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서 한숨이 나왔습니다. 우주 대스타이자 앞으로도 이런 스타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팝의 황제인 '마이클 잭슨'을 너무나도 단순무구하게 담는 모습에 화가 날 지경이었습니다. 볼만은 합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형인 저메인 잭슨의 아들인 '자파 잭슨' 얼굴에서 가끔 '마이클 잭슨'이 느껴지니까요.

하지만 제가 원한 건 인간 '마이클 잭슨'이라는 겁니다. 그게 안 보입니다. '마이클 잭슨'이 어떻게 드릴러 뮤직비디오 Beat it 뮤직 비디오를 만들었는지 궁금하지 않습니다. 이미 충분히 아는 내용이니까요. 물론 '마이클 잭슨'을 모르고 자란 20,30대 분들에게는 신기할 수 있지만 워낙 유명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 이걸 단순 나열 식으로만 소개하네요.
배우는 이 영화가 첫 연기라고 하는데 연기를 꽤 잘합니다. 문제는 시나리오와 연출입니다. 전체적으로 '마이클 잭슨' 저작권을 관리하는 업체와 제작사 등등이 돈을 목적으로 한 단순한 영화를 만든 느낌입니다. '마이클 잭슨' 홍보 영화 느낌도 강하고요. 영화는 무릇 위기와 갈등이 있어야지. 이 영화는 위기와 갈등이 너무 단순합니다.
위압감도 느껴지지 않고요. 너무 말랑말항하기만 하네요.
잭슨 파이브 시절은 딱 좋았던 마이클

영화 초반은 1966년 일리노이주에서 철광업을 하다가 자식들을 밴드로 키운 아버지가 잭슨 파이브를 훈육하는 장면부터 나옵니다. 메인 보컬인 마이클을 허리띠로 패고 어린 마이클은 숨죽여서 울고 있습니다. 그런 마이클을 어머니가 도와주려고 하지만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폭력을 막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런 장면을 집어 넣었지만 시종일관 경쾌한 톤을 유지하는 이유는 노래 때문입니다. 특히 초반 잭슨 파이브의 A, B, C와 I'll be there 노래와 함께 아역배우의 엄청난 연기에 깜짝 놀랐네요. 전 마이클 잭슨이 환생한 줄 알았어요. 검색해 보니 '줄리아노 크루 발디'라는 아역 배우인데 정말 대단한 연기와 춤을 보여줍니다.
서서히 빌드업을 하는 과정이네요. 그리고 20대의 마이클 잭슨부터 좀 덜컹거립니다.
에피소드의 단순나열인 영화 마이클 무척 실망스럽다

같은 이야기도 어떻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풀어주느냐가 이야기 꾼과 위키백과의 차이점입니다. 영화는 이야기꾼입니다. 스토리텔링의 종합선물세트죠. 따라서 이야기 전달 방식과 시각 효과와 음악이 잘 믹싱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영화 '마이클'은 초반 솔로 데뷔까지는 꽤 좋았습니다.
이후 마이클 잭슨을 묘사하는 방식이 선정적이고 루머만 확산 전파하는 저질 타블로이드 잡지에 오를만한 별 중요하지도 않은 에피소드만 나열합니다. 왜 마이클이 애완동물을 키우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왜 마이클이 피터팬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묘사가 있는데 이게 아버지의 학대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좀 느슨하게 표현됩니다.
또한 노래 몇 곡으로 우주 대스타가 된 모습도 너무 단순하게 그렸어요. 마이클 잭슨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얼마나 프로의식이 절저한지에 대한 고통과 고뇌와 위기와 갈등이 전혀 없습니다. 그냥 몇 개의 이미지를 던져 놓고 그다음에 대스타가 된 걸 보여주죠.
이런 단순 나열식은 뉴스 기사보다 재미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마이클 잭슨을 전 세계 스타로 만든 문워크의 동작과 춤은 1974년 영화 <어린 왕자>의 뱀으로 나온 Bob Fosse의 동작에서 큰 영향을 받습니다. 물론 비슷한 장면들은 있고 '찰리 채플린'을 좋아하는 모습은 담지만 대박이 난 앨범 제작기나 노래의 뒷 이야기 또는 마이클 잭슨 노래가 왜 락 음악의 영향을 받았는지 등등 그의 음악 형성기와 춤의 과정을 담지 않습니다.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야기로만 나열하고 그냥 쉽게 우주 대스타가 되었다는 식으로 나옵니다. 심지어 빌보드 상을 품 안 가득 품고 있는 장면도 너무 간단하게 처리됩니다. 앨범 판매량 소개도 안 합니다. 마이클 잭슨이 얼마나 큰 성공을 했는지 얼마나 거대한 뮤지션인지 갸름할 수 있는 장면도 없습니다.
보면서 연출 참 대충했구나 할 정도로 별로더라고요.
백반증 이야기도 그래요. 마이클 잭슨은 수많은 구설수에 시달렸는데 백인이 되려고 했다는 구설수가 유명하죠. 이는 꽤 흔한 병인 백반증을 앓고 있어서 얼룩 같은 피부를 가리기 위해 최대한 하얗게 분장을 한 것인데 이걸 백인이 되려고 한다는 루머를 백반증만 소개하고 넘어갑니다.
90년대 네버랜드에 놀러왔던 아이 중 그 아이의 아버지가 성추행으로 고소한 사건은 다루지도 않습니다. 2편에서 다룰지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사건은 다루지 않기로 약속을 했나 보더라고요. 그럼 다른 갈등이나 위기를 다룰 수 있는데 오로지 다른 건 아버지와의 갈등입니다.
잭슨 파이브에서 독립하고 싶어하는 내용만 가득한 영화 마이클

영화가 마이클 잭슨을 추모하고 기리기 위한 영화라기보다는 마이클 잭슨이라는 IP를 활용해서 영화를 만들고 그 영화로 큰돈을 벌고 싶은 욕망에서 출발한 영화이다 보니 마이클 잭슨의 고통과 고민과 성장과 갈등보다는 보다 많은 마이클 잭슨 공연 및 무대 영상을 많이 보여줍니다.
이에 '자파 잭슨'의 엄청난 노력을 통해서 마이클 잭슨과 비슷하게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그런다고 마이클이 되지 않죠. 보다 보면 그냥 마이클 잭슨 굿즈 판매상이 만든 영화 느낌이 듭니다. 마이클이 왜 고통을 받고 살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있는 하나의 갈등은 아버지가 잭슨 파이브 활동을 이어가 달라고 하는 협박 어린 지시와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이클 잭슨의 갈등 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의 그룹이 싱어가 독립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이클 잭슨도 그랬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쉽네요. 더 제대로 멋지게 만들 수 있는데 이 위대한 스타를 MTV 뮤직비디오로 만들어 놓았네요. 물론 마이클 팬들은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뭔가 강한 임팩트가 없네요.
별점 : ★ ★
40자 평 : 마이클 잭슨 IP를 이용한 팬시용품 회사가 만든 듯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