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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매체가 중요한게 아니야. 아이디어가 중요한거지. 사진작가 정연두

by 썬도그 2009.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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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정연두라고 말하기 좀 껄끄럽습니다. 정연두라는 작가는  정체가 애매모호한 작가입니다.

그는 조각을 전공한 미술가였습니다. 그를 처음 알게 된것도  미술가로 알았구요.
 
그런데 어느날 사진작가 정연두라고 소개해서  정연두라는 이름 참 듣기쉽고 편해서 잊혀지지 않는데  사진작가에도 정연두라는 사람이 있구나 했습니다. 그런데  얼굴을 보니  미술가 정연두더군요.  
 
그새 전업했나?
미술가에서  사진작가로 변신한 사람은  한두명이 아닙니다.  브레송은 미술가는 아니였지만  미술학원을 다녔던 사진작가이고  솔라리제이션을 처음 시도했던 만레이 사진작가도 원래는  미술가였습니다.  화가친구들의 도록을 만들기 위해서 직접 미술품을 사진으로 담다보니  사진작가가 된 사람이죠.  이렇게 미술을 하다가  사진작가로 전업한 사람들은 요즘에도 많습니다.  미술은  여러매체를 가지고 자신의 아이디어와 메세지를 담습니다. 요즘들어 이종간의  매체를 넘나드는 미술가들이 많아졌습니다.
 
조각가가 사진작가가 되고 다시 조각가가 되었다가  회화작가가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사진작가가  미술가가 되는 경우는 한번도 못본듯 합니다. 처음에 사진작가였다면  계속 사진작가를 하더군요.
 
한번은 제 블로그에 아런 질문을 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모델과작가 2009/09/13 15:22      

질문이요. 썬도그님 이전 글 보면 작가는 렌즈 뒤에 숨어야 한다고 하는 작가에게 공감을 표시했는데요. 김미루 씨 사진 보면 사진기와의 거리나 자세, 구도를 볼 때 자동촬영(시차)이나 리모컨 촬영이 아닌 다른 사람이 찍은 것 같은 사진이 많습니다. 본문의 성당만 해도 사진기 위치가 꽤 높은 곳에 있죠. 맨해튼 다리 같은 경우는 정말 다리에서 찍은 것 맞나 싶을 정도로 위험한 장소에서 촬영이었죠. 여자 혼자서 아무런 장비 없이 바람만 불어도 떨어지는 미끈둥글한 현수교 줄로 가서 타이머로 찍는 것을 인정해 준다? 타이머로 맞추어서 찍을 수 있는 구도던가요? 안전문제나 촬영허가를 고려할 때 누드모델을 그 자리에 놓고 찍는 일조차 쉽지 않은 구도로 보입니다. 저는 납득이 안 가는 사진이더군요. 합성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만약 김미루 씨의 성당사진이나 맨해튼 사진이 자신이 찍은 사진이 아니라 해도 사진작가라 할 수 있나요?

백번 양보해서 특수장비로 원격 촬영했다 해도 자신의 눈으로 피사체 모습을 보지 않고 촬영하는 사람을 사진작가로 인정하시나요? 제가 보기에는 김미루씨의 경우 사진을 이용한 틈새 모델이나 행위예술가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입니다만.

 

질문내용은 사진작가는 카메라 뒤에 서야 하는데 직접 사진에 등장해되 되느냐  셀프타이머 촬영이 아니면 누군가가  찍어준 것인데 그렇다면 셔터를 누른 보조작가나 친구가 사진 저작권자가 아닌지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진의 주체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주체적으로  활동한 사람입니다. 그런면에서  사진도 하나의 매체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자신의 아이디어와 메세지를 담을수 있다면 그게 돌맹이든  물감이든 TV든 사진이든 아이디어를 담는 매체가 중요한게 아니죠.  그런데 우리는 조작가는 평생 조각만 하고 살며  사진작가는 평생 사진만 찍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럴수 밖에도 세상은 복잡해졌고 분업화 되었으면 한 분야에 평생을 바쳐도 배울게 많은 세상입니다.
하지만  90년대 이전의  특정한 지식만 쌓는 전문가 시대를 지나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바다가 생긴이후로  전문가들이 독과점으로 가지고 있던 지식들이 대량 방출되었고 누구나 쉽게  전문가는 아니지만 준전문가가 될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가 원하는 것은 어쩌면 시골의사 박경철처럼 깊지 않은 얇은 지식이지만 이 얇은지식을  이용해서 수많은 정보를  재해석하고 새롭게 조립해서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는것이 아닐까요?   애플과 같은  혁신성이 높은 기업도  순수한 아이디어는 거의 없고 기존에 있던 아이디어 몇개를  심플하고 편리하게 잘 엮어 만들어서 대박을 냈습니다.
 
그런면에서 정연두(편의상 사진작가로 하겠습니다)는   매체간의 틀을 과감하게  깨버리고 기발한 그러나 상큼하고 간단한 상상력을  사진으로 담는 사진 작가입니다
저는 정연두 사진작가를 한마디로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작가라고 하고 싶습니다
 
 
유치원생이 그린 그림을 
 
이렇게 현실세계에서 재현하고  원더랜드란 제목으로 세상에 발표했죠
 
 
 
정말 별것 아닌 아이디어입니다. 그러나 그걸 실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면에서 정연두사진작가의 과감성은 높이 칭찬해 주고 싶네요
 
그러나 그의 작품중에 최고는   BEWICHED씨리즈 입니다. 

 

 
하찮아 보일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꿈이 없을까요?  영사기를 돌리는  영사기사도 주유소에서 총잡이라고 불리는 주유알바를 한다고 해도 그들이 꿈꾸는 직업은 따로 있을 것 입니다.  정연두 사진작가는 그들에게 다가가 꿈을 물어보고  실제 꿈을 실현시켜주지는 못하지만 사진으로 꿈을 박제시켜 주었습니다. 

이 영사기사는  꿈이 탑건이었습니다. 멋진 비행기 조종사가 되는게 꿈이였지만 지금은 영사기사를 하고 있었죠.
또 하나의 꿈이 있다면  티켓을 파는 극장 여직원과 데이트를 하는게 꿈이었구요.   정연두 사진작가는 그 영사기사의 꿈을 잠시동안 그리고사진속에서 영원히 이루어 주었습니다.
작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본 한국사진 60년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사진이 바로 이 사진입니다. 사진의 화질이나 색감 구도?  이런것들은 수천만화소급의 원대한 아이디어 앞에서는 초라해 질 뿐 입니다. 아이디어가 항상 사람을 흐믓하게 하고 놀라게 하는 재주를 가진 정연두.  이런 그를 뉴욕현대미술관인 모마가 놓칠리 없죠.
 
현재 한국에서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르고 미래가 촉망받는 사진작가는  정연두와 윤정미 사진작가입니다. 앞으로도  멋진 아이디어 계속 보여주길 바랍니다.  상상력만 있다고 되는것은 아닐것입니다. 그걸 실현하는 과감성도 있어야겠죠 그런면에서  상상력과 과감성이 모두 있는 사진작가가 정연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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