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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강남공화국 그 탄생이전의 모습들과 현재의 모습들

by 썬도그 2007.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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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출처는 오마이 뉴스 전대원 기자님이 찍으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라고 합니다.  혹은 강남공화국라고도 하죠.
전 국민의 반이상이 서울, 경기에 살며 온갖 좋은 것들은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있습니다.
그나마 요즘은 부심권을 많이 개발해서 굳이 서울에서도 중심인 종로에 갈 일이 없어졌지만
80년대만 해도 좋은 영화(대부분 1년 이상 있다가 미국에서 수입한 영화들) 보려면
서울 종로에 가야 볼 수 있었습니다. 스타워즈 3 제다이의 귀환을 미국보다 2년 뒤에  개봉해도
서울 종로에 가야 가장 먼 조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 변두리에 살았던 저는 3류 동시 개봉관에서
개봉하길 기다리거나 종로로 가야 했습니다.  종로에 온갖 좋은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전
영화를 좋아했는데 영화 한 편 보려고 하면 종로에 가야 했습니다.
작년에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님의
80년대 강남 사진을 보면서  정말 세월이란 무상한 존재구나 느끼게 하더군요


"테헤란로가 명동처럼 번화가가 될 거래"  기사보기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에 83년 학교에서는 강남 잠실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곳에 세계 과학박람회(정확한 용어도 기억 안 남)를  열었습니다.
그 당시 지하철 2호선 순환로선이 개통된 지 1년도 안되었을 것입니다.
그때 그 박람회에서  보잉기에 업힌 콜롬비아 우주왕 본선의 영상을 보면서 어린 저는 너무 놀랍고
세상을 배운다는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달에서 가져온 월석도 보고 여러 가지 과학에 관한 체험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즉석복권도 나눠줘서 긁었던 기억도 나네요
그 어린 나이에 그곳 잠실의 모습은 휑~~~ 하더군요. 온통 논이었던 그곳은 아무런 건물도 없고
덩그러니 그 전시장 건물만 있. 었습니다

그 후 중학교에 또 강남으로 갈 일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소풍이라고 하면  조상님들이 고이 잠드신
서울 근교의 온갖 릉이란 릉은 다 다녔던 것 같군요. 강북 저 끝의 서오릉, 강남의 선릉,
어린 저에겐 왜 조상님들 잠드신 그런 곳에서 웃고 떠들고 김밥 싸 먹는지 이해가 안 갔지만
어쩌겠어요 어린 제가 뭐라고 할 것 아니었지요.
그 당시 선릉의 기억도  휑했습니다. 선릉만이 눈앞에 보이고   새파란 중학생들 천지였죠.
우리 학교만 소풍을 오는 게 아니어서  짜증도 났었죠. 80년 중반 85년은 그랬습니다.


그러던 강남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그 짧은 몇 년 동안 강남은  박정희와 전두환의 뉴딜정책 같은
개발주의 정책에 의해 엄청나게 개발이 되었습니다
강남같이 산이 없고 논만 있는 평지의 곳도 없지요.  그래서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필 스타디움들이
모두 강남에 있었던 이유가 그곳이 곡창지대 즉 온통 논이었습니다. 평지란 참 건축이나 토목공사
쪽에서는 매력적인 곳이죠.  구글어스로 봐도 강남같이 네모 반듯하게 바둑판식 거리도 서울에서
보기 힘들 것입니다.  그런 곳에  좋은 건물들을 짓더군요.  종로가 하고 있던  대한민국 중심의
역할을 강남이 하나씩 가져가더군요. 종로가 유럽의 구대륙이라면  강남은 미국과 같은 신대륙이라고
할까요. 그런 느낌이더군요.  그 덕분에 강남엔 졸부들을 마구 양산했습니다.
논농사하던  김 모 씨가 앉은자리에서 돈벼락을 맞고 수억을 챙기고 그 돈으로 건물을 올려서 또
수십 배의 이익을 남겼다는 강남 신화가 완성된 것은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던 것은 아닙니다.
저에게 타임머신이 있다면 보통의 사람들은 복권을 사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저는 80년대 초로 돌아가서 제 돈을 다 투자해서 강남에 수천 평 땅을 살 것입니다.

