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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대한 단소리

뮤지컬 서편제, 동서양의 노래극이 잘 비벼진 맛깔스런 뮤지컬

by 썬도그 2010.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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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향적인 블로거가 되고  싶은 저이고 실제로 많은 문화에 관련된 글을 남들 보다 많이 쓴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영화, 책에 너무 국한된 글만 쓰던것이 저이기도 합니다.  

연극은 태어나서 딱 3번을 봤는데  영화매니아라서 그런지 자주 보지는 못했습니다. 솔직히 흥미도 별로 없구요.
주변 사람들이 뮤지컬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고 귀뜸을 많이해줘서  뮤지컬은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뮤지컬 서편제가 공연된다는 말을 처음들었을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왜?  영화로  다 했던 내용을 또하나?  그것도  뮤지컬로?  어라??  판소리를 뮤지컬로 해?  가능은 하겠지만 그게 재미가 있을까?
동서양의 만남인가 별별 의문과 의심이 계속 들었습니다. 

저는 영화 서편제를 보지 못했습니다.  영화광이지만 이상하게 영화 서편제와는 인연이 없네요. 93년 그 봄에 상영되어 국내 첫 1백만관객을 돌파한(지금은 천만시대지만 당시는 단관 개봉 1백만은 대단한 기록임) 서편제를 미팅녀와 함께 보러갈려고 했다가 예매를 안했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그후  추석때 TV에서 줄기차게 방영을 해도 쏙쏙 피해갔구요
따라서  리뷰를 두 버젼으로 쓸까 합니다.  이번 글은  영화 서편제를 안본 관객들을 위한  리뷰이고 다음편은 영화 서편제를 VOD서비스로 감상한뒤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서편제를 안보고  쓰는  뮤지컬 서편제 리뷰

영화 서편제를 안봤어도  이 뮤지컬 서편제를 보기 전에  팜플렛이나  홈페이지(http://www.seopyeonje.com) 에서 인물 구도 정도는 정독하셨으면 합니다.  아니  영화 서편제를 본 분도 정독하셔야 겠네요. 이 뮤지컬 서편제가  얼핏 들어보니 영화 내용과 다른 내용이 많다고 하네요.



아버지 유봉, 딸 송화, 의붓동생 동호가 그리는 소리극

서편제가 시작되면 꼬마 아이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맑은 음색으로 '길을 가자'를 부릅니다.  이 '길을 가자'는 음원싸이트에서 들을 수 있는데 지금도  계속 듣게 되네요.
아이들의 노래가 시작되면서   동호와 그의 아들이  사랑해던 사이인 누나 송화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과거로 돌아갑니다.

아버지 유봉은 고집이 쎈 외골수 같은 분이죠. 
딸 송화를 데리고  동호의 어머니와 함께 삽니다.  동호는 의붓누나지만 송화를 잘 따릅니다. 송화 또한 동호를 친동생이상으로 여기죠
그러다 동호의 어머니가 죽습니다.  그 죽음이 아버지 유봉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동호.  그 이후로 동호는 아버지 유봉을 미워합니다.
이 3명의 유랑극단(?)은  북과 소리만 가지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창극을 하면서 삽니다

그러다 아버지 유봉의 치부가 들어나게 되죠.  출세욕에 멀어서 스승에게 약을 타 먹인 나쁜 짓을 합니다. 그걸 딸 송화와 동호가 듣게 되고
동호는 아버지곁을 떠나서  미군클럽을 가서  가수가 됩니다.  송화에게 같이 떠나자고 손을 내밀지만 송화는 아버지를 배신하지 못하고 아버지 곁에 머뭅니다.

아버지 유봉은  소리를 할려면 한이 있어야 한다면서  모든 고통을 담아야 득음을 한다면서 딸을 혹독하게 훈련시키다 못해 눈을 멀게 합니다.  눈을 멀게해서라도 딸이 득음하길 바라는 아버지의 비정한 부성애가  무대를 가득 채웁니다. 이 부분이 가장 크라이막스이자
주연배우인  차지연의 광끼어린 울부짖는 소리가 나옵니다.

아버지도 떠나고  송화는  이곳 저곳을 떠돌면서 지냅니다.  동호는 결혼을 하고  누나 송화를 몇차례 찾지만 송화는 끝내 그 손길을 거부합니다.  세월이 흘러서  아들이  고모인 송화를 찾았다는 소리에  동호는  아들과 함께 누나 송화에게 갑니다.
그리고  송화는 동호인줄도 모른체 심청가를 부르면서 막이 내립니다.

