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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우리가 모르고 있는 인천상륙작전의 숨은 이야기들

by 썬도그 2009.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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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상륙작전은  남한을 북한의 손아귀에서 한방에 해결한 위대한 작전이었습니다.
이 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인해 전쟁에서 북한군이 북으로 패퇴하는 결정적인 역활을 합니다.

우리는 이 위대한 작전을 지시한 맥아더 장군을 그 어떤 장군보다 우러러보고 영웅으로 지금도 떠받들고 그러게 배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한국인의 입장, 그리고 보수정권과 군사정권이 과장되게 미화시킨부분이 많습니다.
인천상륙작전 자체는 아주 훌륭했으나 그 과정과 이전 이후의  지리멸렬함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몇년전에  인천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장군의 동상을 철거하라는 진보단체의 시위를 보면서 참 이해가 안갔습니다.왜 맥아더장군을 욕하나?  한국을 구원해준 명장인데  맥아더까지  욕하고 때려부셔야 하나?  나도 진보를 지지하지만 저건 좀 너무했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은 진보건 보수건을 떠나서 우리나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진 생각일것입니다.  맥아더에 대한 자세한 그리고 정확한  내용의 글은  어디를 찾아봐도 없습니다.

지금은 고인이된 그러나 미국에서 가장 명석한 기록자이자 저자였던  데이비드 핼버스템이  수많은 사료와 인터뷰와
기록물을 뒤적이면서  쓴 1071페이지짜리 거대한 한국전쟁의 보고서인  콜디스트 윈터를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충격을 먹은것은 맥아더가 독불장군인것은 어느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책 전체에 걸처서  맥아더의 아둔함과 이기주의 명령거부 책임회피등 내가 상상하던 이미지의 맥아더가 아닌  졸렬하고  비열한 한 욕심많은 노인네의 모습이 책 전체에 담겨있는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일수도 있겠지만
저자가 어찌나 꼼꼼하게 주석을 달고 자료출처를 명기했는지  이 책 내용을 믿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콜디스트 윈터 - 10점
데이비드 핼버스탬 지음, 이은진.정윤미 옮김/살림

사실을 바탕으로하는 다큐멘터리를 방불케하는 책 내용을  읽다가 보니 우리가 몰랐던 맥아더의 비열하고 더러운 모습들이 많이 있더군요.  이 책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니 알려지지 않은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인천상륙작전에 대한이야기를 적어 볼까 합니다.


맥아더 장군은 낙동강전선이 위험한것을 알면서도  그곳에 강력한 부대인 해병대를 지원하지 않고  인천상륙작전에만 몰두합니다.  드라마에서 보면 주인공이 후반에 악당을 한방에 제압하는것처럼 열세인 전세를 한방에 날려버릴 카운터 펀치를 먹일 모습이었고 이런 모습이  자신의 이미지를 영웅으로 만드는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맥아더가 무시한 워커장군은 필사적으로 낙동강 방어선을 엄청난 희생을 치러가면서 막고 있었지만 맥아더에게는 크게 신경쓰는 모습은 아니였습니다.  워커장군은 사정하다 시피하여 해병대 부대를 지원받았고  그 해병대부대마져도
전투에 참여시키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워커장군은  맥아더에게  직접 연락하여  사정의 절박함을 호소하고  해병대를 전투에 참여할수 있도록 설득합니다. 맥아더가 워커장군에게 했던 유일한 호의였습니다.

맥아더는 워커장군을 무척 싫어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워커장군은  자기편이 아니라는 이유때문입니다.
맥아더는 철저하게  자신을 따르는 아첨꾼들을 좋아하고 주변에 배치하고 무한한 신뢰를 보냅니다. 그런 맥아더의 성품을 잘 알고 있던 알몬드소장은 맥아더의 심복이 되고  인천상륙작전시에 지휘를 맡게 됩니다.

먼저 인천은  상륙작전을 하기에는 최악의 항구입니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서 상륙시기를 놓치면 큰 위험이 있는곳이고  더군다나 해변이 없고  수비하기에 딱좋은 월미도가 인천항을 막고 있었습니다.
차라리 군산이나 충남지방에 상륙해도 되지만  맥아더의 고집으로 인천으로 정하게 됩니다. 모든 장교들이 반대를 함에도 맥아더 특유의 고집으로 밀어 부칩니다. 맥아더가 인천을 고집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수도 서울이 가깝기 때문 입니다. 군산에 상륙해서 군산을 탈환해봐야 뉴스깜도 안되지만  서울을 탈환하면  뉴스깜이 되고  그 뉴스는
미국민과 한국인들을 감동시켜서 영웅이 될수 있을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맥아더가 얼마나  언론을 중시했냐면 
머리숱이 없는 맥아더를 찍은 사진을 보기 힘들정도로  사진검열과 기사검열이 심했습니다. 떄로는  사진기자에게 사진각도를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맥아더 자신도  인천상륙작전의 성공률이 5천분의 1이라고 할 정도로 어찌보면 무모한 작전이었습니다.  그러나  맥아더에게는 행운이 찾아옵니다.  그건 바로 김일성이라는  무능한 지휘자를 만난것입니다.(우리에게는 다행이지만)