그런 강남의 급성장은 졸부들을 생산했고 그 졸부들의 양산품 1호가 오렌지족이었습니다.
90년대 초반 오렌지족들은 강남의 거리를 스포츠카로 활보하고 있었고 사회의 비판의 대상이었죠
쉽게 돈을 벌면 그 자본(돈)에 대한 철학 자체도 천박해 지기 마련입니다.
불로소득으로 펀 돈을 마구 펑펑 써대서 저 같은 서민들에게는 노동의 건전함마저 의문시되더군요
 이렇게 땀 내나고 단내 나면서 벌면 뭐하나.. 하는 자괴감이 많이 들더군요.


이런 쩐의 공화국을 만든 강남은 돈이 뭔 다 되는 세상을 만들 거 가고 있을 때  그 자본의 자석과도 같은 인력은 기존의 유명하며 명문인 학교들(경기고, 경기여고, 중앙대부속고, 현대고, 휘문고등학교
단대부고, 숙명여고 등등) 종로에 있던 학교들을 끌어들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업무상 그런 학교들을 다 다녀봤는데 다른 곳의 고등학교와 차원이 다르더군요.
이렇게 졸부들의 콤플렉스인 학력의 뒤처짐을 이런 명문 고등학교들이 강남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강남공화국을 형성하게 되었지요. 

딱 다 까놓고 얘기하면 대한민국에서 성공하려면 노력 말고도 이런 좋은 고등학교 출신이고
또 그런 학교를 다녀야만 좋은 대학을 갈 확률이 높은 게 사실이죠.  21세기가 돼도 어느 학교 출신
이냐고 따지는 기성세대들의 도움의 의해  강남공화국은 완성단계에 들어섭니다.

저도 제 자식을 외국으로 유학 보낼 형편이 안된다면 그런 강남의 명문학교에 보내고
싶은 게 사실입니다.  왜냐면 그래야 내 자식만큼은 저만큼 고생하며 살지 않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들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곳의 학교에 내 자식을 다니게 하려면
그곳에 살아야 하는데 평균 6억 이상의 돈이 필요로 하더군요.

전 2억 조금 넘은 변두리에 살고 있습니다. 엄두를 못 내죠.
강남공화국~~~ 찬란한 미래를 약속하는 강남 월드~~~~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의 짝사랑이죠


무엇이든 이렇게  집중적이고 쏠리고 어느 정도 남들이 올라가기 힘든 위치에 든다고 시작하면
그전에 헐뜯던 세력들도 찬양 일색으로 변하는 1등 지상주의 대한민국 안에 강남공화국은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강남공화국으로 인해 그곳에 포함되지 않은 모든 국민들은
무엇인가에 한대 얻어맞은 듯 멍자국을 가슴에 다 안고 사는듯하네요.

강남공화국은 이제 지방세중 대부분은 대기업들의 세금과 수많은 직장인들의 갑근세를 먹고
(한땐 저도 강남구에 제 월급 중 일부를 바쳤죠) 그 힘을 키우고 다른
지방도시나 변두리 사람들에게 그들의 세금을 베풀기를 거부합니다.
그들의 넘치는 돈을 다른 곳에 쓸려고 하지 않고 종부세를 중앙정부에서 매기면  구의회에서
반값으로 깎아주는 행동을 하더군요. 우리 세금으로 강남 월드를 만들고 시작했다면
이젠 그 혜택은 그들 안에서 해결하고 베풀려고 하지 않습니다. 니들이 궁핍한 것은 니들이
노력을 안 해서 그렇다는 얘기와  못난 놈들이 하는 질투심이라고 치부하는 모습에
한숨도 나옵니다.


돈이 돈을 벌고 돈이 진리인 대한민국에 강남에서 산다는 것은  인도의 카스트 제도로 비유하자면
귀족층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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