좋은 작품은 내용을 알고 봐도 재미있고 감동적이기에  일부러 줄거리를 적어 봤습니다. 



뮤지컬이야 판소리야? 

가장 궁금했죠. 어떤 형식일까?  판소리 부분까지 뮤지컬로 할까?  아님 전체가 판소리일까?
답을 알려드리면  뮤지컬이라는 반찬과  판소리라는 밥이 함께 차려진 식탁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형식은  뮤지컬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가 계속 흘러 나옵니다.

동요같은 노래도 있고, 째즈풍노래, 디스코, 테크노까지 나옵니다.  다양한 서양음악들이  계속 흘러나오고 배우들 또한  뮤지컬식으로
서양 노래를 부릅니다. 그러나 주요부분 즉  심청가를 부르는 대목이나 아버지 유봉과 딸 송화의 판소리 장면,
동호, 송화, 유봉의 길위에서의 판소리등   주요장면에서는 판소리가 나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게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다가 판소리가 나오는데  판소리부분은 통쾌하고 한의 느낌이 연강홀을 쩌렁쩌렁하게 울립니다.  다만 창작뮤지컬이다 보니  유명한 아리아장면  예를 들어 캣츠의 '메모리'같은  유명한 곡이 없어서
좀 심심한 맛은 있습니다. 저 같이 뮤지컬 매니아가 아닌 태어나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그 익숙하지 않는 노래들이 계속 나오는것이
좀 심심하긴 하죠.   그러나  지금 계속 뮤지컬 서편제의  '길을 가자'라는 계속 듣게 되는데  이제는 익숙해지고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
마져 듭니다.

참고로 이 뮤지컬 서편제에는  왕년의 스타작곡가였던 윤일상씨가 참여 했다고 하네요.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멋진 양식집에 가서  맛깔스런 뚝배기 한그릇  시원하게 들이켰다고 할까요?
이 뮤지컬 서편제는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하신다는데요. 그 이유는  뮤지컬이란 장르가 생소하지만 판소리라는  귀에 익숙한 소리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죠.  추석시즌에 부모님 추석선물도 관람하면 아주 좋을듯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저 어렸을 떄는 판소리 스타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거의 안보이네요.  몇년전 KBS의 시사투나잇에서 판소리로 세상비판을 하던 분이 생각나네요.

판소리는 이야기극입니다. 8시간 완창이라는 단어가 있죠.  심청전을 8시간 동안 쉬지도 않고  그 이야기를  말과  판소리와 몸짓으로 혼자서 표현을 하는게 어디 쉬운가요?  9월초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는  송화역을 하고 있는 3인방중 한명인  예솔이~~로 잘 알려진
이자람씨가 나와서 서편제 이야기를 하더군요.   가요는 약 5분안에 모든 감정을 다 쏟아내지만  판소리는  헤어지는데만 한시간이라고 합니다.  그 긴감정 정말 끝까지 갈떄 까지 가보는 그 긴 여정이 좋아서 판소리에 빠졌다고 합니다

뮤지컬 서편제 마지막 장면에서 동화와 함께 심청가를 부르는  배우 차지연씨가  커팅 콜을 받으면서도 계속 우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저런게 배우구나. 저래서 뮤지컬들을 하는구나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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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차지연의 매력에 빠지다

이 뮤지컬은  똑같은 배우들이 매일 출연하는게 아닙니다.  송화, 동호, 유봉은 대사량도 많고  메인캐릭터 이다 보니 한번 공연하면 진을 다 빼겠더군요. 공연이 약 2시간짜리인데  뮤지컬 하면 무슨 축구 한경기 뛴것 같다고도 하네요.


따라서  송화역은 이자람, 차지연, 민은경씨가 하고   동호역은 임태경. 김태훈이 연기하며  아버지 유봉역은  JK김동욱, 홍경수, 서범석씨가 연기를 했습니다.

익숙한 이름이 한명 보이죠. 맞아요. 바로 가수 JK김동욱이 유봉역을 합니다. JK김동욱을 보고 싶으면 공연날짜를 확인하셔야 할것 입니다.
그러나  모든 배우들의 기량이 좋기 때문에 특별히 배우파워를 보고 티켓을 사지 않는다면 아무 조합이나 괜찮습니다.

