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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추억을 길어올리는 우물

운동회의 꽃은 계주경기

by 썬도그 2008.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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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아름다운 이유중에 하나는  운동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때 추억을 되새김질하면 가장 달달한 맛이 나는 기억은 바로 가을 운동회입니다.   가을 운동회는 기본적으로 파란 하늘을 바탕색으로 합니다.  제 초등학교 기억속에 비가온  운동회는 한번도 없었네요.  소풍가면 비온다는  수위아저씨의 저주는  이상하게 운동회와는 연관이 없었습니다.

초등학교때  한학년이 15반까지 있었던 시절이라서  오전 오후로 나눠서 운동회를 했었습니다.
오전반 아이들이 까먹은 점수를 오후반 아이들이 이어받아서 경기를 하기도 했구요.  청군 백군 모자도 기억이 납니다.  모자를 뒤집으면 청군이 되고 다시 뒤집으면  백군모자가 되는 모자.  지금은 이런 모자 쓰고 운동회 하지 않는것 같더군요.

그러나 싫은 모습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1,2학년때 짜증스런 기억중에 하나가  점심시간때만 되면 운동장에 모이라고 하고 앞으로 나란히 바로~~ 앞으로 나란히 바로~~~ 그리고  뭘 하라고 시킵니다. 율동인데요.   한달간 그 먼지 다 마셔가면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마스게임이었던것 같습니다.   학부모들과 선생들 보기 좋으라고 했던 마스게임, 정작 학생들 본인들은 짜증이었죠.  지금은 이런 마스게임 하는 학교 없겠죠.   지금 생각하니  울컥하네요.   뭘 그리 학생들의 노동력을 요구했는지.  뭘 보여줘야 한다는 식의 전시적인 모습도 짜증나네요

화제를 다시 운동회로 돌려볼게요.
운동회하면 어떤 운동경기가 생각나세요?,   저는 가장 먼저 오재미가 생각납니다. 커다란 콩을 넣은 헝겁주머니를 꿰매서  공처럼 만든다음  길다란 바구니에  그 오재미를  넣거나  박같이 생긴  둥그런 인공박을  오재미로 맞춰서 누가 먼저  박이 헤벌레~~~ 하게 하냐게임. 지금도  긴장감이 되살아 납니다.  그때 어찌나 오재미를 많이 던졌는지  한꺼번에 두개씩 던지던 기억도 납니다.

그리고 선생님이나 부모님하고 뛰던 장애물 경기도 기억이 납니다.


중간에  밀가루속에 있는  알사탕 입에 물어야 하며  풍선도 풀어야 하고  그물은 밑으로 건너야 하구요. 뜀틀도 넘어야 하는 장애물 경기, 저는  그물통과하다가 모자가 떨어져서 그거 줍느라고  꼴등으로 달리게 되었는데   그래도 8명중 5등으로 들어왔습니다.

1등 2등 3등만 선생님이 손목을 확 낚아채서 1등 ,2등,3등 스탬프를 찍어주던 모습.   점심시간에  동네친구들과 서로 손목을 까면서  으스대고 자랑스러워하던 모습도 기억이 또렷합니다. 1등하면  하루종일 대장이었죠^^.  상품도 받았구요.

그리고 줄다리기도 생각납니다. 긴 줄다리기 줄을  가지고  한반 전체가 협동심을 발휘하는 아주 좋은 경기였죠.

요령이 없는 반은  그냥 뒤로 당기기만 하지만 힘을 쓸줄 아는 반은  영차! 영차! 구호에 맞춰서 당겼다 놨다를 반복하면서 반동을 이용합니다.  우리반은  항상 깨졌던 기억만 남네요.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운동회의 꽃은 계주입니다. 각반의 대표1명에서 3명정도가 나와서  이어 달리기 하는 모습, 그 당시 우리반에는  학년전체를 통틀어 달리기 대표가 3명이 다 있었습니다. 엄청 잘 달렸죠. 신이내린 기럭지들의 소유자였구요. 
반바퀴 정도 뒤쳐졌던 청군이  우리반 대표들이 연속 3명이 나와서 따라잡고 반바퀴 차이로 앞서서 다른반에게 넘겨주던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이번 주말에 운동회를 하는 초등학교가 많은가 봅니다.  혹시 주변 학교 초등학교에서 운동회를 하면 마실한번 가보세요.  ^^ 좋은 구경거리가 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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