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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MBC 스페셜 안철수 박경철편이 13.1%의 높은 시청률을 올린 이유

by 썬도그 2011.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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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를 자주 들여다 보시는 분들을 아시겠지만 제 멘토는 시골의사 박경철입니다. 
5년전만 해도 경제전문가 정도로만 알았는데 직업이 의사라는 말에 흠칫 놀랐습니다.

전문가와 특정분야 매니아만 살아남는 시대에  다빈치형 인간이라니..
그 후 전 이 시골의사 박경철의 흔적을 따라 다녔습니다.  그가 쓴 경제서적을 읽어보면서  다른 경제전문가들이 말하지 않는 소시민들을 위한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고 해박한 지식에서 나오는 통찰력과 혜안은 국내 최고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특히 박경철 원장은 어떤 사안에 대해서 아주 적절한 비유법으로 
까만눈인 사람들도 쉽게 그 이야기를 이해하게 하는 능력을 가진 능력자입니다.


안철수 교수는 너무 잘 알려진 분이죠. 도스시절부터 그가 무료로 배포하는 V3로 치료한 바이러스가 수백 수천가지입니다.  뭐 굳이 설명드리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고 추종하는 분입니다.

이 두분이 어제 TV에 나왔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이 두분의 만남을 알렸고  꼭 보라고 전화와 문자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MBC스페셜이 신년특집으로  이 존경받는 두 사람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거기에 사회자가 김제동입니다.  이런 조합이 있나요?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모두 한자리에서 만나다니요.  저도 잘 몰랐는데  안철수 교수와  박경철 원장은 2009년 부터 여러 대학을 다니면서 강연을 하고 계셨더군요

 

20대들에게 미안하다

김제동과 박경철 원장은 대학교 강연을 가면 서두에 20대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한다고 합니다. 
기성세대로써  20대들에게 미안하다고 말을 한다고 합니다. 그 말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20대들의 패기없음과 세상을 돌아볼지 모르고 배려심은 없고 이기심만 가득해서 스펙전쟁터의 전사들이라고  비판적 시선을 보였습니다. 홍대 청소노동자 분들의 시위에 대한 글을 쓰면서 홍대생들의 아니 홍대 총학생회에 대한 비판을 했습니다.  그러나  한 분이 댓글로 그런 말을 하더군요

'그들의 잘못도 있지만 그런 20대를 만든것은 우리 사회라고요'
맞습니다. 지금의 20대가 보고 배우고 자란것이 바로 우리 사회이고 그런 사회에 권력자들인 기성세대인 30대 이상이 문제가 더 크지요.  불의를 보고 참아야  성장한다는 훌륭한(?) 사회적 도덕율을 가르친게 우리들 기성세대죠

박경철 원장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한마디로 개천에서 용나던 시절은 지났고  아버지가 부자면 자동으로 아들도 부자가 되는 '부의 대물림'을  심각하게 지적했습니다. 

한국축구가 이번에 아시안컵에서 3위를 했죠. 다음 아시안컵에서는 예선전을 거치지 않고 바로 본선에 갈수 있는 특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건 자연스러운 특권입니다. 그러나  한번 4강에 들었다고 30년 내내 한국 축구팀이 예선을 거치지 않고 바로 본선에 가게 된다면 이건 잘못된 것이죠

다음 대회에는 이전 대회의 선수들 대부분이 다시 뛰기 때문에  예선전을 거치지 않는 특권이 이전 대회에서 뛴 선수들이 받게 됩니다. 하지만  30년 내내 이렇게 되면  전세대의 한국 국대가 이룬 업적을 후손들이 넙죽 받아 먹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가 부자라는 이유로 아들이 예선전도 안하고  본선에 진출하면 그 사회는 투명하고 올곧은 사회가 될 수 없습니다.  태어나서  자신의 아버지가 가난한 아버지임을 인지하고 그 때문에 부자들과 다르게  예선전을 거쳐야 함을 알게 되면 얼마나 짜증나고 화가 날까요?

반면 태어난 후 아버지가 부자이기 때문에 바로 본선진출이 됨을 부자아들이 알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가장 못난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죠.  자신의 노력으로 이룬 업적이 아닌 선천적인것. 예를 들어 예쁘다거나  아버지가 물려주신 재산이 많다거나 자신의 노력은 한푼도 들어가지 않고  부모 잘만나서 얻은 프리미엄을 마치 자신이 이룬 업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가장 천박하죠

박경철 원장은 말합니다. 이 시스템에 혜택을 받는 사람이 10%인데요


이 사람들이 부자라는 꿀단지에 빠져서 문제의식을 가지지 않고 개선할려고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사실 뭐 부자들이 개선하겠어요. 한국같이 부자들에게 천국같은 시스템을 만든 세상에서 스스로 자기 목아지에  방울을 달까요?   이런 모습을 깨지 않게 되면 남미 같이 중산층이 몰락해서  '부익부 빈익빈'이 고착화 되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국가성장도 멈추게 됩니다.