뮤지컬 스타 차지연을 잘 몰랐습니다.  서편제 포스터에 보면 이자람씨가  메인에 서 있죠.  그러나 배우 차지연의 연기와 노래와 특히 판소리부분은  전율이 일어나게 하더군요.  특히나 이 배우를 더 칭찬하는 것은  차지연씨는  두 배우 (이자람, 민은경)과 달리 판소리를 배운 전공자가 아닙니다.  예전부터 뮤지컬을 해오던 뮤지컬 스타입니다.  

상식적으로  서양의 팝과  판소리를 하는 발성법이 다른데 이걸 자유자재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솔직히 보기전에 의심이 많이 들었구요. 뭐 제가 소리전문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두 음악을 훌륭하게 소화하더군요.
물론 판소리 명인의 그 소리에 비한다면 미흡은 합니다.  어렸을때 들은 그 찰진  판소리 가락이 아직도 머리에 잊혀지지 않네요.
그렇다고 차지연이란 배우가 판소리를 못한다는게 아니라 그 명인에 비한다면 약간 미흡합니다.  하지만 판소리 명인이 팝을 부르지 못하기에  국내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팝과 판소리를 다 할 수 있는 배우가 아닐까 하네요.

차지연씨의 인터뷰를 보면 발성법은 다르지만 감정을 가지고 가는 틀은 비슷하다면서 어려웠지만 그걸 극복했다고 합니다.
저는 이 차지연이란 배우가 서편제에서 가지는 지분율을 50%라고 봅니다. 정말 노메이크업으로  연기며 노래며 판소리등 모든것을
잘 소화해냈고  감동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긴 기립박수를 받았구요.

어제 하루 종일 차지연에 대한 기사만 읽고 있네요.



한지를 잘라 붙인 3단계 커튼식 무대와  회전무대

연극은 영화와 달라서  막이 있습니다. 막이 내려가면 배우들은 후다닥 다음 장면을 위해 준비하고 무대세트도 바뀝니다.
뮤지컬 서편제는 한지가 가득 붙인  3단계의 커튼식 칸막이가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영화적 환상적인 장면들을 만듭니다.

예를 들어 배우가 무대중앙에 있는 칸막이뒤로 숨고 다른 배우가 다른 칸막이와 함꼐 나오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무대를 만들어가는데
참 이거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여드릴수도 없고 정말 멋진데  정말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거기에 컴퓨터로 제어되는 빔프로젝트가 무대에 환상적인 배경그림을 깔아주는데요.  이 그림들이  한순간에  무대를 거리에서
혹은  미군클럽으로 바뀌게 합니다.

영화 서편제는 로드무비였죠.  이런 서편제의 특성상 걷는 장면이 많은데  회전무대가  배우들의 걸음을  자연스럽게 보이게 합니다. 
회전무대는 정말 기발하더군요.  한 배우가  회전무대에 올라가서 계속 걸으면  문워크처럼 보이게 하는 모습은 멋졌습니다.

 

뮤지컬도 보고 판소리도 듣고 훌륭한 섞임이 있다

뮤지컬 매니아가 아니기에 이 작품이 뮤지컬계에서 어떤 의미가 있고 전문가들의 평가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 개인적으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특히  동서양의 만남일수 있는 부분을  서양인이 갓쓴 어색함이 아닌 동양인이 양복을 입는 자연스러움으로 잘 그려냈습니다.   좀 더 동양적 즉 판소리의 요소를 더 가미했다면 젊은 관객들이 지루해 할테고  반대로 팝적인 요소를 더 가미했다면  그냥 그런 뮤지컬이 되었을 것 입니다. 그 조율점을  잘 찾은듯 하네요

연출가가 워낙 이쪽 뮤지컬계에서 명성이 높은 분이라서 그런지 연출도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다만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가가다도 몇몇 장면에서 틱틱 튀는 모습은 좀 아쉽긴 하네요. 거기에 아폴로 머리를 한 아주머니가 앞에 계서서  배우 다리들을 못봤어요.  ㅠ.ㅠ


이자람씨 공연은 또 어떨까 궁금해지네요.


또 JK김동욱의 공연은 어떨까요?  서편제 다 볼려면 이 조합들을 다 쫒아가야 하네요.
아직도 송화와 아버지 유봉이  공연장을 휘어잡던  그 모습들이 기억나네요.  이래서 사람들이 뮤지컬, 뮤지컬 하나 봅니다.
매니아들은 배우 공연 따라다니구요.  제가 보던 날도  배우 차지연의 팬들이 참 많아 보였습니다.  팬이 안될수가 없겠더라구요.
저렇게 에너지가 넘치는데  누군들 안 반하겠어요.  공연은 11월 초까지 종로5가 연강홀에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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