그런데 인천에 북한군이 거의 없었던 이유는  북한군의 우두머리가 아주 멍청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름이 바로 김일성입니다. 김일성은  3주안에  남한을 점령하는 속도전을 예상하고  남침을 했고 그 예상대로 잘 진행되는것 같았습니다. 김일성은  중공이 장제스군대를 물리칠때  미국이 도와주지 않은것을 보고  남한을 침공해도 미군은 그냥 구경만 할것이라고 오판을 합니다.   맥아더가  중공군이 참전하게 될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김일성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한국전에 참여할줄을 예상 못했던 것이죠.

중공의 마오쩌뚱은 정보전에 능했습니다.  중공의 참모진들은 미군이 일본에서 무슨 거대한 작전을 짜고 있는것을 간파하고  간첩을 일본으로 보냅니다.  도쿄는  보안이 허술해서  미군의 동태를 파악할수 있었고 곧 어딘가를 상륙할것을 간파합니다. 그리고  맥아더의 공격적인 성격상 그곳은 가장 무모한 인천이 될것임을 알고  중공군의 참모는  김일성에게 이 사실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김일성은  또 다른 맥아더였습니다.  그 중공군 참모 저우언라의 비서관 레이잉푸의 말을 그냥 무시해버리죠.  거기에  러시아의 군사고문들의 경고도 무시합니다.

김일성은 정치적으로는 뛰어난 선동가였지만 군사적으로는 젬병이었습니다. 마오쩌뚱은  김포비행장같은 곳을 적에게 넘기면 안되기에 인천항을 폭파하라고 조언하지만 김일성은  인천항을 멀쩡하게 나둡니다.


인천상륙작전은  육군,해군,공군 거기에 해병대까지  참가하는 대규모 상륙작전이었습니다. 이 정도의  상륙작전은  3성장군이  지휘해야 하나  맥아더의 딸랑이인 소장 알몬드에게  총지휘권을 줍니다.  이때부터 미군내에서 불협화음이 시작됩니다. 육군은 육군대로  해병대는 해병대대로 따로 작전을 합니다.
사실 인천상륙작전은  북한군도 별로 없는데 엄청난 화력을  쏟아 붙습니다.  아무도 없는데  쇼한거죠.
미군과 연합군의 피해가  수십명에 달한것을 보더라도 무주공산에 상륙하는 꼴인데  화력쇼를 하죠.

워커장군은 그 화력의 반만이라도  낙동강 전선에 썼으면 하는 한숨을 쉽니다.
이 인천상륙작전은 크게 육군과 해병대 1사단이 참여한 작전이었는데  육군은 알몬드소장이  해병대는 스미스소장이 맡습니다. 스미스소장은 샌님같이 뭐든지 확인하고  전투를 하는 성격이라면(2차대전때 장교의 실수가 엄청난 부하의 죽음을 가져오는것을 경험했고 그걸 알기 때문에)  알몬드는  맥아더의 분신이었습니다.  맥아더처럼  남을 무시하고 깍아내리는 모습을 자주 보였는데  스미스소장에게도  무시하는 말투로 해병대참모들의 화를 사게 됩니다.
이 둘은 티격태격하면서 서울까지 진격합니다.  사실 서울을 탈활하는것은  어찌보면 군사작전상으로 별 효과가 없습니다.

인천상륙작전 소식이 북한군에게는 엉청난 공항상태로 몰고갑니다.  북한군은 낙동강 전선에서 후퇴하기 시작합니다.
보통의 사령관이라면  이런 후퇴하고 패주하는 북한군을 길목에서 막아서  몰살 시켜야 하는데 맥아더는 승리의 상징적인 의미인 서울탈환에만 온 신경을 씁니다. 덕분에  패주하는 북한군은  북으로 쉽게 올라가버립니다.
알몬드 소장은  맥아더의 욕심인  신문기사 한 두줄때문에 쓸데없이 해병대와 미육군을 위험에 빠뜨릴뻔 합니다.

9월25일 해병대 일부가 서울 외곽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서울 탈환을 하지도 않았는데  서울을 탈환했다고 공식발표를 알몬드 소장이 해버립니다.  다음날 연합보도국기자가 말하길

서울을 해방시켰다고  발표하긴 했지만  정작 그곳에 남아 있던 인민군들은 그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3일후에 엄청난 화력을 쏟아 붓고  서울을 초토화 시킨후에  미군은 서울을 탈환합니다. 만약  미군이 서울탈환에 열을 올리지 않고  북한군의 퇴주로를 막아서  몰살시켰다면  서울의 파괴도 많지 않았을 것이고  큰 군사적인 승리를 이끌수 있었을 것 입니다. 그 알량한 수도탈환이 우선시 두는 바람에  북한군은 다 북으로 도망가고  수도 서울은 처참하게 파괴됩니다.  워커장군이  서울을 수복한 10군단을 보고  말하길 언론보도용 군단이라고 비아냥했던것은 빈말이 아닙니다.




