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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산 타고/자전거여행기

자전거보급율은 높으나 자전거문화는 후진국인 한국

by 썬도그 2009.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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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자전거가 페달이 빠지는 탈골사태로 요즘 자전거여행을 잠시 쉬고 있습니다. 언제 고치긴 해야하는데 게을러서요.
어제는 도보로 트패킹을 좀 했습니다.  광명시 철산동 아파트단지를 지나가다가 자전거보관소를 유심히 봤습니다.
여느  아파트 자전거보관소와 다르지 않은 모습입니다. 이 아파트 단지에 사는 분들의 자전거겠죠. 하지만 자전거 안장에 내린 먼지를 보면 적어도 한달이상 한번도 타지 않은 자전거가  반 정도 되더군요.    저 또한  저런적이 있었죠.   고속인터넷 개통으로 받은 싸구려  자전거는 1년동안 타다가 방치해 두었다가 어느날 생각나서 찾아보니  고물상으로 갔는지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많은 자전거를 보면(실제로도) 한국이 자전거 보급율은 선진국수준입니다. 하지만  자전거 보급율은 높지만(보수신문사들이 구독선물로 자전거를 마구 나누어준것이 보급율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했습니다) 자전거 문화는  후진국 수준입니다.

자전거를 공짜로 받은게 많다보니  애정도 없습니다. 저 또한  고속인터넷개통때 받은  자전거  분실해도 별로 아쉽지도 않더군요.
고물상에 갔던지 쓸만한 부품은 자전거대리점에서  중고부품으로 팔리겠죠.  이렇게 애정지수가 떨어지니  자전거에 대한 시전도 애정보다는 무관심이 많습니다.   



이건 철산동 어느 초등학교 앞에 자전거 보관소인데   90%이상이 방치된 자전거였습니다.  바람빠지고  녹이슬고  안장이 사라진 자전거들을 보면서  이게 자전거 쓰레기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전거 주인의 무관심이 가장 큰 죄일것이고   자전거 등록제가 없다 보니  오래 방치된 자전거주인에게 통보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른사람의  자전거를 함부로 처분하기도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그렇다고 주인이 찾아가지도 않는 사이 자전거보관소는 자전거들의 공동묘지가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공동묘지에는 자전거도둑이 들끊습니다.  방치된 자전거 쉽게  훔쳐가지도 하고 안장같은 것은 맘만 먹으면 쑥 빼갈수도 있습니다. 또한  필요한 부품만 훔쳐가기도 합니다.  저 자전거공동묘지에 20만원이 넘는 자전거를 주차시킬 생각을 감히 쉽게 하지 못합니다.  또한  멀쩡한 자전거들만 있는 자전거보관소라도  비싼 자전거는 쉽게  주차시키기 힘든게 현실입니다.  이러다 보니 한국에서 자전거는  교통수단이 아닌 레저용으로  사용되는 모습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타는 고급자전거를  전철역이나 아파트 혹은 학교앞 길거리 자전거보관소에 쉽게 보관할려고 할까요?
요즘 자전거보관소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자전거의 종류와 각 부품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책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면
20만원 이상의 고급자전거는 거의 없습니다. 단 한번 본적이 있는데 대부분이 자전거는  생활자전거인 10만원대의 싸구려 자전거들이 대부분이빈다.   이런 모습이 생긴것은 자전거도둑에 대한 경찰의 안이한 태도도 문제이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애정을 가지지
않는 모습도 있습니다. 또한 지자체에서 자전거보관소에 대한 주기적인 관리를 해야하는데 그냥 방치하는것도 문제입니다.
오래되고 먼지쌓인 자전거는 1년이 지나면  강제로 회수한다는 경고문을 붙여서  자전거보관소의 제 역활을 하게 해야 할것입니다.

회수된 자전거는 자전거포에 맡겨서 새것처럼  딱고 조인후에  불우이웃에게 나눠주는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이런 살풍경은  자전거를 타는 분들에게 자전거보관소에 대한 거부감을 더 심어 줍니다.  간단한 공구하나면 바퀴만 빼고  몸체를 뜯어갈수 있습니다. 숙련된 자전거도둑이라면 단 5분만에 한대를 훔쳐갈수 있죠. 자전거를 훔쳐가도 주인이 와서  안타까워 하지도 않나 봅니다. 자전거주인이 왔으면 저 자전거자물쇠라도 회수해 갈텐데 그냥 있네요.  훔쳐가던 말던 신경을 안쓰는 모습입니다.


유심히 보니 자전거를 묶은 케이블을 절단할려는 손길이 있더군요. 더 섬뜩해 졌습니다.  이 쇠줄을 끊을려다가  쉽게 공구로 앞바퀴만 나두고 빼갔네요.



그 옆에 있는 자전거는  자전거바퀴 튜브까지 빼가서 뼈대만 남았습니다. 마치 동물의 뼈만 남은 사체 같아 보입니다.


자전거 보급율은 세계적인 수준이고 인프라도  아주 좋은 나라지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자전거에 대한 인식과 경찰, 그리고 지자체들이 관리보다는 시설증축에만 신경쓰는 모습에서  자전거 후진국을 면치 못할것 같습니다.  5만원짜리 자전거든 10만원짜리 자전거든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생겨야 할듯 합니다. (저도 반성합니다)  추워서 못하고 귀찮아서 타기 싫고 운동될줄 알고 샀던 자전거, 허벅지만 두꺼워지는 모습에 방치해두는 모습도 사라져야 할듯 합니다.  타다가 실증난 자전거가 있다면  중고시장이 활성화 되전지  지자체나 자전거대리점이 연계해서  자전거를 사고 파는 모습도 많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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