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중이 좋아하는 미술과 예술가들이 좋아하는 예술은 다릅니다. 며칠 전에 개관한 뉴미디어 미술관이라고 하는 서서울미술관의 개관작으로 퍼포먼스 공연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그 공연 영상이 SNS에 올라왔는데 댓글들이 웃겼습니다. 저세상 예술, 그들만의 예술, 이게 예술이냐는 비아냥이 가득했습니다.
예술 마니아로 자칭하던 시절에서 제가 예술을 좀 더 등한시 한 이유가 예술이라는 것이 대중을 외면하고 자기들끼리 히히덕거리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지금은 잘 찾지 않습니다. 솔직히 요즘 현대 미술 보고 있으면 차별성, 색다른 것만 추구하다가 콜렉터 마음만 사로잡으려는 듯한 예술이 꽤 늘어난 느낌입니다.
뭐 예술이 대중을 지향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냥 창작자들이 원하는 것을 만들고 그중 일부가 대중의 인기를 끄는 것이죠. 따라서 대중이 이렇쿵 저렁쿵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돈을 주는 곳은 콜렉터이고 작품 구매자들이니까요. 다만 시립, 공립 미술관은 좀 더 대중적인 요소가 큰 작품들을 전시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난해하고 이해 못하고 괴이하다고 느끼질 정도의 예술은 공립 미술관과 좀 어울리지 않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기준은 없죠. 내가 보기에 영화 <어쩔 수가 없다>는 대중성 높은 쉬운 영화지만 누군가에게는 이해 못 할 예술 영화라고 느껴지니까요.
MMCA 서울상설전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

현대미술의 기점은 어디일까요? 뭐 모더니즘을 기점으로 현대와 과거로 구분하기도 합니다만 한국은 1950년대 해방 이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름에 현대가 들어간 미술관으로 현대 미술을 수집 전시하는 공간입니다.
이 중에서 서울관은 서울 중심에 세워진 곳이죠.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 후 지금까지 무려 11,800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콜렉터는 현대미술관입니다. 이 미술관에서 작품을 산다는 자체가 하나의 명예죠.
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2025년 5월 1일부터 1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까지 장기 상설 전시회인 한국현대미술 하이라이트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대미술과 인상파 화가들이 마지막인 듯한 고전 미술의 차이점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느냐 안 하느냐 차이일 겁니다. 중간에 사진이라는 놈이 강력한 재현력으로 세상을 지배하자 미술은 추상의 세계 심안의 세계로 달아났습니다. 또한 각종 재질과 물질에 천착하더니 지금은 설명 없이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좋은 작품은 설명 없이 들어도 좋은 작품인데 워낙 작가의 태도와 마음을 한 방에 담은 작품이 크게 줄고 있네요.
이에 작품 설명문을 읽어봐야 합니다.
https://www.mmca.go.kr/collections/curationDetailPage.do?dcmId=202507280000487
위 링크를 누르면 작품 설명이 들어가 있습니다.

작품 하나 하나 설명하기보다는 분위기가만 전할까 합니다.

전체적으로 그럼에도 대중적인 작품들 유명한 작품들이 꽤 보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들도 보이고요. 대표적으로 한국 여성 조각가로 유명한 윤석남 작가의 작품도 선보이고 있네요.

갤러리 1,2관에서 진행되는데 1층 갤러리에서는 60~90년대 작품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당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시국이 어떻든 말든 신경 안 쓴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게 또 예술의 태도라고 할 수도 있지만 70~80년대 민중 예술도 큰 축이기도 합니다. 그 민중 예술 작품도 있습니다. 신학철 작가를 좋아하는데 신학철 작가의 작품도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작품들의 퀄리티는 높습니다. 그래서 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겠죠. 지금 봐도 좋은 작품들도 많고요.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 인기 작가는 백남준입니다. 백남준은 미디어 아트를 개척한 분이기도 하죠. 지금도 브라운관을 이용한 미래지향적인 작품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백남준을 뛰어넘을 한국 미술가가 나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유는 한국 사진, 미술계를 보면 내부에서 예술가를 키워낼 역량이 크게 부족합니다.
시스템이 약합니다. 이 예술이라는 것이 작품성만 가지고 승부할 것 같지만 아닙니다. 예술가를 후원하고 지원하고 키우고 골라내고 배출하고 해외에 소개하는 모든 인프라가 한국은 부족하고 앞으로도 부족할 겁니다. 대중문화와 달리 이 순수미술 쪽은 해외에서 잘 알려진 작가가 많지 않은 이유가 다 있죠.
그리고 유명한 작품들은 유명한 작품이라서 유명한 것도 큰 편입니다. 남들이 다 좋고 좋아한다고 하니까 유명해지고 그래서 나도 좋아하는 것도 분명 크니까요.


