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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한국여행

묘사력의 대가 작가 최명희를 기리는 최명희 문학관

by 썬도그 2010.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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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을 빠르게  읽기로 휙 한바뀌 돌아본 후 다시 정독을 했습니다
그 돌담이 아름다운 골목길에서 만난 최명희 문학관


정원이 아름다운 이 최명희 문학관으로 절 이끈것은 가방안에 있던 아이팟터치 때문이었습니다
매일경제 푸시기능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인터넷 접속이 되면  자동으로 띠링 소리가 나면서  메세지를 방출합니다.
그 푸시기능으로 이곳이 와이파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들어갔습니다.



안에는 무지개빛 의자 두개와 탁자가 있고  아이들이 적은  시화들이 있습니다


긴 평상에 무거운 가방을 내려 놓고 그동안 찍은 사진을 노트북으로 옮기고 있었습니다. 오전이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4기가 메모리 용량을 꽉 채웠더군요.  1400만화소수와 동영상때문에 금방 꽉 채웠고  그 사진과 동영상을 노트북으로 이동시켰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네요

최명희?  최명희가 누구지?
혼불의 작가? 혼불은 많이 들어 봤는데  누굴까 궁금했습니다. 

자판기 커피 한잔과 함께  노트북으로 약간의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한 무리의 깃발부대가 등장했습니다
전주 한옥마을 해설사가 이끈 여행객들이 쪼르르 왔다가 쪼르르 사라집니다. 

평상끝에 않았있던 20대 초반의 한 아가씨는  뭘 끄적이다가 획 돌아보더니  다시 자기 할일을 합니다.
무슨 글을 원고지에 옮겨 적고 있더군요.  그렇게 한무리의 여행객들이 나간 후 유난히 더운 날씨를 평상에서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평상은 공공의 거실이었죠.  책도 읽고 장기도 두고  이야기 보따리도 풀고,   어머니가 쌂아준  감자나 고구마를 친구들과 
나눠먹기도 했고 비가오면 처마밑에 세웠다가  날이 개면 평상을 그늘에 펼쳐서 놀곤 했던 모습들

86아세안게임에서  한국선수가 중국선수를 이기고 금메달을 따자 마자 탁구붐이 일었고
평상을 탁구대로 이용했던 모습도 생각나네요

서울 양반촌 한옥마을과 다른 흙과 기와와 돌을  이겨 넣은 흙담을 보며 여독을 좀 풀고 있었습니다.

최명희 작가에 대한 이야기는 한옥마을 해설가에게 귀동냥으로 살짝 들었습니다
'전주가 낳은  최고의 작가'  한글을 가장 아름답게 쓴 작가, 묘사력이 뛰어난 작가라는 칭찬과 함께
친구인 라디오 작가의 소개로 국어교사의 교편을 접고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들어 섰다고 합니다

저는 유명 대하소설 읽어본게 삼국지 밖에 없습니다.
그 유명한 토지, 태백산맥, 혼불 모두 읽지 못했습니다. 워낙 양이 방대해서 읽을 엄두가 나지 않기도 해서 안 읽었는데
그런 대하소설을 읽으면 어휘량이나  심성의 깊이가 더 깊어진다고 하네요.

마치 5분에 모든 사랑의 감정을 쏟아내는 가요나 팝송과 달리  사랑하고 이별하는데만 3시간 걸리는 판소리처럼 긴 호흡으로 
책을 읽으면  갈데까지 가는 극한의 느낌을 얻을 수 있다고 하죠.  또한  한 캐릭터의 삶을 정밀하게 묘사하고 변화 과정을 긴 시간을 두고 바라보기 때문에  많은 감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혼불.  언젠간 한번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사실 저는 순수문학소설을 읽으면  그 속의 캐릭터의 흥망성쇠는  시간이 지나면 다 까먹는데
그 소설에서 얻어낸 표현력과 뛰어난 문장과 묘사는 메모했다가 사용하곤 합니다.
최근 제 글에 묘사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는데   아무래도  실용서적인 경제서적안 줄창(이 보다 더 좋은 표현도 생각안날정도죠)
보다 보니  딱딱하고 지루한 단어들만 나오네요



최명희 문학관 전시실로 들어가니 작가의 흔적들이 가득 합니다. 
98년에 작고하셨는데  여전히 최작가님의 흔적을 따르는 분들이 많다고 하네요

소설 혼불은 남원의 '매안 이씨' 라는 쓰러져 가는 양반가문과  거멍굴 이라는 곳에서 사는 평민의 삶을 다루고 있는데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해서 격동의 역사속에서 양반가문과 평민의 삶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전주라는 곳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 예양의 도시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과연 최명희 작가님이  그런 뛰어난 묘사력이나
관찰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산이나 동물이나 사람이나 그 지역색을 닮은다고 하는데  전주같은 예향의 도시라면
떠오르지 않는 감성이나 영감도 많이 나올듯 하네요.

작가님이 쓰던 책상을 전시해 놓고 있습니다



이력서도 보이네요. 


2000년 옥관 문화훈장도 받았구요.  

이 원고지 높이 보세요. 저렇게 많은 원고지를 썼기에 그 대단한 작품인 혼불이 나왔죠.
저도 졸필이지만  이 포스트까지 하면 9천이 넘어가는 포스트를 썼네요.  9천개의 포스팅을 프린팅하면 저정도 될까요?
그 중에 사진이 많아서  비교하긴 힘들것입니다.  또한  글의 질이 작가에 비해 떨어지죠



아까  아가씨가 쓰던 책상에 앉아 봤습니다. 뭘 썼나 봤더니  최명희 작가님의 혼불을 옮겨 적은것이네요
이게  방문객들이 원고지 한장씩 채워서 만들어가는 것 인가 봅니다.  위에 몇권 몇페이지라고 적고  이전 사람이 쓰던 곳 다음을 이어서
쓰면 됩니다. 다 쓰고서는 어디까지 썼다고  표시하면 되구요

워낙 악필이고  대부분 타이핑으로 쓰기 때문에 오랜만에  자필로 쓸려니까 참 괴롭더군요.
예전인 글씨 예쁘게 잘 쓰는 여자들이 참 예뻐 보였는데 요즘은 자필 볼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네요.

앞에 쓰던 섬섬옥수의 가녀리고 호리호리한 글자체와 다르게  수더분하고 큼직한 제 글씨체를 보고 있으려니 좀 고통스러웠습니다.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어 혹시 넷북을 가지고 여행하는 분들은 이곳에서 인터넷 사용하시면 됩니다. 여기 말고도 관광안내소에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언제 혼불 완독에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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