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의 향기/책서평

터키 사진작가가 본 한국체류 애증기 <이스탄불에서온 장미도둑>

by 썬도그 2009. 10. 19.
반응형
http://photohistory.tistory.com2009-10-19T13:53:380.3810

올여름에 광화문 지하도를 지나다가  교보문고 옆에 있는 작은 지하 화랑에서 터키 사진전을 봤습니다.  한국의 여행자들이  찍은 터키의 이미지들을 보면서  왠지 이웃나라 같은 친근감이 들었죠. 성소피아 성당과 블루모스크 같은  웅장한 건물을 가지고 있는 나라 터키,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하이브리드 된  이 터키라는 나라는  음식으로도 유명한 나라입니다.

 
우리에게 터키는  한국전쟁을 도와준 우방,  2002년 월드컵 3,4위를 헀던  멋진 추억을 공유한 나라입니다.
피를 나눈  형제국가라고 하는데 사실 과한면이 있긴해요.  그래도  한국전쟁때 미국, 영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군인을 파병한 나라이고  전사자도 많은 나라죠.  터키는 2002년 이후로  일본보다 더 가까운 심적 이웃국가가 되었습니다.
 
이 터키에서 터키의 대표적인 현대 사진작가인  아리프 아쉬츠를  한국으로 초청하게 됩니다.
 
 
국내에 소개되어  많이 알려진 사진집 실크로드의 마지막 카라반이란 사진집을 낸 작가이기도 하죠.
 
이 아리프 아쉬츠가 한국에서 체류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 이스탄불에서온 장미도둑입니다.
제목 참  단아하고 정갈하죠.  제목만 보면 20대 여대생이 유럽여행기나 도보여행기 같은 제목입니다.
 
하지만  이 수염많은 아저씨가  쓴 책입니다. 
그의 애정어린 한국체류기를 살짝 보여드릴께요
 
 
아줌마에게 반하고  특색없는 서울 건물에 인상을 쓰다
아쉬츠가 서울에 오자마자 놀란것은  한국의 아줌마였습니다. 형형색색 컬러플하고  다양한 패턴의 옷을 입고 있는 한국의 아줌마들이 입고 있는 색에 취하죠.  그래서 그랬나요. 아쉬츠는  10년동안 해온 흑백사진 작업을 접고  칼라필름을 카메라에  넣고 한국을 촬영합니다.
비취색이 한국의 전체색이라고 말하는 아쉬츠는 빨리빨리 를 외치면서  달려가는 한국의 미친듯한 속도에  마득해 하기도 하면서도  한국의  김치와 백세주와  막걸리에  푹 빠집니다.  
 
그러나   한국밤의 풍경을 지배하는 교회건물에 악평을 쏟아 냅니다.
지붕만 교회인  건물들이  즐비한 서울의 거리에서 멀미감을 느낍니다.   1층은 노래방. 2층은 주점  3층이 교회인 건물에 이해못해하지만  그게 개척교회이고 한국에서는  교회를 사고 판다는  소리에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점점 한국에 적응하는 아쉬츠
저 어때 보여요?
 
 
한국아가씨를 무척 좋아하는 아쉬츠는  아가씨들이 지하철 공원 버스안에서  빠르게  화장을 고치는 모습에 신기해 합니다.
항상 자신의 외모를  추스리고  얼굴이 비추는 기둥이나 거울이나 반투명 유리를 보게 되면 얼굴을 드리밀고  쳐다보는 모습을 신기해 하죠
 
한국이 어떠세요?
저 어때 보여요? 
 
항상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누군가에게 체크받고 삽니다. 이런 모습이  아쉬츠에게는 신기했나 봅니다. 그런 아쉬츠도  한국생활 7개월동안에  거리의 거울앞에서 옷매무새를 고칩니다.
 