지하 1층 2 갤러리에 볼만한 작품들이 많네요.

이 작품은 현대미술관 과천관 복도에 있던 작품인데 여기로 이동했네요. 한국인들의 밥상을 형상화 한 느낌입니다. 상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테이블, 저 교자상이 참 많아요. 온돌 문화의 나라라서 교자상이 발달했어요.

신기한 건 영상물들은 과거를 담은 것이라서 그런지 촌스러워요. 예술가들의 행위예술을 담은 작품 영상을 보면 신기하게도 그림과 달리 영상물은 과거 향기가 가득하게 납니다. 또한 당시 퍼포먼스가 지금 보니 유치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가장 눈에 확 들어오고 쉬운 작품은 강익중 작가의 삼라만상입니다. 은색 반가사유상 뒤에 삼라만상이 펼쳐져 있습니다.

작은 큐빅 위에 다양한 작품을 올려 놓거나 그렸습니다. 작가는 이동하면서 작은 큐빅 위에 그림을 그리는 등 1984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30년 동안 이 작은 큐빅을 만들었습니다. 세상 모든 물건을 담은 듯한 느낌입니다. 화려하기도 하고 멋지고 아름답고 그 지난한 시간이 다 느껴지네요.


몇 년 전에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노순택 작가의 얄읏한 공 시리즈네요. 이때가 사진 붐이 일던 시기였고 그 붐의 영향인지 올해의 작가상을 사진작가가 받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금은 사진 호시절이 사라져서 다시 받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요즘 부쩍 늘어난 예술 분야가 미디어 아트입니다. 뉴미디어라고 하는데 대부분이 영상 작품입니다. 전 영상 작품 너무 싫어해요. 일단 영상이 길지 않지만 영상 중간부터 보기에 처음부터 보려면 기다려야 합니다. 미술이 좋은 점은 즉시성인데 기다린다? 지치죠. 뭐 시간 많으면 기다리면 되는데 그렇게 기다려서 만족할만한 작품을 거의 못 봤어요.

제가 싫어하는 이유는 예술가들이 테크나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이해한 상태에서 상상력으로 만들 때가 많은데 그게 와닿지가 않아요. 자신들은 무척 앞서 간다고 느끼나 본데 테크 마니아라서 그런지 어설픔이 보여서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렇다고 이 작품을 말하는 건 아니고 그냥 영상물 대부분을 잘 보지 않게 되네요.

이 영상물에는 임수정과 이정재가 나오더라고요. 유명 배우들과 콜라보한 영상물이 신기하지만 좀 보다 나왔네요.

요즘 미술관가면 온통 이런 영상물이에요. 갈수록 재미가 없어져요. 영상물이 뭐 엄청난 느낌을 주는 것도 아니고요.

결국은 이런 대중적으로 유명한 유명한 것으로 유명한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가 폭발적인 인기와 줄을 만들 듯합니다. 아시아 최초 대규모 전시회라고 하는데 3월 20일부터 6월 28일까지 하네요.
이 전시회는 꼭 보고 싶네요. 잘 아는 작품이고 현대미술 관련 서적 읽어보면 꼭 나오는 영국 작가입니다. 물론 사기꾼이라는 혹평도 받고 있어요. 사실 현대미술이 욕도 오지게 먹고 있긴 해요. 장사치들이라는 심한 말도 나오고 그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요.
별 의미 없는 것이 의미를 부여해서 작품화하는 경향도 있고요. 관람료를 보니 6,400원으로 저렴하네요. 얼리버드라서 저렴하고 실제 관람료는 8,000원이네요. 천상 문화가 있는 날에 봐야겠네요. 예매를 하려고 보니 문화가 있는 날 예매가 다 끝났네요. 전시회가 인원 제한이 있네요. 그럼 포기해야겠습니다. 꼭 봐야 하는 작품도 아니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