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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추억을 길어올리는 우물

나이키와 페가수스 (브랜드 이야기)

by 썬도그 2010.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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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궁금적이었던 어린시절 나이키

아향 님이  트위터로 말했듯 한때 나이키는 아이들의 꿈의 브랜드였습니다. 뭐 지금도 꿈의 브랜드죠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애국조회때 전교생 수천명이 몰려 나온 운동장에서  고리타분한 연설이 주무기인 교장선생님이
공감도 안가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설파할때 아이들은  땅만 쳐다 보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인 애국조회 자세는 시선을 하향 15도로 했죠

짝사랑하는 여자애를 훔쳐보거나 친구들이 신고 있는 신발만 바라봤죠

부유한 여자반장이 신고 있는 나이키 신발을 보면 왠지 움추려 들곤 했습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국산 프로스펙스는 아이들의 로망이었습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프로스펙스를 신은 아이들은  고레벨이었고   페가수스 스펙스등의 신발을 신은 아이들은  그 다음 단계였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메이커를 원했고 부모님들은  메이커가 비싸다면서  메이커 언저리에 있는  중저가 레벨의 메이커 신발을 사주웠습니다.  그러다 나이스라도 싣고 오면 아이들은 놀리기 시작했죠

영화 품행제로에서 중필이가  나이스를 신고 태권도부원을 다 때려눕혔어도   중필의 여자친구인  범생이자 부유한 민희가
"어 나이스네" 라는 말에  발을 오무려야 했죠

아이들이 커가는 단계를 지켜보면 세상물정을 안다고 느낄때가 두번 있는데  첫번째는 돈을 셈할줄 알때 입니다.
1천원과 5천원을 구분하는 표정을 보면서 섬뜩함을 느끼죠.

사촌동생이나 조카에게 1년전만해도  지폐를 많이 주면  좋아했던 아이들이  세뱃돈을 주면  1천원과 5천원과 1만원을 구분하면서
표정이 달라지는 모습에 섬뜩함을 느낍니다

5천원을 주면 에게~~~ 하는 표정에서  1만원을 주면 우와~~~ 하는 표정에  이 녀석이 세상물정을 알아버렸네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듭니다. 이후 또 한번의 씁쓸함을 느낄때가 바로 브랜드를 가릴때 입니다.

예전에는 마트에서 사준 신발 가방을 아무거나 입고 메고 다니다가   메이커를 구분하고  나이키가  그 밑의 단계의 브랜드보다 우월함을 알고  나이키를 외칠때의 씁쓸함은  지갑을 열면서 끙~~~ 소리가 납니다.

저 또한 청소년 시절 그랬죠.  나이키와 비슷한  쩜오(1.5) 페가수스 신발(생긴게 나이키와 상당히 비슷했죠) 을 신으면서 욕망의 끝은
나이키로 향했습니다.  장사하시는 아버지의 노고를 알기에  대놓고 나이키 신발을 사달라고 말은 못하고 삐치기만 했죠.

그러다  반에서 5등이라도 하면  당당하게 나이키를 요구했습니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나이키나  기타등등의 브랜드나 별 차이가 없어보였을 것 입니다. 그러나 어린 저에게는 그 차이가 큽니다.

나이키냐 아니냐의 차이는 자존심의 차이이기도 했으니까요.  초등학교때는 나이키를 손에 넣지 못하다가 중학교 들어가면서 드디어
나이키를 손에 넣습니다. 80년 후반 당시엔느 중고등학교에 비닐 스포츠가방이 대 유행이었습니다.반달 보양의 이 비닐 스포츠가방은
가방에 큼지막한 로고가 보였습니다.

아디다스. 미즈노, 나이키 선명한 마크가 선명하고 큼직하게 찍힌 이 비닐스포츠가방을 손에 넣었죠.
구로공단 나이키 대리점에 가서  1만원을 들고 갔지만  500원이 모자르네요.  같이간 친구에게 500원만 꿔달라고 했지만 친구는 돈이 있지만 꿔주기 싫은지 없다고 했고  대리점이라는 정가제를 하는 곳에서 깍기도 그렇고 그냥 돌아 갈려다 그런 제가 측은했는지 대리점에서
500원을 깍아주었습니다.

그렇게 나이키가 제 품으로 들어 왔습니다.


