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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전자발찌 보다는 도시 외톨이들을 보살피는 사회가 더 절실하다

by 썬도그 2010.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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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8시뉴스 클로징멘트에서 앵커는 고양시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거론하면서
전자발찌 이야기를 했습니다. 더 강력한 전자발찌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말을 말했는데요.  저는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이 드는게
너무 사안을 근시안적으로  보고 있다고 느껴지네요.

성범죄가 늘고 흉악범이 늘어나면  그걸 다스릴 형량이나  돌팔매질 혹은 재발방지를 위한 전자발찌만 촛점을 맞춥니다.
마치 전자발찌만  성범죄 전과자들에게 채우면  모든것이 해결되는 양 하는데요. 정말 전자발찌가 모든 성범죄를 사라지게 해줄까요?


“(망할) 오사마 (빈라덴)처럼 내 인생에 9·11테러를 저지르고, (망할) 김정일처럼 자기나라 사람들을 괴롭히고, (망할) 부시처럼 내 인생을 험비 차량으로 사냥하고 다니니까, 당신들(you)은 이제 행복하냐”

잊고 싶은 사건이지만  한국계 이민자인 조승희 사건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조승희의 성격과 환경을 지적했습니다.
조승희는  어려서부터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인지는 모르겠지만 쭉  혼자 지냈습니다.  물론 친구도 있긴 했지만 속 깊은 이야기를
할 만한 친구가 한명도 없었습니다. 

조승희는  세상을 모두 적으로 간주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는  세상에 어떤 끈끈한 인연도 없는듯 폭주하기 시작했습니다.

MMORPG게임을 좋아합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완벽한 세상을 갖춘 게임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계맺기를 합니다.
서로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그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저 또한  한동안  그 게임속의 세상에 푹 빠져 살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절했습니다. 또한 무례하지 않았구요.
그러나 한 유저가  전체창으로  욕설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죠.  궁금했습니다. 왜 욕을 할까?  귓속말로  몇번 접속을 시도했고
그 욕을 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말을 안하다가 내가 살갑게  다가서자 속내를 말하더군요

욕하면 어때요?  어차피 날 알아보는 사람도 없고 나랑 친한 사람도 없는데요.

그 친구는  관계맺기에 실패했고  온라인세상에서 혼자 지냈습니다. 그리고 적대감만 키워가다가 욕설을 하기 시작했죠.
욕을 하니 몇몇 사람들이 왜 욕하냐며 관심을 가져주었습니다.  그러자 더 욕을 하기 시작했고 폭주를 했습니다.

제가 욕을 다 들어주면서 계속 접근하자 저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저와 함꼐 던전을 다니면서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후 그 욕쟁이를 알아본 몇몇  유저들이   같은 파티에 전직 욕쟁이가 들어오자 파티를 탈퇴하고 나가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은 다른 유저가 운전한다면서  거짓말을 해서 겨우 달랬습니다.  이후 길드도 같이 가입하고  멋진 온라인 세상을 즐겼죠
오랜만에  갑자기 그 친구 생각이 나네요


세상 사는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누굴 떄리고 물건을 훔칠려고 할때  나의 이런 모습에 실망할 지인과 주변인들 그리고 가족의 얼굴이 아른거려서 그만둔다고들 하잖아요.  이렇게 누군가와 관계라는 끈이 맺어 있다면 우리는 함부로 섣불리  이상한 행동을 하지 못합니다.
또한 자신이 쌓아 올린  명성과 명예때문이라도  자신의 악마적인 욕망을  다스립니다.

온라인 세상도 마찬가지이죠. 악플러들이 왜 욕을 쓰고 다닐까요?
자신이 쌓아올린 명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자신의 블로그를 걸고 댓글을 쓰는 사람치고  악플을 쓰는 사람 못 봤습니다.

이 거대한 서울이라는 도시에는  외톨이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흉악범죄자들을 보면 혼자 단칸방에서 살던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웃과 관계맺기가 거의 없는 외톨이들.  알아도 인사만 하는 외톨이들

이들은 자신의 방에서  세상을 증오하며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슬퍼할 사람이 전혀 없기에 내키는대로 행동을 합니다.
이렇게 가족과 주변인들과의 관계맺기가 원할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사회와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거의 없습니다.

뭐 그런 외톨이들을 준범법자로 보는 시선도 썩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적어도 예전처럼 혼자 사는 사람이 있었도 손을 잡고 같이 놀자고 하는 모습마져 사라진 현재의 사회모습에서는 그들이 가지는 분노감은 더 커질것입니다.

전자발찌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좀 더 이웃과 관계맺기를 더 활발하게 했으면 합니다.
아파트에 살면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요즘, 밑에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요즘,  이런 각박한 세태가  폭주하는 삶들을
양산하는것은 아닐까요?  물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가장 큰 문제이지요. 다만  이런 세태가  그 폭주에 기름을 뿌리는것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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