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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대한 단소리

유재석의 배려개그에는 무명시절의 서러움이 묻어난다.

by 썬도그 2008.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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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공감가는 기사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유재석의 예외적인 ‘비난개그’

이 기사를 읽으면서 내가 하고픈 이야기를 다 쏟아낸것 같아  제 블로그에 글을 쓸까 말까 고민좀 했습니다.  신문기사 우려먹기
포스트가 될것 같아서요. 비난을 감수하고 써 보겠습니다.

유재석을 처음본것은 KBS 신인개그맨 선발하는 모습에서 첨 봤습니다. 90년대 초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 당시에 개그맨 공채과정을 공중파로  방송을 해주었거든요.  지금 검색해보니 91년도네요.  91년도는  지금도 큰 활동을 하고 있는 개그맨들이
개그맨 공채로 많이 선발됩니다.

유재석과 파트너를 했던 최승경  봉숭아 학당에서 활약했던 양원경 그리고 특유의 튀어나온 마스크의  유재석 복화술 개그로 돌아온 입큰 이영재  감자골 의 김수용 역시 감자골의 김용만 핸섬했던 박수홍 하회탈 남희석 한때는 개그지존이었던 감자골이 김국진 탈렌트로 전업한 윤기원등이 91년에 KBS개그공채로 입사합니다.

정말 쟁쟁하네요.  그때의 기억을 꺼내보면  유재석과 최승경의 개그는 큰 특색은 없었지만  유재석의 마스크(?)가 좀 특이해서
제가 많이 기억합니다. 와  머리스타일은  장국영인데 얼굴이 영 ~~~ 특히 튀어나온 입은  개그맨답다라는 말을 들을정도였죠.
눈썹위로 보면 영화배우인데 그 아래는 개그맨 ㅎㅎ 그 자체가 개그맨이었습니다. (비난개그 작렬이네요 죄송합니다)

그후  유재석은  봉숭아 학당에서 별 눈길을 주지못한는 역활을 했었구  그후 잊혀지나 했습니다.  그 당시는 뭐 배려개그나  애드립이 필요한 시절이 아니였죠. 그냥  개그프로그램의 꽁트에 나오면 잘나가는 것이고  안나오면 다른 사업하나 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유재석이 머리스타일을 바꾸고 다시 돌아옵니다. 90년대 중반 유재석은 당시 최고이 인기 프로그램중 하나인 서세원의 토크박스에서 활약을 합니다.  유재석을 다시 브라운관으로 오게 한 사람중 하나가 최진실이었다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됩니다. 연예계에서 눈썰미가 있는 최진실이  유재석을 지목하면서   쟤 뜬다. 잘 키워라 라는 말은  유재석을 연예오락프로그램에서  메인MC로 등극하게 합니다  프로그램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MBC에서 이상한 돔같은곳에 연예인들을 집어 놓고 밤새 놀고 잠깐 자면서 밤새 노는 (올나이트인가 ㅎㅎ) 프로그램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죠.  그후 그는 다시 뜨기 시작합니다.
(동거동락인걸로 기억됩니다)

그후 탄탄대로를 걷게되는 유재석  염색머리가 유행하던 시절 노란 머리를 하고 방송3사를 종횡무진 활약하던 유재석
그의 개그는  참 특이합니다.  X맨으로 대표되는 한사람을 제물삼아  한사람을 먹이삼아 비하하면서 여러사람이 웃게 하는 비하개그가 시작되던 2천년대 초반부터 그는 남을 비하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더 뚜렷하게 기억되고  뜨게 됩니다.

 X맨이 대박을 터트리던 시절 친구의 차를 타고 가면서  X맨 재밌다고 친구들이 깔깔거리면서 웃었는데 저만 시큰둥했던
모습도 기억나네요. 


친구 : X맨 재미있지 않냐.
나 :  난 그 개그가 별로 공감이 안간다. 한사람 비하하면서 웃는게 정말 건강한 웃음인가?
친구 : 뭐 어때 재밌으면 됐지
나 :  니가 그 비하당사자가 되면 넌 웃음이 나겠니?
친구 : 녀석 까칠하긴 뭘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여.
나 :  난 별로 웃음이 안나

저도 모임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친구들이 술자리가 있으면 저를 자주 부릅니다.
술자리에서는  분위기를 주도하죠.   술자리를 해봅면 알겠지만  말 하는 친구만 말을 많이 하고 말 한마디 안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어느 모임이나 그렇죠.

