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만들고 2022년 코시국에 개봉해서 9만 가까운 관객 동원을 한 영화 <스텔라>는 아주 못 만든 한국 영화입니다. 넷플릭스에 올라와서 1위까지 찍긴 했지만 넷플릭스 순위 특히 영화 순위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이 올라오는 영화들 중 순위가 높은 영화는 관객이 많이 안 본 영화들이 오히려 순위에 크게 오릅니다.
따라서 순위기 높다고 엄청나게 재미있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물론 순위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넷플릭스가 유명 영화 판권 사서 푸는 것보다 그 돈으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사용하기에 아주 재미있는 영화는 또 공개가 느리게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노라>나 <가여운 것들>은 아예 올라오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망한 영화들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이 그래도 값을 많이 쳐주는 2차 판권 시장의 거물인 넷플릭스에 판매하는 것도 크죠. 최근 넷플릭스가 소소한 영화들을 많이 사서 풀고 있네요. 그중 하나가 2022년에 개봉한 <스텔라>입니다.
손호준 주연의 코미디 액션 감동 소재 영화 <스텔라>
주연이 손호준, 이규형, 허성태입니다. 손호준은 <응답하라 1993>으로 뜬 배우이고 이후에도 꾸준히 코믹 캐릭터로 선보였지만 큰 인기는 없습니다. 이규형 배우도 허성태도 비슷합니다. 인기가 높지 않은 배우들이라고 해도 감독의 뛰어난 연출과 시나리오면 입소문을 타고 널리 멀리 퍼집니다. 요즘 배우 빨로 영화 보는 시대는 아니죠.
물론 <승부>는 배우들의 엄청난 연기와 연출이 만나서 웰 메이드 한 영화가 되었지만 배우가 연기를 아주 심하게 못하지 않으면 연출과 시나리오가 좋으면 알아서 입소문이 납니다. 그런데 영화 <스텔라>는 모두 엉망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뭐 별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냥 자기 연기 잘했어요. 문제는 이 배우들을 밉상으로 보이게 만드는 저질 시나리오입니다. 각본을 눌러보고 놀랬습니다.
배세영 각본 그리고 권수경, 윤유경, 김지나, 허다중 총 4명이 각색을 했네요. 배세영은 누군지 알겠네요. 작년 최악의 영화로 손꼽히는 <아마존 활명수>를 쓴 그 각본가네요. <인생은 아름다워>도 이 분이고요. <극한직업>의 각색은 잘했지만 이분은 독특하게도 원작이 있는 영화는 각색을 잘해요. <완벽한 타인>도 각색으로 좋았어요. 그런데 각본으로 나선 <바람 바람 바람>,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영 별로네요. 각본이 영 별로예요. 스토리가 장르를 너무 쉽게 무시합니다.
억지스러운 요철이 참 많은 각본이 아쉬웠던 영화 <스텔라>
영화 <스텔라>는 9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한 영화에 다양한 장르를 섞은 전형적인 한류우드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액션, 코믹, 감동까지 다 들어가 있는 영화입니다. 초반은 액션과 코믹이 섞여 있습니다. 영배(손호준 분)는 자동차 딜러입니다. 사장님이 부탁한 슈퍼카를 탁송업을 하는 친구 동식(이규형 분)이 몰래 다른 사람에게 판매합니다.
형편이 어려워서 아이들을 탁송 차량에 태우고 다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입금도 안 받고 차량을 넘겨주는 우둔함을 보여줍니다. 보면서 저런 못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도 참 고달픈 인생으로 자라겠구나 느껴질 정도입니다. 너무 허술해요. 동식 자체가 아둔하고 멍청한 캐릭터로 나오는데 이런 설정은 좀 과합니다. 그냥 평범하게 아이들을 혼자 키우지만 심성도 곱고 성실한 설정이면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친구 영배의 뒤통수를 치는 것을 넘어서 그걸 또 쉽게 사기당합니다. 아후.. 설정 참 싼 티 나네요. 영배는 무슨 죄에요. 서사장(허성태 분)은 영배에게 협박을 합니다. 차를 빨리 찾아오라고 하죠. 그런데 영배는 내뺍니다. 그러나 서사장 일당은 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상을 치르는 영배의 집까지 옵니다.
그렇다고 영배가 효자는 아닙니다. 어린 시절 집에서 나간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아주 심합니다. 아픈 어머니를 두고 집에서 나간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심합니다. 상갓집에서 모두 자고 있을 때 서사장 일당 몰래 집을 나온 영배는 아버지가 택시 할 때 몰고 다니던 스텔라를 타고 도망칩니다. 이 스텔라는 아버지가 몰던 택시였습니다.
똥차라서 제대로 작동하는 게 별로 없습니다. 노래도 듀스의 "나를 돌아봐"와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2개만 나옵니다. 그런데 마치 차가 살아 있는 건지 묘하게 음악을 바꿉니다. 딱 봐도 아버지의 영혼이 깃든 자동차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차가 살아 있거나 스스로 움직이는 정도의 과한 설정은 없습니다. 완곡하게 담깁니다.
아버지의 사랑과 코믹을 섞으려고 했지만 잡탕이 된 영화 <스텔라>
주된 내용은 서사장 일당의 추격을 피해서 아버지의 유품 같은 스텔라를 몰고 도망 다닌다는 내용입니다. 영화 <스텔라>는 양아치 같은 삶을 사는 영배와 더 저질인 동식이 조폭 같은 사장에게 쫓기는 과정에서 나오는 가끔 웃기게 하는 대사와 상황이 웃음의 잽을 날리지만 제대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소소하게 웃기기는 합니다. 그런데 뜬금없는 스토리 진행이 꽤 있습니다. 갑자기 카우보이 모자를 쓴 혼자 사는 농부가 등장하지 않나 아버지에 대해서 알빠노를 외치던 영배가 아버지의 사랑을 뒤늦게 깨닫고 눈물을 흘리면서 후회하는 과정은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워서 보면서 역겹다는 생각도 드네요. 차라리 <극한직업>처럼 끝까지 웃기던지요.
여러 톤의 영화를 담으려면 정교한 연출과 시나리오가 필요한데 이게 없네요.
감독은 권수경으로 2016년 영화 <형>, <맨발의 기봉이>를 연출했습니다. 영화 <형>도 그런대로 볼만했는데 그 이유는 조정석의 원맨쇼였습니다. 조정석이 없었다면 성립이 안 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영화 <스텔라>는 조정석이 없네요. 9만도 많이 든 관객으로 느껴지네요. 이런 영화들을 만들어서 내놓으니 관객들이 줄죠. 작년에 <아마존 활명수> 보면서 염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두 영화의 각본가가 동일하네요. 요즘은 관객들이 넷플릭스로 전 세계 콘텐츠를 쉽게 보고 숏폼으로 길들여져 있는데 각본가와 연출가들이 너무 안이하게 연출 및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별점 : ★ ★
40자 평 : 뭘 말하려는 건 알겠는데 말을 너무 못하는 듯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