매일 팟캐스트로 박경철 원장이 경제포커스라는 라디오를 즐겨 듣습니다.
라디오 마지막에는  시청자들의 재테크에 대한 조언을 하는 코너가 있는데 전 이 코너 들으면서 몇번을 눈시울을 적신적이 있습니다.  박원장의 진솔하고 무게 있는 멘트와 함께 소시민들의 서러움을  등두들겨주며서 위로하는 말들을 들으면서  눈물이 나더군요

이런 분이 많아야 하는데 우리 주변에는  돈 놀음에 미쳐서 그 돈이 어떤 돈인지 관심도 없이 쉽게 남의 돈을 벌 생각만 하고 있죠. 



0.1%의 대기업과 99%의 중소기업이 있는 대한민국

안철수 교수의 컬럼들을 가끔 읽어봤는데 가장 최근에 분노한 글을 읽었습니다. 아이폰이 나온지 수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한국의 이통사들은  경쟁력을 키울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들이 만든 틀을 깨지 않기 위해서 과도한 데이터 요금으로 부를 축척했습니다. 결국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외부의 경쟁세력을 막기 위해 쇄국정책을 벌이다가  아이폰이 개통되자  하루아침에 무너졌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성장하고 있을때 한국의 인터넷 회사들은 뭐하고 있었냐고 강력하게 말하던 글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한국은 0.1%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진 기형적인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라고 안철수 교수는 지적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자산가치 1조억원이 넘는 신생기업은 웅진과 NHN밖에 없는데  이 두기업은  기업을 상대하는 기업이 아닌 B2C 즉 소비자를 상대하는 기업이죠.  B2B기업은 모두   을이라는 대기업 하청업체게 되었다는 증거인데요.  삼성과 현대자동차와  정유업체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을 때 과연 몇이나 되는 삼성과 현대자동차 하청업체들이 같이 축포를 터트렸을까요?

중소기업의 고혈을 빨아서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의 대기업들. 얼마나 짜증이 났으면 같은 편인  이명박 대통령이 짜증을 냈을까요?  더 웃긴것은 대기업이 중소기업 업종에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법을 개정해서 대기업들이 좀 더 편하게 여러분야에 진출할 수 있게 법을 바꾼것이 한나라당이고 정부입니다.

이러니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는것 아닙니까?  솔직히 삼성이 단군이래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그게 우리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한게 있나요?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해준게 있나요?
전기 아끼라고 정부가 난리를 치지만 정작  원가에도 못미치는 전기를 공업용이라고 싸게 쓰는 곳은 대기업들입니다.  대기업은 가정보다 좀 더 싸게 전기를 쓰고  전기에 대한 적자 보존은 국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세금을 걷어서 매꾸는 구조. 이게  현실입니다.   

전기 아끼라고 하고 전기난로가 오히려 손해다라고 언론은 연일 떠들지만 정작  전기를 아껴야 하는 곳은 기업들입니다. 기업들이  전기료가 싸니 펑펑 쓰는것 아닙니까?   국가 발전을 위한다는 미명아래 기업들에게는 편의를 봐주면서 만만한 서민들에게는 전기난로 쓰지 말라고 하는 모습.  이거 참~~~


안교수는 이런 기업구조적인 모습을 비판했습니다. 
저는 이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사회가 배려심이 참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권력자들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말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사회지도층들이 권력만 탐닉하고  책임은 지지 않을려는 모습.  비일비재하죠

책임질일 있으면  회장실 한켠에 있는 휠체어 꺼내와서 마스크 쓰고  병자인 척 하는 모습.
최근의 홍익대 총장의 휠체어 퍼포먼스는  개그 콘서트를 연상시켰습니다.

안교수는 말합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단순한 책이 왜 한국에서 잘 팔렸는지. 잘 팔린 만큼 한국이 그 만큼 정의롭지 못한 사회라는 반증이라고 말합니다.


어제의 이 MBC스페셜은 13.1%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교양프로그램이 2자리 숫자의 시청률을 기록하다니 참 대단하죠.  전 이 높은 시청률을 보면서 
안철수 교수의 말처럼 그 만큼 우리 사회가 어른이 없는 사회.  먹고사니즘과 자본 논리로만 돌아가는 사회 그래서  남이 쓰려지면 일으켜 세울려는 모습이 아닌  밟고 넘어가는 사회에 대한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자신들의 권력을  포기하고  세상 낮은 곳으로 향하는 이 두 사람의 모습에 크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하나요. 안철수 박경철 그리고  김제동  이 세사람은 형제같다는 생각마져 듭니다.

이런 분들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20대들의 롤모델이 없는 세상.  기업은 창의적인 인재를 뽑는다면서 창의적이지 않는 스펙을 요구하고  스펙만 보고 단순한 논리로 인재를 뽑아서 창의력을 요구하는  구닥다리 시스템에서는  아랫것들이라고 생각하는 을이라는 위치의 중소기업의 고혈을 짜내는 하드웨어 업체들만 양산하겠죠.

시스템에 안주하는 10%들이 각성하지 않는다면 이런 경쟁심하고 스트레스 많은 한국사회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뼈있는 말을 해준 두 분의 어제 방송 정말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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