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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사회주의적인 모습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은하철도999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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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적인 모습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은하철도999

썬도그 2008. 10. 23. 20:39

80년초 국내에서 방영을 했었던 은하철도999 그때는 정말 어설프게 봤습니다. 초등학생이던 내 나이도 있었구
교회에 가야하는 얼뜨기 기독교인이여서  앞부분 10분만 보고 교회에 갔던적이 많아죠. 그 당시 닐스의 모험이라는 라이벌 만화영화도 같은 시간에 했었구요

30대가 된후 나이들어서 일요일 아침마다 알람을 맞춰놓고 다시 천천히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은하철도999 정말 명작만화영화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긴 호흡의  로드 무비

은하철도999를 영화장르로 표현하자면  로드무비입니다. 개인적으로 로드무비를 좋아하는데  여행이나  주인공의 여정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인간군상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데 은하철도999는 그런 로드무비의 형식으로 포장했습니다.
 기계인간이 되고자 하는  철이와 그런 철이를  보호하고 안내하면서 어머니이자, 애인이며, 누나이자 선생님이자 어른인 메텔이라는 장례식장에 갈때나 입는 러시아의상을 입은 비밀덩어리인  여인과   그런 그들사이에 추임새를 넣어주는 직업정신의 달인
차장.  이 만화를 보면서  어린왕자의  모습까지도 보이더군요.

어린왕자가 이별,저별 떠 돌아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변화하듯이  철이가  은하철도999를 타고서 여러행성을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에 의해 철이도 변하고 철이때문에 변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수 있습니다.  각 행성들이 특이한 핸디캡들을 하나씩 가지고서 그 에피소드의 주제를  부각시키는 모습은 한편의 이솝우화와도 같은 느낌입니다.  현대판 이솝우화죠.
사랑,우정, 부정부패, 행복, 가족애등 정말 많은 주제를 정갈하고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각 에피소드들중 아무거나  뚝 뜯어내서  한편만 봐도 아주 영혼에 좋은 음식과도 같은 만화입니다.  기본적으로 큰 줄거리인  안드로메다로 가서 기계인간이 되겠다는 긴호흡의 줄거리와   각 에피소드들이 연결되지 않는 모습은  드라마 X파일과도 흡사한  네러티브입니다.
어쨌거나  은하철도999에 대한 전체적인 줄거리와  내용을 어느정도 습득하고 요즘 보고 있는데  알고 보니 더 재미가 있더군요.
뭐  80년대 만화영화라서 세련된 맛은 없습니다. 하지만  투박한 맛이 오히려 더 감칠맛이 나더군요


광대한 마츠모토 레이지가 풀어내는 세련된 우주 대서사시

은하철도999 하나만봐도 일본애니의 강점인 탄탄한 구성미와 스토리텔링의 유려하고 화려함을 다 느낄수 있습니다.
일본애니가 전세계에 퍼지던 시기인 70년대는  아주 간단한 스토리였습니다. 대부분 로봇만화였는데 마징가나 그레이트 마징가가
악당로봇(이 악당로봇들은 생산량이 엄청나죠. 매주 수십대씩 만들어내니 제 블로그와 비슷합니다) 1주일에 하나씩 무찌르면서
포인트 적립하고(응?) 적립된 포인트로  업그레이드해서 날개나 로켓펀치 아모를 강화하는데 투자하는 스토리였죠.

그러나 일본애니가 80년대 들어오면서  마츠모토 레이지를 필두로  마크로스, 기동전사 건담등이 대 히트를 치게 됩니다.
디즈니만화가  수십년이 지난 현재까지  선과 악의 대결을 그리는 유치원생 초등학생용 만화를 만들고 있다면 일본애니는 70년대 선과악의 대결을 벗어나   인간생활과 비슷한 국가관이나 인물, 사상과 역사등  주인공이 절대선으로 그려지지 않고 상대적인 선임을 묘사합니다.  나에겐 저놈이 악당이지만 악당입장에서는 내가 악당일수 있다는  모습이죠. 이런 상대적인 선과 악을 그림으로써  착한놈,나쁜놈 타령하는 초등학생들을 뛰어넘어 성인들까지 일본애니에 빠져들게 되죠

이 은하철도 999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은하철도999를 가만히 보면  마츠모토 레이지 존경하는 인물이  체 게바라가 아닐까 할 정도로  사회주의자적인 모습을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철이의 연설과 행동에 감명받고  독재자를 무찌르는 모습은  곳곳에서 볼수 있습니다.  반대로  왕이나 권력자들은 항상 악에 가까운  더러운 인간으로  그려지죠.  철이자체가 가난한 집 아이여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은하철도 999전체적으로 흐르는 모습은  부자는 악이고 돈없는 자들은 선하게 묘사됩니다.  또한 제국주의는 혁명으로 바꿔야 한다는  모습들이 많습니다.  뭐 그 혁명이 성공으로 끝난 에피소드도 있구 아닌것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전두환이 이 은하철도999를 방영하게 했다는 자체가 좀 의아스럽네요.  당시 독재정권인 전두환이 투쟁하고 쟁취하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만화영화를 그냥 통과시키다니  ㅎㅎㅎ
뭐 얘들보는 만화가 별거 있겠어 얘들이 좋아하면 됐지하고 짧은 생각이었것이라고 짐작해 봅니다.