한번은 이런적이 있었어요.

미팅아닌 미팅을 술자리에서 우연히 가게 되었는데 자리에 여자분들중  한분이 많은 사람들에게 눈길을 주지 못하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몸이 뚱뚱하고 말수도 적어서  술자리에 나왔지만 어느 친구도 말을 걸지 않더군요.  저는 일부러 그 여자분에게
말을 많이 걸게 되었고  술자리의 대화에 참여하도록 많이 유도했습니다.  나중에 술자리가 그렇게 끝나게 되고 다음번 친구들(고등학교 동창들)에서 그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야. 너 지난번에 그 뚱뚱한 여자하고 말 잘나누더라. 사귀지 그래.
처음엔 농담인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10분동안   비아냥 아닌 비아냥이 저에게 들리더군요.
제가 한마디했죠.  너희들은  예쁜 얼굴의 여자만 술자리에 가치있다는거냐.  왜 내가 그 여자분하고 얘기하는게 비정상이냐?
난 니들이 그러는 것이 천박해 보인다고 쏘아붙였죠.

뭐 저도 천성이 천사라서 그 여자분을 챙긴것은 아닙니다.  제가  어떤 모임에 가도 물과 기름같이 섞이지 못하고
한쪽에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은 존재로 취급받을때가 많았죠.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분들의 공통점이죠.  그런데 어느날
한 친구가 저를 모임때마다 챙겨주기 시작했고 그 모습에 저도 많이 활달해 졌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느 모임에 가면
한쪽 구석에서 술만 마시거나 아무말도 안하는 분을 보면  먼저 말을 걸고 대화에 참여하도록 챙겨줍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이런 모습때문에  친구들이 어색한 만남들이 있으면 저를 잘 부르더군요.
유재석을 보면 그런 모습이 보입니다. 유재석이 MC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을 유심히 보면  유재석의 그런 모습이 쏙쏙 들어옵니다.  해피투게더나  놀러와를 보면 여실히 느낄수 있죠.  보통의 MC는 그런 모습이 약하지만  정말 내성적이고 단답형 말로 대답하는 게스트을  대하는 유재석을 보면  배려라는 단어가 저절로 머리속에 그려집니다.

아무말도 못하는 게스트들에게 먼저 웃으면서 다가가고 어떻게든 웃음이 나오게 만듭니다.  요즘 새삼 유재석을 보면서
깨닫는것은  이 개그맨  배려만 뛰어난게 아니라  에드립도 최고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아무리 남을 배려한다고 해도  애드립으로 호흡하게 하지 못하면  둘다 편집당할수 있지만  유재석은 어떻게든  자기의 애드립으로 게스트를 함께 살립니다.

요즘 술자리나 메신저로 유재석 이야기를 가끔 하지만  유재석의 너무나 뛰어난 개그능력과  배려, 착한성품에 대해서
시기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가식이 아닐까 언젠가는 유재석의 가식이 밝혀지겠지 하는 소리들을요.

저도 가끔은  데뷰초기 유재석이 저런 배려의 캐릭터거 아니였는데 요즘 너무나 착해진 모습에 이상하다 정말 사람이 변한건가
할때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그의 무명시절 이야기를 기사나 방송으로 얼핏들어보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누구나 배곯고  무명이던 시절이 있어야  사람이 변하나 봅니다. 그렇다고 무명시절이 있었다고 해서 모두 변하는것은 아니지만요

그의 배려개그가 돋보이는 이유는  라디오스타나 무릎팍도사등  김구라식 독설개그가 대세인 현 개그시장에 배려개그로
대스타가 될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것을 좋게 보고 있습니다.  박수홍도 배려개그의 달인이지만 그가 약한것은 애드립이죠.
그도 애드립과 개그능력을 더 키우면 제2의 유재석이 되겠죠.

한사람 매장시켜서 만인이 웃는 비난개그보다는 유재석처럼  모두가 웃을수 있는 배려개그가  대세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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