브랜드에 목매는 사람들


브랜드를 형성할려면  일정수준이상의 품질과 인지도 그리고 기술력과 갖고 싶은 욕망이 버무러져야 생성될 수 있습니다.
요즘 서울시가 서울시 브랜드를 외치고 있죠. 관광서울을 외칠려고 하는데 서울에 대한 이미지도 특징성도 차별성도 없기에
브랜드화 할려는데 어려운점이 있습니다.

먼저 브랜드화에 성공할려면  찾고 싶고 차고 싶고 입고 싶고 먹고 싶고  사고 싶고 싶고 싶고 싶고 싶고 싶고 싶어야 합니다.
싶어야  브랜드 가치가 상승합니다.  그런면에서 나이키나 루이비통 같은 제품들은 브랜드 정책을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품질까지 좋으니 닥치고 나이키를 외치죠.

가전제품도 그렇죠. 어디꺼야? 라는 말이 먼저 나오고 삼성,LG라는 브랜드화에 성공한 제품이라면 품질에 대해서 논하지 않습니다.
까칠하거나 얼리어댑터거나  전문적인 지식이 많은 기크한  사람이라면  브랜드를 제외하고  성능평가를 해보지만 대부분의
사람드은  그렇지 않습니다.

브랜드는  어느정도의 소비자 요구와 욕망에 충족한다는 것을 인증하는 인증마크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브랜드를 선호합니다.

하나의 제품을 살때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합니까? 지금이야  네이버 지식쇼핑이나 가격비교 싸이트를 따져보고 리뷰를 읽어보면서
제품구매를 하지만 예전엔 그랬나요.  인터넷에 거리가 있는 재력있는 어르신들은 그런 리뷰나 가격비교를 하나요
삼성이니까  나이키이니까 사는것이 더 크죠.

하지만 이런 브랜드에 추종하는 사회의 단점이 있습니다. 품질보다 터무니 없이 비싸게 팔아도 우린느 그게 비싼지 비판도 안하고 사게 됩니다. 이런것을 이용해서 고급브랜드들은  일부러 가격을 더 올려  가격이 품질을 대변하는 기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독일의 주방용품은  가격을 두배로 갑자기 올렸지만 오히려 판매량이 느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이런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모습이 나오는 이유는  우리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목메서  비판의식이 상실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세계에서 브랜드에 목숨거는 사람들이 한중일 국가라고 하죠. 지금은 좀 덜하지만 나이 많은 어르신들중에는 외국산이면 무조건 두손가락을 추켜세우는 분들이 있습니다.


품질개선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가꾸기에만 올인하는 브랜드 회사들

자 이제 브랜드에 추종하는 사람이 다수가 되었다고 칩시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지만)
브랜드를 가진 기업은  제품의 품질개선에 신경쓰는데 주력할까요? 아님 브랜드의 이미지 가꾸기   예를 들어 넌! 이 제품 가지면 있어보이게 될꺼야?  니가 우리 제품 사잖아! 바로 상류층 인증이야~~~   니가 이걸 입잖아. 남들이 우러러 볼꺼야 식으로 상류층 콘셉트 지향하는 이미지를 생성하는데  주력할까요?

제가 사장이라면 이미지 가꾸기만 할것 입니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품질개선을 외면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품질에도 신경쓰지만 그에 못지 않게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노력을 많이 하겠죠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충성심을 줄이고 아무리  국민브랜드라고 해도 하나하나 꼬치꼬치 재료를 어떤것을 썼으며, 어떤 기능이 있고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를 따박따박 다져들면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나 가꾸는데  쓰는 돈을  품질개선에 투자하고 그렇게 해서 품질이 더
개선된 제품은 현명한 소비자를 즐겁게 해줄것 입니다.


다시 예전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요
어렸을적 아버지가 사준 페가수스는 품질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격대비 성능은 좋았죠. 그런것을 장사를 하시는 아버지는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것을 몰랐고 그게 중요한게 아니였습니다.  나이키가 중요한것이었죠.  나이들어서 (나이들었다고 다 저 같지는 않겠지만) 생각해보면  그 시절 브랜드 추종주의가 현명한 모습은 아니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XX꺼니까 무조건 사는 모습보다는 XX꺼라도 합당한 가격인가 따져보는 현명한 소비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의 씀씀이를 줄여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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