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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의 AI에 대한 시선

by 썬도그 2025.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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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작은 공간이라서 좀 실망한 도봉구 창동의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오주영 작가'의 <아우라 복원 지표> 시리즈였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거대한 데이터센터 느낌의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사진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미술관입니다. 사진은 미술의 한 부류로 정립되었고 한 때는 꽤 인기가 높았지만 영상 시대가 되면서 사진 인기도 확 사라진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오늘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2층 영상홀에 들어가면 AI와 사진의 관계를 모색하는 흥미로운 작품이 있습니다. 

 

오주영 작가의 <아우라 복원 지표> 시리즈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서울 시립 사진미술관은 좋은 사진들을 전시하는 전시회와 함께 사진을 수집 보관하는 보관 역할을 합니다. 서울시에서 촬영한 기록 사진은 물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소장한 사진작품을 보관합니다. 그런데 그림과 달리 사진은 무한 복제가 가능한데 이게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희소가치가 사진은 없거든요. 그럼에도 희소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사진 프린팅 수를 제한하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형태로 사진 가치를 올리려고 부단히 노력을 합니다만 그럼에도 사진은 사진입니다. 그래서 사진은 미술품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하죠. 그럼에도 희소가치가 있는 사진들이 있죠. 필름이나 디지털 원본이 싹 사라진 사진은 인화된 또는 프린팅 된 형태로만 존재하는데 그럼 그건 그림처럼 희소가치가 있습니다. 

 

오주영 작가의 <아우라 복원 지표> 시리즈는 서울 시립 사진미술관에서 수집한 소장품을 고해상도 디지털 파일로 만들어서 보존하고 이걸 복원하면서 실험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해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복잡한 설명이 있는데 솔직히 뭔 소리를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네요. 너무나도 현학적인 설명에 어질어질하네요. 

제가 좀 간단하게 설명하면 소장품을 현미경을 이용해서 픽셀 단위로 관찰한 후에 그 작품의 형태, 색, 장소 등의 데이터를 만든 후에 저장합니다. 그리고 AI가 그 데이터를 가지고 비슷한 작품을 찾아줍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왼쪽과 오른쪽이 AI가 비슷하다고 표시했다네요. 놀랍게도 같은 작가 작품입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소장품들을 데이터화하고 이걸 '소장품 네트워크 분석 지표'를 통해서 작품들의 관계를 모색합니다. 

 

AI 사진 복원사? 새로운 시선인 건 알겠는데 그게 가능한가?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오주영 작가는 AI 기술을 이용해서 영상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위 사진은 사진입니다. 기록 사진이죠. 이걸 AI 툴에 넣어서 동영상으로 만듭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이 사진도 고궁에 놀러 온 가족들을 담았네요. 풍선을 든 걸 보면 창경궁 앞이 아닐까 합니다. 80년대 중반까지는 창경원이라는 놀이동산이었거든요. 이 사진을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듭니다. 사진을 AI를 이용해서 만든 동영상은 실제 동영상이고 기록 동영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절대 아니죠. AI는 사진을 바탕으로 자기의 상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지 실제 그렇게 움직였다고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AI가 만든 모든 영상물은 절대로 기록물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복원사라고 합니다. AI 복원사. 이게 말이 안 됩니다. 사진이 훼손되어서 날아간 부분을 상상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할 때도 고증을 통하고 검증을 통해서 만들어야 하고 그 마저도 안 합니다. 날아간 부분을 우리가 상상해서 넣으면 안 됩니다. 그건 기록성 훼손이니까요.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이 영상의 일부도 그렇습니다. 이 영상은 우산을 쓰고 웃고 있는 저 여성의 사진 한 장으로 만든 AI 영상입니다. 저게 기록물이 될 수 있나요? 기록이 될 수 없습니다. 상상해서 만든 이미지를 우리는 기록물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오주영 작가의 'AI 사진 복원사'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되지 않죠. 그럼에도 이걸 이용한 걸 보면 일부러 두 성립되지 않은 걸 이어 붙여서 나오는 파열음을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주영 작가의 기계 감상 시스템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이 영상실에서 가장 인기 높은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계 감상 시스템>입니다. 
벽에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한 흑백과 컬러 기록 사진들이 가득합니다.  이중 3개를 꺼냅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그리고 3개를 순서를 결정한 후 배치하면 잠시 후에 '기계 감상 시스템'이 3개의 사진의 맥락을 분석해서 안내합니다. 이 감상평은 'AI 사진 복원사'가 합니다. 물론 가상의 인물입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성두경, 홍순택, 이형록이라는 클래식 사진가들의 사진을 골랐더니 이 이미지를 보고 이렇게 평하네요

 

"이 이미지들은 인간의 살밍 지닌 고요한 순간들을 포착한 듯합니다. 해변에서의 한 여성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자리 잡지 못한 불안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함께 있는 사람들과의 교감이 죄책감과 고독으로 얽혀 있기에 이릅니다. 물가에 서 있는 남성은 미래를 향한 두려움과 결단의 상징이 될 수밖에 없죠. 그제야 울는 진정한 연결과 고립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럴싸한가요? 전 한마디로 헛소리라고 치부하고 싶네요. 요즘 AI가 멀티모달이 가능해져서 시각 정보도 인식하는 시대입니다. 

AI가 좋은 점도 많지만 억지로 말을 참 잘 지어네요. 그럴싸하게 지어내기도 하지만 이 내용은 전혀 공감이 안 갑니다. 너무 오버스러운 해석이죠. 게다가 3번째 배가 뒤집혀 있는 사진은 설명에 한 줄도 안 나옵니다. 

서울시립사진미술관에서 가장 흥미롭게 본 오주영 작가

하지만 AI는 발전하고 있고 점점 우리 인간보다 인간을 더 많이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시대가 될 겁니다. 초인공지능이 나오면 인간보다 더 뛰어난 생각으로 인간을 말살하거나 인류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게 할 겁니다.

 

AI 시대에 예술가들은 이 AI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 전시회에서 AI에 대한 시선을 가득 느끼게 하는 전시회도 거의 없고 작품도 많지 않네요. 특히 시각 예술인 사진작가들이나 순수 예술가들의 AI에 대한 시선과 작품이 늘었으면 하네요. 

 

그러나 저작권이라는 강력한 논쟁 때문에 다들 주저하나 봅니다. 그러나 이런 오주영 작가의 기계  감상 시스템은 저작권 필요 없잖아요. 이제는 아이디어 전쟁 시대가 아닐까 합니다. 그 아이디어도 AI가 더 잘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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