인천상륙작전은 무모했지만 성공한 작전이었습니다.
그리고  맥아더는  작전을 반대한 사람과 찬성한 사람을 솎아 냅니다.  한국전쟁에서 가장 활약이 많았고  직접 수시로 정찰기를 타고 나가 적의 상태를 보고 작전을 수행했던  워커장군은  인천상륙작전을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맥아더가 일본에서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내릴때  눈길한번 받지 못하고 철저하게 무시 당합니다.



서울을 수복하고 10군단은 제2의 상륙작전을 준비합니다. 이번에는  동해안의 원주를 상륙할 계획을 짭니다.
그러나 원상항은 인천과 다르게  기뢰가 쫙 깔려 있어서 그거 제거할려면 수일이 걸리고  의미가 없는것이 육로로 원산까지 진격하면 더 빠르기 때문에 무모한 작전이었습니다.   지휘를 맡았던  터너 조이 제독은 도쿄에 있는 맥아더를 만나서 작전의 부당함을 말할려고 했지만 만날수 없었습니다.  

까라면 까야죠.   원산항 앞바다에서  미군함과 상륙정들은  기뢰가 제거될때까지  대기를 하게 됩니다. 그러다  군함내에서 이질이 돌기 시작했고  해병대 750명이 쓰러집니다.  거기에다가  한국군이 원산을  아무런 저항도 없이 점령한 상태에서  기괴한 모습으로 비추어지기도 합니다.

아니 육로로 오면 될것을  배타고 상륙작전하는 뻘짓을  하죠. 거기에 배안에서 이질까지 돌아서  군병력 손실이나 하구요.   이때  미국의 코메디언인  밥 호프가 위문공연을 하기 위해 원산에 오게 되었는데   바다 위에서 상륙하지 못하고 둥둥 떠 있는 군함과 해병대에게  모욕스러운 말까지 합니다.

어떻게 저라도 대신 상륙할까요?

2주후에  소해정이 기뢰를 다 제거 한후에  미군들은 원산에 상륙합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작전을 지시하고도 맥아더는  미군을 둘로 쪼갭니다.  자신의 심복인 알몬드 소장이 이끄는  부대 하나와 다른 부대를 만들어서 따로 진격하게 합니다.  이 이유는 맥아더가 한국에서 통제권과 영향력을 강회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맥아더는 미국본토에 있는 장교들은 물론  대통령까지 모두 싫어했습니다.  그 심한 증오를 지켜보던  참모들은  맥아더가 미국장교가 맞나 할 정도였다고 하네요.

이 태평양건너에 있는 한국에서  영웅이 되어서 워싱턴의 간섭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입니다.
책의 내용이 너무 맥아더에 대한 비판이 많아서  맥아더와 저자가 무슨 철천지 원수인가 할 정도인데  이게 미국역사의 객관적인 시선이라면  우리가 맥아더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르지 않음을 알고 맥아더에 대한 재조명이 한국에서 건전하게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맥아더의 공로와 업적을 깍아내리는것이 아닌 그의 업적은 업적대로  추켜세워주고  잘못된것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할수  있는 모습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런데 맥아더 재조명한다고 좀 쓴소리 하면  보수단체들이 또 들고 일어날것 같네요.  이념의 시대는 지났지만 아직도 한반도의 상공에는 이념의 구름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덧붙임 :  맥아더장군에 대한 평가는 이 책 하나로만 할수는 없을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위주로 평가했고(감히?)
이외의 책들을 같이 읽어보길  권해드립니다.  도서관에 가면 한국전쟁에 관한 책 많습니다. 그 책들을  비교하면서 읽어보시면 어느정도  객관적 시각이 보일것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한국저자들이 쓴 책들의 대부분은 맥아더를 영웅시 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쪽 자료들과 미국저자 혹은 해외의 저자들이 쓴  책들이 국내에 더 많이 소개되어  좀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맥아더 장군을 다시 바라왔으면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도 말했지만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입니다. 월남전처럼  미국내 이슈도 없었고  왜 참전해야나는지에 대한 미국민들의 국민적 공감대도 떨어졌다고 하더군요.  그 예로  한국전을 다룬  영화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글로 인해  맥아더의 업적을 깍아내리는것은 아닙니다. 인천상륙작전 하나만으로도  인천 자유공원에 동상을 세우는것은  저도 반대 안합니다. 다만  그 외의 맥아더의 행동들을 우리가 찾아서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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