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의 향기/책서평

화가들이 작품을 잉태하는 화가의 방을 들쳐본 예술가의 방

by 썬도그 2008. 9. 20.
반응형

화가들의 작품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책들은 많습니다. 대표적인 화가이자 작가인  한젬마 씨가 있다.
그림 읽어주는 여자로  대중들에게 잘 알여진  한젬마씨는  최신작 화가의 집을 찾아서와 이 책 예술가의 방은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한젬마씨는  대필 의혹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요즘은  책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실제로 화가를 만나지도 않았으면서 다른 사람이 만난 것을 자신이 만난 것처럼 꾸며서  내놓은 책은  미술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

http://photohistory.tistory.com2008-09-19T15:04:110.3810

앞으로 이런 신진,중견 미술작가들을 소개하는 책이 안 나올까 했는데   아나운서  김지은 씨가 그 바통을 이어받은 듯하다
아나운서 김지은 씨는 우리에게 출발! 비디오여행으로 잘 알여진 아나운서입니다. 최근엔 방송에 잘 나오지 않지만  김지은씨는 우리의 시선에서 멀어진 사이에 외국에서 미술학도가 되어  미술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한국의 신진작가들 10인의 방을 살짝 방문하게 된다

누군가를 알려면 그 사람의 집에 방문하는 것만큼  빠르게 아는 것도 없을 것이다.  또한 아무나 집에 초대하지 않는 게 인지상정이다. 우리에게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보이는 젊은 혹은 늦깎이 작가들의 방이자 작업실을 카메라와 녹음기를 들고 아나운서 김지은은 찾아간다.

이 예술가의 방이란 책은 기존의  화가와의 인터뷰 형식의 딱딱함을 뛰어넘어  정형화된 질문들을 쏟아냄이 없이 자연스럽게 커피 한잔하면서  김지은 씨와 작가들의 이야기를  엿듣는 묘한 기분까지 느끼게 하는 편안한 책이다.  아나운서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작가들의 숨기고 싶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작가의 입에서 나오게 하고 잘 정리한다.  작가들의 입에서 나오는 살아있는 과거 이야기와  작품 제작과정들을 읽는 재미가 여간 실한 게 아니다.  전혀 모르던 작가도 있고 예전부터 알고 있던 작가들이 소개되는데
그 모두가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 동글이 아빠 권기수 씨의 방이나 입담 좋은 윤석남, 배준성 씨의 걸쭉하고 스스럼이 너무 없어 무례하게 까지 보이기까지 하는
인터뷰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외국에서 편하게 교수 직할수 있는 것을 마다하고 비너스를 한국의 청자로 재 탄생하게 한 데비 한의 방도 훈훈하다.   10명의 작가 대부분은 가난하다. 그나마 잘 알려진 작가들이지만  그들은 항상 배고프다. 그들의 모습을 통해
이 책에 실리지 않았으나 미술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는 가난한 작가들을 살며시 떠오르는 것은 이 책을 읽고 난 후 가지게 되는  숙제일듯하다

“나중엔 이천의 한 가마터 앞뜰의 다 쓰러져가는 움막집에서 기거했어요. 화장실 갈 때가 제일 무서웠어요. 손전등 들고 가야 되는데, 밑이 훤히 다 보이는 푸세식이었어요. 문도 안 닫혀서 문고리를 잡고 일을 봤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청자 작업은 해야겠으니 어쩌겠어요. 그때가 지우개 드로잉 작업한 바로 다음이었는데, 연필을 하나도 사용 안 하고 지우개 가루를 모아서 종이에 하나하나 풀로 붙이면서 명암을 만들어나간 거였어요. 저의 모든 기술적인 것이 다 들어간 작품인데, 저는 작가가 힘들게 작업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해 에너지를 넣어야 관객들과 소통 가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미 그때 어깨에 문제가 생겼던 거예요. 그러다가 청자 작업에 너무 몰두하면서 어깨가 완전히 고장 난 거지요. 지금 치료 안 하면 평생 팔을 못 쓸 수도 있다고 하는데, 겁은 덜컥 나고 돈은 없고…. 일생일대 최대의 용기를 내서 지압센터를 찾아갔어요, 청자 비너스를 안고. 사정이 딱해 보였는지 거기 여자 원장님이 꼭 받아야 될 치료니까 해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데비한 206p)

다른 차원에서 살 것만 같은 화가들을  이웃집에 사는 청년이나  아저씨, 형님 혹은 누님으로 만들게 하는 책
이 바로 예술가의 방이다.

미술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반응형