김치 애호가  아쉬츠
 
아쉬츠가 김치를 처음 먹게 된것은 한국동료들과 함께  고깃집에 갔을때 입니다.
김치인지도 모르고 한점 집어먹은 아쉬츠  맵고 짜면서도  맛이 있는 김치맛에  홀딱 반해버리고 김치를 너무 잘 먹어서  고깃집 아줌마가 신기해 하며 쳐다보기도 했다고 하네요. 이후에 터키에 돌아가서  한국친구와 함께  직접 김치를 담궈서 먹기도 했다는 아쉬츠   그로 인해 터키에서 직접 중국산배추(한국배추 같은 배추)를 사서 배추를 담글려고 했는데 누군가가 배추를 몽땅 사가버렸네요.  
바로  주터키 대사관 부인께서  모두 사가버려  멍~~ 해버린 아쉬츠
 
한국의 이미지는 뭘까?
 
아쉬츠는 한국 동료와 한국의 이미지때문에 논쟁을 벌입니다.
다름아닌 한국의 이미지는 휴대폰이라는 것 때문이죠.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로  휴대폰이라고 말한다고 하네요
우리의 대표이미지 정말 많은데   그런 이미지들은  전파되지 않고  국경없이 쉽게 팔리는 휴대폰 제조강국으로 알고 있다고 하는데
이 문제로 한국동료와 논쟁을 벌입니다.   그게 자랑스럽다 아니다를 떠나서  다른 이미지도 많은데  안타깝다는 식으로 마무리를 짓네요
 
제목이야기를 다시 꺼내볼까요
저는 이책을 봤을때  제목 소녀취향이다 했습니다.
 
이스탄불에서온  장미도둑
 
그런데  이 수염많은 아저씨 사진작가의 감수성은 분명 소녀인듯 합니다. 
서울 곳곳의 장미의 특색을 구분할 정도이죠.  영등포구청뒤의 장미는  그저 그렇고 인사동쪽 장미는 모양은 예쁜데 향은 별로고
신림동 장미는  향이 무척  강했다고 합니다.  서울에 살면서도 우리는 이런 사실도 몰랐죠. 하지만 이 이방인은  그걸 구분하네요.
그가 태어나서 두번째 한 도둑질이 바로 남의 집 담벼락을 타고 넘어온 장미를 꺽었던 일이였다고 합니다. 수줍게 책에 고백했는데 
자길 잡아갈수 있으면 잡아라가고 합니다.  자기가 터기에 산다나. 그리고 자긴  한터키 우호사진전도 했다고  으스됩니다.
 
책은 적당한 시선으로 한국에 대한 단소리 쓴소리를 씁니다.
교조적이지도 계몽적이지도  딱딱하지도  설득할려고 하지도 않는 있는 그대로를 발라보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 그리고 한국의  음식과 술에 감동해서 다시 오게 될것 같다는  말과 함께 책은 마무리 됩니다
 
좀 가벼운듯한  책인데요. (단 이틀만에 읽었네요)  출퇴근시간에 가볍게 읽으면 좋은 책 입니다.
책도 컬러플하게  하얀바탕에 검은글씨가 아닌 파란 노란 땡땡이 검은색 종이 위에 글과 사진이 담겨 있습니다.
사진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사진 보는 재미는 크지 않았지만 지난 광우병 촛불시위를 담은 사진은  역시 사진작가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상력이 대단합니다.   
 
그는  광우병 사태를  이렇게 바라봤어요
육식을 많이해서  콜레스테롤이 많을것 같은 노인들은 쇠고기를 먹자고 주장하고
힘을 써야할 젊은이들은 먹지 말자는  한국의 모습이 요지경이라고요.
한국 정말 요지경이죠.
그래서  다이나믹하다고 하잖아요. 심심하고 모든게  정해진대로 움직이는 일본보다 예측불허의  뻥축구 같은 한국이 좋은가 봅니다.
뻥축구 사실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그렇게 몰려다니면 뭔재미냐고 하지만  제가 했던  축구중에 뻥축구가  가장 재미있었어요
한국에 대한 색다른 시선을 알고 싶으시면  꼭 읽어보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