다운 풍광 때문입니다.   4월에는 전국 노래자랑도 하네요. 

나이가 들수록 지역에 애정이 많이 지네요. 어쩔 수 없겠죠. 내고장 내가 감싸고 비판해야지 누가 하겠어요
작년에 금천구 비판했더니 어느 구에 사냐면서 금천구 주민이라면 이렇게 비판할 수 없다고 한 그 분이 생각나네요

금천구가 못하는 행정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점점 변화하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위에서 말한 보스문화.  이런 면에서는 좋긴 좋네요.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구청장이 어느정당 출신이든 상관없이 실무진들이 직언을 하고 할 말을 다 하는 분위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네요.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속에 있는 금천구청 공무원들 아닐까 합니다.   

어차피 윗사람만 변하지 그 아랫사람들은  변하지 않으니까요. 
다음에는 금천구에 대한 쓴소리를 담을지 단소리를 담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제가 금천구에 더 살지도 모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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