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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즐겁게 듣게 해주는 PAINT IT ROCK

by 썬도그 2010.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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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좋은 책 한 권을 봤습니다. 내가 그토록 어려워했던 록음악에 대한 훌륭한 길라잡이 책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도서실에 가서 사진 관련 책을 뒤지다가 우연히 옆칸에 있던 만화책을 발견했고 성큼 집어 들었습니다.

어~~ 만화책이다. 그런데 락에 대한 역사서라는 부제가 있네
락? 그 골치 아픈 노래들. 저는 락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조용한 락발라드곡은 좋아하지만 자우지 장 지지 ~~~ 하는 메탈사운드는 너무 싫습니다. 대학교 다닐 때 락마니아 3명을 옆에 두고 지냈는데 어찌나 과격한 헤비메탈음악만 주야장천 듣던지요.

전 시끄러운 음악 딱 질색이거든요. 가뜩이나 메탈소리(도시 소음 중 메탈계열의 소음이 정말 많죠)에 짜증 났는데 그걸 귀로 듣고 있는 것 자체가 싫었습니다. 그러나 조용한 록음악 즉 락발라드는 참 좋아했어요. 한마디로 내가 이해 못 하는 록음악은 싫었고 내가 이해하는(귀가 인정하고 따라 들을 수 있는 느린 곡) 곡들은 좋았습니다. 이렇게 락에 대해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곤 했죠.

선배가 암실에서 앰프 가지고 와서 징징거리던 딥 퍼플의 SMOK ON THE WATER. 그것도 전주만 1년 이상 들으니 반감이 더 심해진 것도 있고요. 친구가 술자리에서 딥퍼플이니 레드 제플린이니 너바나니 하는 소리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제가 잘 모르는 하드락이나 헤비메탈 밴드의 이야기만 담겼다면 저는 이 책 덮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책을 읽는 도중 그 책을 덮고 이 책으로 갈아타게 만든 이유는 이 책이 너무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만화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뛰어난 유머와 친절한 설명 거기에 비틀스에 대한 정리는 저를 이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하는군요

 


지은이의 해박한 음악적 지식과 뛰어난 그림체에 빠지다.

이 책은 만화책입니다. 만화책의 기본 덕목은 미려한 그림체이죠. 뭐 짱구나 심슨가족 같은 개성체의 그림도 인기가 있지만 일단은 그림이 좋아야 합니다. 유명인을 그렸는데 그 유명인과 닮지 않았다면 그 그림은 뭘 그린 지 모르게 되고 독자는 짜증 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만화책은 사진을 보고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명인들의 묘사가 너무나 뛰어납니다.
얼마나 뛰어난지 마치 신문사진을 보고 있다느 느낌마저 듭니다. 거기에 유머러스 한 내용이 많습니다. 때로는 가벼운 욕을 섞어 가면서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물하는데 이게 아주 빵빵 터집니다.



위의 그림을 보세요. 아주 뛰어난 그림체에 내용도 알찹니다.
저는 이 지은이 남무성을 모릅니다. 그런데 음악평론가로 되어 있네요. 그런데 그림을 이렇게 잘 그리니 만화가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글은 남무성 그림은 다른 만화작가가 그려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글그림이 한 사람입니다.

아니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분이 그림도 잘 그리네. 다빈치형 인간?

책은 락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락앤롤의 태동을 다루고 있죠.

Bill Haley - Rock Around The Clock (1956)

이 노래가 락앤롤의 태동을 알렸다고 하는데요. 영화음악 팬이라서 영화 폭력교실에 삽입된 곡이라서 잘 알고 있는 곡입니다. 지금 들어도 락앤롤은 듣기 참 좋아요. 그리고 무척 흥겹죠. 여전히 광고음악으로 인기가 많은 곡입니다. 백인음악의 컨트리와 흑인음악의 블루스가 크로스오버되고 퓨전으로 섞이면서 많은 음악들이 파생되어 나옵니다. 지금도 보면 흑인음악과 백인음악이 좀 구분되어 있죠. 힙합은 흑인음악 백인은 락을 많이 하고요. 이게 다 블루스와 컨트리에서 이어져온 뿌리 깊은 음악스토리가 있죠 이 책은 50년대 락앤롤의 탄생과 영국밴 등 인 브리티시락밴드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등을 담고 있습니다.

 

책은 50년대부터 60년대를 지나 80년대 초입 부분에서 1권을 마치고 있습니다. 제가 태어나지 않았던 50.60년대의 락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서 유튜브로 라디오에서 많이 들어서 귀에 익으나 누구의 노래인지 언제 불렸는지 또한 그 노래가 어떤 음악사적인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는데 이 책으로 그 호기심을 충분히 풀어 주었고 락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유튜브와 함께 읽어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읽지 않길 권해 드립니다. 책에 나온 노래들이나 뮤지션들은 바로바로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들어봐야 눈에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The Beatles

제가 비틀스 팬인데 모든 곡을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노래도 알게 해 준 아주 고마운 책이죠.
책은 브리트니 락밴드의 미국공습을 지나서 콘셉트 락인 프레그레시브 락을 지나 하드록 그리고 헤비메탈의 태동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레드 제플린이 그렇게 유명한 밴드인지 몰랐네요. 락에서는 신적인 밴드라고 평가하는 모습을 학습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락마니아들이 레드 제플린 하면 칭찬을 그렇게 했었군요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즐겨 듣게 해주는 책 페인트 잇 락

20년 넘게 저녁 6시면 저음의 배철수 씨가 팝송을 틀어줍니다. 80년대만 해도 팝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라디오프로그램들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개방정의 대가 박명수 씨가 하는 2시의 데이트. 팝과 가요를 함께 틀어 주었지만 예전 김기덕의 두 시의 데이트는 팝송만 틀어주었죠

당시만 해도 팝송이 가요보다 더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80년대 말 이문세가 터지고 난 후 가요붐이 일면서 가요프로그램이 늘어났고 팝송만 틀어주는 프로그램은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그나마 남아있고 역사를 가진 것이 배철수의 음악캠프입니다.

가끔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왜 가요를 틀어주지 않냐고 하는 청취자도 있던데 배철수의 음악캠프마저 가요를 틀어주면 팝송을 정말 들을 기회가 없어질 것입니다. 뭐 인터넷으로 들으면 되지 않냐고 하지만 그게 쉽나요.

주류에서 이제는 비쥬류가 된 팝송. 그러나 팝송을 아예 안 들으면 안 됩니다. 한국가요가 엄청난 양적 질적 성장을 한 것은 60.70년대 팝송의 자양분을 섭취한 가수들이 팝적인 노래들을 했기 때문입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죠. 봉준호나 박찬욱감독이 허리우드 영화나 외국영화를 많이 보면서 자양분을 꾸준히 섭취했기 때문에 지금 같이 훌륭한 영화감독이 되었죠.

이 책 PAINT IT ROCK을 읽으면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더 편하게 들리울 것입니다. 배철수 씨가 가끔 말하는 과거의 외국밴드 이야기 할 때 멍 때리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은 후는 학습하듯 주의 깊게 듣고 있습니다.


락은 팝의 일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차지하는 범위가 무척 큽니다.
그 락에 대해 알고 싶으나 입문서도 마땅히 없고 있어도 논문 같은 딱딱한 책 때문에 포기한 분들에게 적극 추천해 주는 책입니다. 락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이나 남자친구가 왜 록음악을 듣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해 드리는 책입니다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가 만화학습서의 대부였는데 이젠 남무성 씨로 바뀌어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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