그렇지만 80년대 당시 엄청난 검열로  바보들의 행진같은 청춘영화는 가위질을 많이 당했죠.  뭐 한국유일의 포스트모던하고 추상적인 영화인 바보사냥도 사회를 비판한 내용이지만  온통 은유법으로 된 영화라서 정권에서 검열을 하지 못한 모습도 생각나네요

글이 좀 샜군요.  마츠모토 레이지 이름도 최근에 알았는데 정말 그 세계관과 그가 풀어내는 우주 대서사시는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옵니다.  우주전함V호나 캡틱하록  천년여왕등 다 마츠모토 레이지의 작품이라고 하니 더 존경스럽습니다.



남들이 그렇더군요.  은하철도999 요즘 다시 한다니까  그 만화는  왠지 어둡워서 별로 보고 싶지 않다구요. 사실 애들 보는 만화치고는 상당히 철학적이고 현학적인 내용들이 많습니다. 가난한 사람도 많이 나오고요.  내가 초등학생때 봤으니  그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본것도 많을것 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은하철도999는 초등학생들이 볼것은 아니고 중고등학생들이 봐야 딱 어울릴듯 합니다.   새삼스럽게 놀라고 있는 애니입니다.


은하철도999 음악도 참 좋더군요. 현악기로 애잔한 선율과   아리아도 들리구요. 
100편이 넘은  만화영화 은하철도999가  EBS채널을 통해 항해한지 3개월이 지났네요.   곧 종착역에 도착할듯 합니다.
추억의 항해를 함께 떠나면서  매주 일요일 아침  어른들이 읽어야 할 이솝우화 몇편씩 보는 느낌입니다.

9 Comments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www.kimchi39.com BlogIcon 김치군 2008.10.23 21:39 신고 어릴때는 멋모르고 봤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참 많은 메세지가 담겨있는 만화였지요. 요즘 EBS에서 해주는걸 재미있게 다시 보고 있답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08.10.23 22:30 신고 그러게요. 우주판 이솝우화 ^^ 소장가치가 있는 만화입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axboy.pe.kr BlogIcon saxboy 2008.10.23 22:15 은하철도 999만이 아니라 미래소년코난도 한 번 다시 보시면 별별 생각이 다 드실겁니다. 정말 굉장한 만화인것 같아요.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08.10.23 22:31 신고 코난도 다시 본적 있는데 심오한 이야기가 많죠.
    머리가 굵어져서 봐서 그런지 나이들어서도 비슷한 감동이더군요.
  • 프로필사진 attuner 2008.10.24 17:28 70년대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역사를 통틀어서 저 시기전까지는 TV에니메이션에 스토리라는것이 없다시피 했죠



    톰과제리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할수있겠네요..

    아무튼 일본이란 나라는 애니메이션장르에 있어선 정말 대단한 업적을 세운거 같습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08.10.24 17:46 신고 그러게요 70년대엔 스토리가 크게 있지 않았어요.
    ㅎㅎㅎ 그래서 만화하면 유치하다고 하죠 하지만 80년대 건담, 마크로스, 은하철도999, 코난등등이 나오면서 만화가 애들만 볼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soondesign.co.kr BlogIcon 이정일 2008.10.24 23:27 저희 두 아들이 즐겨보는 만화입니다.
    저도 옛추억을 떠올리며 같이 보곤 하는데 정말 아이들만화치고는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만화인 것 같습니다.
    주제가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만 없었더라도...
  • 프로필사진 고마고마 2008.11.03 17:35 저도 요즘 가끔 딸애가 보는 은하철도 999를 보면서 추억에 잠기기도 합니다.
    커서 시청하니 그 철학적인 내용이 새삼 느껴지는 듯하여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고자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왔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길석님의 블로그에서 자주뵜던 사진은 권력이다 님이시군요.. ㅎㅎ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08.11.03 00:33 신고 ^^ 길석님이요 ㅎㅎ,저도 자주 찾아가는 블로그입니다. 오늘도 또 봤네요 보면 볼수록 매력덩어리 만화입니다. 오늘 개념충만하다는 안드로메다에 왔어요 앞으로가 흥미진진해질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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